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재판에서 드러난 윤갑근 전 고검장의 로비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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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 출신 옷 벗으면 떼 돈 번다더니… ‘헛말이 아니었다’

면담 2번에 문자 1통이 2억 2천만 원 ‘헉~’

구속 수감 중인 라임자산운용 김봉현 대표의 옥중서신에서 ‘검사장 출신 야당유력 정치인 변호사’로 언급됐던 윤갑근윤갑근 전 대구 고검장이 손태승 우리은행장 면담 2번, 문자 1통의 대가로 2억 2천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된 윤 전 고검장은 1심에서 알선수재 혐의가 인정돼 3년의 실형이 선고됐고, 2억 2천만 원도 모두 토해내게 됐다. 윤 전 고검장은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김영홍 메트로폴리탄그룹 회장과 만난 지 사흘 만에 우리은행장을 만나 라임펀드를 계속 판매해 달라고 요청하는가 하면, 2억 2천만 원을 입금 받은 지 1시간여 만에 다시 우리은행장 면담 일정을 잡고 사실상의 로비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윤 전 고검장은 자문계약서를 제시했지만, 계약기간도 없고, 작성시점도 돈을 받은 지 3개월여 뒤로 밝혀졌다. 한편 부실펀드 판매로 문책경고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은 금감원을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하면서 간신히 연임에 성공했지만, 금감원은 3차례의 재심 끝에 지난 4월 문책경고를 확정, 우리은행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해 10월 정치권과 검찰 등에 일대파란을 일으켰던 김봉현의 옥중서신, 라임자산운용과 관련한 로비내역을 적은 이 문서에서 ‘검사장 출신 야당유력정치인 변호사’,’000 전대표 최측근 정치인’으로 묘사됐던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국민의 힘 충청북도 도당위원장, 청주 상당 당협위원장으로 정계 진출의 야망을 키우던 윤 전 고검장에게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3년 실형이 선고됐다. 윤 전 고검장은 김봉현, 이종필, 김영홍 등 라임펀드 측으로 부터 우리은행이 펀드를 계속 판매하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손태승 당시 우리은행장에게 청탁하고 그 대가로 2억 2천만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됐고, 2억 2천만 원의 추징금도 선고됐다.

윤갑근, 알선수재 혐의 징역 3년 실형

본보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윤 전 고검장은 손태승 행장 면담 2차례, 손 행장에게 문자 메시지 1차례 등을 통해 라임펀드 재판매를 부탁하고 2억2천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검장을 지낸 전관으로서 불과 몇십 분에 불과한 2차례 만남으로 ‘연수원 출신’ 변호사는 꿈도 꾸지 못할 수억 원대의 거액을 챙긴 것이다. 윤 전 고검장은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정상적인 법률자문 업무를 수행했으며, 계약에 따른 대가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펀드재판매가 이뤄지이종필지 않음으로써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실패한 로비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친분관계를 이용한 청탁이 인정되며 계약서 등이 사후 작성됐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로비의 발단이 됐던 펀드는 라임자산운용의 ‘톱 2밸런스 펀드’로 확인됐다.

라임 측은 지난 2019년 1월 우리은행과의 협의에 따라 플로투 FI-DI 1호 펀드 및 국채 등에 투자하는 ‘톱 2밸런스 펀드’를 만기 6개월로 설정해 출시했고, 우리은행은 이를 1월 31일부터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펀드는 만기 상환자체가 불투명한 펀드, 즉 애초부터 만기가 돼봐야 상환 가능성이 거의없는 펀드로 밝혀져 약 3개월만에 판매가 중단됐다. 우리은행은 펀드판매 불과 2개월여 만에 판매 중단을 검토할 만큼 위험한 펀드였다. 우리은행은 내부검토 결과 2019년 들어 라임자산 운용의 플루토 FI-DI1호 펀드 판매가 급증했고 스트레스테스트결과 상황악화 시 플루토 FI-DI1호 펀드에서 30% 손실 가능성이 있음을 2019년 4월 초에 알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 후 우리은행은 톱 2밸런스 펀드 판매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한 뒤, 4월 23일 53호를 마지막으로 추가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 자신이 라임 측과 의논해 사실상 펀드를 설계하다시피 했음을 감안하면, 우리은행 측도 라임자산운용 못지않게 큰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셈이다. 이처럼 톱 2밸런스 펀드의 판매는 중단되고, 1월말 판매한 펀드의 만기는 8월 7일부터 줄줄이 돌아오게 됨에 따라, 라임 측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 됐다. 라임은 7월 8일 우리은행 측과 만나 펀드를 계속 판매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우리은행은 톱 2밸런스 펀드와 동일한 조건의 재판매는 불가능하다고 거부했고, 이틀 뒤인 7월 10일 ‘라임운용의 플루토 펀드 현황점검’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5월 7일 라임자산운용으로 부터 우리은행 펀드재판매 청탁과 관련, 2차례 우리은행장을 만나 펀드재판매를 요청하고 대가로 2억 2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에게 징역 3년 실형과 추징금 2억 2천 만원을 선고했다.

▲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5월 7일 라임자산운용으로 부터 우리은행 펀드재판매 청탁과 관련, 2차례 우리은행장을 만나 펀드재판매를 요청하고 대가로 2억 2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에게 징역 3년 실형과 추징금 2억 2천 만원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 문건에서 ‘만기 구조가 상환 일정으로 대응하기 힘들며, 우리은행 펀드상환을 위해 플루토펀드 내 3700억원이 필요하며, 현재는 1515억 원에 불과해 2100억 원이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또 ‘주요 판매사를 통한 신규자금 유입 가능성이 낮고, 기초 자산은 불황실성이 높고, 자산이 한군데 몰려 집중 리스크가 높다’고 진단했다.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펀드만 3700억 원에 달하지만, 상환할 자금은 이 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드시 상환이 불가능해 질 수 밖에 없는 펀드였다.

펀드 재판매 불가 통보받고 전방위로비

재판매 불가 통보를 받은 라임 측은 7월 12일, 19일, 23일 등 3차례 더 우리은행 측으로 부터 불가 입장을 전달받았고, 결국 2019년 10월 중순 톱 2밸런스 펀드의 환매대금 6700억 원 중 상당액을 마련하지 못해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라임 측은 7월 우리은행으로 부터 재판매 불가통보를 받고 사실상 부도날 상황이 됐고 이 펀드에서 1592억 원 상당을 투자받은 메트로폴리탄 그룹 역시 위기에 처하자 ‘필살기’로 불리는 초특급 처방을 하며 ‘인공호흡’에 나섰고, 그 필살기가 바로 윤갑근 전 대구 고검장이었던 것이다. 라임과 메트로폴리탄 그룹 등이 우리은행에 매달린 것은 ‘톱 2밸런스 펀드’전체 판매액 6700억 원 중 절반이 넘는 3700억 원 상당이 우리은행을 통해서 팔렸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은행이 주력 판매처여서 우리은행의 판매 중단은 다른 판매은행까지 도미노 중단을 초래하면서 붕괴될 우려가 컸다. 한마디로 우리은행이 안 팔면 자연스럽게 펀드는 폭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2019년 1월 톱2밸런스펀드를 출시, 우리은행등을 통해 판매됐으나, 우리은행은 불과 3개월여만인 같은해 4월 펀드가 부실위험이 있다며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2019년 1월 톱2밸런스펀드를 출시, 우리은행등을 통해 판매됐으나, 우리은행은 불과 3개월여만인 같은해 4월 펀드가 부실위험이 있다며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라임 측이 윤 전 고검장과 접촉한 것은 연거푸 재판매 불가통보를 받은 직후인 2019년 7월 15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이종필 라임부사장의 휴대폰 통화내역, 일정표 등을 확인한 결과, 이날 오후 3시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윤 전 고검장을 처음 만났으며, 7월 23일 9시 다시 이 호텔에서 윤 전 고검장을 만났으며, 7월 29일에는 밤 9시 반 서울 강남의 교대역 앞 모 모임공간을 빌려서 다시 한번 만났다고 밝혔다. 3번 만난 셈이다. 이종필은 7월 15일 윤 전 고검장을 만날 때 ‘190715 우리은행 톱 2밸런스 펀드 만기상환 이슈’라는 제목을 문서를 가져갔으며, 요지는 톱 2밸런스 펀드의 재판매를 요청한다는 것이다. 윤 전 고검장은 이틀 뒤인 7월 17일 11시 51분 ‘윤갑근 변호사입니다.

자료를 편집해야 하는데 PDF파일이 아니라 워드파일을 메일로 보내주세요’, 또 잠시 뒤인 12시3분 ‘지난 미팅 때 자료도 보내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직후 서류를 전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윤 전 고검장은 ‘라임자산운용 톱 2밸런스 사모펀드 재판매 요청서’라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했다. 이 문서는 ‘100% 재판매가 어려울 경우 다른 은행에서 재판매하여 자금경생 회피할 수 있도록 70-50%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재판매 허용을 요청합니다. 당사 펀드의 판매 재개를 요청드립니다. 우리은행 상품 팀이 6개월 펀드설정을 강력하게 요청했고, 재판매도 약속했습니다. 판매 재개가 안된다면 펀드 상환이 불가능하며, 당사도 곤경에 처하게 됩니다’라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전 고검장은 이종필 등 라임 측과의 만난 지 이틀 만에 손태승 당시 우리은행장과 접촉하는 등 ‘필살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종필 ‘내가 필사기 동원했다’문자

윤 전 고검장은 7월 17일 오전 11시 22분 성균관대 동창인 손태승 당시 우리은행장과 45초간 통화하고 7월 18일 우리

은행 본점에서 손 행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고검장의 휴대전화 역시 7월 18일 오후 2시 36분에서 3시 6분까지 우리은행 본점 소재지인 서울중구에서 신호가 감지됐다. 이때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진 것이다. 당시 이종필은 7월 18일 오후 6시 43분 라임 임원 2명에게 ‘네 지금 마지막 필살기 한번 써보고 ㅠㅠ 안되면 포기할라구요’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종필이 윤 전 고검장을 ‘필살기’라고 언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7월 19일과 23일에도 라임 측에 펀드 재판매 불가를 통보하자, 라임 측은 ‘미지근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종필과 김영홍 등은 7월 29일 밤 윤 전 고검장을 교대 앞 모임공간에서 다시 만났고,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라임 측은 ‘워낙 능력있고 바쁘신 분인데 아무런 대가없이 시간만 뺐는게 미안하다’는 말을 건넸고, 바로 그 다음날인 7월 30일 오후 3시 28분 라임펀드 최대 수혜자인 김영홍이 운영하는 메트로폴리탄 그

▲ 김봉현 문건 3페이지 검찰로비 내역에 ‘검사장출신 야당유력정치인 변호사’‘000 전대표 최측근 정치인’등으로 기재된 사람은 당초 추정대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으로 확인됐다.

▲ 김봉현 문건 3페이지 검찰로비 내역에 ‘검사장출신 야당유력정치인 변호사’‘000 전대표 최측근 정치인’등으로 기재된 사람은 당초 추정대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으로 확인됐다.

룹의 계좌에서 윤 전 고검장의 법무법인 계좌로 2억 2천만 원이 송금됐다. 윤 전 고검장은 돈이 송금되자 총알같이 움직였다. 송금 1시간 반 만인 7월 30일 오후 4시 55분 손태승 당시 우리은행장과 43초간 통화했고, 곧바로 다음날 면담 일정이 잡혔다. 두 사람이 만난 시간은 7월 31일 오후 4시경으로 추정된다.

윤 전 고검장의 휴대폰에서 ‘7월 31일 우리은행 4시 30분’이라는 일정이 확인됐고, 휴대폰 전파 역시 오후 4시 7분부터 4시 24분까지 우리은행 본점 소재지인 서울중구에서 감지됐다. 이에 대해 손행장은 검찰조사에서 ‘2019년 7월 31일 윤갑근을 만났던 것 같고, 펀드에 대해 스쳐 지나가듯 이야기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 전 고검장은 두차례 손 행장을 만났지만 펀드 재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첫 번째 상환 시기가 돌아오자 8월 8일 오후 3시 43분 손 행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은행에서 판매 중지를 안하더라도 창구에서 판매가 되지 않으면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인지요? 판매대금 6700억 원이 1년 기간 담보대출인데 6개월 상품으로 판매돼 재판매가 되지 않으면 상환자금이 확보되지 않아 혼란이 예상된다고 합니다’라는 메시지였다. 설사 판매를 하지 않더라도 이를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다. 우리은행의 펀드판매 중단이 알려지면, 다른 판매사까지 동시에 중단하는 ‘펀드 런’ 현상이 발생할 것을 우려, 조용히 우리은행만 판매하지 말고, 이를 알리지 말라는 것이다.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윤 전 고검장에게 이 문자메시지를 들이대자 ‘1년 대출 상품인데, 6개월 만에 만기가 돌아오도록 한 것은 우리은행이며, 우리은행이 이를 감안 재판매를 약속해 놓고도 중단한 것은 우리은행 책임이라는 라임 측 불만을 손태승 회장에게 통보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 진술이 이종필, 김영홍의 청탁 취지를 손 행장에게 전달했음을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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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없는 우리은행에 부는 ‘비리風’…

성균관大 커넥션이 움직였다

정당한 법률자문료 주장에 알선수재 판결

▲ 우리은행은 라임의 톱 2밸런스 펀드를 점검한 결과 펀드상환을 위해 3700억원이 필요하지만 2100억원이 부족한 상태로 상환이 불가능해 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 우리은행은 라임의 톱 2밸런스 펀드를 점검한 결과 펀드상환을 위해 3700억원이 필요하지만 2100억원이 부족한 상태로 상환이 불가능해 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면담 2회, 문자 1회에 2억 2천만 원을 챙긴 윤 전 고검장은 정당한 법률자문의 대가라며, 자문계약을 체결했다며 계약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메트로폴리탄 그룹과의 이 자문계약서는 자문기간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인지도 명시돼 있지 않고, 일시불로 2억 2천만 원을 받는 것으로 돼 있다. 윤 전 고검장이 다른 기업들과의 고문 계약때는 자문기간, 자문료, 지급방식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고, 자문료는 월 1백만 원에서 최대 4백만 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기간도 없고 2억 2천만 원이라는 거액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특히 윤 전 고검장은 7월 29일 이종필 측이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이미 3일 전인 7월 26일 자문계약서 초안을 작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즉 두 사람의 다리를 놓은 홍모씨가 대가를 지불하자고 운을 띄우기 전 윤 전 고검장이 계약서를 준비한 점으로 미뤄, 홍 씨와 사전교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 전 고검장은 2억 2천만 원을 받은 지 하루 뒤인 7월 31일 계약서 홀딩지시를 내렸고, 계약체결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뒤인 2019년 10월 31일 메트로폴리탄 그룹 측이 부가가치세 신고를 위해 계약서가 필요하다고 요청하자, 11월 4일 법무법인이 법인인감을 찍고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즉 형식상 자문계약서이며, 이 또한 돈을 받은 날로 부터 3개월여가 지난 사후계약서로서 ‘눈 가리고 아웅’격이었다. 윤 전 세사람고검장은 재판에서 ‘메트로폴리탄 그룹과의 자문계약에 따라 정당하게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자문료를 받은 것이며, 우리은행장에게 톱 2밸런스 펀드 재판매를 요청해 달라는 부탁도 받지 않았고, 알선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이 아니므로 알선수재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변호사가 자문기업의 문제를 우리은행에 지적하는 것은 정당한 법률사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윤 전 고검장이 정당한 법률자문을 하지 않고, 손태승 행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활용, 펀드 재판매 청탁을 하고, 알선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이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증권금융 범죄이며, 1억 원 이상의 알선수재 사건이므로 징역 2년 6개월에서 3년 6개월이 처단형의 범위지만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대가로 받은 2억 2천만 원은 추징한다고 판결했다.윤 전 고검장은 지난해 10월 말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서신을 통해 윤 전 고검장에게 억대로비를 했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는다고 폭로한 뒤 같은 해 12월 10일 구속됐고, 12월 18일 구속적부심도 기각됐었다.

▲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은 라임측으로 부터 받은 2억2천만원은 정식자문계약을 체결하고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계약기간등이 명시돼 있지 않은 것은 물론 돈을 받은지 3월이 지난 2019년 11월 4일 최종 날인된 것으로 확인됐다.

▲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은 라임측으로 부터 받은 2억2천만원은 정식자문계약을 체결하고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계약기간등이 명시돼 있지 않은 것은 물론 돈을 받은지 3월이 지난 2019년 11월 4일 최종 날인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봉현은 윤 전 고검장을 황교안 전야당 대표의 최 측근이라고 주장했고, 공교롭게도 윤 전 고감장과 황교안 전대표, 그리고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모두 성균관대 법대 출신으로 확인됐다.

면담 2번, 문자 1번에 2억 2천만원이 가능했던 것은 고검장 출신에 야당 대표의 최측근, 대학동문이라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로비대상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은 지난 4월 8일 금감원으로 부터 과거 우리은행장 시절, 은행이 라임펀드의 부실을 알고도 소비자에게 재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재판매한 혐의로 금융감독원으로 부터 ‘문책경고’를 받았다. 문책경고는 금융당국의 5단계 중 두 번째로 높은 제재수위다. 당초 손 회장은 금감원으로 부터 ‘직무정지’의 징계를 받았지만, 이에 불복했고 재심, 제재심 등을 거쳐 한 단계 낮아진 ‘문책경고’가 내려진 것이다.

손태승회장-권광석 행장 체제 난항

금감원 검사국은 ‘우리은행이 라임펀드의 부실을 알고서도 이를 판매, 자본시장법상 부당권유 금지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고, 재심에서 우리은행이 라임무역펀드 피해자들에게 원금을 전액 반환하라는 분쟁 조정안을 받아들이는 등 손실 회복에 나선 점이 반영돼 제재수위가 낮아진 것이다. 손 회장은 이에 앞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으로 징계를 받은 지 1년 만에 다시 중징계를 받음에 따라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손 행장은 당시 사퇴하지 않고 금감원을 상대로 징계효력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고, 지난 3월 간신히 연임에 성공했지만,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또 우리은행도 행장선임을 앞두손태승고 후보 중 1명인 권광석 우리은행장에 대한 음해성 사진이 블라인드 앱에 게재된 것과 관련, 한국과 미국 등에서 소송을 제기, 특정 개인을 위한 횡령 및 배임의혹이 제기뇌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정부지분이 27%에 달한다는 점에서 국민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우리은행과 권행장은 지난 4월 20일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에 팀블라인드에 대한 디스커버리를 승인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20일이 지난 이달 10일 현재 아직 연방법원 판단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반면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연금재단이 지난 3월 16일 동일한 법원인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에 제기한 제약업체 인타르시야에 대한 디스커버리승인 소송은 소송제기 단 하루만인 3월 17일 전격 승인됐다. 우리은행 디스커버리 요청 사항은 팀블라인드에 글을 올린 회원들의 신원에 관한 요청이어서 재판부가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은행 소송은 인터넷에서 어느 정도의 익명성을 보장해야 하는지 등의 시금석이 되는 소송이므로 미국 법조계는 물론 언론도 주목하고 있기에 심사 숙고한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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