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스토리]스페인 북 대사관 습격 에드리언 홍 뉴요커 매가진과의 인터뷰 통해 전모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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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조선 “북한정권은 악을 위해 조직된 범죄집단”

‘굿사마리탄’정신으로 북한 해방운동에 투신

지난 2019년 2월 22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북한 대사관 습격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자유 조선’ (Free Joseon, 천리마민방위의 후신)의 리더 에이드리언 홍(36, Adrian Hong)이 지난 2017년 2월에 당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 공항에서 암살당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그의 가족들을 극비작전 으로 안전한 제 3국으로 피신 시켰다는 이야기가 지난 16일 뉴욕커(New Yorker) 잡지에서 생생하게 보도하여 또 한번 그의 신출귀몰한 작전에 세계가 감탄하고 있다. ‘김한솔 빼내기 작전’을 전광 석화로 이루어 낸 에이드리언 홍이 창립한 ‘자유조선’의 이념과 철학은 한국의 3‧1운동 정신과 임진왜란 등 어려운 시기에 나라를 구한 ‘의병’ 정신 그리고 미주 이민사에서 한인 지도자로 추앙을 받고 있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사상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뉴요커에 기사화한 수키 김 작가 는 밝혔다. 특히 에이드리언 홍이 이끌고 있는 ‘자유조선’은 종국적으로 북한정권을 타파하고 새로운 “조선”을 설립하기 위한 ‘임시정부’ 성격으로 띄고 있다고 뉴요커는 밝혔다. 이같은 에이드리언 홍은 멕시코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이지만 누구보다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간다는 점에 새로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성 진 취재부 기자>

북한의 김정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에이드리언 홍은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 이후 북한으로 부터 ‘암살’의 표적이 홍되어 왔으며, 현재 스페인 당국으로부터도 체포영장 발부로 잠적한 상태였는데 지난 16일 뉴요커 매거진 인터넷 판에 수키 김 재미한인 작가가 홍과의 장문의 인터뷰 기사를 전격 발표해 새롭게 그의 면모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뉴욕 타임스퀘어에 있는 ‘달라스 바비큐’ 식당에 홀연히 나타나 밤 9시 30분부터 새벽 1시까지 수키 김과 대화를 나눈 홍은 스페인의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의 전모와 배경 그리고 김정남 암살 다음날 김한솔의 다급한 구조요청을 받고 즉시 행동에 나선 이야기 등등을 포함해 자신이 왜 북한정권 타도와 북한인권 운동에 나섰는지에 대한 배경 등을 진솔하게 털어 놓았다. 그리고 홍은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나쁜 곳이다. 악을 위해 조직된 범죄집단이다”면서 북한 정권은 천천히 무너지지 않고 갑자기 무너진다. 대개 모든 혁명이 이런 식으로 이뤄지고 북한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총총히 사라졌다.

이날 에이드리언 홍이 창립한 ‘자유조선’의 전신은 ‘천리마 민방위’(C.C.D)였다. 홍은 ‘천리마 민방위’는 한국의 역사 속에서 나라가 어려운 때 조정이 제대로 나라를 지키지 못할 때 나타난 ‘의병’처럼, 북한 정권에 의해 학대받는 북한 주민을 구출하기 위해 만든 것이 ‘천리마 민방위’라고 했다. 그러다가 2019년 3월 1일을 기해서 ‘천리마 민방위’를 ‘자유조선’으로 개칭했다. 지난해 3월 1일은 바로 3‧1운동 100주년으로 홍은 3‧1독립운동선언서에 나타난 독립정신으로 북한을 해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북한정권은 그들의 정권 이름을 “조선”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를 폐지시키기 위한 조직이 바로 자신이 설립한 ‘자유조선’이라고 홍은 설명했다.

‘굿사마리탄 정신으로 북한 해방운동 투신’

특히 홍은 ‘의병’에서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자유조선’을 설립했으며, 이는 ‘임시정부’에 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자유조선’은 미국에 본부를 두고, 북한 외교관, 북한 노동당 간부들, 군부 실력자 등등 소위 엘리트 계층을 포섭하고 있다고 홍은 밝혔다. 그리고 홍은 미주에서 한인 이민자를 지도한 도산 안창호 선생을 미국의 토마스 제퍼슨이나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비교되는 인물이라며, 특히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굿사마리탄 정신”을 도산이 실천 한 인물로 존경한다고 밝혔다. 자신이 북한인권에 나선 이유는 “내가 만약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두고 내가 외면한다면 그는 어떻게 될까라는 ‘굿사마리탄’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에서 북한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미 한인 작가 수키 김이 기고문 형식으로 ‘북한 정권을 뒤집으려는 지하운동’(“The Secret Underground Movement to Topple North Korea’s Regime”)이라는 제목으로 에이드리언 홍 과의 인터뷰 기사는 2019년 2월 스페인 마드리드의 북한 대사관을 습격했다가 미 수사 당국의 수배를 받는 그가 언론 인터뷰에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키 김은 에이드리언이 공개 수배되기 한 달 전 만났다고 밝혔다. 에이드리언 홍이 털어놓은 김한솔 구출 작전은 그야말로 첩보 영화 그 자체였다. 2017년 2월 14일 미국에 있는 에이드

리언 홍에게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그때가 김정남이 암살당한 직후였다. 전화의 주인공은 지난 4년간 북한 관련 정보를 교환해 온 친구였다. 그에 따르면 홍과 김한솔은 2013년 파리에서 처음 만났다. 홍은 김한솔을 “명품 구찌 신발을 신은, 돈이 많은 아이”로 기억했다. 첫 만남에서 김한솔은 자신을 “북한의 실상을 알고 있다”고만 소개했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북한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했다. 그는 자신이 마카오에서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다른 곳으로 도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평소 “북한의 실상을 알고 있다”고만 자신을 소개했던 그 친구가 김정은의 이복 형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 이란 사실을 알아차린 순간이었다. 전화가 걸려온 날은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 룸푸르 공항에서 신경안정제 공격을 받고 피살된 다음 날이었다.

김한솔은 자신의 집을 지켜주던 마카오 경찰이 갑자기 사라진 것을 보고 위험을 감지했다. 곧바로 에이드리언 홍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렸다. 홍은 “김

▲ 에드리언 홍

▲ 에드리언 홍

한솔을 둘러싼 ‘제로섬 게임’이 시작됐음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홍은 즉시 자유조선에서 함께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38)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때마침 필리핀 마닐라에 머물고 있던 크리스토퍼 안은 유스호스텔 바에서 생미겔 맥주를 5병째 마시고 있을 때였다. 홍은 “오늘밤 즉시 타이페이 공항에서 김한솔 일행을 만나라. 혹시 미행자가 있는지도 살펴라”고 지시했다. 안은 곧장 대만 타이베이 공항으로 향했다. 자정 무렵에 타이페이 공항에 도착한 안은 김한솔이 마카우에서 타고오는 항공편을 확인하고 공항 게이트 옆 우동집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주위를 살폈다.

김한솔이 직접 에이드리언 홍에게 구조 요청

15일 이른 새벽, 안은 공항에서 김한솔 일행을 만났다. 홍이 미리 알려준 검은 T셔츠와 다저스 야구모자를 쓴 청년이 크리스 안으로 ‘스티브’라는 암호로 신분을 확인했다. 김한솔은 키 177.8㎝(5피트 10인치)의 장신으로 긴팔 셔츠에 코트 차림이었다. 그의 누이 김솔희는 청바지 차림에 미국의 평범한 10대 후반 청소년 같았다고 한다. 김한솔과 솔희는 영어가 유창했지만, 어머니는 한국말로 대화했다. 이들은 모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였다. 당시 아시아 지역에서는 흔히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안을 만나서 불안해하는 어머니에게 김한솔은 “에이드리언 홍이 보낸 사람이다. 나는 그를 믿는다”며 안심시켰다.

이후 크리스 안과 김한솔 일행은 공항 라운지 프라이버시 룸으로 자리를 옮겨 한방에는 안과 김한솔 그리고 옆방에는 어머니와 김솔희가 한동안 머물렀다. 긴장을 풀기 위해 말을 건네는 크리스토퍼 안에게 김한솔은 할아버지 김정일과 낚시했던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김솔희는 안이 건넨 아이패드로 넷플릭스를 시청했다. 같은 시각 홍은 미국에서 김한솔 가족을 받아줄 후보국 3곳과 접촉했다. 15일 밤 네덜란드에서 김한솔 가족을 받아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홍이 암스테르담 외곽에 있는 스히폴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표 3장을 구매했고, 김한솔 가족도 탑승장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공항 직원이 출국을 막았다. 공항 직원은 김한솔 측이 내민 여권을 확인하더니 “탑승을 하기에 너무 늦었다”며 탑승을 거부했다. 크리스 안이 “다른 승객들은 문제없이 탑승하고 있지 않으냐”고 항의했지만 직원은 “해당 여객기 탑승객이 아니다”라며 언성을 높였다. 홍은 “당시 김정남의 피살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한솔 가족의 출국을 막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자신을 CIA 요원이라고 밝힌 한국계 젊은 남성(WES)과 백인계 남성 등 두 명이 크리스 안을 찾아왔다. 그들은 김한솔과의 만남을 요청했지만 크리스 안은 “불법적인 일을 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하지만 다음날 CIA 요원은 한결 친절한 모습으로 나타나 김한솔 가족의 암스테르담행 새 티켓을 구매를 도왔다. 전날 언성을 높혔던 공항 직원들도 친절한 모습이었다. 당시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행 비행기에는 CIA 요원도 함께 탔다. 김한솔은 탑승 전 자신의 상황을 밝히고, 네덜란드와 미국, 중국에 감사하다는 내용 담긴 비디오를 촬영했다. 2017년 3월 8일 자유조선이 천리마 민방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그 영상이었다. 홍은 자신들이 김한솔을 납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보험용’으로 이 영상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영상에서 천리마 민방위나 에이드리언 홍은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영상 상단에 ‘천리마 민방위’ 로고가 담겨 이 단체가 김한솔의 탈출을 도왔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었다.

네델란드에서 일차 김한솔 일행 망명 허가

이 김한솔 탈출작전에 도움을 준 크리스 안은 부모따라 미국에 이민 온 한국인으로 어려서부터 봉사심이 많았다. LA 자바시장에서 의류업을 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가업을 이어받아 집안을 도왔다. 그러다가 2000년에 미해병대에 입대하여 2005년에 이라크 기지에서 정보업무에 근무했다. 제대후 2009년 크리스 안은 에이드리언 홍과 샌디에고 로리타(Lolita)라는 보리또 식당에서 만나 의기투합해 함께 일하게 됐으며 2019년 2월 22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사건 공범으로 지목돼 체포되어 현재 보석 중에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에이드리언 홍은 주한 네덜란드 대사 로디 엠브레흐츠와 인권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김한솔 가족을 도울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스히폴 공항 입국장에서 만나기로 했던 김한솔은 나타나지 않았다. 김한솔은 이후 에이드리언 홍에게 전화를 걸어 “공항 입구를 빠져나오려던 찰나 누군가 에게 끌려 와 공항에 있는 호텔에 머물고 있다. 네덜란드에 머물고 싶다”고 밝혔다.

두사람은 다시 호텔 1층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김한솔은 이때도 나타나지 않았다. 홍은 CIA가 김한솔 가족을 다른 곳으로 데려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한솔의 거주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여러 정황으로 김한솔 가족은 안전한 제 3국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한편 홍은 인터뷰에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에 대

▲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

▲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

해서도 입을 열면서 흥미있는 사실을 털어 놓았다. 이 사건은 2019년 2월 22일 에이드리언 홍을 포함한 자유조선 측 7명 행동 대원들이 주 스페인 북한 대사관에 들어가 직원들을 결박하고, 보안실 컴퓨터 여러 대를 훔쳐 달아난 사건이다. 당시 북한 대사관 여성 직원 1명이 2층 발코니에서 밖으로 뛰어내려 나와 도움 을 요청하는 바람에 스페인 경찰에게 발각됐다.

당시 근처 체육관 직원이 차를 타고 오다가 대사관 근처에서 얼굴에 피투성이 된 북한 여성을 보고 앰블런스를 불렀다. 이어 경찰이 북한 대사관의 정문 벨을 눌렀다. 홍은 당시 스페인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김정은 배지를 달고 북한 대사관 직원인 척 행동했다고 밝혔다. 홍은 출동한 스페인 경찰에게 스페인어로 “오해가 있었다”고 둘러댔다는 것이다. 홍은 “내가 스페니시를 썩 잘하지 못하지만 임기웅변으로 대처했다”면서 “경찰에게 우리 대원들이 마치 북한 직원인 것처럼 웃음을 띄어 보여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여러 조로 나뉘어 대사관 차량 으로 빠져나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뉴욕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각자 다른 공항으로 흩어졌다고 했다.

미 수사 당국 지명수배로 신변노출

뉴욕으로 온 에이드리언 홍은 14일 동안 대사관에서 가져온 컴퓨터의 보안 장치를 풀기 위해 애썼다. 컴퓨터가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북한의 비밀대화를 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였다. 하지만 끝내 잠금을 해제할 수 없었다. 이어 FBI‧CIA와 접촉했고 2019년 3월, FBI가 김정은 정권에 수준 높은 제재를 가했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컴퓨터를 건넸다. 워싱턴포스트(WP)도 당시 자유조선 측과 FBI의 접촉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FBI는 자유조선과의 접촉에 대한 질문에 “특정 조사에 관해 확인도 부인도 할 수 없는 것이 FBI의 기본 입장”이라고만 밝혔다. 한 달 뒤인 2019년 4월, 미 수사당국은 에이드리언 홍을 공개 수배했다.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을 습격하고, 직원을 불법 감금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크리스 안도 공범으로 지목됐다. 그는 해당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LA에서 체포돼 보석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수키 김은 에이드리언 홍이 잠적 1년 만인 지난 5월 휴대전화 메시지로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수키 김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홍은 “미 수사 당국의 지명수배는 오히려 북한 당국에 자신들의 신분을 노출하는 꼴이 됐다”며 미국 당국에 불만을 표출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반북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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