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한국어를 위해 커뮤니티가 총체적 대처’
미주 한인사회는 물론, 한국에서 특히 미국 대학 입시를 목표로 두고 있는 학부모들이나 관련 학계는 미국SAT 시험 주관처 칼리지보드(College Board)가 ‘SAT 2’ 한국어 등 모든 과목 시험을 중단 등을 포함한 SAT시험제도를 폐지키로 했다는 뉴스를 지난 1월 19일 발표하자 충격속에 빠졌다. 앞으로 대입시험 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SAT폐지 소식에 LA총영사관은 관련 단체 기관들과 긴급 대책회의에 나섰으며, 대책회의 에서는 AP(Advanced Placement· 대학학점 선이수제)한국어 과목 채택에 전력을 추구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선데이저널은 이미 10년전부터 한인사회가 AP한국어과목 채택을 위해 한국정부와도 합세 하여 범동포적 차원에서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SAT 시험제도는 갑자기 폐지된 것이 아니다. 이미 미국 대학 과 교육계는 SAT제도의 비효율성과 비평등성으로 폐지시켜야 한다는 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한인사회는 미국 교육계의 움직임에 관심을 두지 않고 폐쇠적 분위기에 안주 하다가 이번에 벼락 을 만난 셈이다. 성진 (취재부기자)
선데이저널은 과거 LA총영사로 부임하는 공관장과 처음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빼놓지 않는 건의 사항이 있다. “현재의 SAT한국어 시험 제도는 영구성이 아니기에 AP한국어과목 채택을 위해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뒷받침 해주기를 바라고, 한편 동포사회도 교육계를 주축으로 범동포적 차원 에서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물론 먼저 한인사회 교육 단체 관계자들에게도 요망했다. 현재 AP과목으로 개설된 외국어는 중국어·일본어·스페인어·프랑스어·독일어·이탈리아어·라틴어 등 모두 7개다. AP 이수는 대입 전형에 있어 우수한 학생임을 입증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AP 한국어가 개설된다면 미국 내 한국어 교육 열기가 지금보다도 더 크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AP한국어 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오랫동안 개진돼 왔다. 특히 지난 2003년 AP 중국어와 일본어가 채택된 후부터 AP한국어 개설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지만, 미국 전체 한인사회가 연합한 구체적인 추진 모임은 없었고, 다만 LA를 중심한 서부 지역과 뉴욕을 중심한 동부 지역에서 ‘추진위원회’가 각각 결성되었으나 전체성이나 지속성이 없었다. 문제는 AP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는 AP 한국어 채택 허가 조건으로 ▲한국어를 정규 과목으로 가르치는 학교 250곳 ▲AP한국어 과목을 학점으로 인정해 줄 대학 100곳 확보 등을 개설을 위한 기본 요건으로 제시했다.
칼리지 보드의 이같은 조건부 제시는 명백한 차별적이다. 2003년 중국어나 일본어를 AP과목으로 허가할 때 그런 조건들이 없었다. 그러나 AP한국어과목 채택에 한국어를 정규 과목으로 가르치는 고교 250곳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조건은 당시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조건이다. 지난 20여년간 죽기 살기로 추진한 한국어반이 개설된 곳은 현재(2018년 통계) 189 곳이다. 250곳 고지를 가려면 10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이런 현실에서 칼리지보드가 내건 조건은 애초부터 해주기 싫은 명분일 뿐이다. 따라서 한인 사회 가 강력한 요구를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동안 일부 지한파 연방의회 정치인들 중에서는 이 같은 칼리지 보드의 조건부 제시에 대하여 중국어나 일본어와는 다르게 한국어에 대하여 유독 차별을 두는 것은 잘못된 방침이라고 지적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인사회는 이러한 지한파 정치인들의 협력을 구할 여력을 지니지 못했다.
“칼리지 보드에 AP허가조건은 차별적 행위”
지난 1월에 칼리지 보드가 폐지시킨 SAT(Scholastic Aptitude Test)는 미국대학 입학시 학생들의 수능 자격을 평가하기 위하여 UCLA등 대부분의 미국대학들이 요구하는 시험이다. SAT Reasoning Test (구 SAT I)은 영어, 수학과 논술을 평가하는 수능시험이고, SAT Subject Tests(구 SAT II)는 특정 과목의 지식과 능력을 평가하는 과목별 시험(Subject Test)으로서 다섯 개의 일반과목으로 구분 되어 있다.
그 다섯 과목으로는 (1)영어(논술, 문학), (2)수학(수학I, 수학IC, 수학IIC, 여기서 C는 계산기를 사용할 수 있음을 뜻함), (3) 역사 및 사회학(미국사, 세계사, 사회학), (4)과학(물리, 화학, 생물) (5)언어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언어과목에는 프랑스어, 독일어, 현대 히브리어, 이태리어, 라틴어, 서반아어,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등 9개의 외국어 중 한 언어를 선택한다. 또, 외국인 영어능력시험(English Language Proficiency)도 이 언어 선택과목 중에 포함되어 있다. 종전에는 UC계열, Harvard, Yale등 150여 개의 소위 “명문” 미국대학에서는 SAT Reasoning Test는 물론 SAT Subject Tests 시험결과도 요구 하고 있는 추세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SAT제도를 기피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어 버렸다.
UCLA를 포함하는 UC계 대학들이 SAT를 폐지하는 분위기를 보자. 칼리지 보드가 SAT폐지 결정 6개 월전에 UC계 대학이 SAT를 폐지한 것이다. 그럼에도 한인사회는 이를 감지하지 못했다. 코로나 19가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 지난해 5월 21일, 대학교육의 평등화를 위한 추진위원회 마이클 시케리오스(Michele Siqueiros)회장은 UC 평의회(University of California Board of Regents)가 대학 입시와 입학 자격 평가를 위한 종전의 SAT평가를 더 이상 실시하지 않기로 하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날 설명서를 통해 “우리는 더 이상 인종적으로 편향된 입학 시험에 의존하지 않고 보다 공평한 입학 절차를 추진하는데 이 과감한 조치를 취한 자넷 나폴리 타노 UC 총장과 평의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또한 시케리오스회장은 “UC캘리포니아 대학의 결정은 현재 편향으로 되버린 유료 입학 시험이 더 이상 용인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라며 “최근 대학 입학 스캔들과 함께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입시 관련 테스트가 공정성보다는 이익에 더 신경 쓰는 폐단이 중단되야 할 것 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종전의 테스트의 인종적, 소득적 편에 대하여 드디어 대학들이 여러 해 동안의 연구 끝에, 전 ‘다양성을 위한 약속’으로 귀결된 것은 마땅한 일”이라면서 “학생의 우편번호와 소득 현황, 인종 등 에 따라 차별하는 입학 사정 관행을 당장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우편번호와 인종에 따른 사정관행 없애야”
UC평의회의 2020년 5월 결정의 의미는 첫째UC는 2022년까지 SAT시험은 옵션이며, 이는 학생 들이 원하는 경우 시험 점수를 보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험 점수를 보내지 않은 학생들은 불이익 을 받지 않는다. 둘째 2023-24년부터 UC는 입학을 위한 SAT시험 점수를 고려하지 않는다. 셋째 학생들은 이 기간 동안 장학금, 강의 배치 및 주 전체 입학 보증 자격에 대한 참고 자료로 SAT 점수를 제시할 수 있다. 넷째 2021년 가을부터 SAT Essay 및 ACT Writing부분은 더 이상 고려 대상 이 안된다는 것이다.
한편 UC는 2020년 여름부터 2021년 1월까지 학생들을 더 잘 평가하기 위해 새로운 시험제도를 개발하거나 기존 시험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UC가 시험을 식별할 수 없거나 2025년까지 새로운 시험이 준비되지 않을 경우, UC는 입학에서 표준화된 시험을 계속 중단할 것 이라고 결정했다. 칼리지 보드가 지난 1월 19일 SAT폐지 결정을 내리는데 UC평의회의 결정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고 LA타임스는 최근 보도했다. 지난 1월 20일자 LA타임스는 지난 수년간 아이비리그 등 많은 대학에서 SAT 서브젝트 테스트 점수 제출을 권장해왔지만 캘리포니아 대학들이 SAT와 ACT에 차례로 타격을 주면서 SAT2 시험 폐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이제 SAT는 폐지되고 AP한국어 과목 채택은 아직 요원한 상태에서 한인 학생들은 어떤 방법으로 대처해야 하는가? 미국 국제교육위원회(ACIE)는 지난 2017년에 LA 한인 타운에서 개최된 열린 교육자 세미나에서 뉴얼 시험 과목 중 ‘한국어’가 추가 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뉴얼(NEWL) 시험이란, 42년전 미국 국제교육위원회(ACIE)가 세계에서 사용되는 주요 외국어와 문화를 가르치기 위해 개발한 시험으로, 미국 국제교육위원회(ACIE)가 시험 출제는 물론, 온라인 평가, 교사 연수, 국제 교환 수업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는 시험이다. 이곳에서 개발된 외국어 시험은 국방부, 연방 정부 및 미국 외국어 교사 협의회(ACTFL)에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칼리지 보드도 AP 시험 대용으로 이 시험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뉴얼 한국어 시험은 읽기, 듣기, 쓰기, 그리고 듣고 말하기 이렇게 총 4항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학생들은 60분 동안 읽기 시험을 치루고 45분간 듣기, 30분간 쓰기, 30분간의 듣고 말하기 시험을 본다. 점수는 AP 시험처럼 1~5점으로 평가된다. 이 뉴얼 한국어 시험은 UC에서 학점 계산시 ‘가중학점(Weighted GPA)’을 받을 수 있는 과정으로 정식 승인을 받았고, UCLA와 하와이 주립대 등 다수 대학들이 뉴얼 시험을 입학 사정이나 외국어 능력을 평가하는 배치시험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학생이 3점을 받으면 대학에서 3학기 학점을 인정받아 2학년 1학기부터 수강이 가능하며, 4점일 경우 4학기, 5점은 5학기 학점을 인정 받을 수 있다. 시험은 1년 한 번 4월과 5월 사이에 있으며 반드시 한국어 수업 레벨4 이상이거나, 한국어 수업 1~3레벨을 2년 이상 배운 학생만이 시험을 볼 수 있다. 만약, 한국어 수업이 없는 학교라면 온라인 코스에서 레벨 이상의 점수를 받은 학생만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부여 받는다.
‘AP 한국어 대안으로 뉴얼 한국어 시험에 응시’
「미국대학 입시의 모든 것」(2018) 저자인 유재정 교육전문가는 지난 20여년간 SAT 입시지도를 해왔는데 앞으로 AP 한국어과목 채택을 위해서는 한인사회가 “전력을 투구하여 노력하는 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P 수업은 고등학생들에게 대학 레벨의 수업을 제공하고 대학 학점 선취득을 통한 대학 수업 기간 단축과 미국대학 입시에서 가산점이 부여되며 4~5점 성적은 대학 입학 후에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여러 혜택을 볼 수 있다는것이다. AP 과정은 자기관리학습계획 없이는 따라갈 수 없는 커리큘럼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AP 과목 을 수강하면서 공부 습관을 기를 수 있다. 또한 대학 학점을 미리 따는 효과가 있고 대학 입학 사정 에서 우수한 학생으로 돋보이며 얼마나 열정적으로 공부하였는지 입시 사정관들에게 어필 할 수 있다.
현재 전 미국 고등학교 중에서 AP 과목 비율은 80%이다. 그래서 AP 과목이 많을수록 좋은 대학에 합격률이 높다고 볼 수 있으며 소위 명문 고등학교라 할 수 있다. 갈수록 대학입시 경쟁률이 치열 하여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더 많은 AP 과목을 선택하여 시험을 치르게 된다. AP 과목들은 대학 수준이라서 수준도 높고 숙제도 많아서 공부하기 어렵다. 그러나 AP 과목은 대학 입시에서 좋은 점수를 고려 받게 되며 학생이 원하는 전공과목과 관련된 AP 과목을 수강했는가를 입시 사정관들은 더 먼저 생각한다.
AP 과목은 1년에 한 번만 치르며 매년 5월 2주간에 걸쳐 과목별로 치룬다. AP 과목을 수강하고 그 학년이 끝나는 수강과목을 5월에 시험을 치르는 것이 가장 점수가 좋게 나온다. 출제 형식은 객관식, 에세이, 주관식으로 시험결과는 7월 중 각 응시자와 지원 대학에 통보되며 만약 시험결과 가 대학에 가는 것을 원치 않을 때는 6 월 중에 연락을 하면 각 대학에 시험 통보를 취소할 수 있다. AP 과목을 추천하고 싶은 계획은 10학년 때 2과목 정도 11학년 때는 3과 목 정도 12학년 때는 2~4과목 정도로 고교 시절 총 7~9과목 정도를 수강하는 것이다. AP 과목은 세계사부터 아트에 이르기까지 각 과목별로 AP 과목이 있으며 많은 학생이 3과목 이상 AP 과목 시험을 치룬다.
AP 과목 신청은 어떤 학교는 일정 기준을 만들어 해당하는 학생만 AP 과목을 수강하게 하며 대부분 의 고등학교에서 이전 학년의 성적, PSAT 성적, 선생님 추천, 에세이 등이 AP 클래스를 들을 수 있는 자격 조건이 된다. 현재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에 AP 클래스가 없을 때는 커뮤니티 칼리지에 서 수강 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고등학교 성적표에는 기재되지 않지만 이렇게라도 수강하여 칼리지 보드 AP 시험에서 성적 을 얻으면 대학입학 사정 시 사정관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 3월 1일 전에 AP Service에 연락하면 해당 AP 코디네이터의 도움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다. 한국교육부에 따르면 지난2018년 기준 제2외국어로 한국어 학습을 하는 학생들은 미국 등 전 세계 28개국, 1495개 학교, 13만4000여 명으로 매년 수천 명씩 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미국 칼리지 보드는 알아야 한다. ‘아는 것이 힘, 배워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