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폭동 30주년 그리고 한인타운 선거구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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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 의회 선거구 재조정 앞두고

10년 전 뼈아픈 실패

전철 밟지 말아야한다

2022년 4월은 미주한인 100년사의 최대수난인 4.29 폭동 30주년이 된다. 4.29 폭동이 발생한 1992년 4월 코리아타운은  미국 주류사회의 정치권, 언론, 기득권층에 의해 철저하게 차별 받아 코리아타운이 3일 동안(4.29-5.1) 폭도들에 의해 불바다가 됐다. 한인이LA폭동의 최대 피해자가 됐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진상은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았다. 한인과 한인사회의 명예회복도 되지 못했다. 4.29 폭동 30주년인 내년 2022년 이전에 한인사회의 40년 숙원사업인 LA시 선거구 재조정에서 코리아타운을 단일 선거구로 만들어야 한다.  LA시는 오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LA시 의회 선거구 재조정에 들어 간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10년전 뼈아픈 실패의 전철이 있다. 또다시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성진 취재부 기자>

오늘 8월 LA시 선거구 재조정을 위한 한인사회 대책으로 LA한인회, 한인타운청소년회관, 한인가정상담소, 민족학교, 남가주한인변호사협회, FACE, 카시센터, LA정의진흥협회, 아태 여성보호센터 등이 연합하여 ‘코리아타운 선거구 단일화 추진 테스크포스’를 결성한 상황이다. 현재 대두되고 있는 사안 중에는 코리아타운 지역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선거구에 포함될 LA 한인타운 지역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번 결정으로 LA코리아타운의 경계가 비로소 구체적이고 확정적이 되도록 테스크 포스 관계자 들은 신중하게 논의하고 LA시정부와 대처해 나가야 한다. 지난 1980년대부터 ‘코리아타운’이란 지역 명칭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이번 선거구 재조정으로 명실공히 ‘코리아타운’의 정체성이 확고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한인타운그러기 위해 역사를 고찰해보자. 지난 2012년 마지막으로 실시된 LA선거구 재조정에서 당시 LA시 정치권이 한인사회의 여론을 완전히 무시하고 한인타운을 4조각으로 분리 시킨 채 남겨두었다. 당시 코리아타운은 4.29 폭동 처럼 미주류 정치권으로부터 또다시 철저히 소외됐던 것이다. 당시 LA타임스도 “LA선거구 재조정 에서 코리아타운이 최대 피해자”라고 보도 했었다. 지난 10년전에 LA한인 커뮤니티는 정치력 신장을 위해 LA 코리아타운 지역을 하나의 LA 시의회 선거구 재조정으로 단일화 하기 위한 캠페인에 남녀노소가 하나가 되어 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범동포적인 한인사회의 목소리에 LA시 선거구 재조정위원회는 이를 끝내 외면했다. 일부 LA시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에서 한인사회의 염원을 철저하게 무시했다. 10년전 당시 LA시의회의 의장인 허브 웨슨(10지구 시의원)이 코리아타운 선거구 단일화를 자신 의 정치적 이해를 위해 반대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었다.  허브 웨슨은 지난해 자신이 더 이상 코리아타운이 포함된 10지구 시의원에 연임할 수 없어 당시 LA 카운티  2지구 수퍼바이저  마크 리들리 토마스와 자리 바꿈을 위해 2지구 수퍼바이저 선거에 나섰으나 낙선하고, 마크 리들리-토마스는 10지구 시의원에 당선됐다. 정치인들의 놀음이었다.

단일 선거구 획정에 합의점을

한편 LA타임스도 당시 2012년 3월 8일자에서 LA 시의회 선거구 재조정 과정에서 코리아타운 선거구를 13지구로 단일화 해 달라는 한인사회의 의견 채택 이 무산된 가운데 이 과정에서 한인 커뮤니티와 코리아타운을 관할하는 10지구의 허브 웨슨 시 의장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해 선거구 조정에서 웨슨이 한인사회를 외면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이 신문은 불과 2년전까지만 해도 웨슨 시의원과 한인 커뮤니티는 화기애애한 관계였지만 “지금은 먼 옛날의 추억일 뿐”이라고 빗대어 밝혔다. 이제는 코리아타운 선거구재조정의 캠페인 단체들은 웨슨이 코리아타운에서 막대한 정치헌금을 받았으면서도 한인타운의 여망을 무시 했다 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웨슨 시의원은 “잘못된 비난”이라고 부인했다. 더구나  웨슨 시의장은 당시 미주한국일보와의 인터뷰 (2012년3월6일자) 에서도 선거구 재조정 과 관련 한인타운이 포함된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지역 선거구 가 10지구를 벗어날 경우 “혼란이 올 것”이라고 위협적인 발언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4한인타운그는 인터뷰에서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는 LA에서 가장 큰 주민의회다. 10만명이 거주 하고 있는 이 구역을 한꺼번에 옮기게 되면 LA시 전체에 큰 혼란이 온다. 이번 선거구 재조정은 나를 위함이 아니었다. 한인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이번 재조정 작업은 모든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한 것이고 법적 유효 내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혼란이 올 것”이란 발언은 한마디로 엄포를 놓은 것이다. 당시 웨슨 시의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시의회 선거에서 정치 후원금의 대부분이 한인타운에서 조성됐다는 지적이 있다’라는 질의에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대꾸했다. 이같은 그의 대꾸는 ‘너희들 이 그런 것을 왜 묻는냐’는 오만한 자세였다. 당시 그는 시의회 선거 기간 중 한인타운에서 모금한 정치헌금이 그의 전체 모금 중 30%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들 모금 중 일부는 강제성 모금이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었다. 특히 ‘한인타운의 많은 후원을 받았음에도 그동안 타지역에 비해 한인타운 지역 지원이 더뎌 대부분의 한인들이 반발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질의에 대해 웨슨 시의장은 “모든 한인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일부만이 반발 하고 있는 것이다. 저명하고 오래된 한인 단체들은 나를 지지하고 있다. 대신 앞으로 젊은 한인 세대를 찾아 그들과 대화할 의무가 나에게 있다. 이번 선거구 재조정 작업이 끝나면 서로를 더욱 알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주류 정치인들 농간에 넘어 가기도

폭동한마디로 그동안 선거구 관련해 한인타운의 범동포적인 반발을 단지 “일부만 반발”이라고 치부 해버렸다. 이어  “저명하고 오래된 한인단체들은 나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교만한 자세를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당시 수개월에 걸처 한인사회가 공청회마다 대거 참가해 코리아타운 선거구 단일화 재조정을 외친 것에 대해 단지 “일부만이 반발하고 있다”고 과소평가 해버렸다. 그리고는 “저명하고 오래된 한인 단체들은 나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즉, 자신의 뒤에는 진짜 유명하고 실세인 한인 단체들이 포진하여 자신을 지지하고 있기에 ‘일부 한인 단체’의 목소리는 신경 쓸 일이 아니다라는 거만한 입장을 나타냈다. 도대체 그가 지칭하는 ‘저명하고 오래된 한인 단체들’이 누구인가. 그렇다면 ‘저명하고 오래된 한인 단체들’ 은 지난동안 몰래 웨슨을 지지하면서 코리아타운 선거구 재조정을 반대하는 세력들인 것 이 분명하다. 그리고 1세 단체들 중 오래된 한인단체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 당시 본보가 수집한 웨슨 선거모금 기탁자 명단에 들어 있는 사람들 중에 떠오르는 사람들을 찾는 것이 쉬웠다. 당시 시의장으로도 막강한 위세를 지닌 웨슨 10 지구 의원은 오래전부터 LA시재개발자금 (CRA 자금) 과 관련해 코리아타운에서 걷혀진 CRA 기금을 자신의 목적대로 전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며, 코리아타운이 포함된 CRA 구역을 자신과 이해관계가 밀접한 미드시티 구역과 합병 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실제로 그는 ‘한인타운에서 거둬지는 세금이 미드시티 구역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의에 “그것을 고려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고려만 했을 뿐이다”라고 변명했으며, ‘그 아이디어에 대해 지지를 했나?’라는 물음에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말해 그의 속셈을 들어냈다. 그는 ‘로우스’ 매장이 들어선 미드타운 크로싱 개발 프로젝트도 한인타운에 배정된 CRA 기금에서 조성됐나?’ 라는 질의에  “아마도 그럴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한인 커뮤니티 및 교계 관계자들은 지난2012년 3월16일 오전 LA시청 앞에서 선거구재조정 소송 제기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히고 법정 싸움에 필요한 기금 모금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 (WCKNC), 남가주한인기독교교회협의회, 한미 연합회 (KAC), 한인커뮤니티 기독교 개발 협의회(KCCD), 한미민주당협회(KADC), 한미변호사협회 (KABA), 아태자율권 단합센터 (CAUSE) 등 단체 관계자들과 마이크 잉 가주하원의원 잰 페리 시의원 이 동참 해 지지입장을 표명하고 한인 커뮤니티를 격려했다.

당시 한인 커뮤니티는 또 선거구 재조정에 대한 한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2012년 3월 27일 윌셔와 하바드에 있는 윌셔 불러바드 템플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당시의 선거구재조정 전개 과정과 소송 계획 등을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도 갖았다. 당시 LA시의회를 통과한 선거구 재조정안에 따르면 북쪽으로 베벌리 블러버드를 경계로 한 한인타운 중심부는 10지구에, 웨스턴 서쪽은 4지구에, 3가와 놀만디를 경계로 북동쪽 구역과 6가와 버몬트를 경계로 한 북동쪽 구역은 13지구에, 그리고 버몬트와 7가를 경계로 한 남동쪽 구역과 올림픽과 놀만디를 경계로 한 남동쪽 구역은 1지구에 각각 소속돼 한인타운이 여전히 4개의 서로 다른 지역구로 분리돼 있는 구획이 그대로 확정됐다. 시의회 표결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LA 선거구 재조정위원회(CRC) 안에 대해 찬성 13, 반대 2표로 나타났다. 반대표를 던진 시의원은 잰 페리(9지구)와 버나드 팍스(8지구) 의원이었다. 선거구 재조정안은 시 검찰의 문서화 작업을 거쳐 시의회의 형식적인 최종 승인 절차를 거친 후 당시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 시장의 서명으로 확정됐다.

허브웨슨 시의원의 사탕발림 중재

당시 한인단체들은 시의회 통과 전 비아라이고사 시장과 면담을 갖고 이 안에 대한 거부권을 요구했으나 비아라이고사 시장 측은 승인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웨슨 시의장과 중재를 하겠다” 라는 극히 정치적인 제스추어를 나타냈다.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이날 2시간동안 비공개 미팅을 갖고 한인 커뮤니티의 의견을 들었다. 이날 회동에는 헬렌 김. 로버트 안 전 선거구재조정위원회 커미셔너를 비롯해 타운 단체 및 교계 대표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선거구 재조정 과정의 부당성을 언급하며 단일화된 한인타운의 13지구 편입, 시의회 투표 연기, 시의회에서 통과된 선거구 조정 안 비토 등을 요구 했지만 이미 ‘물건너 간’ 것이다. 이에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선거구 조정안에 대해 거부권은 행사하지 않겠지만 허브 웨슨 시의장 에게 전화해 한인 커뮤니티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중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 났다. 당시  선거구 재조정을 두고 비야라이고사 LA시장과 웨슨 시의장간에도 묵계가 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당시 웨슨 시의원은 예상밖의 한인타운에서 자신에 대한 반감이 커지자 서둘러 무마책을 내놓아 환심 쌓기에 열중했다. 그는 당시  KYCC ,LA한인축제재단,한인가정 상담소, 한인건강정보 센터, 한인타운노동연대 등 타운내 비영리 단체장들을 불러 커뮤니티 센터 건립과 공원 조성 프로그램에 필요한 각종 시 정부 기금 지원 등을 약속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었다. 이같은 사탕발림에 일부 단체장들은 당시까지의 반대투쟁에서 슬그머니 물러나, 웨슨 시의원을 포함해 비야라이고사 LA시장과의 접촉에서 자신들의 위상을 나타내고 있어 빈축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당시 일부 단체장들은 앞으로의 선거구 투쟁 전략을 놓고 당시 줄기차게 단일화 캠페인을 주도한 젊은 세대들이 ‘소송’을 주장하는 것에 제동을 걸고 나왔다. 명분은 실리를 찾자는 것이었 다. 이들은 ‘우리들의 주장이 주류사회에 각인됐으니 그 것만이라도 승리’라면서 ‘더 이상 주류 사회와 갈등을 벌이면 우리만 밉보이게 될 수도 있다’고 은근히 겁까지 주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소송’을 주도하는 그룹들은 ‘적전이탈’이라며 ‘변절자’라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당시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리가 소송을 하지 않으면, 그나마 우리가 지금까지 이뤄 놓은 캠페 인의 힘을 약화 시킬 수 있다”면서 “주류사회와 협상을 하드라도 소송을 하면서 협상하는 것 과, 아닌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고 조언을 하고 있다. 또  “사대주의 근성으로 명분을 찾자는 것 은 오히려 우리 커뮤니티를 과소평가하게 만들지도 모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웨슨 시의원이 선심공세를 폈던 코리아타운내 커뮤니티센터 건립과 공원 조성 프로그램에 필요한 각종 시 정부 기금 지원이 물건너 갔다는 사실을 10년이 지난 오늘날 기억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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