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김정은의 전략에 어떤 영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면서 북한의 김정은은 어떤 생각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가 향후 더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이란 일부 전망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보가 북한 김정은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별취재반>
움틀거리는 김정은의 도발 DNA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총비서)은 미국과의 전쟁을 원치 않으면서도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면서 남한을 장악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라면서, 조만간 미사일 발사 등 군사도발 가능성을 예측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점차 우리를 압박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미국이 어떻게 대응 하는지, 어떤 일까지 기꺼이 하려는지 보는 것이다. 김정은은 한국을 침략할 것 같지는 않지만 미국을 시험할 것 같으며 그것은 미사일 발사일 수도 있고 어쩌면 핵실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전자우편을 통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무기 실험 결정은 이 시점에서 실험을 하는 것이 김정은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인지 여부에 대한 자체 시간표에 의해 더 결정될 것”이라며 “김정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은 우크라이나 사태든 아니든 간에 진행될 것인데, 왜냐하면 그것은 그의 이익에 부합하고 체제 생존을 보장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선임국장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 통화에서, 김정은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대하면서 동시에 중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스 선임국장은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뒤 북한이 무엇인가 할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그들은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것은, 중국이 북한과 어떤 식으로든 논의를 해왔거나, 북한 측이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영국 리즈대학의 로버트 윈스탠리 체스터즈 교수는 같은 날 전자우편으로 “북한은 서방의 군사적 위협을 제거하고,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은 조만간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계속할 수도 있지만, 북한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가까운 장래에 일어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및 침공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 관영매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외무성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쿠릴 4개 섬이 일본 영토라는 일본 주재 미국 대사의 발언을 비난하면서 러시아를 간접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와중에도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어 공약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 보도 자제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틈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준비하고 있는 징후가 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구체적인 정보사안은 언급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 위협을 직시하고 있고 한국, 일본, 미 본토를 방어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지지하려는 공약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한미군이나 인도태평양사령부의 군사 준비태세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4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지시로 미군 약 7,000명을 추가로 유럽에 배치하는 명령을 내렸다. 이들은 독일에 배치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들을 안심시키고 러시아의 공격을 억지할 것이라고 미 국방부 측은 밝혔다. 한국의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사건과 관련해 한반도의 상황은 우크라이나의 상황과 다르다며 한반도 안보를 위한 한미동맹이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긴급현안질의를 진행한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 출석한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한반도 상황에 대해 시사하는 바를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한반도 상황과 우크라이나 상황의 성격은 기본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했다. 또 한반도 안보를 위한 한미동맹은 굳건하고 견고하다고 강조하며 한반도 상황과 우크라이나 상황을 비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의용 장관은 “우크라이나 상황과 한반도 상황은 성격상 기본적으로 다르다.”면서 “한반도 에서의 안보를 위한 한미동맹은 워낙 굳건하고 견고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상황과는 비교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용 장관은 이에 더해 한미동맹은 한국 외교안보의 근간일 뿐 아니라 한국은 우크라이나와 달리 자체 방어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있다며 한국 국민들은 조금도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 구애 ‘혹독한 댓가 치를 것’
한국전쟁 종전선언 추진을 지속할 예정인지 묻는 질문에는 종전선언은 한반도 비핵화 초기 단계에서 필요한 일이라며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닌 이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한반도에서의 현상 유지란 있을 수 없다며 북한을 가급적 빨리 대화의 장으로 견인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이날 비무장지대, 즉 DMZ 일대에 조성된 도보여행길인 ‘DMZ 평화의 길’을 따라 숙박, 안내소, 화장실 등 필수 시설을 구축하는 데 남북협력기금 약 455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