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심층취재2 – 한국노인회와 시니어센터 두 단체의 물고 물리는 함수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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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지난 4월 한인타운 시니어센터(이사장 정문섭)가 건립 8년만에 LA시로부터 받은 건립 지원금 190만 달러를 모두 상환하면서, 노인센터 건물은 한인 커뮤니티로 귀속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노인센터 측은 앞으로는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층, 다민족으로 활동영역을 더 넓힐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바로 이 한인타운 시니어센터는 최근‘아리랑 아파트’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노인회 건물 매각 대금이 그 건립 종자 돈의 일부다. 지난 1990년대에‘아리랑 아파트’를 성공적으로 탄생시킨 한국노인회(당시 회장 정의식<작고>)는 그 성공의 기쁨도 잠시 존폐위기까지 가는 심각한 분규의 소용돌이로 오늘날까지 논쟁의 단체가 되고 있다. 한국노인회는‘아리랑 아파트’건립에는 실질적 기금을 내놓지 않았다. <특별취재반>

LA 시 재개발국 CRA/LA는 지난 4월 8일 발행한 이메일 공문에서 건축당시 한인 시니어센터에 지급된 LA시 지원금 190만 달러를 지난 8년동안 모두 갚았다고 공식 통보했다. 노인센터는 LA 시로부터 대지를 1년에 1달러씩 30년 대여받았고 CRA/LA를 통해 건축관련 190만 달러를 지원받은바 있다. 이 지원금은 시니어 센터가 오직 자원봉사자들의 재능 기부를 통한 커뮤니티 봉사활동만으로 매년 19만 달러씩 10년동안 총 190만 달러를 LA시에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 1995년 당시 한국노인회 정의식 회장

▲ 1995년 당시 한국노인회 정의식 회장

시니어 센터는 그동안 활발한 커뮤니티 봉사 프로그램을 이어오면서, 재무회계와 일반 행정 서류를 LA시규정에 맞춰 성실히 보고함으로써 8년만에 지원금을 모두 상환한 것이다. 정문섭 노인센터 이사장은 “노인센터에서 40과목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 봉사시간을 금액으로 환산해서 지난 8년동안 190만 달러를 갚은 것이죠, 이제 시정부에 진 빚을 모두 갚았으니까, 노인센터 건물은 한인 커뮤니티 것이 되었어요”면서 “시정부에 기금을 모두 갚았기 때문에 앞으로 노인센터가 운영의 폭을 한층 더 넓힐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인 시니어센터는 지난 2005년 본격적으로 건립이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공사비로만 총 179만 달러가 투입됐다. 2층 건물로 부지 1만 4000스퀘어피트에 건평은 1만 2000스퀘어피트 규모다. 노인센터측은 이 부지를 LA시로부터 1년에 1달러의 임대료를 내며 30년간 빌렸다. 특히 이 노인 센터를 건립하기 위해서 ‘아리랑 아파트’를 만들어 낸 한국노인회가 자체 건물을 판 매각 자금 56만 달러가 큰 종자돈이 되었다.

그리고 당시 하기환, 김영태, 이용태 등 전현직 한인 회장등을 포함한 인사들의 대출금 그리고 중앙은행 태평양은행 윌셔스테이트은행에서 융자받은 130만 달러 그리고 이사진의 기부금 등 190여만 달러가 모금됐다. 그런데 시니어센터 건립 종자돈이 되었던 한국노인회관 매각 대금 56만 달러를 시니어센터에 기부한 것을 두고 지난 2009년에 큰 소동이 일어났다. 시니어센터 건립기금을 두고 한인노인단체들간의 갈등이 야기된 것이다. 시니어센터 건축 기금으로 사용된 한국노인회관 매각대금의 실소유권이 분쟁의 발단이었다. 재미한국노인회와 재미한인노인복지회가 합병을 발표했다. 합병 성명서 발표에서 “노인센터 설립에 공로가 인정되는 단체가 합병함으로서 노인사회의 권익신장과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라고 했다. 당시 ‘재미한국노인복지회’라는 이름으로 통합된 두 단체는 출범과 함께 시니어센터 이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사회 재구성을 통해 당시 3명인 노인복지회 소속 이사를 10명으로 증원하고, 시니어 센터에 한인 노인들을 위한 휴식처인 ‘사랑방’을 만들라는 요구조건도 내걸었다. 시니어 센터 이사회가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법정투쟁과, LA 시 커뮤니티 개발국 ‘CRA’의 시니어센터 지원금 취소를 요청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재미한국노인회 구자온(작고) 회장은 “우리는 56만 달러 낸 공로가 있고, 노인들을 위한 봉사를 하겠단거에요. 시니어 센터에 사랑방 시설이 안되면 아무것도 안되요” 라고 항의했다. 당시 ‘재미한국노인복지회’의 이러한 강경한 태도에는 ‘재미한국노인회’가 한국노인회관 매각기금 중 56만 달러를 시니어센터 건축기금으로 기부했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오늘의 노인센터 성공이 시사하는 의미’

하지만, 여기에 ‘한국노인상조회’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노인복지회와 상조회간 합병과 분리과정에서 아리랑 아파트는 상조회 명의로 되어 있었고, 매각과 기부절차 모두 노인상조회가 주축이 되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당시 한국노인상조회 박문혁 전 회장은 “건물이 합병하면서 우리쪽으로 넘어왔지. 명의가 어쨌든 우리(상조회) 걸로 되어있었고, 그래서 내가 사인한거고…” 결국 노인복지회관 건축기금 56만 달러 기부는 ‘재미한국노인회’가 아닌 ‘한국노인상조회’가 했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시니어센터에 기부된 한국노인회관 매각대금의 실 소유권을 놓고 2개의 한인노인단체가 팽팽히 맞서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당시 ‘재미한국노인복지회’의 불만과 요구에 대해서 시니어센터 이사회는 “한국노인상조회는 56만 달러 기부에 대해 어떤 조건도 없었다”며 56만 달러 기부 단체부터 명확히 정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같은 시니어센터 기금 기부를 놓고 두 노인단체간 분쟁은 지난 2003년 당시 한국노인회의 정의식 회장이 회관 건물을 일방적으로 매각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타운에 커다란 파문을 몰고 왔다. 더군다나 이 사건은 ‘아리랑 아파트’가 완공된 후 여러 말들이 나온 이후라 더 어수선했다. 이 회관은 1987년 한인 노인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마련하고, 경제인 협회 등 각 단체, 그리고 뜻 있는 재력가들의 도네이션으로 마련된 23만 5천 달러의 기금으로 매입 한 노인회관이 ‘50만 달러 이상의 호가로 매매에 붙여져 매각이 곧 될 것이다’라는 소문은 많은 의혹을 불러왔다. 고 정의식 노인회장은 이미 2002년 4월 한국노인회 산하 노인 공조회를 해체해 물의를 빚었으며 약 10만 달러에 달하는 공조기금의 행방이 모연해 문제가 커졌다. 이 당시까지 정 회장은 무려 16년 간의 장기집권(?)을 통해 노인회의 회장직을 하면서 수많은 비리 의혹에 휩쌓였던 때 였다.

한국노인회관 매각 대금 기부놓고 분쟁

▲ 2004년 당시 8가 소재 한국노인회관 모습. 나중 의혹속에 매각됐다.

▲ 2004년 당시 8가 소재 한국노인회관 모습. 나중 의혹속에 매각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정의식 회장 개인이 노인회관을 매각하고 가족들이 있는 라스베가스 지역으로 도망치려 한다’라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당시 매각 건을 막으려는 움직임들이 생겨났었다. 한국노인회는 오랜 역사를 지닌 동포사회의 하나의 상징적 단체였다. 또한 한국노인회가 지난 1987년 노인회관을 자체 구입한 것은 비단 과거부터 이끌어온 노인회 원로들의 정성 뿐만 아니라 한인 커뮤니티의 성금 등이 모여 일궈낸 역사적 상징물이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한국노인회관을 매각하는데 있어 당시 정의식 회장이 독단적으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매각에 한인사회 최대 부동산 업체인 뉴스타 부동산이 나서고 있어 당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본보는 한국노인회관 건물 매입당시 수석부회장을 지낸 고 정판기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동안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노인회의 공금유용 등의 문제점과 비리의혹에 대해 취재하여 지령 415호 (2003년 7월 10일자 보도)에 게재했었다.

한국노인회는 1960년대 후반부터 뜻있는 노인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생겨난 비영리 단체였다. 1987년 노인회관 건물 매입 당시 한국 노인회의 수석 부회장을 지낸 정판기 씨는 그 자신이 거금 2만 달러를 기탁하여 회관 구입에 도움을 준 장본인이었다. 그는 본보 기자에게 “노인회관 건물을 살 당시에 우리는 매매가 23만 5천 달러를 모두 현금으로 주고 샀다. 그런데 마지막에 4만 달러가 모자라 수석 부회장이었던 나도 2만 달러를 기부했다. 당시 전반적인 커뮤니티 분위기가 ‘한국노인회관’ 건립에 동참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한 정 전 부회장은 “이러한 노인회관을 한 개인의 독단적인 판단과 사리사욕을 목적으로 매각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에 심히 유감을 표하고 싶다. 정의식 한국노인회 회장은 정관상 2년 임기로 되어있는 회장직을 고치고 또 고쳐서 지금까지 16년 동안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 자체부터가 말이 안 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정판기 전수석부회장은 “한국 노인회는 엄연히 비영리단체다. 그리고 ‘한국노인회관’은 건립 당시부터 단지 한국노인회 소유의 건물로 볼 수만은 없는 것이다. 즉 건물을 사고 팔고를 결정함에 있어 한국노인회 라는 이름을 빌어 결정을 내린다는 자체가 무리한 발상이고 상식이하의 행동 이라는 것이었다.

아리랑 아파트와 한국노인회 관계 의혹

당시 정 전수석부회장은 “내가 느끼기에는 얼마전 정의식 회장을 만나 보았지만 아무래도 정관을 고친 것 같다. 더 화가 나는 것은 공식적으로 커뮤니티의 최대 부동산 업체인 뉴스타부동산이 건물 매매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뉴스타부동산의 개입설은 6월 9일자 미주중앙일보에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보도되었다.

<한국노인회관 건물은 각 노인회들이 성금을 갹출해 마련한 23만 5천 달러로 매입한 것으로 그 동안 회장인 정의식씨의 명의로 돼 있다가 최근 한국노인회로 다시 명의 변경됐다. 한국노인회 측은 이 건물의 매각을 수개월 전부터 추진해 왔으며, 지금은 뉴스타부동산을 통해 매입할 상대방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정판기 전부회장은 지난 2003년 6월 24일에 정의식 회장과 직접 만나 토론을 벌인 내용도 알려주었다. 그 당시 정의식 회장 주장은 회관 건물 매각을 고려함에 있어 “노인회관을 담보로 7만 달러의 대출금이 있다. 과거 23만 5천 달러에 매입한 회관을 현 시세인 50여만 달러에 매각하면 7만 달러의 빚을 갚고 나머지 40여만 달러를 기금으로 새로운 안을 구상해 볼 수 있다. 또 한국노인회 소유인 ‘아리랑 아파트’로 회관을 옮기든지 새로운 회관을 만들든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고려 중에 있다”라는 것이다.

당시 정의식 회장을 대면한 정판기 전부회장은 “이대로 놓아 두었다가는 정말 커뮤니티의 재산인 한국노인회관이 넘어가겠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간의 한국노인회장의 부정 및 공금유용 의혹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독단적 결정을 막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었다. 정 전부회장은 지난 98년 한국노인회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나왔다. 그가 노인회 활동 당시 정 회장과 함께 산하 단체인 노인공조회를 조직했다. 그 노인공조회가 해체되기 전 운영이 잘 되었을 때에는 회원이 400여명에 달했고, 최고 회원 수가 600여명까지 늘어난 적도 있었다. 처음에는 입회금을 받았다. 처음에 회비가 150달러 하던 것이 점차 100달러로 줄여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입 회원 한명 당 100불 내지 150달러를 받았다고 할 때 총 600여명에 달했던 회원 수를 감안하면 기본 기금이 적어도 7만 달러가 적립되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이 돈이 어디로인가 다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 결과 2001-2002년 사이에 노인 공조회가 결국 부도가 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당시 정판기 전부회장에 의하면 노인회에서 회원 중 누군가가 사망할 시에 6,000달러를 지급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이 있었기에 모아 둔 가입 회비 7만 달러에서 우선 공조비용을 지불 하고, 회원들로부터 10달러씩 걷어 이를 채워넣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공개적으로 받은 돈 중 10%를 추가로 기본금에 적립하는 제도도 있었다고 전했다.

따라서 기금이 저축되고 오히려 늘어나야 할 마당에 기금이 사라지게 되니까 어느 순간 회원들이 중 사망자가 생겼으나 7-8명 째 밀리니까 문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 항의를 하고 그제서야 문제를 삼고 따져 물으니까 공조회에서 돈이 없어진 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사태가 이쯤 되자 회원들은 한국노인회를 탈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문제점 등 공금유용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철저한 규명 및 책임문책이 안 되었던 것이 큰 문제였다. 흔히들 말하는 한인 노인들의 나쁜 습관이라 할 수 있는 무관심으로 심각한 상황을 지나치듯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게 되었다. 여기에 정의식 회장을 비롯한 노인회 측은 구렁이 담 넘듯이 사태를 방관하게 된 것이다. 정판기 전부회장은 당시 정의식 회장과의 대면에서 그 문제를 따져 물었다고 했다. 하지만 정의식 회장이 건네온 말은 “난 건드리지 않았다. 당시 직원들에게 문제가 있었다”라고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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