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인을 어찌할꼬’…현실화되는 쥴리 리스크
대한민국 최초로
쌍욕하는 영부인
나올 수도 있다
■ 윤석열이 대통령 되면 육두문자 즐겨 쓰는 최초의 영부인 탄생
■ 영부인 뽑는 선거 아니라지만 영부인은 한 나라의 국격의 문제
■ 단순 언변이나 행동뿐만 아니라 주변인물 측근비리 가능성 제기
■ 남성의원들에게 ‘형님’… 나이 많은 취재기자들에게 ‘오빠’
지난주 본지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대선 90일을 앞두고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김 씨 특유의 화법과 캐릭터 등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가 주변인들에게 거친 언사를 주저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런 우려들이 현실화 되는 분위기다. 우연의 일치일까 공교롭게도 이번 주 김 씨가 잇따라 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했는데, 그가 내뱉은 말들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제대로 된 해명을 하기 보다는 엉뚱한 말로 김 씨를 비호하는데 급급하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씨를 만나본 윤석열 캠프 핵심인사들은 하나같이 김 씨를 여사님, 형수 등으로 떠받치는데 급급하다. 김 씨를 만난 사람들은 그를 호탕하다, 성격이 좋다고 칭송하는데, 심지어 김 씨가 남성 의원들에게 ‘형님’ ‘형님 ’하며 따를 정도라고 한다. 그는 자신이 술집에서 일한 쥴리와는 100% 상관없다고 하지만, 그를 만난 사람들은 술을 좋아하고 좌중을 휘어잡는 술자리 카리스마를 보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아이러니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대선을 80여일 앞둔 시점 김건희 씨는 이제 윤석열 후보 측 최대 리스크로 떠올랐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국민의힘 입장에서 지금의 상황은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한 상황이고, 문재인 정부가 떠들던 공정에 대해 등을 돌렸다. 여기에 코로나 19에 대한 오판으로 인해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까지 왔다.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절반을 훌쩍 넘긴지 오래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런 정권교체 열망을 등에 업고 단숨에 제 1야당의 대선후보로 떠올랐다. <선데이저널>이 이미 오랜 기간 그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 등을 보도하며 윤 후보의 한계에 대해서 지적했는데, 그는 여론을 등에 업고 이를 헤쳐 나왔다. 하지만 선거가 다가오면서 윤 후보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됐던 처가 의혹, 그 중에서도 아내 김건희 씨가 논란의 중심에 서는 모양새다.
온갖 의혹의 당사자 ‘국격의 문제’
사실 김 씨가 대선 과정에서 리스크가 될 거라고는 누구나 예상했다. 그의 경력이 워낙 불분명하고, 모친의 재산형성 과정에 석연치 않은 점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불거지는 논란은 보다 근본적 질문을 하게 하는데 그것은 바로 지난주 본지가 제목으로 뽑았던 ‘이런 사람이 과연 대한민국의 국모가 될 자격이 있느냐’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논란에 대해 ‘결혼하기 전의 일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분위기인데, 국민들은 그런 김 씨가 과연 영부인이 될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를 궁금해 한다. 대한민국에서 영부인이란 건 선출직은 아니지만 엄연히 한 나라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는 것도 영부인의 행동 하나하나가 바로 국격의 문제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보다 더 큰 문제는 김 씨가 친인척 및 측근 비리의 소지를 다분하게 안고 있는 인물이란 점이다. 지금도 윤 후보의 주변에는 동해전기산업의 황하영 사장이 똬리를 틀고 있다. 그는 윤 후보와 부인 김 씨 모두 가깝게 지내는 인물로 윤 후보와는 호형호제 할 정도다. 윤 후보가 공개 활동을 이어가는 동안 김 씨는 황 씨와 암약하면서 캠프 내의 일들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비선 실세 및 문고리 권력 논란이 반복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김 씨가 언론에서는 뭇매를 맞고 있지만, 실제 윤 후보와의 관계나 윤 후보 측근 정치인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절대적 갑이다. 윤 후보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미지를 순화하고 있지만 실제 만나보면 육두문자까지 섞어 써가며 대화하는 성격이다. 불같은 면이 있다. 그런데 그런 그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김건희 씨다. 그만큼 김 씨의 기가 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입만 열면 거짓말 잇단 설화로 구설수
김 씨를 만나본 윤석열 캠프 핵심인사들은 하나같이 김 씨를 여사님, 형수 등으로 떠받치는데 급급하다. 김 씨를 만난 사람들은 그를 호탕하다, 성격 좋다고 칭송하는데, 심지어 김 씨가 남성 의원들에게 ‘형님’ ‘형님’하며 따를 정도라고 한다. 그는 자신이 술집에서 일한 쥴리와는 100% 상관없다고 하지만, 그를 만난 사람들은 술을 좋아하고 좌중을 휘어잡는 술자리 카리스마를 보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아이러니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런 그가 지금의 논란이 끝나고 영부인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김 씨와 가깝다고 하는 인사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자리와 돈을 탐하게 될 것이다. 이미 그런 조짐이 김 씨 주변에 너무 많이 보인다. 또한 각종 역술인과 이어지는 것도 김 씨다. 한때 윤 후보의 멘토라고 불리는 진정스승이 윤 후보를 만나게 된 것도 김 씨의 소개 때문이라고 말한 게 이를 잘 보여준다.
그녀가 어떤 인물인지는 본국 기자들과의 몇 분의 통화에서 금세 드러나고 있다. 지난 12월 14일 김건희 씨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교수 지원서에 2004년에 설립된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2002년부터 기획이사로 일했다고 적은 경위를 질문 받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며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씨는 “당시에 윤 후보와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고, 공무원, 공인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검증을 받아야 하느냐”고 취재진에 반문했다고 YTN은 보도했다. 또 <YTN>은 김 씨가 지난 2004년 8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고 기재했지만, 주최 측 확인 결과 ‘김명신’ 이름으로 응모된 출품작 자체가 없었다고 보도했다.
김 씨는 기획이사 재직 여부와 관련한 <YTN> 취재진 질문에 “게임산업협회와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 협회 관계자들과 친하게 지냈고, 이들을 자신이 몸담았던 학교 특강에 부르기도 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수상 경력에 대해선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었고 “그것도 죄라면 죄”라며 허위임을 인정했다. 심지어 김 씨는 질문을 하는 기자에게 ‘아니, 그러면 왜 나만 이렇게 괴롭히느냐, 억울하다’고 하면서 ‘당신도 털면 안 나올 줄 아느냐’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번 대선 기간 동안 김건희 씨가 언론에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씨는 경선 초기인 지난 7월 초에도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의 과거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한 적이 있었다. 심지어 본인 스스로가 쥴리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대중에게 이 단어를 각인시켰다. 문제는 여기에 대응하는 윤 후보나 캠프 쪽 인사들의 발언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우리가 대통령을 뽑는 거지 대통령 부인을 뽑는 게 아니잖나”라며 “현실적으로 후보의 소위 부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한다는 게 내 상식으로는 납득이 안 된다”고 파문을 애써 일축했다.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정말 이런 문제가 대통령 선거의 중심이 되는 게 맞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우리가 토론해야 될 성장담론이나 분배담론 그런 것이 오히려 선거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것”이 김건희 씨 관련 의혹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주변에 돈과 권력 탐하는 인사들 문전성시
하지만 이런 식의 인식은 현실을 잘못 알고 있어도 아주 단단히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김 씨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밝힐 의무가 있다. 김 씨는 “공무원도 공인도 아닌데, 결혼 전 일로 이런 검증까지 받아야 하느냐”고 했다는데, 대통령의 배우자는 물론 후보의 배우자도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공적 인물이다. 특히, 윤 후보가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는 것을 감안하면 그의 가족은 더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 윤 캠프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는 ‘김건희 리스크’ 가능성을 알면서도 방치했다.
무엇보다 참모들이 민감한 배우자 문제를 윤 후보에게 직언하기 꺼렸던 측면도 있을 것이다. 당 일각에선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부인 한인옥씨의 ‘10억 수수설’과 비교하며 김건희 씨 의혹 제기를 여권의 정치공세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는 배우자 한인옥씨가 부천 범박동 시행사인 기양건설사업으로 부터 ‘10억 수수설’에 연루와 아들의 병역문제로 홍역을 치르면서 결국 2%p 정도 차이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석패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수사 결과 이는 전혀 사실무근으로 밝혀졌으며 이회창 후보를 음해하려는 공작이었다. 외부 신상 검증이 거세지면서 김 씨의 공개 활동은 사실상 보류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등판 시점에 대해선 선대위 고위 관계자들도 서로 눈치만 보는 분위기다. 결국 “윤 후보 부부 두 사람의 결심에 달렸다”는 판단에서다. 김 씨 본인은 이날 공개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 “가식적으로 남편 따라다니는 것은 싫다”며 “봉사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 후보 캠프에서는 김 씨의 등판 타이밍에 대한 논의를 위한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와 마찬가지로 부부 동반으로 후보 일정을 진행하는 방법, 부부가 함께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결론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론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윤 후보가 김 씨의 외부활동은 종교 활동에 국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