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외면하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 수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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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시청률 역대 최저 시청율
흥행부진에 외교문제로 비화

2022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향한 미국인들의 무관심은 여전하다.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이 대회 초반부터 원성과 불만으로 들끓어왔으며, 여기에 노골적인 편파 판정이 자행됨으로써 피해 선수들이 울분을 터뜨리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태의 배경에 국가적 위상을 과시하려는 중국 지도부의 독선적인 자부심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은밀한 동조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게 더욱 심각하다. 이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하여 미국 국민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AP통신은 9일 베이징올림픽 미국 주관 방송사인 NBC가 이번 올림픽 시청자를 집계했다고 밝혔다. <특별취재반>

적반하장 편파판정 시비 논란

▲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 탄압 문제를 제시하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 탄압 문제를 제시하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NBC는 미국에서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가지고 있다. NBC의 집계에 따르면 4일 열린 개회식을 지켜본 미국 시청자는 1천 280만 명이다. 이 수치는 2018년 평창 올림픽(2천 780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5일과 6일에는 각각 1천 360만 명, 1천 370만 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미국 내 올림픽 시청률 중 역대 최저치다. 애초 베이징올림픽 흥행 부진은 예고됐다. 현재 미국과 중국인 정치와 경제 외교 문제로 껄끄러운 관계다. 미국은 중국의 인권 문제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현재 미국 스포츠 팬들의 관심은 지난 13일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의 소피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식축구 슈퍼볼에 쏠려있었다. NBC는 비록 TV 시청률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 중이지만 스트리밍 반응이 좋은 점에 위안을 얻고 있다. 실제로 베이징 올림픽 스트리밍은 개막 나흘 만에 10억 분을 찍었다. 이런 추세는 평창 올림픽에서 기록한 스트리밍 시간(21억 7천만 분)을 넘어설 기세다. 한편 중국 정부가 최근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개회식 성화 봉송 주자와 편파 판정 문제 등으로 논란이 이어지자 이를 ‘남의 탓’으로 돌리며 공격성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공격적인 ‘(전랑·늑대 전사) 외교’가 평화와 화합을 추구하는 스포츠 제전인 올림픽 무대에서도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주한 중국대사관이 지난 9일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편파 판정 시비에 대해 “엄정한 입장을 표명한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례적인 입장문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대사관 측은 쇼트트랙 판정 논란과 관련해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이 중국 정부와 베이징 올림픽 전체에 화살을 돌리고 반중 정서를 부추기는 데 대해 엄중한 우려와 엄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중국 정부는 안전하고 공정한 경기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억측을 하고 함부로 말하는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의 책임감 없는 태도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8일에는 올림픽 개막식 공연 ‘한복 논란’에 대해 “일부 언론의 억측과 비난”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공격적 입장 표명은 국내 반중 정서가 고조된 데 따른 대응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교적 문제로 비화된 사안도 아닌 단순한 국내 여론을 놓고 대사관이 “우려” “엄정” 등 강경한 외교적 표현까지 동원해 입장을 표명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고 과잉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검은 발톱 드러내는 ‘전랑외교’

한국 정부가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해 주최국에 항의할 사안은 아니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인 것과도 대조적이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8일 베이징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판정 문제를) 국가간 관계에서 얘기하는 것은 어색하다”며 “올림픽 같은 스포츠 행사에서 일어난 일로 주최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이의제기하는 일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개회식 성화 봉송 논란을 놓고도 강경 대응했다. 신장 위구르족 출신 선수가 마지막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 것에 대해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그것이 위구르인에 가한 인권유린 과 대량학살로부터 시선을 돌리도록 할 수는 없다”고 비판하자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올림픽을 정치화하고 음흉한 속셈을 드러내고 있다”  며 원주민 학살과 인종 차별 등 미국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는 것으로 맞대응했다.

중국의 외교적 대응은 오히려 한국 내 반중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실제로 주한 중국대사관 SNS 에는 “닥치고 사드 추가배치” “본국으로 돌아가라” “멸공” 같은 감정적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중국대사관은 10일 대변인 명의로 SNS에 황대헌 선수의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 획득을 축하하는 글을 올렸다. 대사관 측은 “대사관을 대표해 황대헌 선수와 한국 대표팀에 싱하이밍(邢海明) 대사의 진심어린 축하를 전한다”면서 “중국 국민들도 황 선수의 뛰어난 기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양국 국민의 진실한 우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거친 언사로 공격적 태도를 취하는 중국의 전랑외교에 대해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점이 지적돼왔다. 그럼에도 스포츠 무대에서까지 이런 행태를 이어가는 것은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 결정을 앞두고 이번 올림픽을 애국심과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실한 경기장에 선수들 참가거부

한편 경기장 설비도 계속 문제꺼리다. 인공 강설로 만든 경기장의 설질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선수들의 말에 의하면 눈이 많이 딱딱하여 다리에 피로가 많이 쌓인다고 한다. 이로 인해 알파인 스키와 스노보드 종목들에서도 이전보다 완주하지 못하고 넘어지는 선수들이 이전 올림픽들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인공 눈 때문에 알파인 스키 종목에서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80명의 선수들 중에서 49명 만이 완주하는 대이변이 속출했다. 이 중에 미국의 오브라이언 선수가 크게 부상을 당했다. 지난 7일 열린 여자 대회전 종목에서도 이 같은 이유로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한 선수들이 속출했다. 지난 올림픽 우승자였던 미카엘라 시프린도 그중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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