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서류로 수출입은행 보증서 받아 160만 달러 꿀꺽
미국 수출입은행도 별수 없네…
버지니아거주 한인남성이 매출과 은행잔고 등을 뻥튀기해 미국수출입은행을 상대로 160만 달러 대출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1월초 연방검찰에 기소됐다. 올해 41세인 이 남성은 한국에 미국 과자 등을 수출한다며 지난 2016년 미국수출입은행의 보증을 받아 160만 달러 대출을 받았으나, 대출과정에서 제출한 매출 및 은행관련서류 등이 모두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대출을 받은 직후 건평 5천스퀘어피트에 달하는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남성은 지난 1월 19일 이 같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으며, 최대 20년 실형에 처해지고, 160만 달러 상당의 추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박우진 취재부기자>
버지니아주 그렌알렌에 거주하는 올해 41세의 이태일씨. 뉴월드그룹의 전무라고 주장하는 이 씨가 미국수출입은행을 상대로 수출보증을 악용, 160만 달러 사기대출을 받은 뒤 이를 한 푼도 상환하지 않은 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돼, 최대 20년 실형에 처해지게 됐다. 이 씨는 매출을 7-8배 부풀린 것은 물론 이 업체의 은행예금 및 잔고를 최소 수십 배에서 최대 수백 배까지 뻥튀기하는 등 온갖 서류를 위조해 미국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을 감쪽같이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버지니아동부연방검찰은 지난 1월 4일 연방검찰에 제출한 기소장에서 ‘이 씨는 지난 2016년 4월 한국에 스낵 등 미국식품을 수출하는 뉴월드그룹 명의로 미국수출입은행에서 매출채권을 담보로 90만 달러 보증을 받아 펜실베이니아주 소재 퍼스트내서널뱅크에서 90만 달러 대출을 받는 등 모두 160만 달러 대출을 받았으나, 대출과정에서 제출한 서류 등이 모두 위조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미국수출입은행 160만 달러 배상 뒤 수사의뢰
특히 이 씨는 지난 2016년 4월 미수금매출채권이 97만여 달러, 2016년 8월 미수금매출채권이 119만 달러, 2016
년 10월 미수금매출채권이 126만 달러로 늘어났다는 등 매출을 조작, 2016년 11월 14일 대출을 늘려달라고 요청했고, 11월 29일 70만 달러 추가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2017년 4월 30일 매출채권이 207만 달러로 증가했고 2017년 5월 10일에는 매출채권이 219만 달러로 늘어났다고 밝히고 거래업체 8개와 업체별 미수금내역을 상세히 기록한 서류를 은행에 제출했지만 이는 모두 위조서류이며 실제는 2017년 한해 전체매출이 27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매출도 부풀려지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씨는 2017년 6월 13일 은행 측에 발송한 3페이지짜리 뉴월드그룹 재무제표에서 2016년 매출이 430만 달러라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66만 달러로 드러났다. 6배 이상 매출을 부풀려 미국 국책은행을 속이고 대출을 받은 셈이다.
미국 수출입은행의 지급보증을 받아 160만 달러를 대출해준 퍼스트내셔널뱅크의 외부감사 법인은 대출감사도중 2017년 8월 14일 뉴월드그룹에 실사를 나가겠다며 매출증명서를 요청했고 이 씨는 이 요청에 묵묵부답, 답신을 하지 않았고, 8월 29일 감사법인은 다시 이 씨에 이메일을 보냈으나, 이 씨는 또 이에 대해 답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이씨는 2017년 9월 11일 외부감사법인에 재정서류를 제출했으나, 이 모든 서류가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2016년 7월 31일에서 2017년 7월 31일까지 매출이 596만 달러였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2016년 한해 66만 달러, 2017년 한해 27만 달러 등 24개월을 통틀어도 매출이 93만 달러에 불과했다. 또 이 기간 중 원가가 477만 달러라고 주장했지만 24개월간의 원가는 130만3천 달러로 드러났다. 즉 이 씨는 매출을 부풀린 것은 물론 적자회사를 흑자로 조작한 것이다. 이씨는 119만 달러 흑자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37만 달러 적자였던 것이다.
2백 달러 입금 뒤 184만 달러 9천배 조작
이 씨는 또 같은 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발행한 뉴
월드그룹의 2017년 4월부터 7월까지의 은행거래내역서도 감사법인에 제출했지만 이 또한 거짓이었다. 이 씨가 제출한 2017년 7월 은행거래내역서는 이달 예금과 인출이 각각 100만 달러이상이며, 월말잔고는 7만8천여달러, 평균잔고가 37만 달러로 기록돼 있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 확인결과 2017년 7월 예금과 인출은 각각 2만8천여달러에 불과했고, 월말잔고는 고작 72달러, 평균잔고는 522달러로 드러났다. 특히 이때 은행에 입금된 돈 1만5천 달러는 퍼스트내셔널뱅크에서 받은 대출금으로 드러났다. 이 씨가 예금 및 인출액은 35배가량 부풀리고, 월말잔고는 8백배이상, 평균잔고는 7백배이상 뻥튀기한 것이다. 더구나 이 씨는 이 거래 내역서를 은행이 발행한 것처럼 감쪽같이 위조했다. 2017년 11월 이씨는 160만 달러대출의 만기가 2017년 11월 30일로 다가오자, 은행 측에 대출연기를 요청했고, 이때까지만 해도 사기임을 인지 못한 은행 측은 대
출만기를 2018년 3월 31일로 4개월 연장해줬다. 감쪽같이 대출연장을 받은 이 씨는 다시 만기가 다가오고 은행 측이 상환을 요구하자. 이번에는 크리스 최 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은행 측과 접촉을 시도했다. 크리스 최는 뉴월드그룹의 어시스턴트 매니저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조사결과 존재하지 않는 인물로, 이 씨가 크리스 최로 행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2월 25일 은행 측은 이씨에게 2017년 7월부터 12월까지의 은행거래내역서를 요구했고, 이 씨는 크리스 최 명의로 8월부터 12월까지의 엉터리 은행거래내역서를 보냈다.
2017년 10월 예금이 184만 달러, 인출이 182만 달러, 평균잔고가 92만여 달러라는 내역서를 제출했지만, 은행확인결과 예금은 단돈 2백 달러, 인출은 7천 달러, 평균잔고는 251달러였으며 초과인출로 드러났다. 2백 달러를 입금하고 184만 달러로 속였으니 9200배나 부풀린 셈이다. 이 씨는 미국 수출입은행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것이다. 크리스 최라는 가상의 인물까지 만들어 은행을 가지고 놀던 이씨는 이자조차 내지 않았다. 퍼스트내셔널뱅크는 지난 2018년 3월 1일 지급보증을 선 미국수출입은행에 뉴월드그룹이 4491달러의 이자가 연체된 상태이며, 대출을 회수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고 보고했다. 대출사기 가능성이 커지자 미리 수출입은행 측에 상황을 보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