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입수] 엉망진창 된 헤리티지 맨해튼 투자 손절매 대주주 동의서엔 무슨 내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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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만에 매입자 찾았지만 대규모 손실 불가피

한국선 1호 수익률 9위 자랑
알고 보니 이미 쪽박난 사업

▲ 하나 세인막스 사무용빌딩 조감도

▲ 하나 세인막스 사무용빌딩 조감도

헤리티지자산운용이 지난해 말부터 맨해튼 투자자산에 대한 매각을 추진했으나 결국 좌절됐으며, 최근 손절매를 결정하고 투자자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입수한 헤리티지자산운용의 대주주대상 채권매각동의서에 따르면 전체 투자금 1270만 달러 중 450만 달러만 확실히 회수가 가능하며, 나머지 돈은 회수가 불확실해 최악의 경우 투자금의 60%이상을 날릴 위기에 처한 것으로 밝혀졌다. 본보는 이미 지난 2020년 11월 이들의 손절매 계획을 입수 보도했었고, 그동안 매입자가 나서지 않다 마침내 매각이 이뤄지는 것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전후사정을 짚어 보았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헤리티지자산운용은 지난 9월 13일 KB증권주식회사에 ‘미국 맨해튼 투자신탁 수익자 동의요청의 건’이라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입수한 이 공문에 따르면 헤리티지 측은 ‘헤리티지미국맨해튼 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와 관련, 투자자산인 메자닌대출채권을 매각하는데 대해 수익자 동의를 구한다고 밝혔다. 헤리티지 자산운용이 이 공문에서 밝힌 ‘제1호’는 바로 뉴욕 맨해튼 세인막스스트릿의 사무용 빌딩 투자펀드를 말하는 것으로, ‘이 펀드를 손절매하겠으니 대주주가 동의해 주시요’하는 내용이다. 이 공문에서 헤리티지 측은 매수자는 ‘파라마운트자문사 또는 파라마운트자문사가 지정하는 자’이며, 매각금액은 450만 달러 플러스 5백만 달러라고 밝혔다. 즉 매각금액은 950만 달러지만, 헤리티지 측은 450만 달러를 먼저 받고, 추후 완공이 되면 5백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어서, 완공이 안 될 경우 5백만 달러는 날리게 되고, 결국 450만 달러만 회수하는 것이다.

뉴욕시 높이 규제로 개발에 큰 차질

▲ 헤리티지미국맨해튼 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 투자설명서

▲ 헤리티지미국맨해튼 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 투자설명서

본보가 입수한 또 하나의 서류는 지난 9월 13일 헤리티지자산운용이 작성한 ‘헤리티지 미국맨해튼 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 비정기운용보고서’ 운용현안보고의 건이다. 헤리티지자산운용은 이 서류에서 ‘당초 지상 10층 높이의 사무용 빌딩을 개발하려 했으나, 뉴욕시의회가 인접건물의 공중권 매입을 불허함에 따라 9층 높이로 개발하게 됐고, 이는 대출약정서 감액요건에 해당돼 대출금액은 기존 7910만 달러에서 9백만 달러가 감액돼야 한다. 대출금액이 줄어들면 사업비가 약 660만 달러 부족하게 돼, 헤리티지자산운용 메자닌투자의 자산관리자인 하나금융투자와 미국현지선순위 대출주가 지난 2020년 9월 2일 대출자인 개발업자에게 추가자금투입을 요구했으나, 20일이 지나도 이를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2020년 11월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하고 대출금 집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헤리티지자산운용 측은 대출자인 개발업자에게 추가자금투입을 거듭 요청하고, 대안 제시를 요구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았고, 선순위 대출주는 대출상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개발업자는 이 부지를 99년간 임대해 빌딩을 신축하고 있지만, 임대비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아 임대권을 사실상 상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발업자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4월까지 임대비를 미납했고, 토지소유주가 2021년 6월까지 임대료를 내지 않을 경우 임대 계약이 종료된다고 통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업자는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임대권 상실위기에 처하자 사업전체가 망가질 것을 우려, 메자닌론을 빌려준 회사들이 임대료 납부를 위한 대출을 실시, 임대료를 대신 내주는 등 여러 차례 대납했지만, 올해 7월과 8월에도 개발업자는 임대료를 내지 못했고, 토지소유주는 오는 10월 8일까지 임대료를 안낸다면 임대차 계약을 종료할 것이라고 최종 통보했다.

▲ 2021년 9월 13일 헤리티지자산운용이 제출한 ‘헤리티지미국맨해튼 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 비정기운용보고서’ 운용현안보고의 건

▲ 2021년 9월 13일 헤리티지자산운용이 제출한 ‘헤리티지미국맨해튼 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 비정기운용보고서’ 운용현안보고의 건

결국 이 돈을 내지 않으면 99년 임대계약의 해지돼 사업은 완전히 좌초된다. 특히 선순위 채권자, 즉 담보채권자가 사업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 또한 큰 문제다. 헤리티지자산운용 측은 ‘선순위 대주가 대출 상환만 요구하며 사업정상화에 비협조적이며, 이에 따라 선순위대주 교체 및 메지난대출투자자 유치가 필요하며, 대출채권 및 사업권 매각을 통한 대출금회수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헤리티지자산운용은 올해 10월 8일 최종 기한인 미납토지 임대료 및 세금납부, 메자닌대출채권 매각을 통한 대출금 회수를 추진한다고 밝히고, 현재 메자닌대출을 매입하겠다는 구체적 제안을 받았기 때문에 수익자, 즉 KB증권의 동의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5위 2호도 매각대상자 물색

현재 헤리티지자산운용의 메자닌 대출을 매입하겠다는 업체는 2017년 뉴욕에 설립된 파라마운트자문사로 확인됐다. 일단 현금 450만 달러를 지불하고, 5백만 달러어치의 우선주를 지급하고, 준공 후 건물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뒤 우선주를 회수하고 5백만 달러를 지급 한다는 것이다. 즉 일시불 450만 달러, 완공 뒤 5백만 달러라는 조건이어서, 완공이 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5백만 달러는 회수가 힘들어진다. 헤리티지자산운용의 당초 투자액이 1270만 달러임을 감안하면, 일시불 450만 달러만 회수가 확정된 상태여서 820만 달러, 즉 65%상당의 손실이 예상된다. 만약 부지 임대계약이 유지되고 완공이 이뤄진다면 950만 달러를 회수하게 돼 손실은 25%로 줄어들지만, 선순위대출자도 대출회수에 나선 것을 감안하면, 무난히 완공에 이른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래도 저래도 손실이 명확한 것이다.

▲ 헤리티지자산운용은 지난 9월 13일 KB증권주식회사에 ‘미국 맨해튼 투자신탁 수익자 동의요청의 건’이 라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 헤리티지자산운용은 지난 9월 13일 KB증권주식회사에 ‘미국 맨해튼 투자신탁 수익자 동의요청의 건’이
라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헤리티지 미국맨해튼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는 2019년 6월 26일 설정됐으며, 설정액은 162억 원이다. 특히 올해 초 한국경제전문지 보도에 따르면 이 펀드의 수익률이 9.19%로 기타 전략펀드 수익률 분야에서 9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사업이 좌초상태에 돌입했고, 결국 수익자에게 손절매가 불가피하다며 동의를 구하고 있다. 수익률 순위 9위로 기록됐지만 사실은 ‘깡통 중에 깡통’이었던 것이다. 1호뿐 아니라 2호 역시 문제다.

헤리티지 미국맨해튼 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2호는 2019년 11월 13일 설정됐으며, 2019년 설정액이 353억 원에서 2020년 설정액이 586억 원으로 늘었고, 수익률이 11.86%로 5위를 기록했다. 맨해튼호텔개발사업에 투자한 2호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한국 언론에 보도됐지만, 실상은 지난해 11월 본보 보도대로 헤리티지자산운용과 자산관리회사인 하나금융투자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자산 매각을 추진했었다.

본보는 지난해 11월말 ‘하나금융투자’가 헤리티지자산운용과 공동 투자한 맨해튼 호텔 및 사무용빌딩 투자에 대한 채권매각에 나선다. 채권매각주관사로 뉴욕의 ‘뉴마크나이프 프랭크’사를 선정했으며, 12월 10일 경매에 돌입, 1월 14일 매각을 마무리 할 일정을 세웠다’고 보도했었다. 이는 채권매각주관사인 ‘뉴마크나이프프랭크’사의 매각공고 등에 따른 것이었다. 즉 하나와 헤리티지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들 채권에 대한 매각에 나섰지만, 결국 채권을 매각하는데 실패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즉 1호는 물론 2호가 투자한 자산에 대해서도 이미 지난해 11월 매각에 나선 것으로, 2호 역시 적지 않은 손실이 예상되는 것이다. 현재는 매각시도 약 10개월 만에 맨해튼 사무용빌딩 채권을 사겠다는 회사가 나타난 상황이다. 헤리티지 등이 아직도 호텔 채권매각을 계속 추진 중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무용빌딩 투자분인 1호의 투자 채권은 매입자가 등장함에 따라 눈물을 머금고 손절매에 나선 것은 분명하다. 이들 2개 펀드는 기타펀드 수익률 5위와 9위로 알려졌지만, 결국 빛 좋은 개살구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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