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스토리] FBI가 압수해 밝힌 베버리힐즈 대여금고 속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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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비밀 대여금고 속에는 8700만 달러와 금은보화 가득…

‘떳떳한 돈이라면 왜 대여금고에…’

윗부분지난 3월말 FBI의 로스앤젤레스 베버리힐즈 소재 대여금고회사 압수수색에서 무려 8700만 달러의 현금이 발견됐고, 이중 한인들도 최소 9명 이상이 각각 수만 달러에서 수십만 달러를 보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5월 20일자 보도). 일부 한인은 대여금고 2개를 이용했고, 현금뿐 아니라 금화, 은화등도 보관했다가 전격 압수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정부가 1만 달러이상의 현금거래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대여금고 소유주들은 자금출처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세금포탈 의혹은 물론 마약 등 범죄연루의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행법상 현금소유는 합법이어서 자금출처 등을 입증하는 사람은 돈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또 연방법원도 일단 범죄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대여금고까지 몽땅 압수할 것은 불법이라는 취지의 가처분명령을 내림으로써 연방검찰의 대응이 주목된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 FBI는 지난 5월 20일 US프라이빗볼트 대여금고에서 현금이 보관된 금고 361개 및 금은 보석등 귀중품이 보관된 금고 10여개등 압수물 현황을 공지했다.

▲ FBI는 지난 5월 20일 US프라이빗볼트 대여금고에서 현금이 보관된 금고 361개 및 금은 보석등 귀중품이 보관된 금고 10여개등 압수물 현황을 공지했다.

코리아타운 인근 베버리힐즈의 9182 웨스트올림픽블루버드의 베버리팜플라자몰에 위치한 사설대여금고 ‘US프라이빗볼트’.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라는 노래를 연상케 할 정도의 철저한 익명성을 자랑하는 대여금고업체가 출처가 불분명한 돈의 은신처라는 소문대로, 은행 금고는 ‘저리 가라’고 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현금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미국인은 물론 한인일부도 이 대여금고에 현금을 보관했고, FBI가 한인소유주의 이름을 이미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액 뭉칫돈 주인들 한명도 나타나지 않아

본보가 지난 5월 20일자 및 지난달 23일자 FBI압수물 공고를 분석한 결과, FBI가 지난 3월 22일부터 ‘US프라이빗볼트’를 급습, 약 5일간에 걸쳐 압수수색을 진행한 끝에 361개 대여금고에서 현금 8741만여 달러를 찾아내 압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FBI의 압수물공고이후 약 1개월간 113개 대여금고 소유주가 FBI에 압수물반환을 청구, 약 1738만 달러 상당은 주인이 나타난 상황이며, 지난달 23일 현재 248개 대여금고에서 발견된 현금 7003만 달러 상당은 아직 소유권청구가 제기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FBI는 오는 8월 10일까지 대여금고주인이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을 경우 전액 국고에 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명불허전’을 실감케 하는 대여금고회사의 현금 8741만 달러는 일부 중소형 은행 본점의 현금보관 금액 못지않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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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관계자는 대부분의 은행이 마감시간 이후 가급적 현금을 지점 등에 보관하지 않고 본점 등에 입금시킨다는 점에서 이 대여금고회사의 현금은 웬만한 은행지점 수십 개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여금고회사의 엄청난 현금보관액수는 가히 지하경제의 규모가 얼마나 큰 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대여금고회사의 한 금고 당 평균 현금은 24만 2천여 달러에 달한다. 재미난 것은 이미 압수물 반환을 청구한 113개 대여금고의 평균 현금 액은 15만3천여 달러에 불과한 반면, 아직도 소유주가 나타나지 않은 248개 대여금고의 평균 현금 액은 28만 2천여 달러로 약 2배 가량 많다는 점이다. 즉 이미 ‘내 돈이요’하면서 떳떳이 나선 사람은 평균액수가 적은 반면, 대여금고에 보관한 현금이 많은 사람일수록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거액의 뭉칫돈을 숨겨둔 사람일수록 그 자금이 마약등과 관련되거나 출처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라는 몸을 사리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100만 달러이상 주인들 단 1명도 반환청구 안해

이같은 사실은 대여금고에서 압수된 현금금액별 현황을 보면 더욱 잘 드러난다. 본보확인결과 100만 달러이상이 발견된 대여금고는 14개에 현금은 1886만 달러로, 평균 현금보관액만 135만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이중 지난 5월 FBI의 압수물 공고 뒤 ‘내 돈이요’라며 정체를 밝히고 반환을 청구한 사람은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1개월간 현금발견 대여금고 주인 30%가 커밍아웃해서 소유권을 주장한 반면, 100만 달러이상 금고 주인이 단 1명도 나타나지 않은 것은 이 돈이 구린 돈일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FBI가 압수한 대여금고 중 가장 많은 현금이 숨겨져 있던 대여금고는 ‘3704’번 대여금고로, 현금이 무려 207만 달러나 쏟아져 나왔다.

100달러짜리 1만 달러 뭉치로 보관하더라도 무려 207개 뭉치에 달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양이다. 하지만 이 대여금고 주인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두 번째 거액인 7321번 금고, 186만 달러의 소유주는 데이빗 조셉 제임스로 확인된 반면, 4007번 금고에서 181만 달러 및 5811번 금고에서 150만 달러의 현금은 소유주가 확인되지 않았다. FBI압수물 공고 확인 결과, 100만 달러이상 대여금고 14개 중 절반인 7개의 소유주는 이미 공개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도 돈을 찾으러 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 대여금고 2개에 각각 3만달러씩의 현금을 보관한 것으로 밝혀진 한인 곽모씨는 1304번금고에 금화와 은화등 동전 880개를 보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 대여금고 2개에 각각 3만달러씩의 현금을 보관한 것으로 밝혀진 한인 곽모씨는 1304번금고에 금화와 은화등 동전 880개를 보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5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가 압수된 대여금고는 37개에 2499만 달러, 평균보관액이 67만 5천 달러에 달했고, 1개월간 6명이 약 320만 달러 상당에 대해 FBI에 반환청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환청구를 한 사람의 평균 보관액은 55만 달러정도인 반면, 아직 반환청구를 하지 않은 사람들의 평균 보관액은 70만 2천 달러로, 소유주가 나타나지 않은 금고의 현금 보관액이 훨씬 많다. 10만 달러에서 50만 달러가 압수된 대여금고도 149개에 3625만 달러로 평균보관액이 24만 3천여 달러지만, 1개월간 이중 45명, 약 3분의 1이 약 1천만달러 상당의 반환을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1만 달러에서 10만 달러도 153개 724만 달러로 집계됐고, 이중 59명, 약 40%정도가 소유권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금보관액이 적은 사람일수록 반환청구권을 행사한 사람이 많은 것이다.

한인 9명의 금고 속엔 거액과 보석이 즐비

흥미로운 사실은 최소 9명 이상의 한인이 이 대여금고에 현금을 보관했다는 사실이다. 본보가 지난달 23일자 FBI압수물공고를 확인한 결과 248건 중 FBI가 이미 소유주를 확인, 공개한 케이스는 142건인 반면 소유주가 드러나지 않은 케이스는 106건이었다. FBI가 소유주를 공개한 142건의 이름을 분석한 결과 한국인 소유 대여금고가 9개, 현금보관액 은 총 239만 5400달러, 평균 26만6천여 달러로 드러났다. 현재 한국인 소유임이 명확히 확인된 대여금고는 최소 9개지만, 소유주가 확인되지 않은 107개 대여금고 중에서도 한국인 소유 금고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 1개월간 소유권을 청구한 케이스 113건의 소유주는 확인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한국인 소유 대여금고는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인 중 가장 많은 돈을 숨겨둔 사람은 5005번 대여금고의 주인 차모씨로, 무려 81만 달러에 달했고, 3106번 대여금표5고의 주인 성모씨가 50만 달러로 두 번째로 많았다. 또 마모씨가 40만 달러, 홍모씨가 21만 달러 등으로 10만 달러 이상이 6명으로 집계됐다. 또 곽모씨는 자신 소유의 대여금고 1304번과 4803번에 2개에 각각 3만 달러씩을 숨겨뒀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곽씨는 1304번 대여금고에 현금 3만 달러 외에 금화와 은화등 약 880개를 보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액면가 1달러짜리 은화가 620개에 달했지만, 액면가가 50달러에 달하는 금화 및 은화가 260개나 발견됐다. 액면가로 환산한 금액만 1만 3620만 달러, 여기에 티파니의 키체인펜던트도 하나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곽 씨는 약 1100개의 동전 등이 발견된 6312번 대여금고에 이어, 8백 개의 대여금고중 두 번째로 품목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FBI가 지난달 23일 공개한 압수물을 전수 조사한 결과, 소유주가 공개된 142개 대여금고의 현금보관액은 3878만 달러로, 소유주가 확인되지 않은 106개 대여금고의 현금보관액은 3205만 달러에 달했다. 즉 소유주가 밝혀지지 않은 금고의 평균보관액이 약 30만달러로, 소유주가 공개한 금고의 평균보관액 약 27만 달러보다 10% 정도 많았다. 이 또한 금액이 클수록 소유주가 자신을 꽁꽁 숨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법원 ‘범죄 증명없는 금고 압류는 불법’판시

US 프라이빗볼트 약 8백 개의 대여금고 중 361개에서 현금이 발견됐지만, 현금이 아닌 금은 보석, 고가의 시계가 발견된 대여금고도 적지 않았다. 현금 10만 달러가 발견된 6712번 대여금고에서는 현금을 훨씬 능가하는 고가의 시계와 금은보화가 쏟아졌다. 다이아몬드가 밝힌 롤렉스시계가 4개나 발견됐고, 카르티에의 팔찌, 목걸이 등이 발견됐다. FBI는 이 시계와 보석의 시가를 평가할 수 없다며 일단 편의상 1달러로 기재했지만, 롤렉스시계는 최소한 5만 달러를 호가한다는 점에서 20-3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505번 대여금고에서는 라스베가스 카지노의 10만 달러짜리 칩 1개, 2만 5천 달러짜리 칩 47개, 5천 달러짜리 칩 9개 등, 120만 달러 상당의 카지노 칩이 발견됐고, 골드바, 실버바, 파텍필립 등 최고급시계를 숨겨둔 대여금고도 적발됐다.

이외에도 이미 미국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한인 등이 소유한 34번, 503번, 7604번등 최소 3개 대여금고 중 503번 금고에만 현금 40만 달러가 보관돼 있었고, 34번과 7604번 금고에는 현금 또는 귀금속이 보관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연방검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대여금고 소유주가 최소 11명으로 확인됐지만, 이처럼 현금이나 귀금속을 보관하지 않고 서류 등을 보관하거나 현금을 보관했더라도 자금 출처가 뚜렷한 사람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베버리힐즈 대여금고 일부가 마약자금에 연관됐다는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연방법원이 대여금고회사의 금고를 몽땅 압수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취지의 명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캘리포니아중부연방법원은 2천 달러, 5만 7천 달러, 6만 3천 달러의 현금을 보관한 3명의 대여금고 주인이 미국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압수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22일 압류금지 가처분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FBI의 US프라이빗볼트 대여금고 전체에 대한 압수는 범죄연관성을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영구적인 압수를 금지한다’고 명령했다. 법원은 범죄에 연루된 대여금고의 압류는 합법적이지만 FBI가 뚜렷한 증거없이 전체 대여금고를 몽땅 압수할 권한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의 이같은 판단은 어디까지나 가처분결정이며, 연방검찰은 가처분결정의 부당함을 지적할 것으로 보여 섣불리 압수물이 무조건 반환될 것이라고 점치기는 힘들다.

다만 미국에서는 현금을 보관하는 것은 그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합법적이다. 하지만 대여금고 현금의 출처를 밝히지 못한다면 탈세의혹 등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US프라이빗볼트가 ‘금고를 빌린 사람의 이름조차 묻지 않는다’며 철저한 익명성을 강조했지만, 이미 FBI가 현금보관 대여금고 주인의 절반 이상을 파악했다는 점이다. US프라이빗볼트는 대여금고 보관 장소에 들어갈 때는 고객의 이름이나 신분증 등 고전적 방식의 신원확인이 아닌 고객의 홍채나 손바닥 등 생체인식방법을 사용하고, 대여금고 열쇠에는 아무런 표시가 돼 있지 않아, 심지어 대여금고업체 직원도 몇 번 금고의 열쇠인지 알 수 없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익명성을 강조하며 가로, 세로 10인치 짜리 금고를 빌려주며 1년에 2천 달러를 받는 등 기존은행의 약 10배를 받아 챙겼지만 FBI가 이미 금고소유주 상당수를 파악했다는 것은 세상에 비밀이 없음을 보여준다.

SBA 상대 사기 폴 곽씨부부도 예금등 압수돼

한편 SBA를 상대로 경제피해재난대출 사기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지아 주 아틀란타의 폴 곽 및 미셀 곽 부부도 FBI로 부터 은행예금과 현금, 벤츠차량 등을 압수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FBI는 압수공고를 통해 연방정부상대 사기용의자인

▲ 1304번 대여금고의 주인인 한인 곽모씨는 4803번 대여금고에도 현금 3만달러를 보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 1304번 대여금고의 주인인 한인 곽모씨는 4803번 대여금고에도 현금 3만달러를 보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폴 곽 씨 관련, ‘코프랜드GA 유한회사’ 명의의 메트로시티은행 예금계좌 7만 1천여달러, 폴 곽 및 미셀 곽 관련, ‘NSEW 웨스턴유한회사’명의의 메트로시티은행 예금계좌 8만 3백여 달러, 폴 곽씨 관련, ‘NSEW LA 유한회사’명의의 메트로시티은행 예금계좌 6만 4천여 달러 등 예금계좌 3개를 4월 15일 전격 압수했다고 지난달 23일 밝혔다.

FBI는 또 지난 4월 19일자로 폴 곽씨 관련, ‘NSEW GA 주식회사’로 부터 2021년형 벤츠 GLS580 1대를 압수했으며, 압수물의 가치는 9만 8247달러라고 밝혔고, 지난 4월 5일 곽 씨 부부의 브레절튼 주택 압수수색을 통해 현금 2만 1천여 달러를 압수했다고 공고했다. 이처럼 폴 곽씨 부부는 연방정부상대 경재피해재난대출사기로 기소된 뒤, 최소 5건의 자산 약 33만여 달러어치를 압수당했다. FBI공고를 통해 폴 곽씨 부부는 연방정부에서 사기대출 받은 돈을 주로 메트로시티은행에 예치해 놓았음을 알 수 있으며, 사기대출을 받자마자 최신형 벤츠 SUV부터 한대 뽑았음을 알 수 있다.

현재 곽 씨 부부는 ‘코프랜드GA 유한회사’ 명의로 지난해 8월 4일 15만 달러의 경제피해재난대출을 받았고, ‘NSEW LA 유한회사’는 지난 2020년 7월 20일 15만 달러의 경제피해재난대출을 받았으나, 2건 모두 서류 등을 조작, 사기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NSEW 웨스턴유한회사’도 폴 곽 및 미셀곽이 공모, 2019년 매출이 52만 9천 달러, 직원이 9명이라고 속인 뒤 2020년 6월 25일 연방중소기업청 SBA에서 15만 달러의 경제피해재난대출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주정부에 단 한 번도 세금보고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이 업체는 지난해 7월 6일 경제피해재난대출 선금 9천 달러도 받은 것으로 밝혀져 SBA가 이번 EIDL재난대출과 관련해 얼마나 허술하게 시스템 검증 작업을 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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