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3년 전 페트리어트뱅크와 SBA론 매각무산 전력…
오픈뱅크와 이번엔 성사될까?
지난 2018년 패트리어트뱅크에 SBA론 자산매각을 추진하다 무산됐던 하나파이낸셜이 지난달 28일 오픈뱅크와 SBA론 자산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파이낸셜이 양도하는 자산은 SBA론 및 PPP론 미상환액등 약 4억 달러규모이며, 매각금액은 최대 1억2백만 달러 상당으로 드러났다. 오픈뱅크가 연방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계약서에서 매입대상자산을 모두 공개했으며, 이중 일부대출은 소송에 연루돼 있고, 일부 SBA론은 동일 대출자에게 5백만 달러씩 두 차례나 대출된 1월 28일 기록돼 있는 등 매각금액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선데이저널>은 SEC에 제출한 오픈뱅크-하나, SBA론 자산매각계약서를 전격 입수해 저간의 사정을 짚어 보았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하나파이낸셜(행장 서니김)은 지난 2007년 SBA론 대출을 시작, 지난 2019년 6월 30일까지의 대출액만 10억 1565만 달러로 확인됐으며, 지난해 말까지 11억 달러 상당의 실적을 올린 하나파이낸셜 계열사 하나스몰 비즈니스렌딩의 SBA론과 PPP론 등이 오픈뱅크에 매각된다. 오픈뱅크(행장 민김)는 지난 3일 연방증권거래소에 ‘지난 1월 28일 하나스몰비지니스렌딩과 자산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고하고, 계약서 전문을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계약서에 따르면, ‘매입대상 자산은 SBA론 및 PPP론 미상환액 1억 5백만 달러 및 서비싱포트폴리오 2억 9500만 달러 등 약 4억 달러’로 확인됐다.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매입금액은 약 1억 2백만 달러 상당인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서에 따르면 ‘가격은 매입대상 자산인 SBA 및 PPP론 미상환액 총액에서 295만 달러를 삭감하며, 여기에서 다시 고객의 예금 잔고를 삭감한다’고 돼있다. 이에 따라서 1억 5백만 달러에서 295만 달러를 빼면 약 1억 205만 달러 상당이 되므로, 오픈뱅크는 최대 1억 2백만 달러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픈뱅크가 연방증권위원회에 제출한 계약서에는 하나스몰비지니스렌딩의 대출내역이 대출자, 대출액, 대출일, 대출 만기일등으로 상세하게 첨부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SBA론은 477건에 당초 대출액은 4억 6918만 달러에 달하며, PPP론은 444건에 2140만 달러, SBA론과 관련한 주니어론이 4건이 145만 달러 상당으로 드러났다. 계약서에는 오픈뱅크가 계약서명 이후 이틀내에 하나스몰비지니스렌딩이 지정한 오픈뱅크에 에스크로명목으로 50만 달러를 입금한다고 돼 있어, 이미 에스크로는 입금을 마친 것으로 추정된다. 오픈뱅크 측은 앞으로 90일내에 클로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혀, 향후 3개월간 실사를 거쳐, 매입 여부를 최종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크로 50만 달러 – 90일내 크로징
하나파이낸셜이 SBA론 매각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나스몰비지니스렌딩은 정확히 3년 전인 2018년 2월 2일 패트리어트뱅크와 자산양도계약을 체결했지만, 매각이 무산됐었다. 실사 과정에서 모종의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패트리어트뱅크가 2018년 2월 2일 연방증권거래위원회에 보고한 자산매매계약에 따르면 매매대상 자산은 SBA론 1억 2천만 달러 및 서비싱포트폴리오 3억 7천만 달러로 약 4억 9천만 달러 상당이며, 매매금액은 8300만 달러에 4100만 달러의 부채를 떠안는 조건이었다. 이때도 에스크로 금액은 50만 달러로, 오픈뱅크의 하나 측 계좌에 입금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당초 클로징 예정일이었던 8월 2일, 패트리어트뱅크는 ‘공정한 매매가격을 평가 중’이라며, 전격적으로 클로징을 2019년 8월 1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패트리어트뱅크는 당시까지 31만 3천 달러의 실사비용을 투입, 6개월간 실사를 했음에도 우량대출과 부실대출을 제대로 가려내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 뒤 SBA론 매각에 대한 실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3개월 만에 매각이 무산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패트리어트뱅크가 지난 2019년 4월 1일 연방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2018년 10월 29일 은행감독당국에 제출한 인수승인 요청을 전격철회 했고, 2019년 3월 30일자로 양사가 자산 매매계약 취소에 합의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스몰비지니스렌딩은 에스크로 50만 달러를 돌려줬지만, 패트리어트뱅크가 실사 등 인수합병 비용으로 지출한 돈만 115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패트리어트뱅크가 115만 달러를 날리면서도 SBA론을 매입하지 않은 것은 매입에 따른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패트리어트뱅크가 하나스몰비지니스렌딩 자산 매각을 포기한 것을 감안하면, 오픈뱅크가 실사기간으로 예정한 90일간, 매각이 성사될 지 살얼음 판을 걸을것으로 보인다.
하나, 5백만 달러 동일인 대출한도 위반 의혹
특히 오픈뱅크가 연방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하나스몰비지니스렌딩의 대출내역을 살펴보면 소송 등에 연루된 자산이 눈에 띈다, SBA론 대출내역 중 37번, 대출자가 라마다인으로 기재된 350만 달러 대출은 지난 2019년 4월 22일 하나측이 대출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대출로 확인됐다. 하나 측은 뉴욕주 법원에 자바호스피탤리티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고, 바로 이 소송이 2012년 5월 31일자로 집행된 라마다인 375만 달러 SBA론과 관련된 소송이었다. 원금 및 이자를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또 SBA론 대출내역 중 196번, 대출자가 ‘포트아트리케어’로 기재된 118만5천 달러 대출도 소송에 연루된 대출로 드러났다. 하나측이 2015년 12월 16일 SBA론을 집행한 이 대출과 관련, 다른 금융기관이 2017년 1월 6일 대출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하나스몰파이낸싱도 피고에 포함됐다. 뉴욕주법원에서만 하나 측 SBA론 2건이 소송에 연루된 것이며, 이 2건은 현재 매각대상에 포함돼 있다. 또 하나 측이 동일인 대출한도를 어기고, 같은 사람에게 SBA론 최고한도인 5백만 달러의 대출을 두 번이나 해줬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오픈뱅크가 공개한 SBA론 대출내역에 따르면 하나 측은 ‘ARCO AM PM’라는 대출자에게 각각 5백만 달러씩 두 번, 1천만 달러를 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SBA론 대출내역 440번과 447번의 대출자는 ‘ARCO AM PM’으로 동일하며, 이 대출내역은 하나측이 오픈뱅크에 제공한 것이어서, 더욱 신빙성이 크다. 하나측은 이 대출내역에서 440번 론의 론번호는 12323, SBA론 번호는3932627007이며 2019년 8월 27일 집행됐고, 447번의 론번호는 12330, SBA 론번호는3956827002이며, 2019년 9월 23일 집행됐다. 각각 5백만 달러씩 1천만 달러의 대출받은 사람은 ‘ARCO AM PM’이라고 기재돼 있다. 이는 캘리포니아지역 폰타나와 리버사이드 지역의 호텔관련 대출로 추정된다. 주니어론 1번의 50만 달러를 대출받은 사람 역시 바로 이 대출자였다.
오픈, SBA론 강화…하나 펙토링 사업 주력
SBA론의 동일인 대출한도는 5백만 달러이며, 이는 평생 대출한도이다. 여러차례 SBA론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 총계가 5백만 달러를 넘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동일대출자에게 최고한도의 대출이 두 차례나 이뤄진 것은 하나 측의 SBA론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동일인이 자신의 친인척을 내세워 대출한도를 어기고 대출받는다는 소문이 헛소문만은 아닌 셈이다. 이처럼 우량자산과 부실자산을 가려내는 과정이 3개월간 계속되고, 그 과정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거나, 아예 거래자체가 무산되기도 한다. 오픈뱅크의 자산매입도 이처럼 힘든 실사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하나파이낸셜 측은 한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그동안 다소 방만하게 확장했던 사업을 구조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이번 매각을 통해 하나파이낸셜의 뿌리인 팩토링사업에 집중할 것이며, 오픈뱅크는 SBA비지니스를 확대하는 등 양사에 윈- 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나파이낸셜 산하 하나스몰비지니스렌딩은 지난 2019년 SBA대출이 28건 6350만 달러로 집계돼, 한인은행 중 SBA대출 11위를 차지했지만, 평균대출액은 226만여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또 2007년부터 2019년 6월 30일까지 1121건에 1565만 달러를 대출해줬으며, 같은 기간 한인은행 중 5위를 기록했다. 특히 비은행 SBA 대출기관 중에서는 한때 대출액 2위에 오르기도 했었다. 오픈뱅크는 2019년 6월 30일까지 SBA대출이 880건, 9억 990만 달러로 액수대비 한인은행 중 7위로 하나파이낸셜보다 적었고, 지난 2019년에는 96건에 1억 9616만 달러로 대출액 면에서 한인은행 중 6위를 기록했다. 오픈뱅크의 하나파이낸셜 SBA론 자산인수는 SBA론을 크게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덩치를 키우기에 앞서 인수할 자산의 부실 여부를 가리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