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당한“워홀 작품 주인은
울산 삼창기업이었다”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작품을 구입한 뒤 이를 매도하려다 사기를 당한 ‘삼창’은 지난 2014년 회사자금 횡령 및 배임 등으로 유죄선고를 받은 경남 울산소재 삼창기업으로 확인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과의 친분으로, 회사의 원자력 부분을 시장가격보다 5배 비싸게 포스코에 팔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바로 그 삼창이다. 삼창은 워홀그림 사기사건으로 기소된 브라이언 워시가 지난 4월 1일 유죄를 인정함에 따라 오는 8월 2일 선고일 하루 전까지 워홀의 그림 2점을 돌려받게 됐다, 또 워시의 카네기멜론대학교 동창인 이두철 삼창 전회장의 아들 이정훈씨는 2003년부터 4년간 노무현대통령 당시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것으로 드러나, 아들이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해외를 돌며 비
싼 그림을 매입했음이 밝혀졌다. 앤디워홀의 작품 사기사건 전말을 짚어 보았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1994년 카네기멜론대학에 입학, 삼창의 후계자와 절친한 관계를 맺었던 브라이언 워시가 지난 4월 1일 매사추세츠연방법원에서 삼창일가와 다른 2명의 피해자에 대한 사기혐의에 대해 유죄를 시인했다. 연방검찰은 ‘워시가 유죄를 인정함에 따라 최고 20년형에 최대 25만 달러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오는 8월 2일 선고공판이 열린다’고 밝혔다. 본보가 입수한 유죄판결합의서[플리바겐]를 확인한 결과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워시가 한국중견 기업 삼창 측에 앤디 워홀의 그림 2점을 돌려주기로 했다는 점이다.
그림 사기범 반환조건 유죄인정 합의
연방검찰과 워시는 선고공판 24시간 전에 삼창소유의 앤디 워홀의 새도우즈 연작그림 중 2점을 삼청에 돌려주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삼창은 선고공판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8월 1일경 이 그림을 돌려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011년 워시가 크리스티경매를 통해서 판매한 삼창소유의 앤디 워홀의 달러사인 그림 1점은 실물이 없기 때문에 삼창 측에 4만 달러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워시는 또 피해자 2로 명시된 삼창 외에 앤디 워홀위작을 판매, 피해를 입은 피해자 1에게 5만 달러, 피해자 3에게 14만 5천 달러를 각각 돌려주기로 합의했다. 삼창이 이번에 돌려받게 된 앤디 워홀의 새도우즈는 지난 1978년 대형캔버스에 그린 작품으로, 모두 102점의 연작 중 PA65.049와 PA65.032등 2점이다. 이 작품번호는 앤디 워홀 파운데이션이 인증한 번호로, 1점의 크기는 가로 14인치, 세로 11인치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삼창은 익명의 증인 2를 통해 지난 2007년 독일의 자보론카화랑에서 앤디 워홀의 새도우즈 2점을 24만 달러에 매입했으며, 그 뒤 팝아트의 또다른 거장 케이스 하링의 작품 2점을 구입하는 등 6-7차례 이상 그림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삼창의 후계자인 피해자 2는 아버지와 함께 라스베이거스에서 앤디 워홀의 달러사인 그림 1점을 사들이는 등, 삼창은 2000년대 미국과 독일 등에서 적지 않은 그림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워시는 바로 삼창 후계자의 카네기멜론대학 동창으로, 2011년 한국을 방문해 이들 그림을 비싸게 팔아주겠다고 꼬여 그림을 위탁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 삼창후계자가 워시에게 넘겨준 작품은 앤디 워홀의 새도우즈 2점, 앤디 워홀의 달러 싸인 1점, 케이스 하링의 작품 2점, 당나라시대의 도자기 1점등 모두 6점이었다.
이는 삼창이 매우 값비싼 작품을 많이 소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삼창의 그림구매는 영원히 비밀에 붙여질 것 같았지만, 워시의 사기행각을 통해 세상에 드러난다. 워시가 2011년 이들 그림을 받은 뒤 이베이 등을 통해서 원본이 아닌 위작을 판매하다 적발된 것이다. 워시는 지난 2016년 11월 앤디 워홀의 작품 2점을 이베이에 내놓았고, 로스앤젤레스의 리볼버갤러리가 이를 8만 달러에 매입한 것이다, 그러나 리볼버갤러리 조사 결과 이 그림은 앤디 워홀 파운데이션의 인증 스탬프가 없고, 그림 프레임이 1978년이 아닌 최근 것으로 드러났다, 리볼버갤러리는 환불을 요구했고, 워시는 환불을 약속했지만, 3만 달러만 돌려준 뒤 연락을 끊고 잠적,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수사결과 워시는 2014년 10월 모화가에게 돈을 주고 위작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으며, 리볼버갤러리보다 앞선 피해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워시는 2015년 9월 프랑스 파리거주 피해자 3과 접촉, 워홀의 새도우즈 2점을 14만 5천 달
러에 판매하겠다고 약속했으나 2015년 11월 파리에서 만나 돈만 챙기고 그림은 넘겨주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뒤 그 그림을 리볼버 갤러리에 팔았고, 리볼버갤러리는 사기를 당하자 곧바로 신고를 했던 것이다. 워시는 2015년 10월 자신의 치과의사에게도 워홀의 작품 달러싸인을 싼 값에 팔겠다라며, 2만 3천 달러를 받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가 최소 4명인 것이다.
워시는 워홀의 작품 3점 중 2점은 현재도 소유하고 있으며 위작을 팔려다 적발됐고, 나머지 1점인 달러싸인은 라스베가스의 벨라지오파인아트갤러리가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워시는 2011년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이 작품을 4만 달러에 벨라지오 호텔 측에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크리스티경매에 새도우즈 2점도 함께 판매하려 했으나, 위작 논란이 일어 크리스티가 경매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크리스티, 위작논란 일자 경매거부
삼창의 후계자는워시가 값비싼 그림을 가져간 뒤, 판매 대금도 주지 않고그림도 돌려주지 않자, 워시에게 독촉을 했지만 워시는 연락을 끊어버렸다. 그 뒤 삼창 후계자와 워시 등 두 사람이모두 아는 친구가 2014년 2월 보스턴 워시의 집을 방문, 그림을 돌려주라고 요구했고, 워시는 워홀의 작품 3점을 제외한 커닝의 작품 2점과 당나라 도자기만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아들, 딸과 함께 해외를 돌며 가적들의 미술품 구매에 열을 올렸던 사람은 누구일까. 연방검찰이 기소장에서 ‘삼창’이라고 밝힌 회사는 어느 회사를 의미하는 것일까. 연방검찰은 삼창 측의 아들로 기재된 피해자 2는 워시와 카네기멜론대학교 동창이며 2012년 결혼을 했다고 밝혔다. 바로 이 삼창은 경남 울산소재 삼창기업으로 드러났다, 피해자2는 이두철 전 삼창기업 회장의 아들 이정훈 씨이며, 이 씨는 워시보다 나이가 1살 위로 사실상 동년배이며, 1994년 카네기멜론대학을 함께 다녔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씨는 지난 2012년 1월 28일 울산의 롯데호텔에서 김모씨와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검찰이 밝힌 삼창과 딱 떨어지는 기업이 울산의 삼창기업인 것이며, 피해자 2는 이정훈 씨인 것이다. 삼창기업은 지난 1974년 울산에 설립된 뒤 원자력 발전설비와 정비기술 분야에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나, 지난 2010년 1월 아들 이정훈 씨가 사장에 취임한 뒤 방만한 경영으로 UAE해외건설과, 플랜트공사, 계열사 부당지원 등으로 수백억 원의 적자를 낸 뒤, 2010년 말 자본금 잠식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삼창의 사실상 몰락위기에 몰리자 2011년 이 씨가 자신의 카네기멜론대학 동창인 워시에게 앤디 워홀의 그림 등을 팔아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보인다.
설립자인 이두철 삼창회장은 지난 2006년 2월 울산상공회의소 제15대 회장으로 선출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쳤지만, 지난 2014년 1월 횡령 및 배임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이 회장은 2004년 9월부터 2012년 3월까지 가족 등에게 156억 원, 2010년 1월부터 2012년 9월까지 계열사 3곳에 무담보로 141억여 원을 빌려주는 등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 회장은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데 이어, 2015년 1월 21일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검찰은 삼창일가가 2007년 독일에서 앤디 워홀을 작품을 24만 달러에 사들이는 등 독일과 미국에서 고가그림을 매입했다고 밝혔었다. 바로 이 고가그림 매입시기가 횡령 시기등과 일치하는 것이다.
삼창, MB형 이상득 통해 포스코 특혜매각
특히 삼창일가는 2009년 신고리원전 1,2호기에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방사능측정기를 납품했다는 의혹을 받은
것은 물론 이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과의 친분을 이용, 자신의 기업의 포스코에 5배 비싸게 매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장은 삼창이 자본 잠식으로 부도위기에 몰리자 2012년 삼창의 원자력부문을 포스코에 매도했다. 당시 이상득의원의 도움으로 포스코 회장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정준향 회장은 포뉴텍이라는 법인을 신설한 뒤 삼창의 원자력부문을 1023억 원에 매입했고, 이는 삼창의 시장가격 2-3백억 원의 다섯 배에 달하는 것이다, 특혜 매각인 셈이다. 이 씨는 경주이씨 중앙종친회 회장을 지내면서 종친인 이상득 의원과 돈독한 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들 이정훈 씨는 카네기멜론대학교를 졸업한 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노무현대통령시절 청와대에서 행정관을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2003년 9월 청와대 홍보수석실 해외언론비서관실에서 근무하며, 노대통령의 연설문영문번역 등을 맡았고, 2007년 3월 대통령 비서실장의 수행과정의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즉 노무현대통령시절 이 씨가 청와대에서 근무할 당시 아버지 이회장과 누나 등이 해외를 돌아다니며 그림을 구매한 셈이다. 또 이 씨는 지난 2008년 4월 9일 제18대 총선에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1973년 생인 이씨는 30세에 노무현 청와대에 들어가 5년간 행정관으로 근무한 뒤, 35세 때인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것이다.
당시 이 씨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려 했으나, 울주지역에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거세다고 판단,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당시 9421표, 유효 투표의 13.66%를 얻는데 그쳐, 4명의 후보 중 3위로 낙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는 낙선 뒤 아버지가 설립한 삼창기업에 몸담았으며, 지난 2010년 8월 클린턴재단이 선정한 글로벌 차세대 리더 19인에 선정됐다며 클린턴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언론에 돌리기도 했다. 이 씨는 또 같은 해 5월에는 자신이 아랍에미레이트공화국 왕세자의 외교수석에 임명됐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이 씨는 이때 언론에 배포한 보도 자료에서 ‘두바이 왕자의 외교수석은 왕자의 모든 외교관련 사항을 점검하는 한편 외교적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고, 명함에 UAE공식문양을 넣을 수 있게 된다고 밝혔었다. 이씨가 클린턴 전대통령, UAE 왕족과의 친분을 과시하던 2010년, 삼창은 엄청난 적자를 초래, 자본잠식 상태에빠지게 된다. 연방검찰이 피해자 2가 2012년 초 결혼했다고 밝힌 대로, 도하 각 신문에는 이씨가 2012년 1월 28일 울산의 롯데호텔에서 김모씨와 결혼식을 올린다는 기사가 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가그림 매입자금등 적법여부 밝혀야
아들은 노무현 정권 때 청와대에 근무했고, 아버지는 이명박 정권 때 대통령의 친형과의 친분으로 기업을 5배 비싸게 매각한 삼창일가, 아버지는 2014년 회사자금 횡령 및 배임으로 구속돼 실형선고를 받았고, 2018년 뜻하지 않게도 미국연방검찰의 수사로 2007년 앤디 워홀 등의 그림을 해외에서 구매한 사실이 발각됐다. 이제 또 2021년 이 씨의 대학교동창 워시의 유죄 인정으로 워홀의 그림 등을 돌려받게 됐으니 영원한 비밀은 없음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 국세청 등 세무당국은 2007년 삼창일가의 고가그림 매입자금의 출처를 즉각 조사, 불법사실이 있다면, 오는 8월 돌려받는 워홀의 그림 등을 몰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