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줄 돈으로 롤렉스사고 호화주택 매입 ‘악덕기업주’
주정부가 팔 벋고 나서
끝까지 추적해 받아내다
■ 한인 건축업자 부부, 300만 달러 임금안주고 착취 대담한 범행
■ 조사받던 와중에도 공금으로 맨해튼 비치 주택 매입 롤렉스매입
■ 인부 100명 적정임금 안주려 수천 장 허위수표 조작 임금 갈취
■ 적발되자 과징금 안내려 ‘회사청산-파산신청’ 2600만 달러 피해
지난 1988년 8월 6일 설립된 뒤 로스앤젤레스카운티와 오렌지카운티에서 주로 관급공사를 수주해 온 토보건설이 지난 2016년께 부터 캘리포니아 주정부 노동국의 단속을 받아오다 적정 임금 미지급 혐의가 드러나자 파산했지만 주 노동국은 끝까지 이들 사주 일가의 재산을 추적해 지난해 12월 270만 달러 상당의 벌금을 모두 받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캘리포니아 주 노동국은 지난해 12월 16일 ‘토보건설로부터 미지급 임금 263만 달러와 도제기금 미납액 3만 7천여 달러 등 약 267만 달러를 징수했다’고 발표했다. 노동국은 ‘공사비 3500만 달러 규모의 토렌스소재 엘카미노커뮤니티칼리지 학생서비스센터 신축공사 때 인부 100여명에게 적정임금을 지불하지 않았으며, 특히 적정임금을 지급한 것처럼 조작해 수천 장의 엉터리 임금체크를 발행한 것으로 조작했다’고 밝혔다.
토보건설은 공사기간 31개월간 인부 1인당 하루 100달러에서 160달러씩을 지급한 것처럼 임금지급장부를 기재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낮은 임금을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국은 2018년 5월부터 조사를 시작해 같은 해 9월 미지급 임금을 299만여 달러로 산정하고 부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토보건설은 과징금을 부과받자 2020년 2월 파산신청을 했고 주정부 면허, 관급공사 등록등도 반납하는 등 청산에 나섰지만 주정부의 칼날을 피하지는 못했다. 주정부가 토보건설로 부터 미지급액을 모두 징수한 것이다. 토보건설은 또 이 공사 이전에도 로스앤젤레스카운티의 관급공사에서도 적정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54만 2천여 달러의 벌금을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 확인결과 토보건설 대표이사는 모니카 오씨, 재무는 지미 채 씨가 맡고 있으며 이들은 부부 관계로 확인됐다. 토보건설은 지난 2020년 2월 6일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토보건설 청산신고를 했으며 하루 뒤인 2월 7일 캘리포니아중부연방파산법원에 챕터7, 파산을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퍼시픽시티뱅크 620만 달러 물려
놀라운 것은 이 파산소송 과정에서 토보건설이 인부들에게 적정임금을 주지 않으면서도 사주 들은 자신들의 잇속만 채운 사실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토보건설의 주거래 은행은 퍼시픽 시티은행으로, 파산법원 재판부에 토보건설의 은행거래 내역서가 모두 증거로 제출됐다. 이 은행거래 내역에 따르면 토보건설은 지난 2018년 5월 22일 1만9491달러의 수표를 끊어 보석상인 모건주얼러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고, 메모란에는 롤렉스 시계라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즉 회사공금으로 롤렉스시계를 구입한 셈이다. 또 이들 사주부부는 2018년 6월 19일 맨해튼 비치의 1257, 11스트릿의 주택을 172만 5천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공금으로 롤렉스 시계를 사고, 주택을 매입한 시점은 이미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임금착취 조사가 진행되던 시기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배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들 부부는 파산신청 때 자산이 390만 달러인 반면 부채는 무려 10배에 달하는 3658만 달러라고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채 중 무담보 부채가 2573만 달러에 달하며 무담보채권자가 최소 178명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대부분이 건설자재 등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으로 드러났고 일부는 제 2금융권의 대출회사로 밝혀졌다. 또 이중에는 한인업체로 추정되는 한길유리는 못 받은 돈이 50만 4천 달러에 이르는 등 한인업체들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주거래 은행인 퍼시틱시티은행이 큰 돈을 물렸다. 파산신청서에 따르면 퍼시픽시티은행의 채권은 2건 이상으로, 1건은 426만여 달러, 다른 1건은 191만 달러 등 모두 617만 달러에 달했다.
이들 부부의 자산 중 대부분은 주택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란초팔로스버디스의 30225 론드라이브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본보 확인결과 이 주택은 지난 1998년 10월 9일 부부명의로 58만 2500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주택은 퍼시픽시티뱅크에 담보로 잡혔다가 압류당한 뒤 지난해 4월 12일 퍼시픽시티뱅크가 경매를 통해 APSEC 레즐루선 트러스트유한회사에 198만 달러에 매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주택을 매입한 회사의 실소유주는 브리이언 최[한국명 최원정]씨로, 같은 해 9월 8일 이 주택을 249만 9천 달러에 되팔았다. 최씨는 5개월 만에 무려 50만 달러의 차액을 챙긴 것이며 결과적으로 퍼시픽시티 뱅크는 헐값에 주택을 넘긴 셈이다.
사방팔방에 연 걸리 듯 중 소송당해
이들 부부가 노동국 조사를 받을 때 매입한 맨해튼비치 주택도 파산신청 뒤 파산관재인이 지난해 6월 21일 197만 달러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390만 달러의 자산 대부분을 차지한 주택 2채가 약 395만 달러에 팔린 셈이다. 또 토보건설의 보험업체인 피델리티보험도 토보 측이 계약조건을 어겼다며 자신들이 대신 배상한 캘리포니아 주정부 미적정 임금 벌금에 대한 상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피델리티는 지난 2020년 1월 3일 토보건설을 상대로, 2021년 4월 26일 연대보증인인 오 씨 부부를 상대로 캘리포니아중부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송장에 따르면 토보건설은 지난 2016년 9월 토보건설이 소방서 건설공사와 관련, 적정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51만여 달러 과징금 처분을 받았고, 2018년 엘카미노커뮤니티칼리지 공사와 관련, 역시 적정임금미지급으로 299만 달러 과징금 처분을 받는 등 최소 4백만 달러 이상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델리티보험은 자신들이 주정부에 약 4백만 달러 상당의 과징금을 대납했으며, 토보 측이 약관을 어기고 부정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에 피델리티의 대납한 돈 전액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델리티가 보상해 준 것은 이 2건이지만, 토보는 이외에도 여러 관급공사에서 임금문제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송서류 등에 따르면 토보는 이 외에도 시그널힐 도서관, 공립고등학교 신축공사 등과 관련해 적정임금 미지급으로 적발돼 2018년 이전에 150만 달러 상당을 추징 당했다. 소송은 연방정부는 물론 로스앤젤레스카운티지방법원 등에도 계류 중이며 특히 뉴욕과 아리조나 등 타주의 법원에서도 피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카라마타 캐피탈그룹은 지난 2019년 7월 15일 뉴욕 주 낫소카운티지방법원에 토보건설을 상대로 대출금 33만 5천 달러를 갚으라고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라마타는 장래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높은 이자에 돈을 빌려주는 업체로, 토보는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자 고리대금업체에 손을 내민 것으로 추정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애리조나 주법원에도 토보건설을 상대로 한 소송이 계류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리테일캐피탈유한회사는 지난 2019년 5월 15일 토보건설을 상대로 대출금 38만 달러 중 미납액 24만 8천여 달러를 갚으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업체 역시 매출을 담보로 고리에 돈을 빌려주는 업체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