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뉴욕부동산투자 손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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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 맨해튼 부동산 투자 2천억 원 채권 급매각 추진 ‘철수 신호탄?’

맨해튼 탈출 나섰다

하나금융코로나19로 뉴욕 부동산경기가 급전직하하는 가운데,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말 맨해튼의 부동산에 투자한 2천억 원규모의 채권의 매각을 추진하는 등 맨해튼 탈출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금융투자가 투자한 부동산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호텔 및 사무용 빌딩으로, 채권을 계속 보유하기 보다는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신속하게 되파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투는 파산한 호텔 신축공사 등에 투자하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였지만, 결국 코로나19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11월 맨해튼 2개 부동산에 투자한 1억7300만 달러를 채권매각 형식으로 회수에 나선다. 호텔부동산 투자액 1억4500만 달러와 사무용빌딩 투자액 2700만 달러 등이다. 하나금융투자는 헤리티지자산운용등과 공동으로 투자를 한 것으로 추정되며, 코로나19로 부동산경기가 하락하자, 채권매각에 나섰으며, 현재 부동산경기를 감안하면 사실상 원금을 모두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호텔은 지금까지 뉴욕부동산투자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이었지만, 코로나19로 여행등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이다. 사무용빌딩 또한 월스트릿을 비롯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코로나19로 재택근무에 들어가면서 공실률이 늘어나면서 처치곤란 상황이 됐다. 더구나 맨해튼 거주자들이 대거 교외지역으로 이주하는 등 맨해튼 탈출러시가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부동산 경기의 바닥을 점칠 수 없는 시점이다. 이 같은 점이 하나금융 투자가 원금회수에 나선 배경으로 풀이된다.

▲ 하나 456 그리니치 스트릿 호텔 조감도

▲ 하나 456 그리니치 스트릿 호텔 조감도

하이리턴 온데간데없고 하이리스크만

하나금융투자는 현재 채권매각주관사로 뉴욕의 ‘뉴마크나이트프랭크’사를 설정했으며, 12월 10일 경매에 돌입, 1월 14일 매각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확인됐다. 채권매각대상은 트라이베카의 호텔채권 1억4500만 달러, 그리니치빌리지의 사무용빌딩채권 2700만 달러 등 1억7300만 달러에 달한다. 당초 하나금융투자는 사무용빌딩에 8천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남은 채권은 2700만 달러상당이라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의 채권은 부동산담보채권과 부동산담보가 없는 채권으로 나눠져 있어, 부동산담보채권은 매입자를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그외 채권은 사실상 담보가 없어서, 이를 한데 묶어 판매하더라도, 원금이상에 팔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하나금융투자는 트라이베카호텔에 당초 1억2천만 달러를 투자하려다, 이보다 2500만 달러 많은 1억45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11월 투자한 호텔신축부동산은 ‘456 그리니치스트릿’으로, 객실96개 규모의 5성급 호텔을 신축하던 카스피개발에 돈을 빌려준 것이다. 본보가 확보한 대출계약서에 따르면, 돈을 빌려준 회사는 ‘456그리니치프라이머리유한회사’이며, 델라웨어주에 설립된 이 법인은 ‘서울 국제금융로의 국제금융센터 20층에 소재한 헤리티지자산금융이 관리하며 정현석이 담당자’라고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돈을 빌린 회사는 카스피개발의 자회사인 ‘CBCS워싱턴스트릿’ 으로 드러났다.

‘456 그리니치프라이머리유한회사’는 지난해 11월 13일 5219만달러를 프로젝트론명목으로, 4281만달러를 빌딩 대출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돈을 빌려줬으며, 11월 22일 뉴욕시등기소에 등기를 마친 것으로 드러났다. 즉 9500만 달러를 빌려줬으며, 이 돈은 부동산을 담보로 확보한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이외에도 5천만 달러를 별도로 카스피 측에 빌려준 것으로 밝혀져, 호텔에 투자한 전체금액은 1억4500만 달러에 달한다.

▲ 하나 세인막스 사무용빌딩 조감도

▲ 하나 세인막스 사무용빌딩 조감도

매각채권 중 미담보채권 7700만달러

더 놀라운 것은 하나금융투자가 돈을 빌려준 ‘CBCS워싱턴스트릿’은 이미 지난해 3월 12일 뉴욕남부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CH11]을 신청한 법인이라는 점이다. 본보가 연방법원 파산사건을 검토한 결과,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6월 17일 파산보호신청 법인에 돈을 빌려주겠다며 제안서를 보냈고, 이틀 뒤인 6월 19일 이 법인은 이 제안서를 파산법원에 제출하고 대출승인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출제안서는 ‘하나금융투자의 포트폴리오금융팀 헤드’인 정민철씨가 작성한 것으로, ‘CBCS에 최대 1억2천만 달러를 빌려주겠다. 대출기간은 3년이며, 8월 16일에 클로징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측은 제안서에서 ‘대출금액은 호텔총공사비 1억6700만 달러의 75%이내, 그리고 하나 측 감정평가법인 감정가의 60% 이하이며, 최대 1억2천만 달러’라고 설명했다. 이 호텔은 중국계 부동산개발업자로 유명한 샘 장이 추진 중인 호텔로, 샘 장이 하나의 대출에 대해 개인보증을 선다고 기재돼 있으며, 이 대출제안서는 6월 24일까지 유효하다고 돼 있다. 그 뒤 10월 3일 대출계약서 가안을 제출한 뒤 연방파산법원의 승인을 얻어 투자가 진행된 것이다.

하나측이 CBCS가 파산보호를 신청했음을 잘 알면서도 투자를 결정한 것은 맨해튼 호텔의 투자가치가 높기도 하지만,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제안서에는 ‘연금리는 리보1개월 금리에 7.25%를 더한다’고 기재돼 있다. 대략 연금리가 8.25%에 달하는 것이다. 당시 미연방금리 1.5%의 5배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받기로 한 것이어서 하나 측으로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투자는 맨해튼 트라이베카 투자보다 보름 앞선 지난해 11월 1일, 맨해튼 그리니치빌리지의 사무용빌딩 신축에도 투자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무용빌딩 신축부동산의 주소는 ‘1 세인막스 플레이스’로, 건평 6만스퀘어피트규모의 9층 건물이다. 본보가 확보한 대출계약서에 따르면 돈을 빌려준 회사는 ‘세인막스프라이머리펀딩유한 회사’이며, 델라웨어주에 설립된 이 법인은 ‘서울 국제금융로의 국제금융센터 20층에 소재한 헤리티지자산금융이 관리하며 담당자는 정현석’이라고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돈을 빌린 회사는 ‘REEC[리얼에스테이츠에쿼티코프]세익막스레시’로 밝혀졌다.

▲ 헤리티지자산운용은 지난해 6월 28일 맨해튼 그리니치빌리지 사무용빌딩건축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헤리티지미국맨해튼 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를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헤리티지자산운용 홈페이지캡쳐], ▲ 헤리티지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13일 맨해튼 트라이베카 호텔건축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헤리티지미국맨해튼 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2호’를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헤리티지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쳐]

▲ (왼쪽) 헤리티지자산운용은 지난해 6월 28일 맨해튼 그리니치빌리지 사무용빌딩건축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헤리티지미국맨해튼 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를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헤리티지자산운용 홈페이지캡쳐], ▲(오른쪽) 헤리티지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13일 맨해튼 트라이베카 호텔건축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헤리티지미국맨해튼 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2호’를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헤리티지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쳐]

하나금투 비상탈출 – 철수 신호탄?

하나금융투자는 ‘세인막스프라이머리펀딩유한회사’를 통해 지난해 11월 1일 1634만여 달러를 프로젝트론 명목으로, 1860만여 달러를 빌딩론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돈을 빌려줬다. 즉 3500만 달러를 빌려줬으며, 이 돈을 부동산담보를 확보한 것이다. 하지만 하나금융투자는 돈을 빌려준 당일, 3500만 달러의 채권을 메디슨리얼티캐피탈측에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 하나금융투자는 맨해튼 트라이베카 호텔건축주 CBCS워싱턴스트릿이 지난해 3월 12일 파산을 신청하자, 지난해 6월 17일 이 회사에 최대 1억2천만달러상당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했으며, 건축주는 하나측의 제안서를 연방파산법원에 제출, 승인을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금융측은 이 제안서에서 건축주의 파산신청사건 번호가 19-22607 임에도 불구하고 이를19-22609로 잘못 기재한 것으로 밝혀졌다.

▲ 하나금융투자는 맨해튼 트라이베카 호텔건축주 CBCS워싱턴스트릿이 지난해 3월 12일 파산을 신청하자, 지난해 6월 17일 이 회사에 최대 1억2천만달러상당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했으며, 건축주는 하나측의 제안서를 연방파산법원에 제출, 승인을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금융측은 이 제안서에서 건축주의 파산신청사건 번호가 19-22607 임에도 불구하고 이를19-22609로 잘못 기재한 것으로 밝혀졌다.

본보가 확보한 서류에 따르면, 이 채권을 매입한 회사는 ‘3 세인막스유한회사’로, 메디슨리얼티캐피탈이 설립한 회사이다.
이 채권매각서류는 12월 11일 등기를 마쳤으며, 하나 측을 대리해 서명한 사람은 강원씨로, 이미 10월 30일 서류에 서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나측은 당초 대출일 하루 전에 이미 채권을 매각하기로 하고 서류에 서명을 한 셈이다. 이에 따라 매각서류에는 ‘11월 13일 등기된 모기지’라고 기재돼 있지만, 강씨는 10월 30일 이 서류에 서명했고, 이에 따라 뉴욕시 등기소도 서류작성일자를 11월 1일이라고 기재했다. 이처럼 하나측은 부동산담보대출채권은 이미 매각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현재 채권 2700만달러 상당은 부동산담보가 없는 상황이어서 매입자 확보가 어려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들 2개 부동산에 돈을 빌려준 회사의 관리인으로 기재된 헤리티지자산운용은 지난해 6월 28일 그리니치사무용빌딩에 투자한다며 ‘헤리티지미국맨해튼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를 설정했고, 지난해 11월 13일 트라이베카 호텔에 투자한다며, ‘헤리티지미국맨해튼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2호’를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금융투자와 헤리티지자산운용이 공동투자를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투자는 ‘267 브로드웨이’건물신축과 관련, 5천만 달러 브릿지론을 담당했고, 2억달러에 달하는 이 부동산 건축론의 우선협상권도 따냈다고 언론에 홍보했었다. 하지만 하나금융투자의 소개로 5천만 달러 대출을 추진했던 농협은행은 대출이 무산됐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이처럼 지난해말이후 하나금융투자의 뉴욕부동산투자 등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원금회수를 추진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하에 채권매각결정을 내린 셈이다. 바닥을 알 수 없는 상황, 재빠른 매각을 통해 실탄을 확보한 뒤, 바닥이 확인된 뒤 다시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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