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4년째 매출 1위지만 90억 원도 안 돼
■ KBS, 4억 적자이어 올해도 1억5천 또 적자
■ MBC, 3년 연속적자 뒤 처음으로 흑자 전환
■ KCP, 전년보다 수익증가불구 5년 연속 적자
미주진출 지상파방송3사
코로나19 한인경제 위축에 휘청
KBS, MBC, SBS등 방송3사의 미국법인 매출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감소했지만 SBS는 흑자가 계속됐고, MBC는 적자에서 벗어났으며, KBS는 적자폭이 줄어드는 등 수익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방송3사의 콘텐츠를 미국에서 판매하는 코리아 콘텐츠플랫폼은 코로나19 에 따른 비대면 으로 매출이 크게 늘어난 넷플릭스 등 미국 콘텐츠 유통업체와는 달리 매출증가율은 2019년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5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KCP가 영상컨텐츠를 가장 많이 구입한 방송사는 SBS로 드러났고, 가장 많은 콘텐츠를 판매한 방송사는 SBS 이며, KBS 콘텐츠가 줄어든 틈을 재빨리 MBC가 공량, 점유율을 크게 올렸다. 하지만 KCP는 올해 발군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면 자본잠식이 우려돼 결국 청산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코로나19가 엄습한 지난해, 미국에 진출한 한국 공중파 3사는 한인경제가 크게 위축됨에 따라 또 다시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본보가 지난 8월 20일 KBS가 공개한 2020년 치 연결 감사보고서와 지난 3월말 MBC와 SBS 미디어홀딩스가 공개한 2020년 치 연결감사 보고서 등을 검토한 결과 이들 3개사의 매출은 231억 8천여만 원으로, 지난 2019년 273억 여 원보다 약 1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4년 연속 매출 감소이며, 특히 지난해 약 11% 줄어든 것보다 감소폭이 더 커졌다.
SBS 부동의 1위, 점유율은 0.6% 감소
방송사 별로는 SBS 인터내셔널이 가장 큰 폭으로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4년 연속 3개사 중 매출 1위에 올랐다. SBS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이 88억 8천여만 원을 기록, 지난 2019년 108억 원에서 18% 감소하며, 100억 원이하로 추락했다. 하지만, 방송 3사 중에는 2017년 이후 4년 연속 매출 1위에 올랐다. 매출 2위는 KBS아메리카로 지난해 74억여 원을 기록, 지난 2019년 84억여 원보다 1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고, MBC 아메리카는 약 69억 원으로, 전년 80억 원에서 14% 줄었다. SBS가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KBS가 가장 적게 감소했다. MBC는 1년 전에도 전년보다 13%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비슷한 폭으로 줄어든 반면, SBS는 1년 전 3% 감소에서 무려 6배나 그 폭이 커졌고, KBS는 19%에서 12%로 감소폭을 좁혔다. 3사 매출합계 대비 각사 점유율을 보면 SBS는 38.3%로 1년 전 39.7%에서 1.4% 포인트 하락한 반면, MBC는 2019년 29.5%에서 29.7%로 0.2%포인트, KBS는 30.8%에서 32.0%로 1.2%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즉 지난해 SBS가 내준 광고시장을 KBS가 모두 가져간 셈이다. 순익 면에서 SBS는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데 성공했지만, 순익규모면에서는 MBC에 1위 자리를 내줬다. SBS는 순익이 6억 4천만 원으로 지난 2019년 12억 3천만 원과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났다. 반면 MBC는 17억 3천만 원으로 1년 전 6억 5천만 원보다 2.7배나 증가했다. 특히 MBC는 2017년부터 2019년 3년 연속 적자 끝에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오래간만에 햇살을 본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약 4억 원 적자를 기록했던 KBS는 올해도 1억 5천여만 원의 적자를 내, 비록 폭이 줄기는 했지만 2년 연속 적자행진을 면치 못했다. 또 순자산은 MBC가 2019년보다 소폭 증가하면서 183억 원 상당으로 3개사 중 1위에 올랐고, SBS는 160억 원 상당, KBS는 2019년 54억 원에서 49억 5천만 원을 줄었다. 부채는 SBS가 14억 원 상당으로 가장 많았고, KBS는 5천만원정도 증가한 8억 5천만 원인 반면, MBC는 2019년 16억 4천만 원 상당에서 6억 8천만 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KCP가 가장 많이 사들인 콘텐츠는 SBS
방송 3사에 매출이 감소한 것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인업체들의 광고가 코로나19로 인해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방송 3사의 재무현황은 한인경제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광고가 아니라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방송 3사의 콘텐츠 판매조차 좋은 실적을 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이 제한되고 극장 등도 문을 닫으면서 넷플릭스 등의 매출이 급증하는 등 온라인을 통한 영화, 드라마 등 영상콘텐츠 유통이 더욱 활성화됐지만, 한국방송사 콘텐츠의 판매증가율은 전년보다 오히려 다소 둔화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6년 12월 15일 방송 3사가 각각 50억 원씩 출자해서 로스앤젤레스에 설립한 ‘코리아콘텐츠플랫폼[KCP]’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이 3백억 원을 넘어섰다. KCP의 매출은 지난해 362억2천여만 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지난 2019년 259억여 원보다 40%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19년 매출 증가율이 64%에 달했음을 감안하면, 증가폭은 훨씬 줄어든 것이다. 넷플릭스 등은 엄청난 특수를 누렸지만, 한국방송사의 콘텐츠 판매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셈이다. 특히 KCP는 지난해에도 21억여 원의 적자를 기록, 2016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KCP는 5년 동안 누적매출이 801억여 원에 달했지만 누적 손해액이 119억 원으로 조사됐다. 또 당초 151억 원이던 순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23억 원으로 6분의 1로 줄었고, 부채는 2019년 51억 원에서 75억 원으로 50%나 급증했다. 방송 3사가 협력해 미국에서 한류열풍을 일으키겠다고 다짐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방송 3사는 2020년 치 연결감사 보고서에서 특수 관계자인 KCP와의 거래내역을 보고했고, 이를 통해 어느 방송사가 콘텐츠를 가장 많이 판매했는지 확인됐다. 지난해 KCP에 콘텐츠를 가장 많이 판매한 방송사는 SBS로 58억여 원에 달했고 점유율이 40.7%에 달했다. 반면 KBS는 약 36억 원으로 전체의 25.4%로 가장 매출이 적었고, MBC는 48억여 원으로 전체의 33.9%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 2019년과 비교하면 SBS는 KCP 콘텐츠판매 점유율이 41.3%에서 소폭 줄어든 반면 KBS는 27.8%에서 2% 포인트 감소했고, 이들 2개사가 줄어든 틈을 타 MBC점유율은 3% 포인트나 증가했다. KCP를 상대로 한 콘텐츠판매 증가율도 3사 전체 29.7%인 반면, 방송사 별로는 MBC가 42%로 압도적으로 성장률이 높았고, SBS는 28.0% 인 반면, KBS는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18.6%에 그쳤다. MBC가 엄청난 약진을 한 것이다.
KCP, 최초투자대비 6분의 1로 자본잠식
또 이들 방송사는 지난해 말 현재 KCP를 상대로 약 35억 원 상당의 매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채권이 가장 많은 방송사는 SBS로 약 14억 원에 달했고, MBC는 11억 4천만 원, KBS는 10억 원 상당이었다. 이들 방송사의 매출채권은 KCP로서는 부채로 잡힌다. KCP의 부채 75억 원 중 절반 가량이 주주사에 지불하지 못한 콘텐츠 구입비인 셈이다. KCP의 업무는 방송 3사로 부터 콘텐츠를 매입, 미국 소비자등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방송3사가 KCP에 판매한 매출은 KCP의 콘텐츠 매입 원가이며, KCP의 매출의 거의 대부분은 이 콘텐츠 판매가로 볼 수 있다. 즉, KCP의 지난 2020년 콘텐츠 매입은 143억 원, KCP의 매출은 362억 원 상당으로, 매입액 대비 약 2.53배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2019년 콘텐츠 매입 110억 원, 매출 259억 원으로, 약 2.35배에서 수익률이 더 나아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이 매출에서 콘텐츠구입비 이외에 다른 비용과 관리비등을 빼야 하지만, 원가율은 나쁘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5년째 적자를 거듭, 과연 언제쯤 성과를 낼지 오리무중이며, 3개사 합작이 실패로 종결돼 다시 각개전투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송 3사가 각각 50억 원씩 투자, 33.33% 씩의 지분을 획득했지만, 지난해 말 현재 장부가는 KBS와 MBC는 각각 7억 7155만원 상당, SBS는 7억 6706만원 상당이라고 보고했다. 1년 전 각각 15억 원 상당이라고 보고한데서 다시 반 토막이 난 것이며, 최초투자 대비 6분의 1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런 속도로 나간다면 올해 20억 적자만 내도 순자산이 0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합작을 계속 하기도 힘들고, 다시 각개전투로 돌아가면 소비자들에게 더 혼란을 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