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종합 분석] 푸틴의 야만적 침략 우크라이나 전쟁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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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천박한 침공 결과는 참혹할 것’메세지

소영웅 심리 패권 의식
전 세계가 경멸과 야유

■ 외신들은 ‘결국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 전망’
■ 세계가 지원하고 후원하는한 우크라이나 승리
■ 적을 알고 싸우는 우크라와 적을 모르는 푸틴
■ 우크라이나군 전투에 패하지만 전쟁에는 승리
■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전쟁’이 발생”
■ 일어나지 말아야 할 ‘불필요한 전쟁 ’이구동성
■ SNS로 전황을 교신하고, 첨단 기업들이 참전
■ 푸틴 ‘사악한 전쟁 범죄자’로 전범재판에 회부

세계는 지난 2월 24일부터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침공으로 인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새로운 전쟁>(New War)을 치루고 있다. 우리가 그동안 보아온 많은 전쟁들과는 전혀 다른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전쟁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이 싸우고 있지만 실제로 미국을 포함함 유럽의 나토(NATO) 가맹국을 비롯한 서방국 심지어 중립국인 스위스까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어 가히 새로운‘제3차 대전’이라고 불릴 수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의 비판을 받고 있는 러시아가 언론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미 CNN은 4일 “러시아에서 방송하는 것을 중단한다”고 했고, 미 블룸버그 통신, ABC와 영국 BBC, 캐나다 공영방송 CBC도 러시아 내에서 취재와 보도 활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나라들이 전체주의의 상징인 푸틴이 밀어부치는 전쟁인 것이다. 역사는 민주주의의 승리를 기록 할 것이다. <성진 취재부 기자>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월 26∼27일자에서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8세기의 영토 확장 전쟁도, 21세기 글로벌화 시대에 예상한 첨단 군사과학기술 전쟁도,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개편하려는 전쟁도 아닌 <알 수 없는 전쟁>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나토 등 세계 주요 국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불필요한 전쟁”이었다고 보도했다.

NYT는 지난 2월 28일 국제정치 칼럼리스트 토마스 프리드먼 박사가 진단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에 대한 특집에서 “세계는 언제나 같지 않다(The world will never be the same)”라고 전제하는 것을 자제해 왔으나,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이례적 사례로 봤다.

첫째,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첨단 무기가 동원된 전투가 아닌, 이동통신, 인공위성, 무역 구조, 인터넷, 소셜웹(SNS), 전 지구적 위치추적 체계(GPS), 금융흐름, 부품공급 등이 총 망라된 전투 이다.

둘째, 이번 전쟁에 대한 중요한 요인은 전투에서의 승패가 아닌, 인스타그램 회원수와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영향이다. 예를 들면, 유럽의 유명한 음악가 세레나 고메츠(Selena Gomez)의 인스타 그램(Instagram) 팔로워는 러시아 총 인구보다 많아, 고메츠의 이번 전쟁의 부당성에 대한 호소는 파급효과가 컸다.

셋째, 1990년 중동 이라크 전쟁 전체 정보보다 많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장 정보들이 불과 하루 만에 전 세계로 인터넷과 소셜망을 통해 전파되는 위력을 보였다.

넷째, 우크라이나는 구소련의 영향에서 벗어나 서구식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채택함으로써 러시아의 기대가 틀렸음을 보였다. 실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역설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통적 사회·문화적 동질성은 이번 전쟁에서 찾아 볼 수 없었다.

다섯째, 러시아는 전쟁을 지속할 경제력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한 전쟁을 강행했다.

여섯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농업지대만을 고려한 지상작전만 준비했지, 복합한 도시에서의 숨고-찾는 도심전(urgan warfare)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다.

일곱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장기 독재 권위주의 집권과 인권유인 등으로 비난받는 중국과 북한에게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여덟째, 이번 전쟁은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가 주장한 ‘지정학의 부활’ 또는 ‘신 냉전’ 구도보다, 공동 가치와 번영을 지향하는 상호 연계된(inter-connected) 새로운 세계의 위력을 증명해 보였다.

마지막으로 2020년부터 확산된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상황에서 러시아는 전쟁 목표가 불분명한 상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실제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의 목표가 영토 확장, 나토의 위협 대응, 러시아 에너지 안보 레버리지 증대, 미국과의 힘의 대결 변화 중에서 무엇을 전략적 목표로 선택했는지가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동통신, 인공위성, 소셜웹(SNS) 참가 전쟁

이 전쟁에 미국을 포함 여러 나라에서 우크라이나에 가서 싸우겠다는 예비역 군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전역한 미군 수천 명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참전에 자원하고 있다. NYT는 5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퇴역 군인들이 소규모 단체를 만들어 우크라이나에 합류할 방법을 찾고 있다. 이런 참전 움직임은 지난달 2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외국인도 우크라이나로 와서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한 이후 급증하고 있다. 두 차례 이라크에 파병됐다 전역한 해병 출신의 헥터는 지난 4일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합류하기 위해 폴란드 바르샤바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의 손에는 참전용사들이 기증한 소총 조준경, 헬멧, 방탄복 등이 담긴 짐도 들려있었다. 헥터는 NYT에 “경제 제재도 중요하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은 당장 도움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장갑차와 중화기 훈련을 하고 싶다. 이런 전쟁을 위해 지금까지 훈련을 받아온 것”이라고 전했다.

육군 장교 출신의 데이비드 리바르도는 현재 ‘우크라이나를 위한 자원자’라는 단체에서 중개 역할을 맡고 있다. 의용군 지원자 중 의료 및 전투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선별하고, 이들에게 비행기 표와 각종 장비를 지원할 기부자를 연결해 주는 일이다. 리바르도는 “많은 이들이 빠르게 자원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전역한 미군들이 과거 전쟁터에서 느꼈던 목적을 되찾고 싶어한다”며 “특히 민주주의 수호를 목적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전에 투입됐다가 임무에서 실패했던 이들은 이번 의용군 합류를 만회의 기회로 여긴다”고 분석했다. 미국의소리(VOA)도 이날 “미국에서만 3000명 가량이 주워싱턴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의용군으로 합류하고 싶다는 문의를 해왔다”고 전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겠다는 외국인 자원자가 크게 늘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지난 3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 경력을 쌓은 영국 공수부대 출신 전직 군인 최소 150명이 우크라이나로 이미 떠났다”고 했다. 일본에서도 약 70명이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뜻 을 밝혔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지난 1일 보도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런 외인부대가 국제법상 군인 지위가 아닌 만큼 생포시 전쟁 포로로 대우하지 않고 처벌 받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세계에서 우크러아나 지원병 수만명

이 같은 전쟁의 양상을 두고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4일, “나는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 승리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북대 서양조약기구)본부에서 열린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를 마친 뒤 가진 BBC 인터뷰에서 전쟁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곤란하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의 패전이 불가피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아주 비범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블링컨 장관은 “만일 러시아 정권의 침공 의도가 현 정부를 전복하고, 친러시아 꼭두각시 정권을 세우는 것이라면, 4500만 우크라이나인들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전쟁 은 이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흘러 갔다”며 “우크라이나군의 끈질긴 저항이 러시아의 진격을 막아내고 있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국제 사회가 우크라이나를 돕고 블라디미르 푸틴이 시작한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에 고통스러운 압력을 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자유와 미래 를 위해 분연히 싸우고 있는 4500만 우크라이나인들을 러시아가 예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전황이 격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블링컨은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상대로 점점 더 잔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민간인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들의 식수, 전력, 난방 등을 차단하기 위해 중요한 인프라 시설을 공략하고 있다”며 “이런 공격 수단은 불행하고 비극적이게도 푸틴 대통령 치하에서 쓰인 각본의 일부”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이런 장면을 더 보게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 지도부 교체를 시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우리에게 달린 일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은 뒤 “러시아인들이 지도부를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어 “내가 러시아인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이번 침략전쟁이 과연 당신들의 이익과 필요에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AP통신은 미국상원의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이 지난 3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어떻게 전쟁 을 끝낼 수 있을까. 러시아에서 누군가가 나서 이 남자를 죽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그는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암살한 브루 투스를 언급하며 “러시아에 브루투스가 있느냐”라고 했다. 이어 1944년 아돌프 히틀러를 죽이지 못한 독일 장교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를 언급하며 “더 성공적인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러시아 군부에 있는가”라고 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또 “푸틴 대통령을 암살하게 된다면 당신은 조국과 세계를 위해 훌륭한 봉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트위터에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러시아 사람들밖에 없다”라며 “러시아 내부의 ‘반란’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해결책”이라고 했다. 이에 세르게이 라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항의 서한을 존 설리번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에게 전달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서한에서 “그레이엄 의원의 발언은 러시아 연방 형법에 의해 정치인의 생명에 대한 침해로 인정되며, 형사 책임을 지는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 대통령을 암살하라는 그레이엄 의원의 요구는 테러 행위”라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상원의원에 대한 조치를 거부하는 것은 러시아와의 관계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했다.

“결국 우크러이나가 승리” 볼링컨 전망

NYT가 분석한 이번 전쟁의 양상에서 미국 등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은 미국과 힘의 불균형에 불만을 드러내고 러시아에게 세계가 상호 연계된 가치와 번영을 위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동안 러시아는 나토에게 우크라이나로의 동진정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으며, 나토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할 수 없이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침공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은‘불필요한 전쟁’… 푸틴 권좌에서 물러날 수도

‘오히려 잠자는 국민들을 깨웠다’

이는 대만과 아세안 (ASEAN)에게 중국도 러시아와 동일하게 중국의 이익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 시켰고, 북한의 군사위협에 직면한 한국은 북한 이 러시아와 같이 협력보다 군사적 힘을 동원한 현상유지 타파를 지향할 것이라는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우세한 지상군과 공군으로 진군하는 러시아군의 군사행동을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미국과 나토에 전파했으며, 이에 대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러시아군의 군사작전 양상을 예측할 수 있어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전격전(blitzkrieg)과 같은 특수 군사작전(special military operation) 효과를 기대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예를 들면, 러시아군은 미국식 GPS 체계를 채택하지 않고 러시아식 GPS를 채택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내 지명표식과 도로명을 허위로 만들어 러시아군의 군사작전에 혼선을 준 사례가 있다. 여기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스마트폰, 인터넷, SNS 등을 통해 항전 의지를 전 세계 에 전파해 감동을 줘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부터 군사, 외교 및 군수 지원을 받는 계기가 됐다.

현재 러시아 경제력은 미국의 텍사스주 경제력 수준에 불과하다.반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무역 의존도는 7.7% 밖에 되지 않으며, 유럽연합과는 42.6%에 이른다. 특히 유럽연합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려가 경제적 이해와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만일 전쟁이 장기화되면, 이는 러시아 경제에 치명적일 것이다.궁극적으로 프리드만 박사는 장기 집권에 익숙한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서방국가와 달리 ‘검증 되지 않은 권력(unchecked power)’을 우크라이나에 사용하는 실수를 했다며, 그 후유증이 러시아에게 큰 경제적 충격으로 대두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난민이 인접국인 폴란드와 기타 인접 국가로 대거 이동하면서, 텅 빈 우크라이나 비도심 지역을 러시아가 병합해 무슨 경제적 이득을 얻을 지 의문이 제기됐다. 푸틴 대통령은 1978년생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우습게 보고 있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명문 키이우 국립경제대 법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생각처럼 만만한 인사는 아니었다. 그는 대중을 사로잡는 방법을 그 어떤 기성 정치인보다 잘 알고 있었고, 이번 전쟁에서 그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해 국제 사회의 재평가를 받았다. 영국 BBC 방송의 외교 전문기자 제임스 랜델은 지난 4일 5가지 ‘종전’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사실로 진행될지 의문이지만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러시아가 군사 작전의 강도를 키워나가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역에 더 많은 무차별적인 포격과 미사일을 퍼붓는다. 지금까지 크게 개입하지 않고 있던 러시아 공군이 엄청난 공습을 시작한다.

푸틴의 침공 작전 초반부터 실패작

또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주요 인프라를 겨냥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다. 우크라이나 내 에너지 공급과 통신망이 끊긴다. 민간인 사망자는 수천 명에 이른다. 강력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수도 키이우(키예프)가 며칠 안에 함락되고 우크라이나 현 정권은 교체돼 러시아의 꼭두각시로 전락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암살당하거나 망명 정부 수립을 위해 우크라이나 서부 혹은 해외로 도피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승리 선언과 함께 러시아군은 어느 정도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만을 남기고 돌아간다. 수천 명의 피란민들은 계속 서부지역으로 도망친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벨라루스처럼 러시아에 의존해 살아간다. 이런 시나리오가 결코 불가능하다고 말할 순 없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에 성공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와 서방 세계의 연결을 끊어 놓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수립된 우크라이나의 친러 정부는 정당성도 없으며 내란에 부딪힐 것이다. 따라서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며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더 그럴듯한 시나리오는 현 상황이 장기전으로 접어드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선 러시아군이 낮은 사기와 형편없는 물자보급, 부족한 리더십으로 인해 지지 부진하다. 러시아군이 장기적으로 키이우와 같은 도시들을 포위한 상황에서 도시 점령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지난 1990년대 체첸공화국의 수도인 그로즈니를 점령하고 파괴하기 위한 러시아의 길고 잔인한 싸움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그리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도시들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고군 분투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광대한 지역을 모두 통제할 만한 충분한 규모의 군대를 계속 보내지 못할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실질적으로 반란군으로 변모해 지역 주민들의 지지 속에 계속 항전 의지를 굳힌다. 그리고 수년이 흘러 러시아의 지도자가 바뀌면 러시아군은 고개를 숙이고 피를 흘린 채 러시아로 돌아갈 것이다. 그들의 선배들이 이슬람 반군과 10년간의 긴 전쟁 끝에 1989년 아프가니스탄을 떠나온 것처럼 말이다.

또다른 시나리오는 이번 전쟁이 우크라이나 국경 밖으로도 번질 수 있을까.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아니면서 옛 소련의 영토인 몰도바와 조지아 등에 군대를 보내 옛 러시아 제국의 영토를 더 회복하려 들 수 있다.

우크라아나 시민들의 결사항전의식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쿠라이나 대통령

아니면 잘못된 정당성 확립과 전쟁 확대의 가능성도 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을 침략 행위로 규정하며 보복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아니면 리투아니아 등 NATO 회원국인 발트해 연안국에 군대를 보내겠다고 협박할 수 있다. 본토와 떨어져 있는 영토인 칼리닌 그라드와 러시아 본토 간에 육지 회랑을 건설하기 위해 말이다.
이 매우 위험한 선택은 NATO와의 전쟁을 초래할 수 있다. NATO 헌장 제5조는 회원국 한 곳에 대한 군사 공격은 회원국 전체에 대한 침공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이 방법이 자신의 입지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판단한다면 위험을 감수할 수도 있다.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 핵 운용 부대에 경계 강화를 명령했다. 그렇다고 해서 전문가 대부분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외교적 해결의 길은 없을까.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현재 서로 총을 겨누고 있지만 대화의 길은 언제나 열려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확실히 대화를 시도하려는 모습은 진행 중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통화로 의견을 전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한 움직임이 진행 중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은 벨라루스와의 접경지대에서 만났다. 많은 진전을 이루지 못한 회담이었을지라도 푸틴 대통령은 회담 자체에는 동의함으로써 휴전 가능성을 아주 제외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총 겨누면서 한쪽으로 대화 원해”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출구’를 서방 국가가 러시아에 제공할 수 있냐는 점이다. 외교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반러 제재 해제 조건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야 체면을 구기지 않은 협상이 최소한 가능하기 때문이다. 외교적 해결의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

전쟁이 러시아에 불리하게 돌아간다. 반러제재가 러시아를 옥죈다. 러시아군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반전 여론이 거세진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야욕이 과했는지 고민하게 된다. 전쟁을 끝내는 굴욕보다 전쟁을 지속하는 편이 오히려 러시아 내 자신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하게 된다. 중국이 개입해 러시아에 타협하라고 압력을 가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탈출구를 찾기 시작한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파괴돼 가는 자국의 상황을 바라보며 정치적 타협이 엄청난 인명 소실보다 낫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렇게 양측 외교관들이 나서 거래를 성사한다.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지역 일부와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영토로 인정한다. 대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독립적이고 자주적으로 서방 세계와의 관계를 쌓아갈 수 있다고 인정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시나리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전쟁의 유혈 사태가 심각해진다는 전제하에 아주 타당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은 어떨까. 로렌스 프리드먼 런던 킹스칼리지 전쟁학 명예교수는 “우크라이나에서도 그렇듯 러시아에서도 정권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이번 주 밝혔다.프리드먼 교수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 푸틴 대통령이 처참한 전쟁을 지속한다고 생각해보자. 숨진 러시아군이 수천 명에 이르고 경제 제재는 더욱 러시아를 조여온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민의 지지를 잃는다. 시민 혁명이 일어 날지도 모른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치안 부대를 이용해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려 들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은 더욱 악화할 뿐이고 러시아 군부, 정치, 경제 엘리트 다수가 그에게 등을 돌리게 된다. 서방 세계는 푸틴 대통령이 물러나고 좀 더 온건한 인물이 대통령이 된다면 제재 일부도 해제하고 정상적인 외교 관계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한다. 크렘린궁 내부에서 권력 싸움이 일어나고 푸틴 대통령이 축출된다.

“푸틴 반대 시민 혁명 일어날수도”

재차 강조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지금 당장은 불가능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더 이상 푸틴이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다고 믿게 된다면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여러 시나리오에서 언급한 상황이 섞여서 전개되는 등 이 시나리오들은 각각 독립적인 것도 아니며 변화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전쟁을 선택한 러시아가 실제 투입한 군사력만 살펴봐도 이전 분쟁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침공에서 러시아군은 이른바 대대전술단(Battalion Tactical Group)을 운용했다. 대대전술단은 통상 3000~4000명 병력과 제병협동부대, 지원부대로 구성되는 미국식 여단전투단(Brigade Combat Team)의 축소판이다. 러시아는 개전 전부터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100개 넘는 대대전술단을 배치했고, 유사시 이들을 전력 삼아 우크라이나를 삽시간에 장악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다만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러시아의 대대전술단 전략은 완벽하게 실패했다. 전쟁 전략과 무기체계, 부대 편성에 이르기까지 최첨단을 자랑하는 러시아군에 맞서 우크라이나가 취한 대응 책은 마오쩌둥 전 중국 주석이 이끌던 중국공산당의 싸움법이다. 객관적 군사력에서 열세인 우크 라이나가 취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전략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이 전략에 말려들어 개전 사흘 만에 4000명 넘는 사상자와 1000대 넘는 전투용 차량 손실을 기록했다. 개전 후 얼마 안 있어 수렁 에 빠진 것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규군은 각 지역 무기고를 열어 시민들에게 무기를 쥐어줬다. 소련 시절 우크라이나 소비에트공화국은 소련 전체 군수품 생산의 30%를 담당했다. 국토 전역에 소총과 기관총, 대전차 로켓 등 무기가 넘쳐났다. 미국 독립전쟁때 민병대가 나선점과 비슷했다. 무기를 받은 시민들은 정규군과 함께 자신의 거주지 주변에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러시아군을 기다렸다. 우크라이나 측은 기막힌 방법으로 러시아군의 진격을 방해했다. 비무장 상태인 시민 수백 명이 자발적으로 러시아 전차부대의 기동로를 가로막았다. 일부 시민은 도로 이정표를 없애거나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 길 잃은 러시아군을 우크라이나군이 미리 화망을 구축한 ‘킬 존(kill zone)’으로 유도한 것이다. 아파트나 자택에 몸을 숨긴 시민들은 길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러시아군 병력들의 위치와 동향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군에게 실시간 중계했다. 시가전은 공격하는 측보다 방어하는 측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전투다.

특히 공격자가 전투지역의 지형을 완벽하게 숙지하지 못했다면 제아무리 첨단 무기를 갖고 있어도 고전을 면치 못한다.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미군이나 이스라엘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가자지구 등 시가전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야전 점퍼와 방탄복을 입고 전장 한복판에서 자신도 함께 싸우고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알려 국민의 전의에 불을 지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영웅으로 칭송 받아야 할 사람은 자신의 가족과 이웃을 지키고자 기꺼이 총을 들고 전장에 나선 이름 모를 시민과 말단 병사들이야말로 우크라이나의 기적을 만들어낸 주역이자 영웅인 것이다. 다윗과 골리앗 결투를 현세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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