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1] 트럼프 2차 탄핵재판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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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범죄선동을 무죄라고 표결한 것은 …

‘바로 거짓을 옹호 한 것’

지난 설날(2월12일)은 공교롭게도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1809년 2월 12일 ~ 1865년 4월 15일)의 생일이었다. 링컨은 공화당의 ‘전통’이자‘유산’ 으로 생각하는 대통령이다. 공화당 뿐만 아니라 민주당이나 당적을 떠나 미국인들이나 심지어 세계의 사람들이 존경하는 대통령이다. 많은 미국인들은 지난 13일 상원에서의 ‘도널드 트럼프 탄핵재판’ 의 결과에 대하여 링컨이 오늘날 살아 있다면 무슨 생각을 했을가라고 문의를 하고 있다. 링컨의 후예인 공화당 상원의원의 7명을 제외한 다른 43명은 ‘트럼프는 무죄’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차 탄핵에서도 무죄가 됐다. 한때 트럼프를 적극 지지했던 월스트릿 저널 (WSJ) 은 “무죄라고 한 것은 바로 거짓을 옹호 한 것”이라고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질타했다. ‘부끄러움을 알라는 것’이다. 이번 탄핵을 두고 많은 언론들은 ‘링컨이 울고 있다’ ‘링컨은 미국을 걱정하고 있다’ 면서 미국 민주주의의 앞날을 걱정했다. <성 진 취재부 기자>

trump_phone내일의 역사는 <2021년 2월 13일 미연방 상원 트럼프 재판>을 어떻게 기록할가? <2021년 2월 13일 미연방상원의 43명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이 그동안 세계에 자랑해왔던 민주 주의의 배반자가 되어 반역으로 행동하여 미국의 독립정신을 보전하여 온 의사당에서 1월 6일 폭동에 이어 바로 그 현장에서 또다른 정치적 폭거를 표결이란 이름으로 더럽혔다.> “트럼프에게 유죄 판결 내려야” 한다고 줄 곳 보도해온 워싱턴포스트(WP)지는 지난 6일 사설을 통해 상원에서 트럼프에게 유죄 판결을 내릴 것을 촉구했었다. WP는 특히 지난 1월 6일 트럼프의 연설이 선동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공직자는 말한 것에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 WP은 “트럼프 전대통령은 극단주의자들을 거짓말로 광란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폭력을 조장하고, 이들을 국회의원들이 권력 이양을 감독하고 있는 의사당 회의실로 이끈 책임이 있다”며 “트럼프 전대통령은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약속을 저버 렸다”고 비판했다.

WP는 “상원의원들은 눈속임으로 숨지 말아야 한다”며 “하원 탄핵소추위원들이 주장한 대로 유죄 판결이 실패하면 미래의 지도자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 할 것이고 대통령이 넘지 못할 선이란 없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연방하원의 트럼프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은 제이미 래스킨(Rep. Jamie Raskin)의원은 지난 9일 의사당 폭동이 발생한 날인 1월 6일의 그 현장을 폭로한 13분 짜리 비디오를 상원 회의장 에서 100명 상원 민주.공화 의원들에게 보여준 다음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탄핵감이 아니라면, 미국에서는 범죄라고 할 것이 없다”라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트럼프의 행위는 헌법에 대한 폭력이고 표현자유에 대한 폭력이다”면서 한 예를 들었다. “불을 꺼야 할 소방국장이 관중들이 꽉 들어찬 군중들에게 불을 지르고 이 불길이 솟아 오르는 것을 보면서 축하하는 행동이 과연 표현의 자유인가?”라고 말했다.

그 ‘13분 짜리 비디오’가 중계된 날 9일 미국 시민들을 경악했다. 지금까지 보고 들었던 1월 6일 의사당 폭동 내용보다 더 처절하고 긴박했던 순간들이 시간표에 따라 비추어졌기 때문이다. 사실이 그대로 녹화된 것이다. 1월6일 폭도들의 연방의사당 난입 현장과 그들의 의사당 집결을 촉구한 트럼프의 “죽기로 싸워야 한다” “나도 갈 것이다”라고 선동적 연설 장면, 대선결과 인증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 중 뒤늦게 위기를 깨닫고 다급하게 몸을 숨기는 펜스 부통령을 포함한 의원들의 모습을 시간순으로 교차 편집한 13분 짜리 동영상은 그날의 섬뜩했던 충격을 상기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의사당으로 가라” “죽기 살기로 싸워라, 안 그러면 당신들의 나라는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광분한 지지자들이 “트럼프를 위해 싸우자” “펜스를 목 매달라”고 외치며 의사당을 때려 부수고 난입 점거하는 폭동이 생생하게 재연된 후, “트럼프 연설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아야 할 정치적 연설”이라는 트럼프 변호단의 주장은 메아리 없는 허풍이라 설득력을 갖기 힘들었다.

‘트럼프 무죄표결’…링컨이 울고 있을 것

트럼프 대통령 당시 최초 UN주재 미국대사였던 니키 헤이리(Nikki Haley)는 공화당원 이지만 이번 상원 재판에 앞서 “공화당은 트럼프와 결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UN 대사 사절을 보내면서 트럼프의 해고(?) 없이 스스로 물러난 헤이리 전대사는”공화당이 트럼프와 결별을 하지 못하면 동반 추락할 수가 있다”면서 “그는 탄핵 여부와 관련 없이 앞으로 ‘고립’ 될 것이고 ‘정치 능력’도 소멸됐기에 사실 탄핵할 필요도 없다”고 까지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지 화면

▲ WP는 트럼프 탄핵과 관련 기사에서 한국의 탄핵을 배워야 한다고 보고했다.

오는 2024년에 여성으로서 대권에 도전할 꿈을 지니고 있는 헤이리 전대사는 트럼프는 민주주의 를 사보타쥬한 인물이다”이라고 단언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패기 누난(Paggy Noonan)은 지난 9일 ‘그 13분 짜리 비디오’ 를 보고나서 “나쁜 리더가 나라를 통치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통감했다”라고 최근 칼럼(A Vote to Acquit Trump Is a Vote for a Lie. “트럼프에 대한 무죄는 거짓말을 옹호 하는 것”)에서 갈파 했다. 그는 ‘트럼프에게 무죄를 표결하는 것은 바로 거짓말을 옹호하는 투표’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미국에서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술하게 무너질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특히 공화당 상원 의원들에게 “폭도들에게 왜 아무도 나서서 당당히 잘못을 지적하지 않았는가”라고 비난했다. 트럼프의 선동에 의해서 의사당에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라면 바로 공화당 상원 의원도 한패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페기 누난 칼럼니스트는 ‘그 13분짜리 비디오’를 보고 나서 “마치 영화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면서 “잘 조종된 각본에 의한 짜여진 각색 같았다면서 이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길 빌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치학자 일레인 카마크는 “만약 지난 13일 탄핵 표결이 무기명투표라면 “트럼프는 의심할 바 없이 유죄평결을 받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탄핵심판의 배심원이자 1월 6일 의사당 폭동을 현장에서 온몸으로 체험한 현장 목격자들이기도 한 상원의원 중 트럼프의 연설을 ‘선동’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의원은 극히 드물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2022년, 2024년 선거에 미칠 트럼프의 보복이 두려워 될수록 입 다물며 트럼프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는 어떠하든 트럼프에게 잘 보여 자신의 선거운동에 도움을 받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의원이란 소중한 사명보다 자신들의 밥그릇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소중한 사명보다 자신들의 밥그릇에’

미국 상원은 13일 하원이 제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탄핵안을 부결했다. 이날 상원 표결에서 유죄 57표, 무죄 43표가 나와 무죄가 선고됐다. 탄핵을 위해서는 상원의 2/3 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 전원 50명에 공화당 117표가 나와야 했다. 그러나 공화당에서 7명 만이 ‘유죄’에 찬성했다. 탄핵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지난달 6일 지지자들의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를 부추겼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우크라이나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은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2019년 말 하원 탄핵소추안이 통과돼 이듬해 2월 상원이 탄핵안을 부결한 이후 두 번째다. 이번에는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진행됐다. 내란 선동’ 탄핵 추진의 발단부터 탄핵안의 상원 부결까지 일자별로 정리했다. ▲ 2021년 1월 6일 = 트럼프, 백악관 앞 지지자 연설에서 대선 패배에 불복하며 ‘싸우라’고 촉구한 뒤 의회난입 사태 발생 ▲ 1월 11일 = 민주당 하원, 의회난입 사태 책임 물어 트럼프 ‘내란선동’ 혐의 탄핵안 발의 ▲ 1월 13일 =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 트럼프 탄핵소추안 찬성 232명, 반대 197명으로 가결 ▲ 1월 25일 = 하원, 탄핵소추안 상원에 송부 ▲ 1월 26일 = 상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추진은 합헌이라고 표결 ▲ 2월 2일 = 하원 탄핵소추위원단, 상원에 80쪽 분량의 혐의 주장 서면 제출. 트럼프 변호인단도 14쪽짜리 변론 서면 제출 ▲ 2월 9일 = 상원, 민주당 소속 패트릭 리히 상원의장 대행 주재로 본격적인 탄핵 심리 개시.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은 합헌이라고 표결 ▲ 2월 10∼11일 = 하원 탄핵소추위원단, ‘내란 선동’ 소추 혐의에 대해 주장 ▲ 2월 12일 = 변호인단, 변론에서 트럼프 연설은 표현의 자유이며 퇴임 대통령 탄핵은 위헌이라고 주장 ▲ 2월 13일 = 상원, 트럼프에 대한 무죄 선고로 탄핵안 부결. 유죄 57표, 무죄 43표로 가결 정족수(67명)에 미달.

‘유죄 57표, 무죄 43표로 가결 정족수에 미달’

워싱턴포스트(WP)지는 미국이 한국의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칼럼을 게재됐다. 지난 2016년부터 4년 동안 한국에서 활동한 저널리스트 모니카 월리엄스는 10일 WP에 게재된 “나는 한국에서 탄핵과 대통령이 감옥을 가는 것을 지켜 봤다. 미국은 이를 통해 배워야 한다”라는 칼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2017년 서울 시청과 광화문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여러 차례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미국 정치인들의 해로운 행동에 유권자들이 갖고 있던 무관심과 너무나 대조적 인 모습에 경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으로 돌아왔고, 2016년 자신이 한국으로 떠날 때와 너무나 다른 미국 정치 현실에 대해 2020년 대선 전후로 벌어진 일들을 보고 절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내셔널 몰(워싱턴DC에 백악관부터 국회의사당까지 걸쳐 있는 공원)에는 철조망이 설치됐고, 전국 각주에서 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100개 이상의 법안이 도입됐고, 히틀러의 1923년 실패한 쿠데타를 연상시키는 의회 폭동이 있었다. 왜 미국은 한국과 더 비슷해질 수 없을까?”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961년부터 18년간 집권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며, 보수정당의 상징적인 인물이었지만 이런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6년 드러난 ‘국정농단’ 스캔들로 퇴진 요구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윌리엄스는 결국 국민들의 요구로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12월 탄핵됐고, 이듬해 3월 헌법 재판소 에서 해임됐으며, 한국 법원은 그 후 부패와 권력남용에 대한 혐의로 징역 25년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외침이 있는가? 좌파나 중도로부터 큰 압박이 존재하는가? 우파는 언제 들고 일어날 것인가? 팬데믹 사태 때부터 나는 진짜 분노나 행동에 대한 요구보다 밈이나 대통령에 대한 농담을 더 많이 보고 들었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그에 대한 비판이 당파를 초월한 징후로 퇴임 직전 34%로 저점을 찍었다. 국회의사당 폭동으로 5명이 사망했지만 미국인들은 여전히 정당 정치 (정파적인 정치)를 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필요성을 주장하며 이는 트럼프 측이나 공화당이 주장하듯 “당파적”인 것이 아니라 “애국적”인 행위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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