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에 24명중 여성이 12명…흑인도 유색인종도 골고루 내각에 포진
‘女風堂堂’…‘有色堂堂’
오는 1월 20일 미국 제46대 대통령에 취임 선서하는 조 바이든(Joe Biden)의 내각은 역사에 남을 것이다. 그가 지명한 장관 내정자가 연방상원에서 모두 인준이 확정되면 그가 장관급으로 지명한 24개 직책 중 12개가 여성이 맡게 된다. 그것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깨뜨릴 것이다. 지금까지 이 같은 직책에 가장 많은 여성들이 등용된 것은 8명이 가장 많았는데, 처음에는 빌 클린턴(Bill Clinton) 행정부 때였고 그 다음에는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행정부 때였다. 게다가, 이번에는 부통령, 재무부 장관, 국가정보국장 등 세 명의 고위 각료직이 처음으로 여성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최초의 성별내각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미국 행정부 역사상 내각이 남녀 동수로 구성된다는 것은 실로 드문 성과이다. 이것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성별 균형 내각일 것이며 세계적으로도 드문 내각 구성이다. 국제의회연맹과 유엔 여성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 현재, 단지 14개국만이 내각이나 내각에 해당하는 인선을 가지고 있는데, 이 인선의 적어도 절반이 여성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한다. 미국은 또한 지금까지 이들 국가들 중 가장 여성 등용이 많은 나라가 될 것이다.
바이든 내각은 또 다른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울 준비가 되어 있다. 즉, 대부분의 내각이나 장관급 구성원들은 백인이 아니며, 많은 구성원들이 미래의 역할을 함으로써 장벽을 깰 것이다.
흑인 라틴계 북미계 골고루 포진
예를 들어, 부통령 당선자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는 흑인 최초이며, 그리고 동남아계로 최초로 부통령이 될 것이다.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국방장관이 될 것 이고 사비에 베세라 (Xavier Becerra)와 알레한드로 마요카스(Alejandro Mayorkas)는 각각 보건부와 국토안보부를 이끄는 최초의 라틴계 장관이 될 것이다.
한편, 데브 헤일랜드(Deb Haaland)는 원주민국을 포함하며, 원주민들이 수세기 동안 연방정부와 싸워온 모든 공유지를 관할하는 내무부를 이끄는 최초의 원주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세실리아 루스(Cecilia Rouse) 경제 자문 위원회 의장 지명자, 관리 및 예산 국장 지명자 니라 탄덴(Neera Tanden), 미국 무역 대표 지명자 캐터린 타이(Katherine Tai)도 각각의 역할에 있어 첫 번째 여성이 될 것이다.
이처럼 바이든 대통령의 내각 인선에는 흑인 6명, 라틴계 4명, 아시아계 3명, 북미계 1명이 포함 되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여성 각료와 고위직에 임명을 통해 나타난 사실에 우리가 알게 된 것은 해당자 모두 진보를 나타내지만, 일부 장벽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부통령, 법무장관, 국무장관, 국방장관, 재무장관 등 통상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인맥을 갖고 있는 내각이 여전히 5분의 3은 백인, 5분의 3도 남성이 될 것이다. 그리고 바이든 내각의 가장 다양한 부분은 대통령직 승계직이 아닌 각료급 직책이 될 것이다.
따라서 단지 여성과 유색인종이 남성과 동일하고 백인이라는 것이 그들이 영향력 면에서 동등 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이 역사적으로 많은 숫자의 여성을 임명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전형적으로 남성 각료들이 지닌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직도 미국은 여성 국방장관, 국가보훈처장관, 백악관 비서실장이 여성이 된 적은 없다.
부통령, 재무부 장관, 국가정보국장 등 모두 여성
오는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직후 미국 내 서류미비자 (불체 이민자)들을 구제하는 이민개혁 법안을 연방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행정부에서 문제가 됐던 이민자 가족 부모·아동 분리 논란에 대해 연방 법무부 차원에서 조사를 벌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8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선 당시 약속했던 이민 개혁 법안을 취임 직후 연방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민개혁 법안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이미 취임 후 100일 이내에 ‘드리머’들을 포함한 미국 내 서류미비 이민자들을 구제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을 대선 공약으로 밝힌 바 있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 은 전했다.
당시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 후 1,100만이 넘는 미국 내 서류미비 이민자들에게 시민권 획득 기회를 열어주기 위한 이민구제 법안을 연방 상원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약속했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또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슬림 국가 출신 이민자 미국 입국 금지 행정명령도 즉각 철회할 계획도 밝혔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민정책 관련 대선 공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들을 철폐하고 국경 장벽 설치를 끝내겠다고 강조해왔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과 함께 연방 상·하원도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게 돼 포괄적 이민개혁 법안이 연방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당선인이 ‘전문직 단기 취업비자(H-1B)’ 등을 확대하고 비자 관련 제한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인들 역시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신분 문제가 있는 경우가 실제로는 훨씬 많은 만큼 이번 이민 개혁 법안의 수혜자가 매우 많을 것으로 보이며, 다카(DACA) 신규 신청자도 많아지고, 일부 인권 문제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정기간 체류했고 범죄 경력이 없는 많은 이들이 정당하게 일하고 세금을 내며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1986년 레이건 정부에서 300만 명의 불체자를 사면한 이후 30여 년만에 다시 대대적인 사면이나 245i와 같은 구제조치가 예상된다. 연방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정부는 다른 이슈에 앞서 우선 적으로 이민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연방 법무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가족 분리 논란을 조사하도록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부모·아동 분리 정책과 관련 “누구에게 책임이 있고 불법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 바이든 당선인은 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취임식에 불참하는 것에 대해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반응했다.
서류미비자 대사면 30년 만에 성사 될 듯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그와 내가 동의하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다. 그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엔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이 미국을 위해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나는 1월 20일 취임식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는 내가 그에 관해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관념조차 뛰어넘었다. 그는 이 나라의 골칫거리였고 전 세계에서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다”며 “그 직을 유지할 가치가 없다”고 비판 했다.
그러면서 “공직을 맡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미국 역사에서 가장 무능한 대통령 중 한 명”이라고도 혹평했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은 민주당이 지난 6일 의회 난동 사태를 문제 삼아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의회가 결정할 사항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퇴임까지) 6개월이 남았다면 우리는 그가 물러나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다시 탄핵 하고 수정헌법 25조를 발동시키려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자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 등 취임 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질문이 이어지자 “그가 물러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가장 빠른 길은 우리가 20일에 취임하는 것”이라며 “그 전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의회가 판단할 일이다. 그러나 내가 고대하는 것은 그가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할 것이고, 의회는 그들의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받아 마땅하지만 퇴임일이 얼마 남지 않은 물리적 제약을 고려할 때 탄핵이 힘들지 않겠냐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도록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고 느꼈 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트럼프는 역사상 가장 무능한 대통령’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6일 의회 합동회의 때 자신의 당선에 이의를 제기한 테드 크루즈, 조시 하울리 공화당 상원 의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따르는 시종”이라고 비난하며 다음 번 선거에서 낙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것을 염두에 둔 듯 “미국 대중은 그들이 누군지 실질적이고 분명하게 보고 있다. 그들은 새빨간 거짓말의 일부”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 의향을 밝힌 데 대해 “환영한다”, “명예로운 일” 이라고 반응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지지층의 의회 난동 사태와 관련해 가담한 이들을 ‘폭력배’, ‘테러리스트’ 라고 지칭한 뒤 기소돼야 한다고 밝혔고, 의회의 보안 실패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배포와 접종이 목표에 못 미치는 것에 대해 “서툴렀다”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19 경기부양안을 내주중 공개하겠다며 추가 예산안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고,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약 1만6천 원)로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