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예금 13% 증가, 대출 10% 성장세, 무수익 대출 0.85%
코로나 이전보다 2배 성장
은행들 호황 ‘즐거운 비명’
■ 뱅크오브호프 순익2억1500달러…한미은행, 사상 첫 1억 돌파
■ 한인은행 총 자산 431억 달러 돌파 1년 만에 50억 달러 급증
■ 예금도 1년 만에 43억 달러 대출 역시 20억 달러 9.7% 증가
■ 예대율 91.3% 전년도 비해 3%P하락 부실대출비율도 반 토막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사상최저의 순익을 기록했던 한인은행들이 지난해에는 6억 달러에 육박, 전년보다 2배 이상의 순익이 증가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수립했다. 자산과 예금 역시 13% 상당의 증가를 기록했고, 대출도 10%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사실상 모든 부문의 한인사업이 위축됐지만, 금융권만 독야청청, 놀라운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수익은 물론 자본건전성도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실대출 비율은 1년 전보다 절반으로 줄었고, 무수익 대출 역시 절반 이상 감소하는 등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한인 사회에서는 ‘무슨 사업을 해서 은행처럼 이렇게 큰돈을 벌을 수 있겠느냐’며 부러움이 넘치고 있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지난달 29일 한인은행 16개의 놀라운 성적표가 발표됐다. 지난해 2분기 CBB에 인수된 오하나퍼시픽의 순익까지 감안한다면 한인은행의 지난 한해 전체수익이 5억 8700만 달러에 달했다. 세금을 제외한 순순익이 사실상 6억 달러에 육박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20년 2억 9060만 달러보다 2.1배나 증가한 것으로, 한인은행 역사상 최고이다. 또 지난 2019년 3억 6700만 달러보다 1.6배 늘어난 것이다.
HOP 사상최대 순익 기록 기염
한인은행의 대장격인 뱅크오브호프는 지난해 전체 순익이 2억 15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이는 한인은행 전체 순익의 35%에 달하는 것이다. 또 한미은행 역시 1억 753만 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돌파했다. 메트로시티은행이 6184만 달러, 퍼시픽시티은행이 4063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오픈뱅크와 CBB가 3천만 달러에 가까운 순익을 올렸다. 반면 자산 3위인 우리아메리카 은행은 1867만 달러로, 조지아 주의 퍼스트IC은행보다도 순익이 적었다. 또 신한아메리카은행 역시 순익이 390만 달러로, 16개 한인은행 중 14위로, 노아은행, KEB하나은행과 함께 최하위권을 형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인은행 중 1년간 순익이 가장 많이 증가한 은행은 뉴뱅크로, 순익이 307만 달러에서 987만 달러로, 3.22배나 급증했다. 또 US메트로은행 역시 3.05배 늘어나는 등 2개 은행이 순익이 3배 이상 늘었다. 또 뱅크오브호프는 순익증가율이 한인은행 평균에 못 미치는 1.71배에 그친 반면, 자산 2위 은행인 한미은행은 2.18배 성장, 뱅크오브호프보다 순익증가율이 높았다.
노아은행은 행장이 SBA부정대출과 관련, 연방검찰에 기소된 뒤 위기를 맞았지만, 금융권의 대호황에 힘입어 293만 달러 순익을 올렸다. 노아은행은 지난해 적자가 331만여 달러였음을 감안하면 마침내 흑자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해 1분기만 적자를 기록했을 뿐 2,3,4분기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39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1,2,3분기 연속적자 끝에 4분기 26만 달러 흑자를 달성, 터닝포인트를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396만 달러 적자를 감안하면 적자폭이 90%나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분기별 순익을 보면 1분기에는 1억 1700만 달러, 2분기에는 1억 4300만 달러를 기록한 뒤 3분기와 4분기에는 1억 6300여만 달러로 사실상 동일했다. 은행 별로는 한미은행, 메트로시티은행, CBB, 오픈뱅크, 제일IC은행 등이 3분기보다 순익이 증가한 반면, 뱅크오브호프는 3분기보다 순익이 줄었다. 또 한인은행의 자산은 431억 달러, 전분기보다 2.1% 증가에 그쳤지만 2020년 380억 달러보다 13.1% 급증했다. 2017년 말 300억 415만 달러에서 4년 만에 131억 달러, 약 40%가 늘어나는 등 한인경제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자산 예금 대출 폭팔적 증가추세
자산1위 은행인 뱅크오브호프는 179억 달러, 2위인 한미은행은 68억 6천만 달러를 기록했고, 자산 3위였던 우리아메리카은행은 29억 7천만 달러로 4위로 추락한 반면, 메트로시티은행은 31억천만 달러로 3위로 올라섰다. 1년 전과 비교해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자산이 31.3%나 급증했지만, 메트로시티은행은 무려 63.6% 성장을 기록했다. 과히 폭발적 증가이다. 오픈뱅크와 US메트로은행도 각각 26%정도 증가한 반면, 자산이 줄어든 은행은 노아은행 단 하나뿐이었다. 노아은행은 지난 2018년말 기준 4억 2722만 달러에 달했지만 2019년 중반 은행장이 대출 비리로 연방검찰에 기소된 뒤 감소를 거듭, 3년 만에 1억 달러 이상 급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예금도 364억 3300만 달러로, 전분기보다 0.9% 증가로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1년 전 321억 9000만 달러보다 13.2% 나 크게 늘어났다.
2017년 말 242억 달러에서 4년 만에 123억 달러가 증가했다. 예금증가율 1위 역시 메트로시티은행으로 1년 전보다 52%, 1.52배 급증했고, CBB가 41.7% 증가로 2위를 기록했다. 또 US메트로은행이 28.3%, 오픈뱅크가 27.7%, 우리아메리카은행이 26.2%등의 순이었다. 16개 은행 중 노아은행만 예금이 6.7% 줄었고, 4개 은행은 한인은행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4분기만 따지면 16개 한인은행 중 6개 은행의 예금이 3분기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뱅크가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고, 뱅크오브호프는 0.2% 감소했으나 한미은행은 1.0% 상승에 그쳤다. 반면 KEB하나은행이 11.7%로 분기증가율 1위에 올랐고, 우리은행이 6.9%, 메트로시티은행이 6.8%를 기록했다.
한인은행의 대출도 증가폭이 자산이나 예금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적지않은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대출은 332억6천만 달러로, 전분기보다 3.5% 늘었고 2020년 303억천만 달러보다 9.7% 증가했다. 대출증가율 1위는 메트로시티은행으로 53.3%를 기록했고, US메트로은행이 30.0%에 달했고, CBB, 오픈뱅크 등의 순이었다. 16개 은행 중 노아은행만 대출이 19.2% 급감했고, 10개 은행이 두자리 수 증가를 보였다. 뉴뱅크는 0.8% 증가에 그쳤고, 뉴밀레니엄은행, 신안은행 등도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분기별로는 16개은행 중 5개 은행이 3분기보다 대출이 줄었고, 뉴밀레니엄은행이 17.9% 늘어나며 증가율 1위에 올랐고, US메트로은행이 9.5%로 뒤를 이었다.
예대 율이 하락하고 부실대출비율 급감
한인은행들은 자산, 예금, 대출이 증가하고 순익이 폭증한 것은 물론 예대 율이 하락하고 부실대출 비율이 급감한 반면 자산 수익율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한인은행 예대 율은 91.3%로, 1년 전 94.2%에서 약 3% 포인트 하락했다. 16개은행중 메트로시티은행만 109%로, 대출이 예금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된 반면, 뉴뱅크가 63.8%로 예대 율이 가장 낮았다. 예대 율이 90%이상인 은행은 뱅크오브호프, 퍼시픽시티은행, 신한아메리카은행, 오픈뱅크, US메트로은행, 유니은행 등이지만, 대부분 90% 초반으로 조사됐다. 또 예대 율 80%이하 은행이 프로미스원, 뉴밀레니엄, KEB하나, 뉴뱅크 등 4개로 조사됐다. 예대 율은 2분기는 90.4%, 3분기는 89.0%여서, 4분기에 다소 상승한 것이다. 한인은행 경영과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부실대출 비율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실대출 비율은 0.59%로 1년 전 1.08%의 절반으로 하락했다.
16개 은행 중 노아은행만 부실대출 비율이 무려 3.96%를 기록했고, 나머지 15개 은행 모두가 1%에 크게 못 미쳤다. 우리아메리카은행, 퍼시픽시티은행, 퍼스트IC은행, 유니은행은 부실대출비율이 0.1%에도 미치지 못했고, CBB, US메트로, KEB하나, 뉴뱅크등 4개은행은 0.1%에서 0.2% 사이로 조사됐다. 이들 8개 은행은 사실상 부실대출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무수익 대출 비율 역시 0.40%로, 1년 전 0.8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무수익 대출 역시 노아은행이 3.96%로 가장 높은 반면, 12개 은행은 0.4%이하를 기록했다. 또 대손충당금은 3억 7329만 달러에 달했으며, 뱅크오브호프가 1억 4055만 달러, 한미은행이 7255만 달러, 우리은행이 2678만 달러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기존에 손실에 대비해 쌓았던 대손충당금 중 상당액이 회복되면서 경영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 자산대비 순익율은 1.36%로, 1년 전 0.76%보다 약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순손실을 기록한 EKB하나은행만 순익률이 마이너스 0.13%를 기록했고, 프로미스원이 2.73%로 1위에 올랐다. 또 퍼스트IC은행, 메트로시티은행, 퍼시틱시티은행, 뉴뱅크 등의 순이었다.
펜데믹 경기부양정책 사상최대 호황
한인은행들이 지난해 사상최대 성장을 기록한 것은 무엇보다도 연방정부의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부양 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들에게는 경기부양 현금지원을, 소기업에는 PPP와 경제피해 재난대출, 특히 식당들에게는 식당재활자금(RRF)등 연방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지원한데 따른 것이다. 은행들은 대출을 통해 엄청난 수수료 수입을 올렸고, 지원금의 상당액이 은행에 예치된 것은 물론 대출금 이자 및 원금상환으로 이어짐으로써 사상 최대의 호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무슨 사업을 해서 모든 경비를 제외하고 1년에 수천만 달러, 심지어 수억 달러의 순익을 얻을 수 있을까? 코로나19가 금융업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