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2조5천억… ‘ 세아상역’ 김웅기 회장의 위기(1)
烹당한 여직원의 한 맺힌 저주
회장 일가 불법증여 비리 폭로
미국과 중남미, 동남아에 연 2조원이상의 의류를 수출, 한국 최대 의류수출회사로 잘 알려진 세아상역이 미국에서 한인 직원으로 부터 고용차별소송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세아 측이 기존 미국법인의 사업을 축소하고 초대형 거래 선을 김웅기회장의 딸이 세운 회사로 넘기는 등 불법증여의혹이 제기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또 지난 10월 한국 국세청 조사 4국이 세아상역에 대해 전격 세무조사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돼, 이 세무조사가 김웅기회장의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의 호화주택 매입과 캘리포니아주에 5개에 이르는 골프장 매입등 해외재산 불법증여의혹과 관련된 것인지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조이너스, 꼼빠니아, 트루젠등 브랜드가 회사이름보다 더 많이 알려진 의류수출기업 세아상역 김웅기 회장에 대한 불법증여의혹이 미국에서 전격 제기됐다. 지난 1일 세아상역의 전 직원 빅토리아 김씨는 세아트레이딩 아메리카와 세아상역, 제임스 하, 데보라 문 등을 상대로 뉴욕 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고용차별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소송장 확인결과 김 씨는 김웅기 회장의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한 불법증여의혹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송장에 따르면 ‘세아트레이딩 아메리카는 지난해 9월 자신들의 영업을 JD링크에 양도한다고 발표, 세아트레이딩의 직원인 자신은 JD링크의 직원이 됐다’고 밝혔다. 또 세아상역은 한국에서 재벌일가가 거대한 사업체 전체를 통제하는 ‘재벌’이라는 구조로 알려진 기업이며, 김웅기회장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세아상역,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 JD링크 등을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JD링크로의 영업권이양이 발표된 뒤, 김웅기회장의 딸인 클로이 김씨는 자신의 남편 김재영씨와 함께 JD링크의 운영권을 장악했으며 실제로는 명목적 영업권 양도이전부터 김 회장의 딸이 미국사업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사업 운영권 딸에게 불법증여 ‘의혹’
세아상역은 지난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미주지역이 주요 수출선’이라고 밝혔으며, 특히 미국에서는 세계최대의 오프라인유통업체인 월마트를 비롯해 코스코, 타켓, 콜스등 대형 마켓에 납품하는 것은 물론, 아에로포스탈, 캘빈 클라인 등에도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 월마트 하나에만 납품해도 3대가 먹고 살 수 있다는 말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세아는 그야말로 엄청난 물량을 수출하고 있으며, 의류 한가지만으로 연매출이 2조원을 넘고 있다. 이처럼 미국수출물량이 세아수출의 주력인 가운데 만약 미국사업의 운영권이 딸에게 넘어갔다면 이는 불법증여라는 의혹을 살 수 밖에 없다.
특히 김 씨는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나와 JD링크의 주 업무는 세아상역의 대형거래선을 관리하면서 이들의 주문을 세아상역과 연결시키는 단순한 행정업무만 처리하고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고 밝혔다. 사실상 기업을 딸에게 넘겨줬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본보가 링크드인 확인결과 김 회장의 딸인 클로이 김은 지난 2006년부터 2010년 3월까지 세아트레이딩의 어시스턴트 매니저, 2015년 4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세아트레이딩의 전무를 맡다가, 지난 1월부터 JD링크의 사장으로 재직 중이라고 명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링크드인의 경력은 대부분 당사자가 기재하는 것이므로, 이 경력은 김 회장의 딸이 스스로 밝힌 것이어서 JD링크의 사장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 뉴욕주정부 확인결과 JD링크는 지난해 10월 9일 뉴욕 주에 법인등록을 마친 것으로 드러났으며 원고 김 씨는 김 회장의 사위인 김재영씨가 JD링크의 전무를 맡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JD링크는 사실상 김 회장의 딸과 사위의 회사인 셈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JD링크가 지난해 이미 설립됐고, 김 씨는 지난 9월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 직원에서 JD링크직원으로 소속이 변경됐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세아의2019년치 감사보고서는 물론, 세아상역의 감사보고서에도 JD링크라는 법인은 일체 언급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종속회사에도 포함돼 있지 않고 지분법상 투자회사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이는 JD링크가 세아 측과는 연관이 없는 회사라는 셈이다. 따라서 세아가 미국과 중남미등의 영업권을 세아와는 무관한, 김 회장 딸의 회사에 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10년 넘게 실컷 부려먹고‘나가라’ 해고
애당초 김씨가 소송을 제기한 목적은 자신이 고용차별로 해고됐기 때문이지만,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김 회장의 아킬레스건인 JD링크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늘 중요한 비밀은 바로 이처럼 내부자의 소송 등을 통해 세상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내부자의 조그만 제보도 철옹성의 구중궁궐 같은 재벌의 큰 비밀을 밝히는 빌미가 되는 것이다.
김씨는 ‘자신은 지난 36세 때인 지난 2012년 2월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에 입사했으며, 44세 때인 올해 2월 28일 고용계약이 종료됐으며, 지난 2013년 이후 줄곧 승진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묵살 당했고, 나이가 많이 들었고, 한국의 전통을 잘 따르지 못한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송장에 ‘한국의 전통’이라고 표현된 부분은 전체 문맥상 ‘남성우월주의와 젊은 층 선호’를 말하는 것으로 풀이되며, 한마디로 말하면 성별 및 연령에 따른 고용차별이라는 것이다. 김씨는‘나에 대한 해고는 세아상역 사장인 제임스 하, JD링크의 사장이 클로이 킴, 그리고 김재영, 샌디 정 등이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본보확인결과 제임스 하는 세아상역 본사사장이 하정수씨를 지칭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이 소송장에서 ‘피고에 포함되지 않은 JD링크와 김 회장의 딸 클로이 김, 사위 김재영씨와 중재를 추진 중이며, 피고들도 중재에 동참해 주기 바란다’고 밝히고, ‘만약 중재가 되지 않는다면 김 회장일가도 피고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씨의 이 같은 주장으로 미뤄 소송 진행과정에서 김 회장일가의 더욱 구체적인 비밀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세아아메리카는 지난 1995년 8월 4일 뉴욕주에 설립됐으며, 당시 송달대리인은 뉴욕 퀸즈의 롱아일랜드시티에 주소를 둔 윤J최씨로 확인됐다. 그러나 세아아메리카는 2011년 1월 26일부로 폐쇄됐다. 반면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는 지난 1997년 6월 2일 뉴욕 주에 설립됐으며, 법인주소지는 뉴욕 맨해튼의 ‘1407 브로드웨이 3507호’이며, 올해 12월 14일 기준 법인 최고경영자는 김기명씨로 밝혀졌다.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는 또 지난 2012년 11월 6일 캘리포니아 주에도 법인등록을 했으며, 2016년 8월 22일 법인대표는 서울에 주소를 둔 김기명씨로 신고했고, 지난해 8월 27일에도 법인대표 등은 2016년과 변경이 없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구글검색에서는 뉴욕소재 세아트레이딩 아메리카는 이미 ‘영구 폐쇄됐다’고 나오고 있으며, 이는 구글이 세무자료 등을 통해 고용주변경을 알았기 때문으로 풀이되며, 영업권이 JD링크에 넘어갔다는 김 씨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불법증여-일감몰아주기’소송장에 언급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공교롭게도 김 씨의 소송 직전인 지난 10월 한국 국세청이 세아상역에 대한 세무조사에 전격 돌입했다는 것으로 이 또한 김 씨가 소송장에서 살짝 운을 띄운 김 회장의 불법증여의혹 등에 대한 신빙성을 키우는 요소가 되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달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소재 세아상역 본사에 조사4국 요원들을 투입, 회계관련자료를 확보하는 등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세아상역은 글로벌세아의 계열사중 1곳으로 지난 2015년 11월 11일 글로벌세아에서 의류제조사업만 따내는 물적 분할을 통해 출범한 회사이며, 미주지역을 주요수출선으로, 중남미 및 동남아지역에 해외법인 임가공공장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현재 모두 10개국에 진출해 25개 현지법인, 41개 생산 공장에 전체직원이 6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금은 242억 원이며, 글로벌세아가 지분의 61.9%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지분 38% 상당은 누가 보유하고 있는 지 오리무중이다. 또 모기업인 글로벌세아는 지난 1988년 7월 4일 설립한 회사이며, 김웅기 회장 및 특수관계자, 즉 김웅기회장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비상장기업이다.
특히 세아상역은 지난해 9월 7천억 원을 투입, 국내 1위의 골판지회사인 태림포장을 인수, 만만찮은 자금력을 과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세아상역은 이에 따라 태림포장의 지분 71%와 자회사인 태림페이퍼 지분 100%를 인수했다. 또 2018년에는 STX중공업의 플랜트부분인 STX엔테크를 인수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본보가 감사보고서등을 확인한 결과, 지난 2019년말현재 세아상역 자체의 자산총액은 1조2390억원에 달하며, 부채가 8417억원, 한해 매출액이 1조9820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하며, 순이익이 590억원에 달했다. 또 2018년 세아상역의 매출도 1조7660억원에 달했다. 연매출 2조원대의 대한민국 최대의 의류수출기업인 세아, 미국소송과 한국세무조사를 통해 불법증여, 일감몰아주기와 캘리포니아에 5개의 골프장을 딸 이름으로 매입했다는 의혹들이 어떻게 전개될지 세간의 비상한 이목과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