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SK이노베이션 전기차배터리분쟁 불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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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WSJ에 ‘트럼프저격’글 논란

‘트럼프대통령, 지적재산권 약탈범 보호’ 반발

▲ 장승세 LG화학전문가 지난달 27일 월스트릿저널 기고를 통해 ‘트럼프대통령이 범죄자를 옹호하는 사람’등으로 묘사, 미국대통령을 근거없이 비방했다는 논란을 낳고 있다.

▲ 장승세 LG화학전문가 지난달 27일 월스트릿저널 기고를 통해 ‘트럼프대통령이 범죄자를 옹호하는 사람’등으로 묘사, 미국대통령을 근거없이 비방했다는 논란을 낳고 있다.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과의 전기차배터리 영업비밀침해소송에 대한 최종판정이 두 차례 연기되자 LG화학이 지난달 말 월스트릿저널 기고를 통해 ‘트럼프대통령은 국제무역위원회 판정에 관여하지 말라’고 경고, 미국대통령에게 대놓고 반발을 하고 있다는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트럼프대통령을 범죄자를 옹호하는 사람’으로 묘사한 부분은 ‘미국대통령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으로 인식돼 치명적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LG화학 임원이 아닌 그룹 최고경영진의 잘못된 대미인식 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또 배터리분쟁뿐 아니라 미국이 화웨이장비를 금지시킨데 대한 반발이며, 동맹군인 화웨이를 대변해 트럼프대통령을 저격했다는 지적이다. LG가 어떤 의도로 글을 썼던 간에 나가도 너무 나간 것이며, 전 세계에 미국 대통령에 대한 LG의 반감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상한가를 친 셈이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달 27일 월스트릿저널에 게재된 한편의 칼럼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바로 LG화학이 기고한 ‘트럼프대통령은 한국기업의 분쟁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제목의 트럼프대통령을 저격하는 글이다. 이 기고문을 쓴 사람은 장승세 LG화학 전지사업본부 경영전략총괄 전무지만 사실상 LG전체의 입장인 셈이어서 놀라움은 더욱 크다.

장 전무는 이 기고문에서 ‘영업비밀보호와 경제적 활력간의 관계를 조사한 홀만 젠킨스는 지난 10월 14일 월스트릿저널의 비지니스월드란에 기고한 ‘선거를 위해 사업을 멈출 수는 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트럼프대통령이 4년간의 무역정책을 포기하고 처벌받아야 마땅한 해외지적재산권 약탈범을 보호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여기서 말한 해외지적재산권 약탈범이란 SK이노베이션을 말한다.

‘트럼프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인식될 수도

그렇다면 과연 해당칼럼은 어떤 내용이었을까? 장전무가 언급한 홀만 젠킨스는 월스트릿저널 칼럼니스트로, 해당칼럼에서 ‘SK와 LG간 싸움은 대통령선거에서 조지아 주에서 승리해야 하는 트럼프대통령의 와일드카드가 될 수 있다. 국제무역위원회 최종판정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한 폭스바겐의 테네시 주 공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ITC 웹사이트에 게재된 LG 대 SK 전기차배터리 무역비밀침해 심리현황 - 지난해 4월 29일 LG측 제소로 심리가 시작돼 오는 12월 10일 최종판결을 앞두고 있다고 기재돼 있다.

▲ ITC 웹사이트에 게재된 LG 대 SK 전기차배터리 무역비밀침해 심리현황 – 지난해 4월 29일 LG측 제소로 심리가 시작돼 오는 12월 10일 최종판결을 앞두고 있다고 기재돼 있다.

즉 트럼프대통령이 조지아 주 유권자를 잡기위해 3조원을 들여 조지아 주에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편을 들 수 있고, 또 이 문제는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를 납품받기로 한 폭스바겐 공장의 소재지인 테네시 주 유권자의 표심과도 관계된다는 말이다. LG와 SK 무역비밀분쟁이 트럼프에게는 비장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LG화학은 이 칼럼 중 일부분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이라고 판단하고, ‘얼씨구나’하고 맞장구를 친 것이다.

장 전무는 ‘이 문제의 핵심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사이의 전기차 배터리 무역비밀분쟁 이다. 올해 초 국제무역위원회의 행정법판사는 LG화학에 유리한 초기결정을 내렸고, 최종판정은 12월 10일로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소송의 쟁점과 양측의 주장, 그간의 진행상황 등은 모두 거두절미하고, 분쟁이 있고, LG화학이 유리한 초기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지난 2월 14일 무역위 행정법판사[ALJ]가 LG측에 유리한 초기결정[명령 34호]을 내렸지만 SK가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고, 4월 17일 무역위원회는 초기결정에 대한 전면재검토결정을 내렸고, 4월 23일자 연방관보에도 재검토결정을 게재한 상황이다. 장 전무는 이 칼럼에서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앞뒤 자르고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만 선택적으로 택한 셈이다.

그리고 장 전무는 다시 한번 젠킨스의 칼럼을 인용했다. 이 또한 LG화학이 학수고대하던 내용이다. 장 전무는 ‘젠킨스씨는 트럼프대통령이 SK이노베이션에 잘못된 행동의 책임이 있다는 무역위원회의 조치를 뒤집을 것이라고 추측했다며, 이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인용한 젠킨스의 칼럼부분이 은유적이었다면, 이 대목은 트럼프대통령과 SK이노베이션을 명시했고 이는 LG입장에서는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인 셈이다. 감히 내가 말할 수는 없지만 간절히 바랐던 것으로, 울고 싶은 아이 뺨때린 격이 됐다. 또 ‘위험한 선례’라고 경고까지 함으로써, LG로서는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LG, 칼럼통해 SK를 범법자로 단정

이처럼 젠킨스의 칼럼을 인용, 트럼프대통령의 개입을 경고한 장 전무는 그 다음대목에서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법을 위반했다고 단정적으로 주장했다. 장 전무는 ‘SK이노베이션은 적극적으로 미국인 수천 명을 고용하고, 세금을 내고, 미국의 중요혁신기관들과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을 상대로 미국 법을 위반한 한국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의 미국인 고용은 100명 미만에 불과하며, 최근에는 조지아에서 불법으로 한국인 노동력을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같은 행동을 일삼는 회사는 트럼프대통령이 구제해야 할 회사가 아닐뿐더러, 구제할 가치가 없는 회사다’라고 역설했다.

▲ 미국 무역위원회는 지난 4월 23일자 연방관보를 통해 ‘2월 14일 LG측 SK제재요청을 받아들인 조기명령을 내렸으나, SK가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으며, 지난 4월 17일 조기명령을 전면재검토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 미국 무역위원회는 지난 4월 23일자 연방관보를 통해 ‘2월 14일 LG측 SK제재요청을 받아들인 조기명령을 내렸으나, SK가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으며, 지난 4월 17일 조기명령을 전면재검토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장 전무는 ‘무역비밀보호는 미국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며, 지적재산권을 훔치는 회사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자신들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믿어서는 안된다’는 말로 칼럼을 맺었다. 즉, LG측은 트럼프대통령이 아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범법자를 옹호하는 사람으로 묘사하고, 아직 연방법원 재판은 물론 무역위 분쟁에서 판결이나 판정이 나지 않았음에도 불구, SK를 범법자로 단정한 셈이다.

장전무의 칼럼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다, ‘미국 현직대통령을 범죄자를 옹호하려는 사람’, ‘선거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눈을 의심할 정도다. 흡사 반트럼프진영의 정치인이 쓴 칼럼처럼 보인다. 만약 기고자의 이름과 소속이 없었다면, 민주당 정치인의 선거유세로 착각할 정도다. 기업의 운명을 앞에 두고 매사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사업가와의 처신을 감안하면 너무나 이례적이다.

누구든지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밝힐 권리가 있고 장 전무 또한 그 같은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다. 하지만 미국이 세계최고의 강대국이자, LG의 최대시장중 하나이며, 미국 대통령은 LG그룹의 사활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개 임원이 아무리 배짱이 좋기로 서니, 설사 그런 생각을 품고 있다손 치더라도, 미국대통령을 범죄자를 옹호하는 사람으로 단정하는 칼럼을 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다. 그룹의 존폐를 위협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사실상 구광모 LG그룹 회장등 최고경영진이 쓴 칼럼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화웨이 백도어침투 땐 국가마비 초래

또 배터리분쟁자체가 장전무가 말한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 분쟁과 관련, 연방법원에 계류 중인 소송만 4건이다. LG가 지난해 4월 SK가 불법으로 인력을 스카우트했다 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SK는 지난해 9월 LG가 SK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2건의 소송을, 그 직후 LG도 1건의 특허침해소송을 제기, 델라웨어연방법원에 4건이 계류된 상태다.

또 무역위원회 제소와 관련, 각주의 주지사와 연방상하원의원들이 자신들의 지역구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저마다 LG나 SK의 편을 들며 연달아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도 마찬가지다. GM은 LG를 위한 탄원서를, 포드와 폭스바겐은 SK를 위한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LG-GM동맹군 대 SK-포드-폭스바겐동맹군의 대결이다. 또 무역위원회는 LG입장을 대폭 수용한 초기결정을 내렸다가 이를 번복하고 전면재검토를 선언한 상태다. 그야말로 복잡다단한 문제인 것이다.

특히 LG화학의 이번 반발은 화웨이이슈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국 화웨이가 공급한 전산장비의 보안이슈로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화웨이장비를 기피하지만, LG그룹만 화웨이와 거래함으로써 미운 털이 박히는 것은 물론 한미동맹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연장선상에서 이 칼럼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반발의 저변에는 LG와 화웨이의 트럼프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으며, 화웨이를 대신해 트럼프대통령을 공격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미국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우려는 트럼프대통령 때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이미 오바마전대통령 때부터 이슈가 됐다. LG가 2013년 4G, 즉 LTE장비를 화웨이로 부터 도임하기로 결정하자 주한미군은 물론 오바마대통령도 이를 반대했었다.

화웨이장비도입 당시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는 이상철 전부회장으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정보통신부장관을 역임하면서 미국 측의 우려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입장인데다 외부영입 CEO임을 감안하면 그룹의 명운을 좌우할 화웨이 도입결정은 이부회장의 단독결정이 아니라, 그룹차원내지 오너의 결정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LG는 트럼프행정부가 미국에서의 화웨이장비사용을 금지시키고 영국과 독일 등 동맹국들도 이에 동참했지만, 마치 보란 듯이 4G장비에 이어 2019년 5G장비를 화웨이사로 부터 전격 도입해 버렸다, 화웨이측으로서는 일등공신인 이상철 전부회장은 화웨이에 고문으로 위촉됐고, 소위 ‘밥값’을 하기 위해 5G도입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측이 화웨이에 강한 반감을 표시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 역시 그룹 최고경영진이 결정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자칫 한국정부 곤란한 입장될 수도

실제 LG는 화웨이에서 구입한 통신장비를 전국통신인프라구축은 물론 금융기관 전산망, 국가보안시설 등에 사용함으로써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안보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LG는 그룹산하 방위산업체를 통해 군에도 통신망을 보급한 것은 물론, 군 병영 휴대폰보내기 등을 통해 군내 통신망 상당부분을 장악,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대한민국의 금융 산업과 국방체제가 중국에 볼모로 잡혀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중국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백도어를 통해 통신망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정보를 빼가는 것은 물론, 이를 한순간에 마비시킬 수도 있다.

특히 대한민국 전체가 화웨이의 몰모트나 마찬가지다. LG가 화웨이로 부터 4G, 즉 LTE에 이어 5G까지 구축함으로써, 전 세계의 화웨이제품 실험장이 됐다. LG는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볼모로, 화웨이의 세일즈대행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LG는 그동안 유교문화를 강조하며 점잖은 기업이라고 포장해 왔지만 화웨이장비도입을 통해 기업의 이익을 위해 국가마저 희생시킬 수 있는 기업임이 드러난 것이다.

이처럼 화웨이장비도입과 관련, 미국의 압력이 거세지자 불만이 고조 된데다, 배터리분쟁 최종판정이 지연되자 ‘트럼프저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의 미국대통령에 대한 공격은 그룹의 명운을 건 ‘위대한 결단’으로 포장될 수 있다. 참으로 통 큰 베팅이다. 하지만 자칫 한국정부와 한국국민 그리고 재미동포까지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벼운 처신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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