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올림픽경찰서 폐쇄는 한인타운을 버리겠다는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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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경찰서 폐쇄는 한인타운을 버리겠다는 조치

코로나19의 2차 대확산 중에 날아든 올림픽 경찰서 존폐 위기 소식은 연말에 날아든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로 인해 도시 전체가 마비되고 초토화된 작금의 상황에서 예산삭감이유로 올림픽 경찰서를 폐쇄한다는 LA시의 조치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는 날벼락이다. 말 그대로 무법천지로 변하고 있는 코리아타운을 버리겠다는 LA시의 결정이지만 일부 단체들의 항의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뿐 시의 결정은 단호하기까지 하다.

제2의 4‧29폭동 우려 목소리

우리 LA한인사회는 1992년 4월 A폭동이라는 이민역사상 최대 수난을 잊지 못한다. 그때 우리를 보호하지 못하는 경찰의 존재를 뼈아프게 체험했다. 그 후 한인사회는 ‘4‧29 폭동’의 폐허에서 이를 극복하고 오늘날 LA시에서 자랑스럽고 번영된 코리아타운을 재건설했다. LA의 치안을 담당하는 LA경찰국(LAPD)도 타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산하 올림픽 경찰서를 신설했던 것이다. LA경찰국(LAPD)의 슬로건은 “보호하며 봉사한다(To Protect and to service)이다. 경찰의 존재는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것이다. LAPD산하 올림픽 경찰서 (1130 S Vermont Ave Los Angeles, Ca. 90006 전화 (213) 382-9102)의 관할지역 중, 코리아타운(Koreatown)은 올림픽 경찰서가 관할하는 지역 중에서 가장 중심부에 속한다. 즉 코리아타운을 중심으로 주위의 아담스-놀만디(Adams-Normandie), 알링턴 하이트(Arlington Heights), 이스트 LA(East LA), 헐리우드(Hollywood), 하바드 하이트(Harvard Heights), 제퍼슨 팍크 (Jefferson Park), 라치몬트(Larchmont), 미드윌셔(Mid-Wilshire), 피코 유니언(Pico-Union), 웨스트 레이크(Westlake), 윈저스퀘어(Windsor Square)이다.
올림픽경찰서
마이클 무어 LAPD 국장은 지난 11일 LA시로부터 1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줄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새해 1월 11일까지 절감방안을 보고해야 한다면서 올림픽 경찰서를 비롯해 토팽가, 미션 경찰서 등 최근에서 설치된 로컬 경찰서 3개를 폐쇄할 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혀 놀라게 화들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제 코리아타운은 “절대절명의 위기”라는 인식을 지니고 이번 사태를 범동포적인 차원에서 캠페인을 벌여 한인타운은 물론, 코리아타운이 포함된 이웃타인종 타운도 함께 올림픽 경찰서 유치보호 캠페인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우리 주위 라티노를 포함해 방글라데시 등 아시안을 포함해 유럽 인종들이 살고 있는 커뮤니티 보호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이같은 캠페인을 한인회나 비상대책위원회에만 의존할게 아니라 한인사회 원로들은 물론 과거 코리아타운을 건설했던 개척자들이나, 타운 성장의 큰 힘이 되어준 재력가들도 함께 동참해 경륜과 능력을 다시한번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그동안 한인사회가 지원했던 그 많은 미 주류 정치인들에게 우리의 건의사항을 적극 주지시켜 이들이 우리의 목소리를 그들의 주류사회 에 전달하여 인식시키도록 해야 한다. 이번 계기에 한인사회가 과거 코리아타운 지키기 운동과 방글라데시 타운과의 분쟁 사태를 범동포적 캠페인으로 성취한 것처럼 다시한번 한인사회가 궐기를 해야 한다.

‘4‧29 폭동’ 극복정신으로 임해야

올림픽 경찰서 폐쇄 위기는 올해 미국을 강타한 두 개의 굵직한 사건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서 비롯됐다. 코로나 와중에 지난 5월 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가혹한 폭력에 희생되면서 미국 전역에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이 여파로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은 경찰 개혁 차원에서 예산을 삭감했다. LA시도 지난 7월 LAPD 예산 가운데 1억 5천만 달러(1천 649억원)를 삭감한 데 이어 추가로 5천만 달러(549억원)를 깎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LA시 재정 압박이 갈수록 커지는 것도 경찰 예산 추가 삭감을 검토하는 주요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LAPD 무어 국장은 간담회에서 경찰 예산이 추가로 깎인다면 경찰 인력 구조조정과 일부 경찰서 폐쇄 조치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LA 경찰은 경찰서 폐쇄 등 예산 삭감안을 마련해 내년 1월 LA시에 보고하고, LA시는 내년 7월까지 최종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LA한인타운이 포한된 지역을 관할하는 올림픽경찰서 폐쇄가 LA경찰국(LAPD)의 예산 삭감 방안에 포함된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한인사회가 충격으로 이를 받아 들이면서 LA한인회, LA 한인상공회의소를 비롯한 단체들이 즉각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강일한)를 구성하고 올림픽 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 등으로 반대성명을 발표하는 등 커뮤니티 차원의 전방위적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현재 LA한인회(회장 로라 전)는 18일 “LAPD 예산삭감은 LAPD 전반에 걸쳐 모두가 감당할 일시적인 어려움 이지만, LAPD 수많은 부서나 경찰서 중 올림픽경찰서 등 단 몇곳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되어서는 결단코 안될 일”이라며 “이는 우리(한인)타운의 경찰서 설립을 염원했던 커뮤니티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한인타운 관할 4개의 LA 시 지역구 시의원에 관련 지지 요구편지 발송하고, 올림픽 경찰서가 위치한 10지구 마크 리들리토마스 시의원과 긴급회의 개최하며, 올림픽경찰서를 지키기 위한 온라인/ 오프라인 서명운동 전개한다. LA 한인회는 23일 길세디요 시의원과 미치오페럴 시의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LA한인회는 “올림픽경찰서의 창설배경에는 2009년 이전부터 한인타운 관할 경찰서 설립을 위해 한인회를 비롯해 많은 한인단체들이 함께 노력해 왔으며, 그 결실로 창설된 올림픽 경찰서이기에 우리 한인사회에 올림픽 경찰서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라며 “특히 LA 한인회는 올림픽경찰서 창설 뿐 아니라 후원회(OBA)를 조직하고, 당시 1만 달러의 기금을 지원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한인통역 봉사자들을 경찰서에 파견하여 한인 민원인을 돕는 등 올림픽경찰서에 각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타운의 재력가들은 뭐하나

또 한편 LA한인상공회의소, 한인의류협회, LA평통, 노인센터 등 10여개 한인단체 대표들도 18일 올림픽 경찰서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올림픽 경찰서가 폐쇄되면 곧 바로 한인타운 치안 공백 사태를 야기할 것이 분명하다며 올림픽 경찰서 폐쇄 검토를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10여개 한인단체장들은 올림픽 경찰서 폐쇄를 막기 위해 범 커뮤니티 차원의 긴급 비상대책 기구를 구성했지만 정작 타운을 기반으로 돈을 벌은 부동산업자들이나 금융기관, 대형마켓 주인들은 강 건너 불 보듯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다. 누구 한사람 자발적으로 사태수습에 나서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
LA 총영사관(총영사 박경재)은 올림픽 경찰서 존치를 위한 외교 활동에 나서기로 했지만 특별한 대책도 전혀 없이 여론에 떠밀리는 듯한 행보에 불과할 뿐이다 . LA총영사관 관계자는 “LA 경찰 예산 삭감과 경찰서 폐쇄는 LA시가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 이지만, 올림픽 경찰서 폐쇄는 재외국민 보호와도 연관이 되기 때문에 외교 채널을 총가동해서 경찰서가 존치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평소 수천만달러 수억달러 재력가라고 뽐내던 인사들은 눈을 씻고 찾아 볼 수가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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