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57개월 실형구형에… ‘실형만은 피해 달라’ 읍소 탄원서
‘실형선고’ 나올까
‘집행유예’ 받을까
지난해 8월 25일 수입가격 축소, 세금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자바시장의 의류업체 엠비앙스대표 노상범 씨에 대한 선고공판이 다음달 6일로 다가왔다. 노 씨가 이미 유죄를 인정하고 약 1억 2천만 달러에 달하는 추징금을 자진 납부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검찰은 노 씨의 유죄인정 등을 감안, 양형 가이드라인선 최저인 57개월 실형을 구형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노 씨는 최후변론을 통해 ‘죄를 깊이 뉘우치고 죗값을 치를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고령과 건강상의 문제, 그리고 자선사업 등을 통한 사회에 기여한 점 등을 참작해 실형만은 면하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선처를 부탁했다. 특히 장도원 포에버21회장을 비롯한 30여명이 노 회장에 대한 관대한 처벌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자바시장 최대 의류업체 중 하나인 엠비앙스 노상범대표는 과연 57개월 실형이 선고받게 될 것인가, 아니면 집행유예가 선고될 것인가, 아니면 비교적 가벼운 실형이 선고될 것인가? 노상범 대표에 대한 선고 공판이 다음달 6일로 다가온 가운데 갤리포니아중부연방검찰이 지난 11월 19일 노 씨에게 징역 57개월 실형을 구형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검찰은 ‘노 씨의 범죄행위가 양형 가이드라인선인 범법레벨 25에 해당하며 이는 징역 57개월에서 71개월 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유 씨가 유죄를 인정했고, 67세의 고령인 점을 감안, 양형 가이드라인선 최저인 57개월 형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또 만기복역 뒤 1년간 보호관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깊이 뉘우치며 죗값 달게 받겠다’
연방검찰은 노 씨와 엠비앙스의 범죄기간이 2010년 1월 1일부터 2014년 9월 1일까지이며, 크게 3가지 종류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첫째 해외에서 8260만 달러의 의류를 수입했지만, 실제 가격의 60-70%만 축소 신고, 약 1720만 달러의 관세와 이자 125만 달러 상당을 포탈한 혐의다. 둘째 혐의는 멕시코 등 해외에 의류를 판매할 때, 그리고 종업원에게 임금을 지급할 때 등 1만 달러 이상의 현금거래를 364차례나 연방정부에 보고하지 않는 등 무신고 거래 금액이 1100만 달러에 달하고 이중 마약거래와 직접 연관된 돈이 1800만여 달러에 달한다는 것이다. 또 셋째 혐의는 이중장부를 작성, 매출을 숨긴 뒤 이에 따른 수익을 자신의 부인에게 빼돌렸다는 것이다. 연방검찰은 고령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결코 노 씨의 혐의가 가볍지 않기 때문에 양형 가이드라인 이하의 형을 선고하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 씨는 지난 11월 22일 오후 최후 변론서를 제출하고, 최악의 경우라도 실형은 면하게 해달라고 읍소했다. 실형을 면하게 해달라는 것은 집행유예를 선고해 달라는 말로 풀이된다. 노씨는 ‘지난 2014년부터 검찰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모든 사업을 투명하게 진행해 왔으며 지난 2014년 압류당한 현금 3630만 달러 외에 8156만 달러를 납부하기로 하는 등 1억 2천만 달러상당을 미국정부에 납부하기로 합의한 점을 감안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노 씨의 부인과 자녀, 여동생등 친지는 물론 장도원 포에버21 창업자, 박성수 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30여명의 한인 유지들이 관대한 처분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노 씨는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성장과정, 이민초기의 어려움, 의류업체의 설립, 자선사업 등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고 정상을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씨는 자신의 한국전이 종전된 지 약 6개월 뒤 태어났으며, 부친은 학교 교사였으나 전쟁 뒤 강제해직되고 사업을 하다 실패했고, 어머니는 몸이 약해 병을 앓으면서도 자신과 여동생 등 5남매를 키워냈다고 성장과정을 밝혔다. 노 씨는 주경야독하다 시피해서 서강대를 졸업했고, 같은 학교에서 부인을 만나 결혼했으나 첫 자녀를 낳을 때 병원에 갈 돈이 없어서 군대시절 고참에게 돈을 빌리기도 했었다고 밝혔다. 대학졸업 뒤 생명보험회사에 근무하던 노씨는 1985년 미국에 이민, 의류회사의 세일즈맨으로 가족들을 차에 태운 채, 샘플을 가득 담은 무거운 트렁크를 들고 ‘도어 투 도어’ 세일즈에 나섰고 1988년 부인과 함께 옷가게를 열었으며, 1999년 의류생산업체 엠비앙스를 창업했다고 밝혔다.
수감될 경우 지병으로 생명 잃을 수도
노 씨 회사 직원들은 노 씨가 직원들을 친 가족처럼 보살펴왔다고 진술했고, 노 씨의 중학교 동창들은 노 씨가 몸을 다친 친구를 등에 업고 40분 이상을 걸어 등하교 시켰고, 목숨을 걸고 물에 빠진 친구를 구해줬다고 밝혔다. 또 노 씨는 자신의 첫아이 출산 때 돈을 빌려준 군대시절 고참을 미국으로 초청, 융숭한 대접을 하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고, 2010년부터 모교인 서강대 후배 350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해외선교, 카톨릭성당 등에도 기부를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씨는 1983년 결핵을 앓은 뒤 폐가 영구적으로 손상됐으며, 2017년 뇌출혈을 일으켰고, 고혈압, 청각장애등을 앓고 있어 교도소에 수감될 경우 코로나19에 걸려 목숨을 잃거나 중병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하며 재판부에 읍소했다. 노씨는 ‘보석기간 중 노 씨를 관찰한 사법당국이 57개월에서 6개월을 감형한 51개월이 타당하다는 서류를 제출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할 때 실형에 처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9일 수입신고가격축소, 매출액 누락, 임금현금지급은 물론 마약조직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전격 기소된 자바시장의 거상 류시오–랜드 류부자는 내년 3월 30일부터 배심원 재판이 실시될 예정이지만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류 씨아들이 사는 아파트에서 2014년 9월10일 3836만 달러의 현금이 압수되기도 했었다. 또 멕시코마약조직 시날로아의 돈세탁을 도운 혐의 등으로 지난 2019년 10월 기소된 큐티패선 대표 박종학 씨와 업소 매니저 박상준 씨는 내낸 2월 17일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