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특종보도 그 후] 장하성 동생 펀드 투자사기, 금감원이 늑장 검사에 착수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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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때문에 숨죽이던 금감원

‘칼 빼들었다’

장하성<선데이저널>이 4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보도했던 일명 ‘장하성 동생 펀드’로 불리는 디스커버리 펀드에 대해 한국 금융감독원이 종합검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재인 정권 말기와 맞물려 청와대와 여당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초부터 IBK 기업은행에 특수은행검사국 직원 20명을 투입해 종합검사를 면밀하게 진행하고 있다. <선데이저널>이 한국의 피해자들의 제보로 4월과 5월 네 차례에 걸쳐 사건의 전말을 보도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그동안 국정감사 등에서 금융감독원과 기업은행 관계자 등이 나와 이 사건에 대한 이런저런 해명을 했으나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고, 결국 본지가 제기했던 의혹들이 하나 같이 사실로 드러났다.
리차드 윤(취재부기자)

지난해 환매가 중단된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선순위)채권 펀드는 국내 운용사인 디스커버리운용이 설계한 상품으로 기업은행 등 판매사들이 모집한 투자금을 미국 운용사 다이렉트렌딩이 운용하는 방식이었다. 환매 중단된 글로벌 채권 투자금은 695억 원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이 사건의 파장이 큰 것은 디스커버리 펀드의 운용사 대표가 문재인 정권의 실세로 분류되는 장하성 주중대사의 친동생인 장하원 씨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피해자들이 이 문제를 제기해왔고, 디스커버리펀드의 해외운용사인 다이렉트렌딩 등이 미국에서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에 금감원 등이 진즉부터 제대로 된 실태조사에 나섰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영문인지 그동안 금감원은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그 배경에는 청와대에서 금융을 비롯한 경제정책 전반을 좌지우지한 장하성 전 정책실장(현 주중대사)의 눈치를 금감원이 봐왔기 때문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금감원이 종합검사에 들어가면서 감사원이 원전감사를 통해 현 정권 목덜미에 칼을 들이댄 것과 같은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작부터 사기성 정황 곳곳에서 발견

지난해부터 환매가 중단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했던 장하성 주중대사가 엮여 있다. 디스커버리 대표이사인 장하원씨는 장 대사의 동생이기 때문이다. 디스커버리 펀드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장하성이란 이름값으로 몸집을 부쩍 키웠다는 건 본국 금융업계에서는 파다하게 퍼져 있는 상식이다. 실제로 2017년 상반기까지 디스커버리 수탁액은 5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정부 출범 후 투자금이 몰렸다. 2020년 상반기에는 설정액 4933억원에 72개 펀드를 운용하면서 3년 새 몸집을 열 배 가까이 늘렸다. 국내와 미국의 핀테크 사업에 주로 투자했다. 이 시기 장 대표의 형인 장하성 대사는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경제정책을 지휘했던 장본인이기 때문에 투자금이 몰렸던 것이다.

디스커버리펀드는 장하원 씨가 설립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운용을 맡았고, 기업은행은 지난 2017~2019년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를 각각 3612억원, 3180억원 상당을 판매했다. 그러나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해 환매가 중단됐다.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펀드 투자자에게 원금의 최대 50% 선지급을 약속한 상태다.

▲ 한국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초부터 IBK 기업은행에 특수은행검사국 직원 20명을 투입해 종합검사를 면밀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 한국의 피해자들의 제보로 4월과 5월 네 차례에 걸쳐 사건의 전말을 보도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본지가 네 차례에 걸쳐 보도한 자료를 자세히 드려다 보면 디스커버리 펀드가 처음 판매할 때부터 사기성이라는 정황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 한국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초부터 IBK 기업은행에 특수은행검사국 직원 20명을 투입해 종합검사를 면밀하게 진행하고 있다. <선데이저널>이 한국의 피해자들의 제보로 4월과 5월 네 차례에 걸쳐 사건의 전말을 보도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본지가 네 차례에 걸쳐 보도한 자료를 자세히 드려다 보면 디스커버리 펀드가 처음 판매할 때부터 사기성이라는 정황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본지가 네 차례에 걸쳐 보도한 자료를 자세히 드려다 보면 디스커버리 펀드가 처음 판매할 때부터 사기성이라는 정황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가령 다이렉트렌딩의 투자프로젝트 4개 중 3개는 투자 이전 이미 부실화 된 상황이었고, 미국 대리인격으로 다이렉트렌딩 글로벌이란 회사를 조세피난처인 케이만 군도에 세운 것 역시 석연치 않은 부분이었고 투자금이 직접 입금된 것이 아니라 케이만 군도를 토해 우회적으로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은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정황들을 보면 금융감독원이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봤으면 애꿎은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금감원은 사후조치마저 질질 끌었다.

결국 그 배경에는 당시 정책실장이었던 장하성 주중대사의 영향력이 직간접적으로 밖에 작용할 수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는 대통령 아래 총 비서실장과 정책실장, 안보실장 등 3명의 실장이 존재하는데 정책실장의 경우 경제정책을 총괄한다. 여기에는 경제관련 부처의 인사에도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부여된다. 금융감독원의 경우 정부 기관은 아니지만 준정부기관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실상 정책실장의 영향력 아래 있다. 이런 금감원이 정권 초 청와대 넘버5 안에 들어가는 장하성 전 실장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윤석현 금감원장 ‘돌려막기’위증

지난 4월과 5월 <선데이저널>은 이 사건이 왜 권력형 비리인지, 주판매은행인 IBK기업은행이 부실펀드임을 인지하고도 상품을 판매한 정황 등을 보도했지만 금감원은 부실 검사로 사태를 무마하려고 했고, IBK기업은행은 계속해서 거짓말로 일관했다. 특히 금감원 등은 지난해 5월과 올해 5월에 두 차례에 결처 검사를 진행하면서도 디스커버리 자산운영이 케이만군도의 다이렉트렌딩 글로벌 등을 통해 돌려막기를 한 사실 등은 검사 내용에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특히 금감원의 윤석헌 원장은 지난 7월 29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디스커버리펀드 검사 진행 상황에 대해 “기준가 부풀리기, 불법 운용, 펀드 돌려막기를 찾지 못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로부터 불과 2주 뒤인 8월 11일 FBI는 다이렉트렌딩인베스트먼트 브랜든 로스 대표이사를 펀드 돌려막기 사기혐의로 체포하면서 윤 원장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위증이 됐다. 한국의 피해자들이 파악한 바로는 브랜든 로스 대표는 지난 2017년 9월 부실해진 쿼터스팟 투자포털 대출의 참여지분을 장부가격 5500만 달러에 다이렉트렌딩 글로벌에 팔아넘긴 것이 발각돼 사기혐의가 적용됐다.

▲윤종원 현 기업은행장

▲윤종원 현 기업은행장

브랜든 로스씨는 돌려막기의 여러 유형 가운데 파킹거래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실채권을 장부가격으로 비싸게 팔아 현금화한 뒤에 페이퍼 컴퍼니 등에 파킹해 놓고 신규로 자금을 재운용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들에게 부실이 발생한 부분을 감추고 기준가를 부풀리는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다.

예컨대 라임자산운용도 부실채권을 정상채권인 것처럼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돌리거나 부실한 건설시행사에 파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속였다. 이후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 등에 신용등급이 낮은 메자닌 채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교환사채 등)을 발행시키고 이를 아바타 운용사가 간접으로 재매수하는 방식으로 돌려막기를 자행했다.

장하성 없이는 불가능한 판매구조

이번 사건을 대하는 금융감독원이나 IBK기업은행은 거의 입을 맞추다시피 하며 진실을 감추고 있다. 특히 이곳 미국 현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는 ‘몰랐다’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본지가 반박했듯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본보가 그동안 네 차례나 보도하면서 제시한 자료들은 모두 미 연방법원 공개된 자료들이다. 본지가 5월 기사에서도 설명했듯 연방법원은 다이렉트렌딩 법정관리인 보고서등은 물론 모든 소송서류를 법원웹사이트를 통해 일반인에게 모두 공개하고 있다. 특히 법정관리인은 고객들이 법원사이트에 접속해서 검색하지 않아도 서류를 볼 수 있도록 모든 서류를 일목요연하게 공개하고 있다. 5월 3일 현재 소송 서류는 모두 261건에 달하며, 모든 서류가 순서대로 공개돼 있고, 가장 중요한 법정관리인 자산실태보고서는 1차에서 4차까지 고객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별도로 공개돼 있다. 기업은행은 아무리 능력이 없다고 해도 1년 동안 이마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현재까지는 금감원은 뒤에 숨고 IBK기업은행이 나서서 사태가 커지는 것을 막고 있는 모양새다. 이 역시 장하성 전 실장을 염두에 둬야만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다. 장 대사는 2017년 5월 문재인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돼 2018년 11월까지 경제문제를 총괄했고, 윤종원 현 기업은행장은 2018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일했다, 윤 행장은 2018년 6월부터 11월까지 약 5개월간 장씨의 형인 장하성씨를 직속상관으로 모시며 일을 했던 것이다. 특히 윤 행장은 지난해 6월 경제수석을 그만둔 뒤 6개월 만에 올해 1월 IBK기업은행장에 취임한 것도 모두 장하성의 뒷배 때문이라는 소문이 금융가에서는 파다하다.

물론 기업은행이 장하성 동생펀드를 판매한 시기는 윤 행장 취임이전이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이 장하성동생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시기가 장실장과 윤수석이 호흡을 맞추던 2018년임을 감안하면 IBK기업은행이 위험등급이 가장 높은 장 씨 펀드를 적극적으로 푸시한 것은, 두 사람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공교롭게도 윤 전 수석이 IBK기업은행 행장에 임명됐다는 점은 윤 씨가 경제수석 재직당시에도 IBK기업은행에 눈여겨봤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며, 거꾸로 기업은행은 윤 수석의 눈치를 봤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지금 IBK기업은행이 나서서 소송도 시작하기 전에 사태를 막으려 하고, 금감원이 기업은행에 사실상 봐주기를 해왔던 것도 장하성 대사 때문이란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권 말기에 터지는 실세들의 개입정황

이런 측면에서 이번 달 들어 금감원이 IBK기업은행에 대해 3번째 검사에 나선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단 금감원의 특수부나 다름없는 특수은행검사국 직원들이 20명이나 투입된 것은 검사강도가 이전보다 훨씬 강할 것을 시사한다. 또한 <선데이저널>이 기사를 통해 제시한 자료들을 가지고 피해자들이 금감원을 압박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권이 말기를 향해 가고 있다는 점이 변수이고 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수록 문 정권의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두 차례 검사에서는 청와대를 등에 업은 실세들이 이 사건을 비호해도 이것이 먹혔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최근 감사원이 탈원전정책에 대한 집중감사를 통해 정권을 뒤흔들고 있는 것처럼 금감원도 전례 없는 감사로 정권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장하성 주중대사 역시 이 사건으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도 있다. 정권 초반 경제정책을 쥐락펴락했던 경제정책실장 일가의 펀드비리는 그 자체로 현 정부에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히게 된다. 과연 이 사건이 문재인 정부 레임덕의 트리거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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