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기차배터리 결함 리콜사태 잡음 계속되는 ‘속내막’

■GM-현대 전기자동차 22만5천대 리콜비용만 3조원

■LG화학주가 리콜사태 소식에 하루만에 7조원 증발

■배터리결함 하자 발견 2년 지났는데도 원인 못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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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 대승 4개월 만에
‘LG의 치명적 굴욕’

승자의 저주인가? 호사다마인가? 지난 4월 전기자동차배터리기술과 영업비밀침해 혐의로 SK 이노베이션으로 부터 2볼트조원의 합의금을 받기로 한 LG에너지솔루션이 GM에 납품한 전기자동차배터리불량으로 2조원 이상의 리콜비용을 물게 됐다. SK와의 기술 분쟁에서 대승을 거둔지 불과 4개월여 만에 그보다 많은 돈을 토해내게 된 셈이다. 특히 GM은 LG가 볼트승용차 최신모델인 2022년형에 납품한 전기배터리마저도 불량이라고 발표, LG는 기술력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남으로써 리콜비용에 따른 경제적 부담보다도 더 큰 치명적 타격을 받게 됐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20일 LG에너지솔류션의 전략적 파트너인 GM이 충격적 발표를 했다. ‘LG가 GM에 납품한 볼트승용차의 전기차배터리 불량으로 화재위험이 있기 때문에 7만3천여 대를 추가로 리콜한다’는 충격적인 발표였다. 미국 내에서 판매된 볼트승용차 5만9천여 대, 캐나다에서 판매된 만2백여 대, 기타국가에서 판매된 3천 4백대 등을 모두 합쳐 7만 3천여 대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3일 GM이 발표한 볼트승용차 리콜규모 6만 9천대보다 더 많은 양이다.

2020부터 2022년형 모델까지 리콜

바테리GM의 지난해 리콜대상은 2017년형과 2018년형 볼트승용차 전체와 2019년형 일부였던 반면 올해 추가리콜대상은 충격 그 차제다, 지난해 말 리콜대상에서 제외됐던 2019년형 모델 전체는 물론 2020년, 2021년, 2022년 형 모델까지 포함됐다. 2020년에서 2022년형 모델이 6만 4천대에 달해 전체 리콜의 90%에 육박한다. 2022년형 모델이라면 가장 최신 모델로 지금 현재 생산되고 있는 차종이다. 볼트승용차 구매자들이 전기차배터리 문제를 제기한 것이 지난 2019년임을 감안하면, 그 뒤 LG측은 전기차배터리의 기술적 결함을 수정해서 납품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약 2년이 지난 현재까지 화재위험이 있다는 것은 LG가 2년간 결함을 해결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GM 추가리콜발표문

▲GM 추가리콜발표문

특히 GM은 리콜 발표에서 ‘생산 공정 등에 대한 조사결과, LG전기차배터리 불량은 오창공장 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생산된 볼트승용차 배터리에서 결함이 발생했다’는 지난해 11월 발표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GM은 오창공장 뿐 아니라 다른 공장에서도 불량품이 생산됐음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GM은 오창공장 외 어느 공장에서 불량품이 생산됐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미국 미시간 공장일 가능성이 크다. LG가 미시건 공장을 건설할 때 연방정부로 부터 1억 5천만 달러 보조금을 받은 뒤 일부를 유용, 연방에너지부 감사에서 적발됐었다. 당시 LG가 연방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은 명목이 GM 볼트승용차용 전기차배터리공장 건설이었다.

이 공장에서도 GM 볼트용 전기차 배터리가 생산됐고, 배터리 전량이 하자였던 셈이다. GM 측은 LG 측도 함께 조사에 참여, 이 같은 결함 발생사실을 인정했으며 화재를 일으키는 2가지 희귀결함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GM 측은 ‘전기차배터리 화재위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됨에 따라 결함이 있는 리툼이온 배티러모둘을 새 모듈로 교체하기로 했으며, 새 부품이 준비되는 대로 고객들에게 통보하겠다’고 설명했다. GM 측은 ‘고객들은 새 배터리모델 교체 전까지는 전기차배터리를 90%이상 충전하지 말고, 화재위험이 있으므로 차를 주택 내에 주차시켜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다.

현대-GM 리콜 부담할 돈이 27억 달러

▲LG화학 미시건공장

▲LG화학 미시건공장

GM은 리콜이 LG 측의 책임임을 분명히 했으며, 리콜 비용을 LG가 부담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GM 측은 7만 3천여 대에 추가리콜비용을 무려 1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만 9천여 대에 대한 1차 리콜비용이 8억 달러임을 감안하면, LG는 18억 달러를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한화로 환산하면 2조 5백억 원에 달하는 거금이다.

18억 달러를 리콜차량 14만 2천대로 나누면 한대당 리콜비용이 무려 만 2675달러에 달한다. GM은 또 볼트차 전기배터리에 대해 출고 뒤 8년간 또는 10만 마일[16만 킬로미터]까지 무상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LG는 이에 앞서 현대차에 납품한 전기차배터리에서도 화재 위험이 발견돼 8만 2천대를 리콜하기로 했으며, 리콜비용이 9억 달러로 추정됐다. 이를 감안하면 LG가 현대 및 GM 리콜비용으로 부담할 돈이 27억 달러, 3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LG는 지난 2분기 리콜에 대비 2억 달러를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27억 달러의 10%에도 못 미친다. 지금까지 리콜에 대비해 적립한 돈은 코끼리 비스킷인 셈이다. 미국 언론들은 ‘LG가 부담하게 될 18억 달러는 기가와트 규모의 전기차배터리공장을 건설하고도 남을 돈이며, 14만대 교체에 투입된 전기차배터리양은 9.4기가와트에 달해, LG가 기존 미국공장에서 다른 차량에 대한 전기차배터리 공급은 당분간 중단해야 할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LG와 GM이 리콜을 한다고 해서 제반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11월 리콜 발표 뒤 올해 1월 리콜서비스를 받은 일부 고객들은 리콜 뒤에도 배터리 충전이 84% 밖에 안됐고, 완전 충전시 주행거리가 126마일에 불과했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이에 앞서 LG 측은 2년여 간 SK와 전기차배터리 기술을 둘러싸고 사투를 벌이다 대승을 거뒀었다. 당시 ‘SK가 LG에 현재 가치기준 현금 1조원 및 로열티 1조원 등 총액 2조원을 합의된 방법에 따라 지급하고, 관련한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며,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양사는 합의안 발표에서 2조원 지급의 구체적 시점을 밝히지 않았으나 ‘현금 1조원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5천억 원씩, 로열티 1조원은 향후 생산량에 따라 분할 지급하되, 6년 내에 1조원을 채운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은 현대차가 LG전기차 배터리결함으로 8만2천대 리콜을 선언한 전기차 코나, 오른쪽은 GM 볼트승용차

▲왼쪽은 현대차가 LG전기차 배터리결함으로 8만2천대 리콜을 선언한 전기차 코나, 오른쪽은 GM 볼트승용차

승자의 저주인가? 호사다마인가?

SK에서 2조원을 받기로 합의한지 불과 4개월여 만에 LG는 GM 볼트 리콜로 사실상 2조원을 배상하게 됐고, 결함발견 2년이 지나도 이를 바로 잡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에 강력한 의심을 받게 됐다. LG의 18억 달러에 달하는 리콜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23일 한국증시에서 LG화학의 주가는 11% 폭락, 80만원을 하향 돌파하면서 시가총액이 하루사이에 무려 7조원이 날아가 버렸다. LG화학뿐 아니라 그룹 지주사인 LG와 주력계열사인 LG전자도 덩달아 5% 안팎의 하락을 기록했다. SK가 LG에 2조원을 배상하기로 합의한 다음날인 4월 12일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15%나 상승한 것과 정반대이다. 두기업 모두 갑작스레 2조원의 손실을 보게 됐지만 시장의 평가는 극명하게 달랐다. LG의 3조원대 리콜, 과연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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