[단독 보도] 이인영, 통일부장관 취임 첫 사업이 코로나 방역물품 대북 반출 8억 승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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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혐의 구속 전력 대북사업가 김한신 통해 우회지원?

브로커 동원한 수상한 대북지원
‘자금출처부터 용처까지 모두 극비’

이인영코로나19 사태 와중에 문재인 정부가 시동을 걸고 있는 대북지원 사업에 연관된 회사의 대표가 과거 사기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된 전력이 있던 인물이었던 것으로 <선데이저널> 취재 결과 드러났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7월 말 취임 후 며칠 지나지 않은 7월 30일에 대북사업 민간단체 G-한신 연구소가 신청한 8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방역물품에 대한 대북 반출을 승인했다. 하지만 전례와 달리 북측 수령처는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본지 취재 결과 이 연구소의 대표인 김한신 대표는 과거 중국에서 대북사업을 하다가 사기혐의로 체포됐다가 6개월 이상 옥고를 치룬 후 무혐의로 풀려난 전력이 있는 브로커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인사는 지난 총선에서 여당 후보들을 도와 선거운동을 하는 등 친여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지원물품에 대한 북한의 수령처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연구소가 정부의 공식 루트가 아닌 민간단체 브로커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가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북한에 물품지원을 하는 것이 드러나면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는데다, 방역물품이 아닌 다른 물건들이 얼마든지 북한 김정은 정권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수상한 대북지원 사업을 <선데이저널>이 취재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통일부는 지난 7월 30일 민간단체 남북경제협력연구소가 신청한 8억 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물품에 대한 대북 반출을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소독약·방호복 등 8억 원 상당 규모의 코로나19 방역물품 반출을 승인했다고 본국 기자들에게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7일 취임한 이후 첫 대북 반출 승인 건이었다.

문제는 통일부가 이날 승인한 물품들에 대해 북측 수령처가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남북교류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북측 계약주체 등을 공개해왔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과 합의서 체결 여부, 재원 확보, 수송경로 등에서 요건이 갖춰졌다고 정부가 판단할 때 반출 승인을 낸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일자 북한에서 물품을 누가 받는지 밝히지 않은 이유를 두고 “사업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라고 해명했다. 이는 대북지원 물자를 수령하는 북측 기관이 공개되면 북한에서 인도협력사업 진행을 꺼릴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G-한신 대표의 의혹투성이 대북사업

하지만 본지가 취재한 결과 물품을 수령하는 북한 측 기관도 문제지만, 국내에서 물품을 제공한 업체도 상당한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부 측에 물품 대북 반출을 신청한 업체는 G-한신이라는 기업에 부설로 있는 G연구소로 이 기업과 연구소의 대표는 김한신 대표다. 문제는 김 씨의 이력이다. 김 씨는 민간 분야에서 대북사업으로 제법 이름을 알린 인물로 북한 관련해서 그가 끼어있지 않은 사업이 없을 정도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김한신김 씨는 중국에서 유리공장을 운영하다 김대중 정부 때 북한 유리공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대북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식품 가공, 무산광산 개발 등에 나섰으나 성공한 사업은 없다. 본지 취재 결과 그는 지난 2014년 대북사업을 하다가 사기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되어 반년 넘게 수감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김 씨는 현대아산 측과 함께 개성-신의주 고속철도 사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런데 개성-신의주 고속철도 사업을 함께 진행한 중국 기업 상지관군유한공사를 비롯해 여러 군데에서 김 씨를 중국 공안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대표는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처형된 장성택 쪽 인맥으로 북한 사업을 진행했었는데 장성택이 처형을 당하면서 결과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 김 대표의 북한 인맥이 북한에서 자원을 가져다준다고 돈을 받았는데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중국 측 상지관군유한공사가 북한 지하자원 개발권을 얻어 자금을 대고 현대건설이 설계와 공사를 맡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대건설 측은 “개성-신의주 고속철도 사업을 공식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김 대표는 이런 사업을 국가정보원과도 공유하며 추진했다가 김 대표가 체포되자 국정원 쪽에서 발을 뺐다고 한다. 그는 8개월 가까이 중국에 수감되어 있다가 2014년 8월에야 무혐의로 풀려났다.

돈은 한국에서, 물품은 중국에서

김한신 대표는 풀려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대북사업을 한다며 대기업과 공기업 주변을 서성였으나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특히 한동안은 북한에서 희토류를 수입하는 사업을 하겠다고 했으나 이마저도 확실한 게 없었다. 그러다 그가 다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 정부 들어서다. 그는 북한에 보다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현 정부 스탠스에 발맞추어 이런저런 자리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공기업 등이 주최하는 행사에 대북 사업 전문가란 명함으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광물공사 주최의 패널로 나오기도 했는데, 당시 그와 함께 패널로 나선 이들이 산자부 고위 공무원, 대기업 임원 등이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대북사업의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김 대표가 공기업 주관한 행사에 패널로 나온 것을 보면 현 정부나 여당 쪽에 뒷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심지어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의원들 유세에까지 나갔는데, 당시 그가 도운 지역구는 북한 고위직 출신 탈북민인 태영호가 출마한 강남이었다.

▲ 대북사업과 관련해 각종 의혹의 중심에 있는 G-한신 대표 김한신씨는 이인영장관이 취임직후 대북 첫번째 사업인 코로나방역물품 대북 반출 8억원을 승인 받아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대북사업 브로커로 알려진 김한신씨가 2007년 9월 북한을 방문, 백두산 천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대북사업과 관련해 각종 의혹의 중심에 있는 G-한신 대표 김한신씨는 이인영장관이 취임직후 대북 첫번째 사업인 코로나방역물품 대북 반출 8억원을 승인 받아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대북사업 브로커로 알려진 김한신씨가 2007년 9월 북한을 방문, 백두산 천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그렇다고 그가 소유한 회사가 이렇다 할 실적이 있는 회사도 아니었다. 현재 이 회사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기업의 주소와 연구소의 주소는 모두 여의도에 있는 조그만 오피스텔 한 호실이다. 그가 대표로 있는 연구소는 북한 평안북도의 학교·항구·병원 등 공공시설에 공급하겠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에 열화상 카메라 등 제재 면제를 신청했다. 유엔 안보리 제재위는 지난 7월 17일 해당 건에 대한 면제를 승인했다.

그가 사업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8억 원이란 돈을 선뜻 북한에 구호 물품으로 보내겠다니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연히 의심어린 시선으로 통일부의 이번 조치를 바라보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야 밝혀진 것이지만 유엔 측에 신청했던 열화상 카메라 등은 보낸 물품에 빠져 있었고, 도대체 이 물품이 북한 어느 단체에 지원이 됐는지도 현재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심지어 물품 자체도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즉 8억이란 돈이 실제로 어디서 조달됐고, 중국에서 어떻게 사용됐는지는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대북지원을 할 경우 물자 확보와 전달의 편의를 위해 중국 현지에서 조달하는 경우가 있지만, 코로나 관련 모든 지원 품목을 중국산으로 채운 건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 대북사업 브로커 김한신씨가 한 신문사가 주최한 북한경제관련 심포지움에 페널로 참석해 주제 발언을 하고 있다.

▲ 대북사업 브로커 김한신씨가 한 신문사가 주최한 북한경제관련 심포지움에 페널로 참석해 주제 발언을 하고 있다.

대북 브로커 김한신의 석연치 않은 행보

‘중국산 대북지원’의 이례적 증가는 통계수치로도 확인된다. 최근 탈북자 출신 지성호 의원실이 통일부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10년간 대북 반출 승인물자 확보처(원산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평균 5% 정도에 불과했던 중국산 비율이 올해(1~7월 기준)는 24.5%를 기록해 4~5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가 집계한 각 연도별 ‘중국산’ 대북 반출 승인 물자 비율은 2011년 2.4%, 2012년 1.9%, 2013년 3.3%, 2014년 5.0%, 2015년 6.8% 정도를 유지해오다 2016년 16.4%로 급등했으며, 2017년 0%, 2018년 3.2%, 2019년 5.4% 수준으로 낮아졌다가 올해 24.5%까지 뛰어올랐다.

지성호 의원은 “힘들게 대북반출 승인을 받은 방역 물자들이 모두 중국산으로 채워진 경위에 대한 통일부의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면서 “북한 반입 이후 정확한 지원 경로와 분배 결과에 대한 투명성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지 의원의 말처럼 이 장관이 취임 후 승인한 물품 반출은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투명한 것이 없다.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우회적 대북지원이나 불법적 북한 퍼주기 등이 관행화가 된 만큼 이번 정부 역시 이런 관행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사건이 그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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