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S ‘ 해외금융계좌신고법 잘 알면서 고의로 위반’혐의

미신고 벌금 연체료 57만 달러 부과

■ 연방검찰, ‘강필구 한국계좌금액 57만 달러 미신고’ 민사소송제기
■ 2006년~2013년 8년간 한국에 12개 은행 계좌보유 ‘8년간 미신고’
■ 2014년 미국 귀국 뒤 해외계좌보유 자진 신고했으나 불성실 신고
■ 2004년 유부남 사실 숨기고 유명앵커와 사기결혼 폭행혐의 유죄

유부남임을 속이고 유명앵커와 결혼했다 지난 2014년 폭행혐의 등으로 유죄선고를 받고 이혼한 미국시민권자 한인남성이 미국정부에 한국금융기관에 예치한 해외금융계좌내역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57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연방정부는 이 남성이 고의적으로 해외예치금을 숨겼으며 벌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며, 이 남성은 해외계좌 미신고에 대한 고의성을 부인해 오다가 최근 연방정부와 합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남성은 2014년 유명앵커출신 전 부인을 폭행한 혐의에 대해 집행유예선고를 받은 뒤 미국에 돌아와 해외금융계좌 자진신고 제도를 통해 이를 신고했으나 연방국세청 IRS조사에서 축소 신고한 사실이 발각된 것으로 밝혀졌다. 어찌된 영문인지 전후사정을 짚어 보았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2004년 유명앵커와 결혼해 화제를 뿌렸던 강필구씨. 그러나 지난 2014년 유명앵커와 결혼할 당시 모 재벌 2세와 결혼한 유부남이었음이 드러났고, 2014년 초에는 유명앵커와 결혼생활 중 외도로 딸을 출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강 씨가 연방검찰로부터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혐의로 피소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방검찰은 지난 2021년 8월 24일 메릴랜드연방법원에 강필구씨를 상대로 해외금융계좌 보유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며, 벌금 등 57만여 달러를 납부해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했고, 강 씨는 이 같은 사실을 일부 부인하다, 현재 연방정부와 소송종결을 위한 합의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자진 신고했으나 IRS 고의성 의심

연방검찰은 소송장에서 ‘미국시민권자인 강 씨가 지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 내 금융계좌를 고의적으로 신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강씨가 1995년 미국에서 MBA학위를 받은 뒤 금융기관에서 근무했으며, 2006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의 국민은행에 6개, 신한은행에 6개 등 최소 12개 이상의 금융계좌를 보유했으며, 이 기간 동안 이들 계좌의 합계액이 1만 달러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연방검찰은 ‘미국시민과 영주권자 등 합법적 거주자들은 해외에 1만 달러이상이 예치된 은행계좌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이를 그 다음해 6월 30일까지 연방재무부에 신고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강씨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8년간 이를 보고할 의무가 있음을 알고도 고의적으로 이를 회피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검찰은 강 씨가 지난 2005년에는 해외금융계좌를 신고한 사실이 확인됐으므로, 이 같은 제도를 잘 알고 있었음이 분명하며, 고의성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연방검찰 소송장을 통해 연방정부가 강 씨의 뒤늦은 자진신고를 받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범법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 부실한 자진신고가 되레 족쇄가 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연방검찰은 강씨가 ‘해외금융계좌 자진신고프로그램을 이용, 2006년부터 2013년까지 8년간 해외금융계좌 보유사실을 뒤늦게 자진 신고했으나, 2006년과 2007년 몇 개 계좌의 최고예치금액을 제외시켰으며, 효종원 주식회사 및 효종원 아메리카 유한회사에 대한 지분보유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강 씨의 이 같은 행위는 고의적이었다고 강조했다.

▲ 연방검찰은 지난 2021년 8월 24일 강필구씨가 2006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내 계좌에 입금된 돈이 50만 7천여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연방검찰은 강 씨 계좌의 연간 예치금액에 대한 벌금이 50만 7천여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도별로는 2006년에는 6만 3천여 달러, 2007년에는 5만 5천여 달러, 2008년에는 7만 1천여 달러, 2009년에는 10만 6천 달러, 2010년에는 6만 2천여 달러, 2011년에는 5만 1천여 달러, 2012년에는 4만 4천달러, 2013년에는 5만 4천여 달러 등이다. 연방재무부는 2019년 10월 7일 강 씨에게 50만 7천여 달러 납부고지서를 보냈으나 강 씨는 이를 일체 납부하지 않았고 연체료 등이 가산되면서 2021년 8월 3일 기준 미납벌금이 57만 3725달러에 달한다며 57만여 달러 승소판결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강씨는 지난 2021년 10월 26일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스스로 답변서를 작성,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답변의 요지는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사실은 인정, 고의성은 부인, 벌금은 과도하다는 것이었다.

‘57만 달러 벌금 부적절’주장

강 씨는 답변서에서 신한은행에 7개, 국민은행에 5개의 계좌가 있었다고 밝혔으며, 이는 신한 및 국민은행에 각각 6개 계좌를 보유했다는 검찰주장과 다른 것으로, 검찰이 착오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강 씨는 이들 계좌의 예치금액 총액이 1만 달러를 넘었다는 점 역시 인정했으나, 해외금융계좌 보고의무를 잘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고의적으로 회피했다는 검찰 측 주장은 전면 부인했다. 또 2005년 해외금융계좌를 한차례 보고했다는 검찰 측 주장 역시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강씨는 ‘내가 2014년 미국으로 돌아온 뒤 해외금융계좌 보고의무를 알게 됐고, 이에 따라 2006년에서 2013년까지 8년치를 스스로 신고했다’고 밝혀, 연방재무부가 강 씨의 자진신고를 통해 해외금융계좌 보유사실을 알게 되고, 그 뒤 한국과의 조세협정에 따라 넘겨받은 자료에서 강 씨 계좌를 상세히 조사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 연방검찰은 지난 2021년 8월 24일 강필구씨가 2006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내 은행계좌 12에 입금된 돈을 연방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았다며 자산압류소송을 제기했다.

강 씨는 또 2006년과 2007년 계좌 최고예치금액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검찰 측 주장도 부인했고 효종원아메리카유한회사의 지분소유 사실은 신고했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2006년에서 2013년까지 해외금융계좌 보유사실을 제때 신고하지 않은 혐의는 인정했으나, 고의적이라는 사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2019년 50만 달러의 벌금부과, 2021년 57만 달러의 벌금부과 등은 모두 부적절하고 과도하게 계산됐기 때문에 이를 납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연방검찰이 의도적으로 법을 어겼다고 주장하면서도 의도성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연방국세청 IRS는 의도적 위반에 대한 벌금을 과도하게 산정했고, 이는 과도한 벌금부과를 금지한 수정헌법 제8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지난 3월 8일 연방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현재 강 씨와 합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4월 4일 강 씨가 검찰 측에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씨가 일부 혐의를 부인하다 연방검찰, 국세청과의 합의에 나선 것이다. 강 씨가 이용한 해외금융계좌 자진신고프로그램[OVDP]은 지난 2009년 연방국세청이 처음 도입해 큰 인기를 끈 프로그램으로 2012년, 2014년 각각 부분 개정돼 운영되다 2018년 9월 28일 종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국세청 IRS는 이 프로그램을 처음 도입할 당시 8년 치를 대상으로 신고를 받다가 관련규정이 개정되면서 6년 치로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가 2006년부터 2013년까지 8년 치를 신고한 것은 당시 규정이 8년 치를 신고하도록 했기 때문으로 추정되며, 실제 해외금융계좌 보유 및 미신고 기간은 이보다 더 길수도 있다. 국세청은 현재는 해외금융계좌에 국한한 특별자진신고 프로그램은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일반적 탈세 자진신고프로그램과 병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연방검찰은 지난 3월 8일 강씨와 벌금 57만 3천여 달러에 대한 합의를 모색하고 있다고 재판부에 통보했다.

‘유부남’ 숨기고 결혼, 앵커부인폭행 유죄

강 씨가 유명앵커와 결혼한 시기는 2004년, 이혼한 시기는 2014년이므로, 결혼을 유지할 때 이들 계좌를 보유했던 셈이다. 강 씨는 지난 2003년 7월 21일 메릴랜드주법원에 재벌 2세인 부인 장모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해 2004년 8월 5일 이혼판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 씨가 유명앵커와 결혼한 것은 2004년 10월이므로, 이혼 판결을 받은 지 2개월 만에 결혼한 셈이며, 앵커와 교제할 때는 유부남 신분이었으며, 이를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앵커로부터 이혼소송을 당했었다. 연방검찰이 소송장에서 언급한 효종원 주식회사는 오미자 음료관련 생산회사로 확인됐으며 웹사이트 확인 결과 지난 2021년 4월 16일 다른 오미자 음료회사와 ‘한 가족이 됐다’는 글을 게시하고 있다. 아마도 강 씨는 한때 효종원의 오미자 음료를 미국으로 수입, 판매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방관세청 확인결과 효종원 아메리카 유한회사는 지난 2017년 5월 24일과 2018년 2월 4일등 최소 2차례에 걸쳐 효종원으로 부터 ‘오미베리 베리 티’를 수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 확인결과 효종원 아메리카 유한회사는 지난 2016년 11월 2일 워싱턴DC에 설립됐으며 법인설립자는 강 씨로 확인됐고 링크드인 등에 강 씨가 기재한 이력을 확인한 결과 유명앵커와 사기결혼 논란을 휩싸였던 인물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이 회사는 법인등록이 강제 취소된 상태로 확인됐다. 또 강 씨는 벨로시티 프라머티매니지먼트 유한회사를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강씨의 어머니와 강씨 자신이 임원으로 등재된 것으로 밝혀졌다. 법인서류에 드러난 강 씨의 어머니 이름은 유명앵커의 전 시어머니 이름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해외금융계좌 보유사실을 자진신고하면 국세청이 이를 그대로 인정할 것이라는 기대가 잘못된 것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국세청은 해외금융계좌 자진신고를 받은 뒤 해당국가와의 금융정보 교환협정을 통해 확보한 계좌내역과 철저한 대조를 통해 신고의 정확성을 검증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자진신고를 활용해도 얼렁뚱땅 넘어가기는 불가능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