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검찰, 마약수사하다 실업수당 편취 사기범 체포
교도소 수감자 등 신분 도용해
3백만 달러 재난지원금 가로채
로스앤젤레스거주 한인남성이 지난 2019년부터 마약밀매 혐의로 연방검찰의 내사를 받아오다 지난해 9월 한 호텔에투숙했다 다른 사람의 실업수당 신청서 및 실업수당 데빗카드가 발견됨에 따라 실업수당 사기가 들통 났다. 이 한인남성은 재소자 120명을 포함해 무려 4백 명의 신분을 도용, 3백만 달러의 실업수당을 가로챈 것은 물론 3백 명에 대한 허위세금보고신고를 한 뒤 연방재난지원금을 신청, 그중 일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남성 외에도 여자 친구와 또 다른 공모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하와이에서 이 남성과 관련된 마약밀매 공모자들이 이미 지난 2019년 말 체포된 것으로 밝혀졌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올해 35세 한인남성 에드워드 김, 지난해 7월말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최고급아파트 서카[CIRCA]를 렌트하고, 지난해 9월말 8만 2천 달러 올캐시를 주고 닷지램을 사서 몰고 다니던 김씨, 그 비결은 마약밀매와 신분도용을 통한 실업수당 가로채기 및 연방재난지원금 현금 가로채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3백만 달러에 달하는 김 씨의 실업수당 사기는 엉뚱하게도 1년 6개월 전 시작된 김 씨의 마약밀매수사를 통해 꼬리가 잡혔다.
특히 연방검찰은 물론 국토안보부, 노동부, 국세청등 4개 이상의 연방사법기관이 거의 동시에 김 씨를 철저하게 마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3월 16일 캘리포니아중부연방검찰이 연방법원에 제출한 형사기소장에 따르면 연방사법당국이 김 씨에 대한 감시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9년 10월, 국토안보부는 김씨의 4군데 거처중 주거지 2인 코비나 그랜드뷰 애비뉴의 집에서 마약을 발견했고, 김 씨가 에디 김이라는 이름으로 마약을 밀매한다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부터다. 이때부터 김 씨에 대한 밀착 감시가 시작됐다.
합동수사반, 마약밀매 혐의 수사하다 적발
같은 해 11월 15일 김 씨가 페덱스로 가서 작은 소포 하나를 발송하자, 수사관들은 페덱스에 신분을 밝히고 소포의 배송지를 확인했다. 배송지는 하와이의 한 건물, 수사관들은 소포의 내용물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마약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국토안보부 하와이지부로 연락을 취했다. 하와이지부는 즉각 하와이연방법원으로 부터 이 소포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고 11월 18일 해당주소에 도착한 소포를 수색한 결과, 필로폰 449그램을 발견했다, 필로폰 1회 투약분이 0.03그램임을 감안하면 1만 5천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하와이지부는 즉각 소포주인 등 마약밀매자등을 체포했고, 연방사법기관간 협의를 통해 하와이연방 검찰이 김 씨를 체포, 기소하기로 합의했다. 아뿔사! 그런데 갑작스레 김 씨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코로나19가 발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여행제한 등으로 출장이 힘들어짐에 따라 김 씨는 하와이연방검찰의 체포를 일시나마 모면했다. 하지만 행운으로 알았던 체포지연은 김 씨가 더 큰 범죄를 저지르는 불씨가 되고 만다. 코로나19 상황을 이용, 신분도용사기에 뛰어든 것이다. 하와이연방검찰이 캘리포니아중부연방검찰로 사건을 이첩하고 감시를 하고 있던 중, 이번에는 연방국세청이 나섰다.
노동부, 호텔서 압수된 실업수당카드로 덜미
연방국세청은 지난 2020년 6월 사기자동추적시스템에 의심거래로 추정되는 연방재난지원금 신청서를 발견했다. 김 씨가 무려 297명의 신분정보를 도용, 2-3개의 동일한 주소로, 4-5개의 은행의 계좌를 통해 재난지원금을 받은 사실이 발각된 것이다. 동일주소, 동일은행 계좌를 사용할 경우 자동적으로 의심거래로 전산망에 뜨는 것이다. 297건 중 129건은 김씨의 4개 주거지 중 주거지 1을 주소로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1개 주소에서 129건이 신청됐으니 적발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국세청 범죄수사대가 재난지원금이 입금된 5개의 은행계좌를 압수수색한 결과, 뱅콥뱅크 6759계좌는 김 씨 단독소유로 82건, 릴리뱅크 8213계좌도 김씨 단독 소유로 89건의 리턴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BBVA뱅크 2343계좌, 이볼브뱅크의 4718계좌, 뱅콥뱅크의 4606계좌는 김 씨의 미국인 여자친구소유의 계좌로 126건의 리턴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와 여자친구의 공모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 씨는 허위세금보고를 통해 297명의 재난지원금 35만 6400달러를 신청했지만, 다행히도 국세청 자동추적 전산망 덕분에 2만 1600만 달러만 실제로 지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비슷한 시기 연방노동부도 김 씨에 대한 허위실업수당 청구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2020년 9월 노동부 감사관의 감사는 김 씨가 라스베가스의 한 호텔에서 마약소지혐의로 체포됨으로써 시작됐다. 라스베가스 경찰은 2020년 9월 15일 김 씨가 투숙중인 호텔을 급습, 필로폰 17그램과 실업수당 지급용 데빗카드 21매를 발견했다. 당시 김 씨의 미국인 여자친구도 함께 투숙했지만 여자 친구는 체포를 면했다. 객실수색을 마친 경찰은 김 씨의 동의를 얻어 몸수색을 했고, 실업수당지급용 데빗카드 11매를 추가로 발견했다. 김 씨의 이름이 아닌 다른사람의 이름으로 발급된 데빗카드 32매가 무더기로 나온 것이다. 이때 김씨는 ‘나는 실업수당 청구를 대행해 주는 사람이다. 대행해 주고 10% 수수료를 받는다’고 둘러댔다. 마약쟁이로 의심되는 김 씨의 변명에 놀아 날 노동부 감사관들이 아니다.
노동부 감사관은 이 32장의 데빗카드를 조회해 실수혜자와 이들의 주소 등을 확인하고, 동일 주소에서 신청된 실업수당이 없는지 조사했다. 놀랍게도 데빗카드 32매중 23매의 수혜자가 캘리포니아 주 교도소의 재소자로 드러났다. 이들은 똑같이 연봉이 7만 2천 달러라며 5월 16일부터 7월 25일 사이에 실업수당을 신청, 1인당 2만 2천 달러상당의 실업수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부 감사관은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김 씨의 주거지 4곳을 확인, 1에서 3까지 3군데 주거지 주소에서 신청된 실업수당 청구를 확인했다. 거주지 1의 주소로 최소 78건, 거주지2의 주소로 80건, 거주지 3의 주소로 약 170건, 그 외 동일IP 70여건 등 무려 400건상당의 신분도용 실업수당 허위청구가 적발됐다. 이중 캘리포니아 주 교도소 수감자가 120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이들 4백 명에게 지급한 실업수당이 무려 3백만 달러, 김 씨는 이중 190만 달러상당을 현금자동출금기를 통해서 인출해 간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 사기 친 돈으로 여친과 흥청망청
김 씨는 라스베가스에서 마약소지혐의로 체포됐다 풀려난 뒤 연방검찰, 연방노동부등의 수사선상에 올라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11월 15일 라하브라에서 불심검문을 받고 또 다시 마약소지혐의로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이날 새벽 1시, 실업수당사기로 가로챈 돈으로 매입한 8만 2천 달러짜리 닷지램을 타고가다 횡단보도 정지신호에 걸려 정차한 뒤 파란불로 바뀌었는데도 출발하지 않고 45초 동안 멈춰서 있었다.
이를 유심히 본 경찰이 약물중독 우려가 있다고 보고, 닷지램차량을 슬쩍 추월하면서 앞으로 나가자, 김 씨가 갑자기 닷지램 차량의 우회전시킨 뒤 정반대 방향으로 달아났고, 경찰도 유턴하면서 추격, 결국 김 씨를 체포했다. 경찰 신원조회 결과 김 씨는 집행유예선고를 받은 전과 등 범죄기록이 드러났고, 끈질긴 추궁 끝에 필로폰 밀매상이라는 사실을 자백을 받아냈다. 이때 김 씨는 100달러 짜리 지폐로 1만 달러를 소지하고 있었고, 차안에서도 1만7천 달러의 현금, 필로폰 22그램, 마약성 진통제 자낙스등이 발견됐다. 그 이후 연방검찰은 일단 김 씨에게 출두 명령만 내리고 풀어준 뒤 면밀히 감시하다 지난 3월 2일 마침내 체포해 법원허가를 받아 구금한 후 지난 3월 16일 마약밀매, 신분도용 등의 혐의로 정식기소했다. 연방검찰이 김 씨가 가지고 있던 장부 등을 면밀하게 조사한 결과 ‘엄마에게 현금 12만 달러’등 범죄수익금의 용처도 기재해 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오는 5월 11일 배심원 재판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