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인회총연합회’ 창립 앞두고…미주총연과 재외동포재단 ‘마찰음’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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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지역 한인회장을 옵저버로 선임한 것은 월권’ 반발 확산

재외동포재단 시대에 역행

‘현지 분위기 너무 모른다

올해 10월 경 (가칭)사단법인 세계한인회총연합회(약칭:세계총연) 창립을 추진하는 대륙별 한인회총연합회장단의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재외동포재단의 김성곤 이사장이 세계총연 창립 문제를 두고 미주 지역 한인회 단체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간담 회에서 대륙별 회장단은 내부 사정으로 대륙별 총연합회 모임에 참석치 못하고 있는 미주 및 일본 지역에서도 조속히 연합모임에 참석할 수 있도록 재외동포재단측의 노력을 요청했다. 이는 미주 지역의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가 분쟁 상태에 있기 때문인데  재외동포 재단 측이 이를 중재하는 과정에서  미주 현지 한인회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임의대로 추진하려다 반발에 직면한 것이다. 김성곤 이사장은 최근 취임하면서 코로나 19로 어려워진 시기에 금년부터 처음으로 ‘찾동’ (찾아가는 동포재단) 프로그램을 야심차게 시행하던 중 미주 지역 현실을 홀대하다가 제동이 걸린 셈이다. <성진 취재부 기자>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최근 본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미주 지역에서 120여명의 현직 한인회장들로 구성된 ‘미주 현직한인회장단협의회’(의장 김수철)가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의 세계총연 준비 작업과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사건의 발단은 8개 대륙별한인회총연합회가 오는 10월 세계총연 창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발족할 계획인 가운데, 재외동포재단이 ‘미주 현직한인회장단협의회’를 무시하고 세계총연 추진위원회에 참석할 미국 측 옵저버로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을 일방적으로 선임했던 것이다. 재외동포재단은 “김성곤 재단 이사장이 지난17일 미국 10개 지역 한인회장들과 화상회의를 갖고, 올해 10월 발족 예정인 세계총연 추진위원회에 참석할 미국 측 옵저버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재외동포재단이 미국 측 옵저버를 선임한 이유는 미국 한인회들을 대표하는 미주한인회총연합 회(미주총연)가 오랜 기간 분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미주총연은 지난 6년간 세계한인회장대회 운영위원회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재외동포재단에 따르면 김성곤 이사장은 미국 10개 지역 한인회장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한인사회 대표기구 개선 방안에 대해 협의하기도 했다. 또 한인사회의 애로사항을 듣고 코로나19 이후 한인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

이 같은 재외동포재단 측의 세계총연 추진위원회에 뉴욕한인회장을 옵서버 자격 선임 조치에 120개 현직 한인회장들의 조직체인 ‘미주현직한인회장단협의회’의 김수철 의장은 11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재외동포재단측이 미주의 현직 한인회장단협의회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특정 한인회장을 세계총연 창립을 위한 추진위원회에 옵서버로 선임한 것은 불법”이라면서 “미주 지역의 한인회 총연합회 성격의 대표권은 현지의 한인회 의사에 맡기는 것이 적법인데 일방적으로 미국의 10개 지역 특정 한인회장만을 화상회의에 초청하여 옵서버를 선임한 것은 근거 없는 행동” 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김수철 의장은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평소 한인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륙별 총연 은 현직 회장 중심이 되어야 한다며 현직 회장 중심으로 해야 대표성이 부여된다는 입장이었다” 면서 “그러나 이번의 재외동포 재단의 조치는 분명히 이를 역행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120여명의 현직 한인회장단협의회를 무시하고 뉴욕 등 특정10개 지역 한인회장만 초청한 화상 회의에서 일방적으로 특정 한인회장을 옵저버로 선임한 것은 월권이라는 지적이다.

“특정 한인회장을 옵저버로 선임한 것은 월권”

현재 미주의 120여개 현직 한인회가 가입한 ‘미주현직한인회장단협의회’는 원래 2019년 8월에 당시 로라 전 LA한인회장이 주도하여 정식 출범이 되어 현재의 이름을 사용하기로 회의를 통해 가결 하였다. 당시는 미주총연이 계속 분쟁 상태로 동포사회 여론도 ‘이런 미주총연은 해체되어야 한다’는 분위기였다.  대부분 전직 한인회장들로 구성된 미주총연은 더 이상 미주 한인회를 대표한다는 것이 시대적으로나 현실상 맞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하였다. 더구나 미주총연은 지난 2011년부터 계속 회장 선거때마다 분쟁과 분열로 법정싸움만 계속되자 급기야2015년부터는 대한민국 외교부로부터 ‘분쟁단체’로 낙인 찍혀 세계한인회장단 회의에도 초청을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고, 연간 3 억 원(약 35만 달러) 지원금도 받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이같은 인식은 그해 10월 한국에서 개최된 세계한인 회장대회에서 현직 한인회장들에게 영향을 주어 현직 한인회장들만의 첫 모임이 이루어 졌다. 당시 60여명의 미주 지역 현직 한인회장들이 참석하였고 당시 첫 회비를 납부한 회장들의 재정 예산으로 501C3 비영리 단체 등록 수속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현재 약간의 이월금이 남아있다고 2대 김 의장은 설명했다. 미주현직회장단협의회는 1대 의장인 로라 전 당시  LA한인회장이 텍사스 휴스턴 총회를 개최한 이후 코로나 19팬터믹 상황으로 인해 모임을 하지 못하다가2020년 10월부터 매주  2주 마다 줌 미팅으로 회의를 진행시켜 왔다. 이 기간에 회칙(정관)을 제정하였고  회의 내용도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2대 의장에 현재 네바다 리오 한인회장인 김수철 회장이 협의회 의장으로 선임 되었다.

현재 등록된 한인회는 120여개가 되며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총회를 개최하여 조직을 체계화 시키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한인회장단협의회를 한층 엎그레이드를 시킬 것이라고 김수철 의장은 설명했다. 최근 미주현직회장단협의회의 항의를 받은 재외동포재단측은 최근 답변을 통해 “일단 본의 아니게 지난 16일 (미국시간) 미주 10대 지역 한인회장들과의 간담회가 미주현직한인회장협의회 소속 한인회장님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여러분들의 오해를 풀고자 자초지종을 설명드리고자 한다”라고 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었다. 이같은 답변을 받은 미주현직회장단협의회측은 “재단측이 본의 아니게 가 아니고 고의적으로 한 행위로 본다면서 매우 불편하였고 분노했다”면서 재차 항의했다. 그리고 협의회측은  “이미 여러 차례 현직 회장단협의회가 있고 김수철 의장이 김성곤 재단 이사장과 통화도 하였는데도 이를 무시하였다”고 지적했다.

‘전직 회장들로 구성된 총연은 구시대적 유물’ 

한편 최근 별세한 남문기 뉴스타부동산그룹 회장이 대표로 있던 미주한인회장협회가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와의 통합을 추진한다. 미주한인회장협회는 4월5일 통합추진위원회 명단을 발표하며 통합 추진을 공식화했다. 통추위 공동위원장은 서정일, 송폴씨가 통추위 위원은 김길영, 김만중, 김풍진, 설증혁, 신원택, 조규자, 최송복씨가 통추위 행정은 장대현씨가 맡는다. 당초 미주한인회장협회는 미주총연과 별개로 5월 총회장 선거를 실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20일남문기 미주한인회장협회 총회장이 타계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고인은 세상을 떠나기 전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에게 미주한인회장협회와 미주총연의 통합을 호소하는 편지를 전했고, 김 이사장이 이를 위한 중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주총연도 5월로 예정된 차기 총회장 선거를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 3월20일 열린 LA로즈힐에서 열린 고 남문기 회장 장례식에는 미주한인회장협회뿐만 아니라, 미주총연 인사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 남문기 회장의 장례식 기간 중 재외동포재단은 고 남문기 회장이 재외동포재단에 미주 총연의 새출발을 위해 통합 중재를 부탁하는 서한을 3월 초 보내 온 사실을 공개 했다. 김성곤 재외 동포재단 이사장은 남 회장 별세 직후 3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23대 미주총연 회장을 지내 신 남문기 미주한인회장협회장 영전에 조의를 표한다. 얼마 전 우리 재단에 보내온 서한에서, 고인이 오늘날 미주총연의 현실에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미주총연의 새 출발을 위한 중재를 재외 동포 재단에 위임한다는 내용을 보내 오셨다. 이를 계기로 미주 한인회가 서로 화합해 새로운 통합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남문기 회장이 동포재단에 보내온 서한에는 ‘세계한인회총연합회 추진위’ 출범에 미주총연이 참석 하지 못하는 현실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언급하면서, ‘미주한인회총연합회’와 ‘미주 한인회장 협회’ 그리고 작년에 출범한 ‘미주현직한인회장단협의회’가 하나로 뭉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를 위한 조정과 중재 역할을 재외동포재단에 부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2019년 5월 18일을 기점으로 박균희-남문기 체제로 갈라진 미주총연은 또다시 ‘분규단체’의 길을 걷게 됐던 것이다. 미주총연은 이미 지난 2015년 6월 4일 외교부로부터 ‘분규 단체’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당시 세계 한인회장단 대회에는 미주총연 임원들의 초청이 제한됐다.

 “남문기 회장 별세로 총연 통합 분위기”

▲ 재외 대륙별총연합회가 세계총연 창립을 모색하는 줌회의가 열었다.

▲ 재외 대륙별총연합회가 세계총연 창립을 모색하는 줌회의가 열었다.

재외동포재단은 당시 분규중인 김재권 총연회장과 이정순 회장측 대리인들을 대회 기간에 서울로 불렀다. 양측의 주장을 듣고 접점을 찾아보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김재권 측은 5일 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정순 측은 행사장을 찾는 대신 서울 양재동의 재외동포재단 건물 앞에 피켓을 들고 나타났다. 10여 명이 “(미주총연을) 분규 단체로 지정한 조규형은 물러나라”며 집회를 연 것이다. 이들은 이어 외교부로 달려가 “분규 단체 지정 철회”를 요청하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같은 시각 김재권 측은 미국에서 온 한인회장들에게 “모든 걸 내려놓고 선거를 통해 다시 인준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LA 가든 스위트 호텔에서는 미주총연 전직 회장들이 모였다. 이도영·조도식·이민휘·신필영·이오영·김영만·유진철·김승리 전 회장 등 8명이 ‘미주총연 통합을 위한 수습대책위원회’를 연 것이다. 김승리 전 회장이 마련한 이 회의에는 전직 이사장, 회칙개정위원회 위원장, 지역 연합회 회장 및 이사장, 한인회 원로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 초청됐고 당시 서울 한인회장대회에도 참가한 김영만 전 회장은 “김승리 전 회장이 이정순 회장을 만나 10월 20일까지 설득하기로 했다” 면서 “통합을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지 찾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3∼15일 서로 만나기로 구두 합의한 상태”라며 “만일 통합 방안이 잘 나오면 거기서 끝나는 것이고, 안 나오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향후 다시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전직 회장단이 수습 방안을 논의할 그 시간 미주총연 회관 위원회도 이사회를 열고 “오는 20일 까지 회관 사용료를 내지 않으면 이정순 회장은 나가야 한다”고 압박했다. 재외동포재단의 조정에 응해 방한한 김재권 측의 폴 송 사무총장은 “우리는 적법하게 당선돼 정통 성이 있지만 미주총연의 화합을 위한다면 기득권을 내려놓고 전직 회장들이 내놓는 대책안에 무조 건 따를 용의가 있으며 재선거도 하라면 다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주총연의 갈등은 지난 2014년  9월 김재권 측 인사들이 이정순 회장에게 임시총회를 요청하면 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미주총연은 60명이 공증 서명하면 임시총회를 열도록 돼 있다. 당시 131 명이 재정 보고, 정회원 명단 발표, 김재권 씨의 정회원 등록을 요구하며 총회 소집을 요구한 것 이다. 그러나 이정순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추수감사절 이후인 12월 29일 임시총회를 소집했다. 김재권 측은 9일 전 통보해야 한다는 사항을 어긴 것은 물론 시기도 적절치 않다고 즉각 반발해 사태는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미주총연 분열 파동은 서울에까지 파급

‘총연을 사랑하는 모임'(총사모) 대표인 국승구 전 서남부연합회장은 “우리가 인터넷으로 투표한 결과 98%가 ‘이정순 회장을 탄핵해야 한다’고 응답해 이를 토대로 70쪽에 달하는 탄핵 소추안을 미주총연 안에 있는 상설기구인 조정위원회(위원장 이민휘)에 제출했다”면서 “이 위원장이 받아 이정순 회장에게 통째로 넘겨줬는데 이를 무시하고 2월 23일 시카고에서 25대 상임이사회를 소집해 탄핵소추안은 유야무야됐다”고 설명했다. 이정순 측 상임이사회에서는 김재권 씨와 유진철 전 회장의 영구제명과 함께 국 대표 등 2명에 대한 조건부 영구제명을 결의했다. 또 미주총연 현 이사장을 회장 선거관리위원장 대행으로 선출하자 각 연합 회장이 회칙 규정을 어겼다며 일제히 들고 일어나는가 하면 대도시 한인회장들은 개별적으로 조정 위원회에 또 회장 탄핵안 제출했다. 그러자 이정순 측은 이민휘 조정위원장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이에 조정위는 선관위원을 뽑아 총회를 소집해 선관위가 두 군데가 생겼다. 양측 후보가 무투표 당선했고, 미주총연은 결국 둘로 쪼개진 상태로 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 분쟁은 다시 지난 2019년 5월 18일을 기점으로 박균희-남문기 체제로 갈라진 채 현재까지 진행형이다. 미주한인사회의 추악한 추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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