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보다는 잘할 줄 알았는데…> 문재인-박근혜, 두 대통령의 의문의 시간

■ 세월호 침몰했을 때도 필러맞고 미용사 불러 머리 말던 ‘박근혜’

■ 북한군 피격사건에도 취침, 30시간 동안 존재감 없었던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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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과연 박근혜와 다른가?

문재인설마 설마하던 일들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박근혜 정권이라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전대미문의 정권을 겪으며 다음 대통령은 뭔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고 했던 기대가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한민국 공무원이 눈앞에서 북한군의 총격에 죽어나가는데 대통령이 자고 있다는 이유로 보고를 하지 않은 작금의 상황은 세월호 7시간으로 불리는 미궁의 시간 동안 관저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떠오르게 만든다. 본지는 박근혜 정권 4년 3개월 동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굵직한 특종들을 쏟아내며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그때 본지가 관련 취재를 했을 때와 다르지 않다. 검찰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며 턱밑까지 칼을 들이대자 자신이 임명했던 검찰총장의 치부를 끄집어 내 끌어내리고 수사진을 흩어놓은 사건은 지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사건과 다르지 않다. 또한 일부 운동권 측근들에게만 둘러싸여 엉뚱한 현실인식만 보여주는 대통령의 지금의 상황은 문고리 3인방에 둘러싸인 채 최순실, 김기춘, 우병우만 믿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또한 임기 내내 불통 논란에 휩싸여 있던 모습까지 똑같이 재연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은 국민들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한다. ‘문재인은 과연 박근혜와 다른가?’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대한민국 앞바다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에 피격을 당했다는 소식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의심케 만들었다. 비록 해당 공무원이 자진 월북했다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지만, 피격 이후에 대응과정은 그야말로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대통령의 가장 첫 번째 의무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란 점에서 이런 행태들은 304명의 아이들과 교사들이 물에 빠진 동안 얼굴에 필러주사를 맞고 단골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 머리를 말고 있던 박근혜 전대통령과 다를 것이 전혀 없다는 비판이다.

늑장보고 이유가 文 취침 때문?

이번 북한군 피격사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대응이다. 특히 첫 서면보고 이후 대면보고가 이뤄지기까지 14시간이나 걸린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잠자는 대통령을 깨울 수 없어 늑장 보고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씨 실종이 최초로 접수된 때는 피살 하루 전인 9월21일 오전 11시 30분. 이후 해군과 해경이 선박 20척, 항공기 2대로 해상을 수색했지만 이씨를 찾지 못했다. 군은 22일 오후 3시 30분 경 북한 선박이 이씨를 최초 발견했다는 정황을 입수했다.

문 대통령은 22일 오후 6시 36분 ‘이씨의 실종과 북측 해상에서 발견됐다’는 첩보를 서면으로 보고받았다.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30시간이 지난 뒤이자, 피살이 진행되기 불과 3시간 전이다. 이씨를 살릴 시간은 남아 있었다. 유가족과 야당은 해당 시간 동안을 이씨를 살릴 수 있었던 골든타임으로 본다. 정부가 보다 적극 대응했다면 이씨를 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씨의 형 이래진(55) 씨는 “국방부는 (동생이) 우리 해역에서 있었던 30시간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 부동산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도,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그의 현실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통령 주변에 서민들의 현실을 직고하는 사람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 부동산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도,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그의 현실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통령 주변에 서민들의 현실을 직고하는 사람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문 대통령에 대한 늑장 보고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청와대는 9월22일 오후 10시 30분 경 북한이 이씨를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웠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후 9월23일 새벽 1시부터 국가안보실장·비서실장·통일부장관·국가정보원장·국방부장관이 참석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첩보의 신빙성을 분석했다. 당시 회의에는 문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다. 사안의 긴박성에도 불구하고 회의 후 6시간이 지나서야 문 대통령에게 분석결과가 보고됐다.

시위늑장 보고에 대한 해명도 석연찮다. 9월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이 “국민이 북한군의 총에 죽었는데 그 내용이 하룻밤 기다린 뒤에 보고해야 할 일이냐”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 질의했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새벽이라 회의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거쳐 대통령에게 보고가 들어갔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1시간 30분 동안 진행한 회의를 정리하는 데만 6시간이 걸렸다는 의미다. 이 장관의 답변에는 “새벽이라”는 발언에 무게가 실리지만 관계 장관 회의가 열리던 그 시각 문 대통령이 정말 유엔총회 연설을 보지 않고 숙면을 취했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이런 일련의 대응과정은 세월호 7시간으로 불리는 세월호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을 떠오르게 한다. 직접적 비교는 무리가 있다지만 국가적 긴급상황에 대통령이 한참 뒤에나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두 대통령의 대응은 같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정부의 대응이 유가족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세월호 사건 당시 박근혜 정부의 인식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 입장에 공감하지 못했던 게 박근혜 정부의 문제였는데 그것을 비판했던 현 정부 인사들이 정작 이번 사태에서는 사살된 공무원의 도박 빚까지 끄집어내어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을 하고 있다. 또한 김정은이 사과했으니 ‘희소식’이라며 그분의 희생이 결국 ‘전화위복’이 됐다는 둥 해괴한 소리를 내놓는 것은 과거 대통령이 세월호 방명록에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적을 당시의 정서에서 한 치도 달라진 게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추미애 통한 검찰 찍어내기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자신을 수사하던 검찰 수사팀을 공중분해하던 모습도 그 때와 다르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자신이 검찰총장에 앉힌 채동욱 총장이 윤석열 여주지청을 수사팀장에 앉혀 수사하던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팀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기소하는 쪽으로 몰아가자 수사팀을 사실상 공중분해 시켰다. 바람막이가 되던 채동욱 총장의 경우 혼외자 의혹이 조선일보에 보도되면서 도덕성 논란에 휘말리다 낙마했고, 윤석열 팀장은 대구로 쫓겨났다. 뿐만 아니라 당시 윤 팀장과 원팀이었던 인사들에게 좌천인사를 단행했다.

현 정부도 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한 발 더 나아갔다. 8월 27일 중간간부 인사의 백미는 정진웅(사법연수원 29기) 광주지검 차장이다. 정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에서 광주지검 차장으로 영전했다.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하려고 몸을 날린 주인공이다. 이 일로 한 검사장으로부터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하고 감찰 대상이 됐다. 같은 인사에서 정 전 부장에 대한 감찰조사를 맡았던 정진기(27기)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도리어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정 감찰부장은 인사가 나자 곧바로 일신상 이유를 들어 사직했다.

정 차장검사 외에도 영전한 간부 검사들은 더 있다. 김욱준(28기) 서울중앙지검 4차장은 지검에서 선임 격인 1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차장은 [채널A] 전직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형사1부를 지휘한다. 그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를 기소한 최성필(28기) 의정부지검 차장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왔다. 추미애 장관을 보좌했던 구자현(29기) 전 법무부 대변인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받았다.
자신의 SNS를 통해 친정부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온 진혜원(34기) 대구지검 부부장검사는 서울동부지검으로 영전했다. 진 검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달님’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여비서 성추행 의혹을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진 검사가 발령받은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 복귀 사건을 맡고 있다.

박근혜반면, 여권이 관련된 수사에 참여했던 중간간부들은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이근수(28기)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김태은(31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은 안양지청장과 대구지검 형사1부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윤 총장의 입 역할을 했던 권순정 대검 대변인은 전주지검 차장으로, 검찰총장의 촉수 격인 대검 수사정보 1, 2담당관으로 일했던 김영일(31기), 성상욱(32기) 부장은 검찰 직제개편으로 보직이 폐지되면서 각각 제주지검 형사1부장, 고양지청 형사2부장으로 발령 났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사건을 기소했던 이정섭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은 수원지검 형사3부장으로 이동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 수사팀을 이끌던 양인철(29기)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은 서울북부지검 인권감독관으로 발령 나 수사팀에서 배제됐다.

적폐 수사 일등공신으로 칭찬받으며 2019년 7월 윤 총장과 함께 검찰 요직에 발탁됐던 이들은 불과 반년 만에 정권의 눈엣가시로 전락했다. 강남일(23기) 대검 차장은 대전고검장으로, 윤 총장의 ‘왼팔’로 불렸던 박찬호(26기)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은 법무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표면상으론 영전이지만, 수사 현장에서 배제돼 좌천이란 평이 나왔다. ‘소윤(小尹)’ 윤대진(25기) 수원지검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한동훈(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으로 각각 전보 조치됐다. 한 검사장은 이후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에 휘말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윤 총장의 수족을 자른 뒤에 이어진 인사는 정권에 우호적인 검사들이 윤 총장을 포위한 형국이 됐다. 추미애 장관이 주도해 단행한 현정권 검찰 인사에 비하면 박근혜 정권 당시 국정원 댓글사건 팀을 사실상 공중분해한 인사는 애교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 보다 불통도 더 심해

소통의 측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보다 나은 게 없다는 분석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문고리 3인방이라 불리는 측근들과 최순실에 둘러싸여 임기 내내 불통 소리를 들어야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온통 운동권 인사들에 둘러싸여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 논란이다. 부동산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도,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그의 현실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통령 주변에 서민들의 현실을 직고하는 사람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그야말로 문재인 대통령 역시 구중궁궐에 살며 현실인식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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