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심층취재] 청주 간첩사건 실체 해부 이재명 대권 가도에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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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 욕설파문, 여배우 스캔들에서 조폭, 간첩 스캔들도 모자라

‘北風이 몰아친다’

최근 본국에서 불거진 이른바 <청주 간첩단 사건>의 불똥이 대선으로 옮겨 붙을 조짐이 보이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이재명에 20년 간 암약해온 간첩단이 있다는 것 자체도 충격인데, 그들의 뿌리를 쫓아가다보니 그 끝에 유력대선주자에게 정치적 기반을 닦아준 조직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유력 대선주자는 다름 아닌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김부선 스캔들과 형수 욕설 논란으로 이미 치명적인 곤욕을 겪고 있는 그가 최근에는 조폭과의 연루설이 나온 것도 모자라 정치권 일각에서 그와 주사파 간첩단이 연관 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간첩단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향후 지켜봐야 하겠으나 지난번 두 차례 보도에서 지적했듯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 지사의 특성상 간첩단 내지 간첩단과 연관 있는 조직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은 전혀 배제하기 어렵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기존 국정원 간부들 간 알력다툼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대선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 이런 식의 간첩단 사건이 공개됐다는 것은 상당한 정치적 함수를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활동을 하던 이재명 변호사가 처음 정치무대에 발을 들이면서 지역 기반을 삼았던 곳이 바로 경기도 성남시다. 그는 성남에서 성남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성남시립병원설립위원회 추진위원장, 국가청렴위원회 성남부정부패신고센터 소장 등을 지내며 성남에 뿌리를 내렸다. 2007년 대선에서 정동영 민주당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그가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계기가 바로 2010년 성남시장 선거다.

그는 이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는데 성남시는 부촌(富村) 분당구를 품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의 시장이 당선되어 왔다. 게다가 당시만 해도 이명박 정권 초반이어서 여당인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 그가 예상을 뒤엎고 시장에 당선될 수 있었던 데에는 당시 이른바 야권연대의 힘이 컸다. 성남시에서는 이재명 후보와 통합진보당 김미희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했는데 당시 김미희 후보는 통합진보당 전직 국회의원으로서 지명도에 있어서 이재명에게 밀리지 않았다. 그런데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이 시장은 지방선거에 앞서 2010년 5월 민주노동당 성남시장 후보였던 통합진보당 김미희(경기 성남중원) 19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갑자기 용퇴하면서 야권 단일 후보가 됐고 이후 시장에 당선됐다.

이재명 뒤에 어른거리는 어두운 그림자

이재명2경기동부연합은 후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던 주사파의 대부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을 배출한 곳으로 본국의 주사파 세력 중 가장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속했던 ‘경기동부연합’은 1991년 창립된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의 지역지부 중 하나로 등록된 공개조직이다. 이들은 지하에 핵심 지도부를 두고 공개조직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동을 전개했기 때문에 ‘경기 동부’는 지하조직의 실체를 감추기 위한 위장 명칭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경기동부연합의 조직적 기원인 성남시대학생연합회가 1980년 결성된 이유는 광주 민주화 항쟁이었는데, 이는 광주대단지 사건과 관련이 있다. “5월 광주항쟁이 일어났을 때 전국에서 가장 먼저 병력이 배치된 곳이 성남”이었고, “성남은 ‘제2의 호남’으로 불릴 정도로 호남 인구가 많은” 곳이었다.

광주학살에 대한 미국 책임론이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민족해방(NL) 계열 주사파가 성남 청년 운동의 주류가 됐다. 이런 “광주대단지 키드”가 경기동부연합의 역사적 기원이다. 통합진보당이 해산하면서 경기동부연합과 같은 당권파는 민중당과 같은 정당을 만들거나 노동운동 속으로 숨어들어갔는데, 최근 코로나19 사태 중에 집회를 열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민주노총의 양경선 위원장은 이 전 의원이 졸업한 한국외대 용인캠퍼스(현 글로벌캠퍼스) 학생회장 출신으로 최근까지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경기공동행동 대표로 있었다. 지난해 민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이 같은 이력을 두고 조합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리고 이재명이 시장에 당선된 뒤 성남시에서는 김미희 전 의원이 속해있던 통합진보당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이 시장은 당선 후 인수위원회에 김미희 전 의원을 임명했고, 경기동부연합 소속 다른 인사들도 성남시 운영에도 깊숙하게 참여했다. 결국 이재명을 오늘날의 대권 후보로 만들었던 기반을 마련한 것이 바로 경기동부연합 조직원들이었고, 지금도 이들은 이재명의 든든한 정치적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경기동부연합은 이재명이 두 번의 성남시장(2010~2018년)을 하는 동안 성남시에서 발주하는 사업을 상당수 수주했는데 여기서 벌어들이는 돈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온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위안부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서 국회의원이 된 윤미향 의원의 남편 김삼석이다. 김삼석은 바로 경기동부연합의 젖줄 역할을 한 한국외대 용인캠퍼스를 졸업했으며 이석기 라인으로 통한다. 이들은 성남시가 이재명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이재명과 공동으로 운영했다고 생각할 정도다. 모든 사람에게 돈을 나눠주겠다는 이재명의 과격한 정책 역시 이들의 사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 2일 오후 북한의 지령을 받아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도입 반대 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충북 청주 지역 활동가 4명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 2일 오후 북한의 지령을 받아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도입 반대 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충북 청주 지역 활동가 4명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국정원 내부 권력투쟁 불똥

여기서 드는 궁금증은 과연 2010년만 해도 수십만명의 당원이 열성적으로 활동할 정도로 활발하게 운영됐던 경기동부이석기연합의 조직원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이석기 전 의원을 비롯한 일부 정치인들은 둘째 치고 이름도 없던 평당원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이들 중 극히 일부는 지역 시민단체 등에서 활동하며 훗날을 도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벌어진 청주 간첩단 사건 역시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성남시를 비롯해 현 정부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자금들을 자신들의 활동에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에 자신에게 유리한 활동을 하는데 사용할 정도로 풍부해졌다고 한다. 특히 용인 인근인 충북 지역까지도 활동 반경을 넓혔다고 한다. 이번 청주 간첩단 사건 역시 간첩들이 청주 시민단체에 암약하며 지역 정치인들에게까지 접근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거대책위 특보로 활동했다. 이들 중 A씨는 2014년에는 안철수 캠프에도 일했었고, 2016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적이 있다. ‘대형 정치권 침투 간첩단 사건’으로 비화 가능성이 큰 이유는 여기 있다. 실제로 수사당국도 조사 대상을 수십 명으로 확대했다. 국정원이 확보한 USB파일에는 스텔스 전투기 도입 반대 활동을 전개하라는 지령과 김일성에 대한 충성 서약문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녘 통일 밤 묘목 백만 그루 보내기 운동’을 펼치는 과정에서 복수의 더불어민주당 다선 중진 의원을 만났다고 한다. 이런 그들이 과연 자신들과 연관이 깊은 경기동부연합을 통해 이재명 지사와 어떤 식으로 인연이 맞닿아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본국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이 어떤 식으로 불통이 튈지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특정 대선 후보를 겨냥한 정치적 수사라는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다. 간첩단이 평소 유력 인사와의 관계를 내세워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때문에 ‘대선 후보 견제’란 해석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정원이 간첩 사건 수사를 주도한 이유를 국정원의 내부 사정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범여권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가 권력기관 개혁을 통해 2024년부터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넘겨야 하는 상황에서 국정원이 간첩단 사건을 내세워 대공 수사의 중요성을 과시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정원 내부에서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일부 차장과 권력투쟁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원에도 일부만 제출되는 수사자료가 통째로 언론에 흘러간 것은 국정원의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이 불거진 후 박지원 원장의 사퇴설이 강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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