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국정농단 치맛바람에 몰락한 ‘한진해운’이 그리운 까닭

이 뉴스를 공유하기

윗부분최순실 ‘조양호 밉다’ 세계 7위 선사 파산유도…천문학적 국부손실

사익위해 글로벌 대동맥 절단시켰다

세계적으로 해운업 불황이 심화되던 2016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적자가 계속됐지만, 한진해운이 덩치가 훨씬 컸고 경영 상태도 현대보다 양호했다. 하지만 박근혜정부는 엉뚱하게도 현대 상선이 아닌 한진해운을 정리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그 결과 한국은 5년이 지난 지금까지 2016년 수준의 선복량도 회복하지 못한 채 글로벌 물류대란을 맞고 말았다. 당시 채권단 대표격인 산업은행 측도 해운업 경쟁력 평가가 잘못됐다고 인정한 한진해운 공중 분해는 박근혜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눈 밖에 났기 때문이라는 구체적 정황 제시와 고발 등이 잇따랐다. 또 송영길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이 같은 주장을 했다. 수출로 먹고 사는 대한민국은 컨테이너 화물선을 구하지 못해 수출을 못하고 한국경제는 위기로 몰리고 있다. 결국 박근혜 최순실등의 치맛바람 국정농단세력이 화풀이하듯 세계 7위의 선사를 공중 분해시키는 바람에 한진해운이 독자적으로 사용하던 롱비치항만의 대형터미널을 잃은 것은 통탄할 일을 넘어 천문학적 국부 손실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최근 펜데믹 이후로 물류대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진해운 몰락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금 야기되고 있다. 국정농단 치맛바람으로 몰락한 한진해운의 공중분해 과정을 재조명해 보았다.
<안치용/ 리차드윤 공동취재>

장면1
지난해 12월 1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의원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회장이 박근혜 정부당시 비선실세 최순실에 미운 털이 박혔고, 그로 인해 당시 국내 1위,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지금 집권여당의 당대표를 맡고 있는 송영길 대표가 불과 10개월전 국회 본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이다. 송 대표는 당시 ‘최순실이 김종 문체부 차관을 통해 조양호회장에게 스위스 모회사에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을 맡겨달라고 요구했으나 프리젠테이션에서 내용이 형편없고 준비가 안된 것이 드러나 심사위원들이 반대함에 따라 조회장이 미운털이 박혀서 결국 한진해운을 잃게 됐다’고 강조했다.

장면2
지난 2017년 10월 23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장,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깜짝 놀랄만한 일이 발생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개인적으로 2016년 8월 당시, 정부의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경쟁력 평가에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다’라는 폭탄 선언 수준의 답변을 한 것이다. 이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정재호의원이 ‘해운업 구조조정 당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합병하든지, 아니면 한진해운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했다. 금융논리로 보나 산업경쟁력측면에서 보나 한진해운을 살리는 게 맞았다’고 질의를 하자 ‘지적한 부분에 동의한다’며 이 같은 답변을 한 것이다. 특히 정 의원은 한진해운의 파산이 최순실의 눈 밖에 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2015년 10월 한진그룹이 미르재단에 10억 원만 기부했고, K스포츠재단에 대한 6억 원 지원 요구, 정유라 명의의 땅 매입요구를 거절하자 20여일 뒤 한진해운이 파산사태를 맞았다’고 강조했다. 한진해운이 최순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국정농단세력이 채권단을 압박, 한진해운을 죽이고 현대상선을 살리는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장면3
2017년 10월 19일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 투기자본감시센터가 ‘박근혜, 최순실, 김앤장 등이 사적이익을 위해 한진해운을 파산시켰다’는 기자회견을 한 뒤 박근혜, 최순실, 최경환, 이병기, 김영무, 윤종규 등 22명을 고발했다. 당시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조양호 한진그룹회장이 최순실의 요구를 거절하자, 박근혜대통령과 안종범 경제수석, 김종덕을 통해 조회장을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에서 몰아내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순실은 평창올림픽 건설사업을 통해 자신의 이권을 관철시키기 위해 누슬리에게 사업권을 주도록 요구했으나, 조양호회장의 반대로 좌절된 것도, 국정농단세력이 한진해운을 파산시키는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2016년 5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도 보고서를 통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중 하나를 살린다면 한진이 유리하다고 분석했고, 한진해운은 회생의 전제조건 중 하나인 해운동맹 가입에도 성공했다.

표미국최대의 항구인 LA항과 롱비치항 앞바다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100여척이 최소 2주 이상 둥둥 떠 있고 실려 있는 화물의 가치만 30조에 달할 만큼 글로벌 물류대란은 전 세계를 휩쓸며 인플레이션 도미노를 초래했고, 한국은 컨테이너화물선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바로 이 같은 현실과 오버랩되는 3장면은 최순실 등의 치맛바람에 공중 분해된 한진해운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을 낳고 있다.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선복량이 한진해운 파산 5년이 지난 올해 8월까지도 2016년 수준조차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급락했던 한국의 선복량 점유율이 회복은 고사하고 감소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한진해운의 빈자리가 너무나 큰 이유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의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의원

한진해운 파산직전인 2016년 8월 기준 한진해운 선복량은 63만 TEU, 현대상선이 42만 TEU로, 한국컨테이너선 선복량은 약 105만 TEU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8월 기준 선복량은 HMM[현대상선]이 83만 TEU, SM이 7만 TEU로 2개 선사를 더해도 90만 TEU에 불과하다. 물동량이 엄청나게 증가했음에도 한국정부가 한진해운을 버림으로써, 국내선사 선복량은 증가하기는 고사하고 5년 전에 비해 15만 TEU나 줄어든 것이다. 국내주요선사의 ‘아시아–미주서부’ 간 노선점유율 역시 2016년 8월 11.4%에 달했지만, 5년이 지난 올해 8월 7.3%로, 4.1% 포인트나 하락했다. 한진해운 파산 전 한진해운만의 노선점유율만 7.1%로, 올해 8월 한국전체의 노선점유율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2016년 당시 현대상선은 4.3%로 한진해운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지만, 한진해운은 사라지고 현대상선은 살아남았다. 그리고 5년이 흐른 올해 8월 HMM은 6.1%로 늘었지만 5년 전 한진해운 수준에 미치지 못했고 SM 점유율은 고작 1.2%에 불과했다.

한진해운의 빈자리가 너무나 큰 것이다. 또 지난해 1월 기준 한국해운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선박규모는 8058만 3000DWT[순수화물 적재톤수]이며, 이는 전 세계 해운시장 점유율 3.9%로 세계 7위이다, 한국은 2014년 점유율이 4.7%로 세계 5위였다가 2016년 세계7위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7위로 밀려났고, 그 뒤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순위는 계속 7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빛 좋은 개살구다. 점유율이 3%대까지 하락, 한진해운의 공백이 메워지지 않고 있다. 해운업계는 물론 전경련까지 한진해운이 살아 있었다면 오늘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막대한 물동량을 앞세워 글로벌대형선사의 컨테이너선을 통째로 빌리고 있다. 중국이 속칭 ‘도리’를 침에 따라, 이들 글로벌선사의 컨테이너선은 아예 한국을 기항하지 않고 중국에서 곧바로 미국으로 가고 있다.

이른바, 코리아 패싱이 점점 심해지는 것이다. 우리 배도 없는데다 글로벌 선사 배도 잡을 수 없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수출 업체의 컨테이너는 태평양을 건널 수 없고,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의 경제는 악화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진해운이 지난 2016년 9월 2일 뉴저지 연방파산법원에 제출한 파산보호신청내역을 살펴보면 한진해운은 죽이기 보다는 살려야 할 기업임을 잘 알 수 있다. 파산보호신청에 따르면 이 당시 한진해운의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2조원 이상 높았다. 한진해운의 유동부채는 4조 2169억 원, 비유동부채는 1조 8227억 원등 부채가 6조 225억 원이었다. 당장 한진해운을 청산한다면 청산가치는 2조 5117억 원에 불과하지만, 회사를 존속시킬 경우의 기업의 가치는 최소 4조 8386억 원에서 최대 6조 2194억 원에 달했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회장

▲고 조양호 한진그룹회장

존속가치 산정기준은 해상운송 운임의 회복시점을 2017년 5월로 가정하면 기업가치가 6조 원대, 운임회복시점이 2018년 1월이라고 가정하면 기업가치가 4조 9천억대로 추정됐다. 즉, 국가경쟁력 차원 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개별기업의 상황, 또 채권단을 위해서도 한진해운을 파산시키기 보다는 회생시키는 것이 유리했던 것이다. 한진해운은 파산 당시 컨테이너선이 용선 63척을 포함해 100척, 벌크선이 용선 22척을 포함해 44척으로, 전체선박이 용선 85척을 포함해 144척에 달했다.

또 터미널도 한국 4개를 비롯해, 미국 2개, 일본 2개, 벨기에, 스페인, 대만, 베트남에 각각 1개 등 12개에 이르고 컨테이너 야적장도 6개를 확보한 세계 최대 선사 중 하나였다. 특히 한진해운은 물류대란의 핵심인 LA와 롱비치항만에도 터미널까지도 LA정부로 부터 장기 리스를 받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만약 공중분해만 되지 않았다면 한국컨테이너선은 세계 그 어떤 나라의 화물선보다도 빠른 하역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정농단세력이 한진해운을 도려냄으로써 지 발등을 찍은 셈이다.

바이든언급 24시간 항만운영 최초도입

물류대란이 거세지면서 바이든대통령까지 나서서 LA항과 롱비치항을 24시간 가동시키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미 한진해운은 지난 2000년대 초부터 롱비치항에 자체 터미널을 마련한 이후 24시간 가동시스템을 구축, 효율성을 극대화했었다. LA항 터미널은 덴마크의 머스크 사가, 롱비치항은 한진해운이 차지하면서, 한진해운이 더 빠른 수송을 위해 이 같은 제체를 구축했던 것이다. 현재 2개 항만의 하역은 항만노조인 IMW와 태평양선사협의체의 단체협약에 의해 진행된다. 이 협약에 따라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 30분, 오후 6시 부터 새벽 3시까지 2교대로 하역이 진행되고, 나머지 시간은 하역이 중단된다.

한진해운은 바로 이 하역중단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새벽 3시부터 8시까지를 부엉이 타임으로 명명하고 이 시간에 컨테이너 트럭에 적재하도록 했다. 김욱 사장과 최원표 사장, 김형갑 사장 등이 바로 이 같은 아이디어를 내고 정착시켰으며, 차량이 밀리지 않는 시간을 선호하는 컨테이너 트러커들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처럼 하역중단 시간의 컨테이너 적재, 터미널 내부까지 기차 철로를 인입, 화물열차에 즉각 적재가 가능한 시스템도 신혹하게 유치했다.

한진해운은 롱비치 항에 하역되는 물량의 60%는 육로로, 40%는 철로로 수송하는 체계를 갖춤으로써 세계 어느 선사보다도 신속한 배송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한진해운 공중분해로 롱비치항만 전용터미널을 잃게 된 것은 한국수출 전진기지를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주문에서 배송까지 걸리는 기간, 즉 리드타임이 코로나19이전 4개월에서 최대 6개월이었지만, 현재는 1년을 잡아도 될까 말까이다. 전 세계 모든 공장이 백오더, 즉 밀린 주문량이 6개월 치에 달한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백오더가 밀리고 생산을 해도 배송이 안 됨으로써 자연스레 기업매출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한진해운 공중분해는 통탄할 일’

반면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뒤 공급망 병목현상, 물류대란 등을 미리 예측하고 일찌감치 원재료나 완제품을 수송한 기업들은 비교적 여유롭게 대비하고 있으며, 미국시장에 제때 물건을 공급함으로써 많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심아메리카, 금호타이어, 이마트 등 LA소재 한국대기업들이 이 같은 예측을 하고 신속하게 대응한 대표적 업체로 평가된다. 지난 1989년 한진해운에 입사, 한진해운 롱비치지점 책임 주재원을 지낸 김병선 펠릭스로지스틱스 대표는 ‘한진해운이 롱비치항의 TTI터미널을 2002년부터 롱비치 항만청으로 부터 무려 50년을 임대했다. 또 추가옵션으로 50년 더 임대할 권리까지 확보했다.

▲ 미국 항구마다 물류대란이 벌어진 가운데 지난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 미국 항구마다 물류대란이 벌어진 가운데 지난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당시 세계 최대의 하나,당2백5십만불의 겐트리트레인이 무려 14대나 장착된 터미널이다. 하지만 2016년 한진해운이 공중 분해되면서 MSC가 사실상 이 터미널을 거저 먹었다. 만일 한진해운이 살아있었다면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은 이 자체 터미널을 통해 하역이 가능하므로, 현재 물류대란은 한진해운이 글로벌 경쟁선사들을 앞지르는 계기가 됐고 한국기업은 수출을 늘리는 절호의 기회가 됐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진해운은 부산에서 롱비치까지 10-12일 만에 도착하고 자체터미널을 통해 즉시 하역이 가능하다.

즉 보름 이내에 이곳 캘리포니아 항구까지 도착한다. 이처럼 물류배송이 빠르기 때문에 미국 대형수입업체인 월마트, 코스코, 타켓 스토아, 홈디포 등은 중국 등 다른 나라보다도 한국기업에 오더를 줄 수 밖에 없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들이 물류운송을 국가기간산업으로 간주하고 죽기살기로 지원한다. 빠른 수송으로 운송회사들이 돈을 벌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출오더가 급증하고 대한민국 경제가 살아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사장은 ‘지금 글로벌 선사들이 엄청난 돈을 벌고 있지만 한진해운이 롱비치항만 자체터미널을 이용했다면 이들 선사의 3배~4배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2016년 당시 한진해운뿐 아니라 현대상선역시 자금난에 빠졌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양대선사가 동시에 위기에 처했던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오너인 대한항공의 사재출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진해운을 파산시키고 경영상태가 나쁜 현대상선 살리기에 나섰다. 1위를 죽이고 2위를 살리고 우량기업은 죽이고 부실기업은 살리는 결정을 한 것이다. 이처럼 잘못된 결정을 한 70%이상의 책임은 최순실- 박근혜등 국정농단세력에게 있다. 고속도로가 대한민국내의 대동맥이라면 해운선사는 한국과 전 세계를 잇는 대동맥이다. 국정농단세력이 글로벌 대동맥을 끊어버림으로서 대한민국 해운산업은 사망위기에 처한 것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