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억류 후 미국 송환 사흘 만에 사망한 웜비어유족
미국 내 北 동결자산
‘24만 달러 받아내다’
■ 연방법원, 北에 소송장 전달…답변 없자 동결자산 양도명령
■ 뉴욕 주 감사원, 2017년 중국건설은행 예금 북한자산 확보
■ 유족, 2018년 5억 달러 승소 후 2019년 북한화물선도 매각
■ 김동식유족 승소불구 한 푼도 못받고 케네스배 가족 소송중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으로 돌아온 뒤 사흘 만에 사망한 미국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유족들이 뉴욕주정부가 압류중인 북한자금 24만여 달러를 받게 됐다. 연방법원은 웜비어의 유족들이 북한에 대해 5억 달러 승소판결을 받은 만큼, 뉴욕 주가 압류중인 자금은 마땅히 웜비어유족 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본보확인결과 이 돈은 북한의 조선광선은행이 중국건설 은행에 예치한 돈이며, 중국건설은행은 지난 2017년 이 돈을 뉴욕주정부에 신고하고 송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북한에서 사망한 김동식목사의 유족들도 2015년 연방법원에서 3억3천만 달러의 배상판결을 받았지만 동결자금의 소재 등을 몰라 단 한 푼도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2018년 12월 24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 5억113만여 달러 배상판결을 받아냈지만, 이를 집행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던 미국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유족들, 이들이 지난 2019 년 9월 연방법원에서 미국이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토 호의 소유권을 넘겨받은 뒤 이를 고철로 되파는 방법으로 일부 배상금을 확보한데 이어 뉴욕 주 정부로 부터도 24만여 달러를 넘겨받게 됐다. 뉴욕북부연방법원은 지난 13일 뉴욕 주 감사원은 연방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에서 동결 명령을 받아서 보관중인 북한 광선은행의 자금 24만 336달러와 이자를 웜비어유족들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연방법원은 북한정부 및 광선은행에 소송장을 송달하고 유족에 대한 동결자금지급에 대한 반대여부를 물었지만 정해진 시기 내에 답변을 하지 않았으므로 기한이익을 상실, 집행판결을 내린다고 밝혔다. 연방법원은 또 뉴욕 주 감사원은 이 판결 뒤 10일내에 웜비어유족에게 이 돈을 지급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확인돼, 늦어도 이달 말에는 돈이 송금될 것으로 보인다.
연방재무부 2009년 동결한 자금
그렇다면 뉴욕 주 감사원은 어떤 경로를 통해 북한동결자산을 보관하게 됐을까, 본보확인 결과 뉴욕주 감사원은 지난 2017년 6월 중국의 중국건설은행 뉴욕지점으로 부터 북한의 조선광선은행 명의의 예금 24만여 달러를 보관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신고서에 따르면 조선광선은행의 주소는 평양시 중앙구 정선동으로 기재돼 있으며, 당초 예금액은 23만 8천여달러였으며, 이자 등이 가산돼 24만여 달러가 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돈은 2010년 7월 1일 중국건설은행에 예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웜비어유족은 지난해 3월 17일 뉴욕북부연방법원에 판결집행을 위한 소송을 제기한 뒤 비공개를 전제로 뉴욕 주 감사원이 북한동결자산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법원허가를 받아 뉴욕 주 감사원에도 판결집행을 통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연방재무부는 지난 2009년 8월 11일 북한대량살상무기확산과 관련, 북한의 조선광선은행이 북한의 탄천상업은행과 북한 용봉무역의 자회사인 혁신트레이딩 등을 지원한 혐의로 해외자산을 동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웜비어는 지난 2016년 1월 북한을 방문했다가 체제전복혐의로 15년형을 받고 수감돼 있다 2017년 6월 혼수상태로 석방돼 미국에 돌아왔으나 사흘 만에 목숨을 잃었고 부모 등 유족들은 미국에서 소송을 통한 응징에 나서고 있다.
북한 상대 배상판결 봇물
한편 웜비어 유족 외에도 한국 프로야구구단 빙그레 이글스의 초대감독 배성서 씨의 아들인 케네스 배 선교사와 가족도 지난 2018년 8월 17일 북한에 장기간 억류돼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워싱턴 DC연방법원에 2억 5천만 달러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또 2001년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김동식 목사의 아들과 남동생이 2009년 워싱턴DC연방법원에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 2015년 3억 3천만 달러 배상판결을 받았지만, 이를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또 김 목사의 부인도 지난 2020년 9월 28일 워싱턴DC연방법원에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외에도 1968년 북한에 납치됐던 푸에블로호사건 피해자들이 2008년 8월 연방법원에서 9700만달러 배상판결을 받아냈다. 1972년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적군파테러 희생자유족 이 2010년8월 연방법원에서 3억7800만 달러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즉 김동식 목사의 아들 등은 웜비어유족보다 약 3년 앞서 손해배상판결을 받았지만 북한 동결자산 등을 파악하지 못해 판결을 집행하지 못한 반면, 웜비어유족은 화물선에 이어 북한 광선은행의 동결자금까지 찾아내 집행함으로써 과연 어떻게 동결자산을 파악했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