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공개] CIA한국직원 임금은 얼마? 해고무효소송서 존재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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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15년 근무자 연봉 꼴랑 9천만 원…‘그나마도…’

지부 폐쇄 동시
몽땅 해고 조치

CIA 한국지부의 조직현황과 한국인 직원들의 월급 등이 한국재판 판결문을 통해 백일하에 드러났다. CIA는 인터넷보급 등 정보수집환경이 급변, 오픈소스정보 획득부서를 별도로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폐쇄하자 한국인 현지직원들이 해고무효소송을 제기, 기각판결을 받으면서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이 판결문에 따르면 CIA는 지난해까지 한국인 직원 등을 고용, 공개정보획득을 담당하는 서울사무소를 운영해왔고, 이곳에 근무하는 15년 차 한국인직원의 연봉은 약 9천만 원 상당으로 드러났다. 한국재판부가 CIA의 해고에 대해 주권면제원칙을 적용함에 따라 한국유엔대표부 운전기사가 미국연방 법원에 한국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노동법위반소송 역시 기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윗부분구중궁궐 깊숙한 곳처럼 베일에 싸인 세계최대정보기관 CIA. 정확한 조직과 인력현황 등이 단 한 번도 드러난 적이 없고, 특히 한국에서의 활동은 한국현대사의 고비마다 CIA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늘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지만, 한국 활동이 구체적으로 알려진 적은 없다. 하지만 지난 10월초 한국재판을 통해 한국 활동의 일부가 사상 최초로 공개됐다. 특히 법원판결문이 정보의 소스이므로, 매우 정확하며 공신력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19년 폐쇄 2020년 2-3월 한국인 해고

지난 10월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42부는 한국국적의 김수영, 정구민, 강수정 씨 등[이하 직원 A,B,C] 3명이 미국정부를 상대로 한 해고무효청구 등의 소송과 관련, ‘소를 모두 각하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주권면제 원칙에 따라 우리나라 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미국의 주권적 활동에 속하므로 해고효력의 유무를 다투는 것은 부적합하다’며 각하 이유를 밝혔다. 특히 패소한 한국인 직원들은 항소기간인 10월 20일까지 항소를 제기하지 않아 기각판결이 확정판결이 됐다. 그렇다면 김 씨 등 3명은 도대체 왜 미국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을까. 본보가 이 사건 판결문을 입수, 검토한 결과, 놀랍게도 이들은 CIA한국지부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들이 주한미국대사관에 입사해 CIA 산하 오픈소스엔터프라이즈에 근무했다’며 이는 ‘다툼이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 CIA산하기관에 근무하던 한국인 직원들은 2020년2월과 3월 해고되자 같은해 8월초 해고무효소송을 제기했으나 한국법원은 올해 10월 1일 주권면제의 원칙에 따라 각하판결을 내렸다.

▲ CIA산하기관에 근무하던 한국인 직원들은 2020년2월과 3월 해고되자 같은해 8월초 해고무효소송을 제기했으나 한국법원은 올해 10월 1일 주권면제의 원칙에 따라 각하판결을 내렸다.

즉 CIA 한국인 요원이라는 것이다. 판결문에서 A는 지난 2005년 1월 9일 채용돼 지난해 3월 28일 해고됐고, B는 2006년 10월 1일 채용돼 지난해 3월 28일 해고됐고, C는 지난 2009년 6월 7일 채용돼 지난해 2월 28일 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바로 미국정부의 이 같은 해고가 불법이라며 지난해 8월 6일 해고무효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들이 근무한 기관은 CIA산하의 오픈소스엔터프라이즈로, 재판부는 이 기관이 ‘미국행정부 산하의 정보기관인 CIA소속 부서기관’이라고 규정했다. 또 ‘오픈소스엔터프라이즈는 CIA가 담당하는 국외정보 수집 및 기타업무의 일부로서, 국외매체 등에서 공적으로 확인되거나 이미 출간돼 있는 정보를 수집, 주시, 번역하는 업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한국언론매체의 보도나 한국에서 책등의 형태로 출간되는 공개된 정보를 수집해 이를 영어로 번역, 보고하는 업무를 담당한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세계 모든 나라의 공개정보를 온라인으로 입수, 가능하게 되면서 각 나라 현지에 별도사무소를 두고, 이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없게 됐다.

‘부당한 해고’ 소송에 주권면제 원칙 적용

본부에서 전담부서를 두고 전문 인력들로 하여금 인터넷 등을 통해 이를 수집, 정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공개정보를 현지에서 수집하든지 또는 미국 본부에서 수집하든지 간에, 소스는 인터넷이어서 어디서든 똑같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므로, 현지 수집-보고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오히려 거추장스럽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CIA는 지난 2019년 11월 21일 오픈소스엔터프라이즈 국외사무소, 즉 한국 등 해외에 소재한 사무소를 폐쇄했으며, 한국인 직원들에게도 해고를 통보했다. 한국인 직원에게 해고효력 발생일보다 약 3개월에서 4개월 앞서 사전 해고통보를 한 것이고, 해고를 당한 한국인 직원들은 CIA가 한국 노동법을 어겼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한국인 직원들은 소송장에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 24조에 정한 경영상 해고에 해당하며, 이 경우 사용자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존재해야 하지만, 미국정부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없음에도 해고를 단행했고,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고, 해고대상자 선정에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미국의 해고행위등은 외국의 주권적 활동에 속하는 것이며, 이에 대해 재판권을 행사한다면 미국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될 우려가 있으므로, 해고는 주권면제의 대상이라고 판결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미국의 해고행위등은 외국의 주권적 활동에 속하는 것이며, 이에 대해 재판권을 행사한다면 미국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될 우려가 있으므로, 해고는 주권면제의 대상이라고 판결했다.

특히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대표에게 해고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협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절차를 지키지 않고 일방적으로 해고했으며, 이는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주한미국대사관의 현지채용직원을 위한 안내서라는 취업규칙에도, 감원은 업무계획상의 필요성, 예산부족, 기구개편 및 정원감축 등에 따른 직위의 폐지를 말하며, 감원되는 직원은 인사과장으로 부터 60일 전 사전 통보를 받게 되고, 감원된 직원은 대사관 내 공석을 위한 채용에 우선권이 주어진다고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또 감원심의위원회에 항소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으나, 인사과장으로 부터 해고통보를 받은 적이 없고, 항소를 했지만 항소심의위원회는 열리지 않았고, 대사관내 공석을 위한 채용에 우선권을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CIA의 해고행위 등은 주권면제의 원칙에 해당되는 주권적 활동이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영토 안에서 행해진 외국의 사법적 행위가 주권적 활동에 속하거나, 또는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재판권의 행사가 외국의 주권적 활동에 부당한 간섭이 될 우려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우리나라 법원은 외국의 사법적 행위에 대해 해당 국가를 피고로 해서 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주권에 대한 부당한 간섭’ 이유

재판부는 A는 재무회계 예산절차에 관한 업무, 인사업무, 개인계약자 및 업체계약의 관리 등을 담당했고, B는 현장 기술공무원으로 전산운영업무를 담당했고, C는 현장오픈소스공무원으로 오픈소스에서 가용한 정보를 평가, 수집, 활용하는 업무를 담당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직원들은 이 같은 업무가 주권행사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정보수집업무를 담당했으므로 주권행사와 관련이 있는 업무라며, 주권면제원칙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주권국가가 국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외국에 정보기관을 설치할 것인지, 그리고 그 사무소에 국외근무자를 고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고도의 공권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한국재판부가 미국의 주권적 결정에 따라 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는 것을 강요한다면 이는 미국 주권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될 우려가 있으므로, 소송을 각하한다고 판결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은CIA산하기관에 근무하던 한국인 직원들의 해고무효소송을 각하하고 소송비용도 한국인 직원이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은CIA산하기관에 근무하던 한국인 직원들의 해고무효소송을 각하하고 소송비용도 한국인 직원이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이 소송은 CIA한국정보가 지난해 까지 한국에서 오픈소스를 수집하는 부서를 별도로 운영해 왔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CIA는 1945년 해방 이전부터 한국에서 활동했지만, 그 조직이 일부나마 공식 확인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CIA한국요원들의 연봉이 처음으로 공개됐다는 점도 이채롭다. A는 매월 721만원을, B는 매월 786만원을, C는 매월 743만원을, 해고 시점부터 복직 때까지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바로 이 액수가 이들의 월급, 보너스 등을 포함한 전체 임금을 의미한다. 인사업무를 담당한 15년차 직원의 연봉은 약 8652만원, 전산업무를 담당한 14년차 직원의 연봉은 약 9432만원, 정보수집등을 담당한 12년차 직원의 연봉은 약 8916만원인 셈이다. 인사업무 담당자의 연봉이 가장 낮고, 전산업무와 정보업무 담당직원의 임금이 이보다 많았다. 이는 CIA 요원 평균임금이 8만 1207달러라는 점에서 평균 임금에 못 미치는 것이며, 12-15년차 직원의 연봉이 1억원이 안 된다는 점에서 국내 대기업보다 낮은 셈이다.

유엔한국대표부 해고소송과 닮은 꼴

한편, 이 사건은 현재 뉴욕남부연방법원에 계류 중인 유엔한국대표부 운전기사의 해고무효 청구소송과 닮은꼴이다. 이 소송을 제기한 남모씨는 국정원에서 파견된 유엔한국대표부 공사의 운전기사를 근무하다 불법 해고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남씨는 국정원파견 공사와 직접 고용계약을 체결했다며 관련 증거를 제출, 국정원이 자신을 해고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는 CIA의 해고를, 미국에서는 국정원의 해고를 다퉜다는 점에서 사실상 동일한 쟁점을 다루는 소송이며, 미국정부가 주권면제를 주장했듯, 한국정부도 미국법원 에서 주권면제를 주장하고 있다. 한국법원은 미국정부에 대해 주권면제의 원칙을 적용, 기각했다. 미국법원은 유엔대표부해고소송을 어떻게 판단할까, 아마도 연방법원은 한국 정부의 해고가 외교활동과 관계된 본연의 업무수행이라고 판단, 주권면제의 원칙을 적용, 기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법조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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