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비치와 로스앤젤레스 항구의‘물류대란’사태는 이들 항구가 개항 이래 최악의 사태를 연일 기록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물류대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군부대 투입까지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연방정부의 비상대책마련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물류대란’으로 인한 적체량 발생한 요인은 수입품 수요 급증, 상품을 하역 할 근로자 부족, 물품을 옮길 트럭 기사 부족, 항구의 컨테이너 공간 제약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물류대란’사태는 미대륙 육로 수송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으며 생산공장의 가동에도 심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심지어 조그만 택배 회사 운송에도 지연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 두 항구로 들어오는 물동량이 미국 전체의 40% 정도다. 이미 월마트 등 대형 매장에는 빈 곳이 생겼고, 소매상들은 주문한 물품을 받지 못해 올해 연말연시 특수를 망칠판이다. 소비자들은 연말대목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이라도 쇼핑을 하라는 권고가 마켓 관계자들은 떠들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물류대란’의 사태는 이로 인해 부품을 기다리는 미국 공장의 생산이 일시적으로 느려지거나 중단 된다. 소매점으로 가는 물품도 제때에 가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은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여 소비자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우리 앞에 닥칠 것이다. 코로나-19로 최근 물가가 폭등했는데 또 한번 각종 물가가 다시 치솟게 될 판이다. 롱비치 항구 일대는 지난 10일 대기중 선박이 100척을 넘어 기록을 깨더니 계속 기록을 양산하고 있다. 지금은 150여척 이상 롱비치 항구 뿐만 아니라 산타모니카 그리고 벤추라 해안에서도 대기 선박이 보일 정도이다.
지금 대기중인 150여척 화물선 승무원들은 몇주째 선박들은 엔진을 켠채 육지만 바라보며 하루 세끼를 먹고 자며 하역할 때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그뿐 아니다. 남가주 해안에서 대기하다 지처 일부 선박들은 아예 북쪽 SF 오클랜드 항구나 더 멀리 포틀랜드 시애틀 항구로 향할 정도이다. 이렇게 될 경우, 하역은 롱비치보다 다소 빠를지 몰라도 육로 운송 비용이 추가된다. 그뿐 아니다. 롱비치 항구에서하역을 하지 못하고 오클랜드나 포틀 랜드 시애틀 등지에서 하역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가. 부산에 있는 선사들이나 중국에서 미국으로 배를 띄운 선사들은 자신들의 화물이 다른 항구에 입항하게 되어 모든 화물의 운송면장을 전부 바꾸는 작업을 하느라 연일 밤을 새운다고 한다. 이 바람에 간단히 말해서 의류, 신발, 가구, 장난감 및 주방용품, 청소 용품 및 식품과 같은 일상 생활 용품을 포함하여 가정에서 찾을 수 있는 수입품이 소비자에게 가지를 못하고 있다. 이들 상품들은 선박에 실려오는 20피트 길이 또는 40피트 길이의 강철 선적 컨테이너에 실려서 오게 된다. 컨테이너에는 자동차, 항공기 및 가전제품을 포함하여 미국 공장이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부품과 원자재가 들어 있다. 컨테이너가 하역된 후에는 트럭이나 철도 차량으로 창고, 유통 센터, 공장 및 상점으로 운반된다. LA항과 롱비치항 병목 현상이 악화하면서 컨테이너선이 대기 수역에서 부두에 접안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메리칸 시퍼는 “컨테이너선 평균 대기시간은 9월 초와 비교해 65% 늘어난 13일”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물류대란’의 원인으로 관련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항만의 하역 담당 인력 뿐 아니라 물류센터 직원도 뽑기 힘들다. 육상 운송을 담당할 트럭운전사도 턱없이 부족하다. 미국트럭협회(American Trucking Associations)는 팬데믹 이전에도 이미 61,500명의 트럭 운전사가 부족했다고 추정했다. 그 숫자는 오늘날 30% 증가해 현재 80,000명의 운전자가 부족한 현실이다.
롱비치 피해 인근 다른 항구로 운항 변경도
‘물류대란’은 육로 수송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트럭은 화물 컨테이너를 운송하지만 이를 담당할 트럭 운전사를 찾아오기 어렵다. 지금 미국 공급망이 이 많은 화물을 처리할 수 없는 이유는 모든 화물을 옮기는 데 필요한 인력이 엄청나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미 노장이 된 트럭 운전사들은 코로나 시기에 많이 은퇴했으며, 특수트럭을 운전교습하는 트럭 운전 학교가 코로나로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기 때문에 운전사 배출 부족 현상까지 겹첬다. 또한 운전자 자격시험에 약물 검사가 강화된 엄격한 연방 규칙도 운전사 배출을 감소시켰다.
그러나 더 많은 운전자를 고용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직업의 성격과 어려움이다. 근무 시간이 길고 장기간 운전 작업으로 인해 운전자가 장시간 집을 비워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트럭 운송 회사가 급여를 인상하더라도 일부 운전자들은 더 적은 급여를 받고 일을 적게 하고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는 경우도 많아저 전자 부족 현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그런 경우가 이번 코로나가 계속 되면서 양산이 되었다. 컨테이너를 항구에서 멀리 옮기는 트럭 운전사는 장거리 트럭 운전사가 아니다. 대신 그들은 컨테이너를 인근 창고 및 유통 센터로 가져가는 일반적 로컬 운전사들이다. 이들은 업계에서 가장 낮은 급여를 받는 운전자들이다. 이런 운전자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선박에서 하역 작업이 끝나도 운송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한편 중국에서 출발한 일부 소형 화물선의 경우 짐을 내릴 정박 장소를 지정받지 못해 한 달 넘게 바다에 떠있는 사례도 있다. 아메리칸 시퍼는 남가주 해양거래소 자료를 인용해 컨테이너 100여 개를실은 한 중국 화물선은 9월 13일 이후 5주 넘게 바다에서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 이 배에 주요 수입 부품을 실은 미국의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현재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당시 80여 척 컨테이너선이 LA 앞바다에 대기 중인 가운데 아시아에서 더 많은 화물선이 출발하고 있어 LA항과 롱비치항 병목 현상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리오 코데로 롱비치항 이사는 “화물 하역 지연과 병목 현상은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미국 소비자들은 크리스마스 등 연말 쇼핑 대목 시즌을 기다리지 말고 일찍 물건을 사라고 당부 했다. 지난 2월 2일 LA총영사관에 개최된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동포경제단체 간담회’ 에서 한인물류협회 앤드류 서 회장은 현재 LA/롱비치항 종사자 중 700여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로 인해 1,800여명이 자가격리를 하는 등 인력부족으로 항만의 물류․하역 지체현상이 심각하여 화물운송시간이 평소 대비 2배가 소요되는 바, 화주들의 불편 최소화를 위해 신속히 관련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부두 인력 부족에 군 부대 투입 검토
이미 지난 19일 롱비치와 LA항만에 157척의 화물선이 입항하지 못하고 두 항구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이들 화물선 이외에도 바다에는 화물선과관련해 바지선, 탱커, 자동차 운반선 및 벌크 화물을 운송하는 선박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항구 밖에 정박해 있는 선박들만도 100척이 넘었다. 대기 선박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이미 도착한 선박의 컨테이너도 멈춰 있기는 마찬 가지다. 가장 큰 요인인 인력 부족으로 화물 하역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관문인 두 항구가 사실상 멈춰 선 것이다. 물류 대란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백악관에선 군대를 동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이나 한국서 오는 선박들이 롱비치 LA항구로 제대로 들어오지 못하면서 LA 주변 연안이 거대한 대기실로 변한 지 오래다. 진 세로카 LA항만 이사는 “인근에 100여 척의 화물선이 있는데 20만 개에 달하는 컨테이너가 하역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1일까지 LA항과 롱비치항에 도착할 화물선만 45척이다. 대기 선박이 하나도 없던 코로나-19 사태 이전엔 볼 수 없던 현상이다. 이 같은 롱비치 LA항만의 병목 현상은 동부 항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전문 매체인 폭스 비즈니스는 “조지아주의 서배너항 앞바다에 20척에 달하는 화물선이 입항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극동과 북미지역을 연결하는 선박 운항서비스로서 총 13,662마일, 평균 22.78일이 소요된다. 기항하는 항만으로 는 극동지역에서는 부산, 연천, 홍콩,카오슝이며 북미지역서는 롱비치, 오클 랜드, 시애틀의 순서로 기항한다.
그러나 이런 기존의 운항 시스템이 이번 ‘물류대란’으로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미 원자잿값 상승, 자연재해로 미국, 중국, 인도를 비롯해 전 세계가 자동차부터 생필품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공급난에 처했다.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으로 인한 인력 부족으로 이미 물류 대란이 예상 되어왔는데 결과적으로 물류대란이 닥치면서 올해 추수감사절과 성탄절 등 연말 최대 쇼핑 시즌에 공급난이 예상된다. 그래서 롱비치 LA항구의 병목현상이 지속하면서 화장지와 생수, 옷, 반려동물 사료 같은 필수품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크리스마스에 사람들이 얻을 수 없는 것들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BBC는 전했다. 스포츠용품 기업인 나이키 등 동남아시아에 생산 공장을 둔 기업들이 코로나-19로 공장 문을 닫은 것 역시 미국의 생필품 부족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코스트코(COST)는 지난 달 아시아에서 매장 으로 필요한 물품을 운송하기 위해 한 번에 800~1,000개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3척의 컨테이너선을 전세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노동력과 자재 부족으로 생필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미국의 인플레 이션은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윌리 쉬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BBC와 인터뷰에서 “물품이 생산되더라도 (물류난으로) 소매 업자들에게 물건을 배달하는 것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메이단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 박사는 “종이, 식품, 섬유, 장난감, 아이폰 칩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면서 “이 물건들은 올해 크리스마스에 품귀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롱비치 LA 항구의 ‘물류대란’은 중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세계에서 5번째로 물동량이 많은 중국 광둥성 선전의 옌톈항은 물류대란으로 수십만개 컨테이너의 처리가 밀려 있는 상황이다.
A부터 Z까지 심각한 품귀현상
올해 초 수에즈 운하 좌초 사건과 함께 공컨테이너의 부족 등의 여파로 국제 해운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대만과 말레이시아의 반도체는 주로 옌톈항을 통해 세계로 수출되는데 현재 운송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칩 대란으로 이어져 자동차 및 기술산업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부 선박은 옌톈항에서 화물을 싣기 위해 최대 2주를 기다려야 하며 약 16만 개의 컨테이너가 선적 대기 중이다. 지난해 옌톈항은 롱비치 LA항구보다 50% 더 많은 물동량을 처리했으며 올해 1분기 컨테이너 물동량은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했다. 이에 옌톈항에서 미국 서해안으로 향하는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은 1년 전보다 약 3배~10배까지 상승해 2000달러대에 불과하던 컨테이너 수송비가 최근 2만 달러대를 넘고 년말에는 이보다 더 오를 것으로 추정돼 자동적으로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예상된다. 이런 물류대란으로 인해 옌톈항 주변에 물류기지를 구축한 월마트와 홈디포는 물론 미국 시장에 심대한 타격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