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회 35대 회장 선거 세인트루이스 한인회장 선거가 모범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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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는 위로를, 패자는 축하를…화합 일색

‘LA도 이런 선거를 할 수가 있을까’

미주 대륙 50개주에 ‘한인회’ 명칭을 지닌 단체가 약 230개 정도다. 하지만 ‘한인회’라면 많은 사람들이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많은 한인회에서 선거 때만 되면 즐거운 박수 속에 새 회장의 선출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난장판이 아니면 권모술수로 야바위꾼 같은 수법으로 한인 회장 감투를 씨워준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흔히 한인회장 선거를 축제 분위기에서 치루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실상은 불법과 야합으로 정관에 규정된 선거도 치루지 못하고 탈법과 편법이 난무하는 상태에서 차러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LA한인회이다. 미국에서 최대 한인회라는 LA한인회는 코로나 19 사태로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회 임기가 6개월 연장되는 우여곡절 끝에  올해 말까지 차기 35대 회장 선출을 놓고, 한인회 이사회 가 코로나 이후 새로운 환경에서의 한인회 개혁을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결과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만약 이번 선거에도 과거와 같은 추태가 벌어진다면 LA한인회는 그 존재 가치를 상실당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성진 취재부 기자>

2020년 연말이 다가오면서 세계 각국의 산재한 한인회들 중에 많은 단체들이 선거를 실시한다. 올해는 봄부터 코로나 19 라는 대재앙이 발생해 사회환경이 전혀 다른 패턴으로 움직여 나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각국의 존재하고 있는 한인회들은 나름대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한인회라면 의례 불거져 나오는 회장 선거 부조리는 예외없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조지아주의 애틀란타 한인회는 제 34대 한인회장 선거를 치루었지만 선거무효 소송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저 멀리 유럽의 스웨덴의 한인회는 2021-2013 임기의 제 39대 한인회장 선거 공고를 지난 9월에 공지해 오는 10월 23일까지 회장 후보 접수를 등기우편으로 등록을 권하고 있을 정도로 차분하다.

투명성 있는 공청회 거쳐 치뤄야

특히 2010년에 실시된 LA 한인회장 선거 사태는 나무위키에서까지 대서특필 할 정도로 “21세기 한인사회한인회관에서 일어난 최악의 사건 사고 중 하나”라고 비난을 할 정도였다. 더 기가막힌 것은 이 나무위키가 “그런데 이를 능가할 사건들은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기록해 LA한인회 선거는 2006년 부터 2020년까지 무려 14년 동안 제대로 치루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LA한인회가 2010년에 최악의 선거 추태를 나탄낸 그해, 세인트 루이스 한인회장 선거는 어떻 했는가. 한마디로 공정했다는 것이고 축제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선거는 민주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이번 35대 한인회장 선거가 현재의 직선제를 유지하든, 간선제로 개혁을 하든 정당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현재 정관개정위원회가 새로운 초안을 작성하게 되는데 어느 경로에서 동포사회의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공청회 단계도 거쳐서 투명성 있게 동포 사회가 책임지는 모습도 보여주어야 한다. 코로나 19를 핑계 삼아 해야할 검증도 하지 않고 일부의 편리만을 주장해 판을 자기들 입맛에 맞게 꾸며 나가려 한다면 범동포적 저항에 부딛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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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한인회장 선거 ‘이렇게 치뤄졌다’

지금으로 10년전인 2010년 12월 18일 세인트루이스 한인회장 선거는한인 사회의 여론이 화산같이 폭발되었다. 이날의 선거는 30여년 만에 실시되었던 한인회장 선거였는데, 누구도 예측 못한 동포들의 투표 행렬이 선거장인 마리옷 웨스트(Marriot West) 호텔에서 이어졌던 것이다. 이날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진행된 투표에서 총 591명이 참가하여 이 가운데 3표가 무효로 처리 된 가운데 총 유효 투표수는 588표이었다. 참고로 당시 세인트루이스 한인 인구는 5,000여명으로 추산되었다. 전체 한인 인구의 10%가 투표장에 나왔다는 계산이다. 그래서 한인회 관계자들은 당시 투표장 모습을 “구름같이 몰린 동포들”이라고 했다. 당시 3명 후보자중 이계송 후보가 이 중 356표를 획득하였다. 과반수인 295표를 훨씬 넘긴 득표수였다. 다른 유귀중 후보는 169표를 얻어 선전하였고 양영승 후보는 63표에 머물렀다.

당시 투표는 오후 2시부터 시작되었지만 투표를 하기 위하여 동포들은 일찍부터 줄을 서고 기다 리고 있었다. 정각 2시가 되자 심상구 한인회장과 조태완 선거관리 위원장이 선거의 테이프를 끊었다. 일반 동포로는 이수애 씨가 첫 투표의 영광을 안았다. 투표장 입구에서는 자원봉사 학생이 선거인들의 입장을 도우는 가운데 김혜숙 한인회 이사장과 김희준 한인회 이사(변호사)가 선거인들의 신분증과 공과금 청구서로 신분을 확인했다. 선거인들이 투표장에 들어서면 맨 처음 이승순 한인회 재무 이사가 한인회비 납부 여부를 확인 했다. 장길자 대한 노인회 총무와 윤순기 한인회 이사가 선거인의 선거구 거주 여부를 확인했다. 최재호 이사가 컴퓨터에 선거인으로 등록했고 자원봉사자 한성애 씨와 김수한 씨가 투표용지를 나누어 주었다. 세 후보의 참관인들이 투표 종사자들의 뒤에 배석하였다. 투표 용지를 받은 선거인들은 투표함 양 쪽의 기표소에서 기표를 한 다음에 투표함에 넣는 것으로 선거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투표소에 들어가는 선거인들의 아이디와 거주 확인 공과금 영수증을 체크하는 과정은 너무 까다롭다는 말을 들을 만큼 엄격했다. 그러나 운전면허의 유효기간이 끝난 사람이나 타주 면허 소지자에게 제동이 걸렸으나 조태완 선관 위원장의 동의로 투표를 하게 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또한 한국 여권과 이름이 다른 이중 문화 가정 노인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유틸리티 청구서가 없는 한국 유학생은 세인트루이스 소재 대학 학생 증을 보여주었으나 투표를 못하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선거 도중에 유귀중 후보와 이계송 후보는 호텔 로비의 의자에 나란히 앉아 페어플레이를 다짐 하는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선거를 잡음 없이 동포 사회의 축제로 만들자는 호소이기도 했다.

엄격하고 공정한 선거관리위원회

한인사회의 동향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 내지 노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들까지도 많이 참여했다. 눈에 띄는 투표 참여자 가운데는 세인트루이스의 주디 드레이퍼(Judy Draper) 판사가 있었다. 안면이 있는 한인사회 인사들과 인사를 나눈 드레이퍼 판사는 이날 한인 회비를 내고 투표에 참가하는 열성을 보였다. 드레이퍼 판사는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투표를 위하여 출장 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투표장에 도착한 이들도 있었다. 미드웨스트 대학의 손동원 목사는 워싱턴 강의를 끝내고 세인트루이스 공항에서 투표장으로 달려 왔다. 또한 평화의 땅 셸터에서 요양 중인 노인 가운데는 휠체

▲ 세인트루이스 한인회 선거 승자 이계송 후보(왼쪽)에게 낙선자 유귀종씨가 축하 포옹을 하고 있다.

▲ 세인트루이스 한인회 선거 승자 이계송 후보(왼쪽)에게 낙선자 유귀종씨가 축하 포옹을 하고 있다.

어에 몸을 의탁한 채 투표장을 찾기도 하였다. 해가 어두워진 가운데 대형 버스 두 대가 투표장 앞에 도착하였다. 세인트루이스 반경 80마일 이내에 사는 거주자들인 일리노이주 거주 한인들이었다. 이들은 버스를 전세 내어서 투표장에 함께 오는 열성 을 보였다. 투표는 6시간 만인 오후 8시에 끝났다. 투표장 주변은 오후 6시부터 시작된 한인회 총회 및 송년의 밤 행사로 북적거린 상태였다. 개표는 투표 종사자들의 저녁 식사가 끝난 오후 8시 45분에 투표 함을 개봉하면서 시작되었다.

개표는 조태완 선관위원장, 김혜숙 위원장, 선관위 윤순기 위원, 이상열 위원, 최재호 위원, 한인회 김희준 이사, 조오현 이사, 윤순화 이사 및 이정 이사가 참여했다. 참관인은 유귀중 후보 측의 이정 이사, 양영승 후보 측 백영기 씨. 이계송 후보 측 최장연 씨가 참석 했다. 후보자별로 분류된 투표지들이 한데 모였다. 후보별로 쌓아 놓은 투표지들의 높이가 달랐다. 조태완 선관위장이 참관인은 이의를 제기할 때만 선관위에서 확인을 허용한다는 원칙을 재확인 시켰다. 후보별로 50장씩 분류하고 나머지 짜투리로 집계가 끝났다.

이계송 후보가 356표를 얻어서 과반수 295표를 훌쩍 넘긴 결과였다. 이로써 세인트루이스 한인사회 사상 처음이라고 볼 수 있는 경선을 선거관리위원회는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선관위의 실무적인 업무는 사실상 끝났다. 선거 관리 종사자들은 참관인 들과 함께 역사적인 순간을 박수로 장식했다. 개표 30분만인 오후 9시 15분쯤이었다. 개표 결과는 송년의 밤 연회장에 모인 동포들에게 빠르게 전파되었다. 이제 당선자가 된 이계송 후보는 소식을 듣고 주위 인사들과 기쁨을 나누었다.

진정한 축제와 화합이 된 선거

밤 9시 30분이 조금 지난 시각에 송년의 밤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은 무대 앞으로 조태완 선거관리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태완 위원장은 개표 결과를 발표하고 “기호 3번 이계송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하고 선포하였다. 순간 장내는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당선자 이계송 후보가 당선 소감을 발표하기 위하여 무대로 나왔다. 이계송 당선자는 먼저 영어와 한국어로 내빈들과 동포들에게 감사의 말을 하였다. 이 당선자는 이어서 “한인회의 단결과 화합을 다지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제하고 “경제 대국인 조국의 국격과 걸맞은 한인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포부를 겸한 의지를 나타냈다. 선거에서 진 후보들은 이내 평상심을 되찾은 듯 웃음을 머금었다. 개표 결과 2위인 유귀중 후보는 “최선을 다 했으니 후회는 없다.” 고 소감을 밝혔다. 유귀중 후보는 이계송 후보를 찾아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어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당시 선거를 지켜본 세인트루이스대학교 보잉국제경영연구소 소장 김승희 교수는 “한인회 회장 선거는 참으로 공정하게 시행되었다고 본다”고 소감을 피력하면서 “투표장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나이드신 분, 젊은이들, 여자분 또 남자 분들이 모두 평화스러운 분위기에서 선거하는 것 을 보고 감명이 깊었고 세인트 루이스 한인 사회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 한인회장 선거에 한인 동포 591명이 참가하여 놀랄만한 참여율을 기록했다고 세인트루이스 한인회는 자평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 한인인구는 5,000여명으로 추산되었다. 이를 타도시들에 비하면 그 열기를 짐작할 수가 있다. 지난 2006년에 치러진 LA한인회장 선거의 경우 60만 한인사회에서 유효 투표수가 총 8,046표였다. 지난 2008년에 치러진 10만 명 규모의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선거는 2,574명이 투표했다. 지난 2010년에 치러진 오렌지카운티 한인회는 25만 한인사회에서 3,338명이 투표했다. 또 지난 2010년의 뉴욕 한인회장 선거는 투표 열기가 높았다고 하지만 40만 한인사회에서 1만5000명이 투표했다. 이를 10만 명 단위로 환산할 경우 LA는 1,341명, 샌프란시스코는 2,547명, 오렌지카운티는 1,335명, 뉴욕은 3,750명이다. 당시 세인트루이스 한인회 선거는 10만 명 단위로 환산할 경우 11,820명으로서 다른 도시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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