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스토리] 한국군용기부품납품 ‘에어택’ 16년 근무 직원에 사기당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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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사기행각…믿었던 도끼에 발등

월급은 월급대로 챙기고
실속은 실속대로 챙기고

■ 2014년부터 2020년 2월까지 여러가지 이유로 50여만 달러 착복
■ 임씨 행각은 회사자산 빼돌리기 백과사전…주도면밀한 사기행각
■ 2개 법인 만들어 에어텍 거래처 접촉 80만달러어치 주문 가로채
■ 아마존에 몰래 매장개설 한 후 근무회사 에어텍에 부품판매까지
■ 에어텍 퇴사 뒤 한국에 나가 에어텍 거래 고객방문 판매 마케팅
■ 에어텍 소송대비 사전에 재산 정리한 듯…뉴저지주택도 급 매도
■ 법원 ‘에어텍 주장타당…11개 한국거래사 접촉하지말라’금지명령
■ 임씨 자술서 통해 소송 반박 ‘에어텍사장 비용 부풀려 세금포탈’

한국에 군용기 부품을 납품하는 한인업체 직원이 자신이 16년간 재직한 회사에서 공금 횡령, 부품가격 부풀리기, 커미션 불법청구, 유령회사 설립 뒤 허위거래, 고객 가로채기 등의 수법으로 50만 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피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3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은 이 직원은 처음에는 부품가격 부풀리기 등으로 회사 돈을 야금야금 빼먹다 발각됐고 그 뒤에도 계속 회사에 재직 하면서 아예 동거녀 명의로 회사를 무더기로 설립한 후 기존고객들을 빼내간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직원은 ‘사장이 부품가격 등을 속이고 수백만 달러의 세금을 포탈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연방법원은 회사 측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 유부남인 이 직원과 동거녀를 상대로 에어텍 기존고객과의 접촉을 금지하는 한편 은행계좌 4개 등을 전격 동결하는 등 임시금지 명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한국의 쟁쟁한 방위산업체에 군용기 부품을 납품해 온 한인사업체 에어텍 인터내셔널, 이진욱 씨가 지난 2002년 설립, 약 20년간 군용기 부품 납품이라는 특화된 분야에서 입지를 다진 이 업체에서 기가막힌 일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에서 15년 이상 일하며 말단사원에서 제너럴 매니저까지 오른 한인남성이 공금횡령, 회사기밀 절취, 고객가로채기 등으로 회사를 거덜냈다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직원은 본인 주장 30만 달러, 회사 측 주장 40만 달러 상당에 달할 정도로 거액 연봉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으며, 회사 측이 주장한 이 직원의 수법도 너무나 기상천외해서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피고는 임병찬–김효선 등 6개 법인

뉴저지 주 크레스킬에 본사를 둔 에어텍인터내셔널이 지난 2월 8일 뉴저지연방법원에 임병찬 씨와 김효선 씨, 그리고 어슈어드 콤포넌츠, 한에어로스페이스 등 6개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에어텍인터내셔널은 소송장에서 ‘임씨는 지난 2005년 6월부터 2021년 9월 30일까지 에어텍에 근무한 직원으로, 처음에는 시스템엔지니어로 입사한 뒤 점차 신뢰를 쌓아 제너럴 매니저로서 업무를 총괄했다’고 밝혔다. 임씨는 회사 곳간열쇠 까지 믿고 맡겼던 인물이라는 것이다. 에어텍은 ‘임씨가 오랜기간 부품구입비용을 과다 청구했고, 2020년 초 이 사실이 적발된 뒤에는 자신이 설립한 유령회사가 에어텍에 납품을 하도록 함으로써 50만 달러 이상의 부당이득을 취했으며, 2021년 9월 퇴사 직전에 회사컴퓨터를 훔쳐가 회사 기밀을 빼낸 뒤 기존거래처마저 가로챘다’며, 재직 시, 사기발각이후, 퇴사이후 등 시기별로 나눠서 조목조목 임씨의 불법행위를 열거했다.

에어텍은 소송장에서 ‘임씨가 제너럴 매니저로서 일부 부품을 자신의 돈으로 먼저 구입한 후 회사에 이를 청구해서 뒤에 돌려받는 방식을 취하기도 했다. 2020년 1월 14일 663달러에 부품을 구입하고 에어텍에는 1만 3175달러를 청구해서 돈을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임씨가 회사 측에 실구매 비용의 약 20배의 웃돈을 받아낸 셈이다. 또 ‘1월 21일에는 4535달러에 부품을 매입한 뒤 만 1500달러를 받아냈고, 1월 27일에는 2250달러에 매입한 부품을 만9375달러에 매입했다고 속여 약 9배의 차액을 챙기고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 3건의 부품 실제구입액은 7448달러지만, 이를 4만 4050달러로 속여 5배 이상 돈을 챙긴 셈이다.

에어텍 내부감사 결과 임씨는 지난 2014년 6월 10일 360달러짜리 부품을 매입하고 회사에서 3050달러를 받아내는 등 2020년 초까지 최소 15차례에 걸쳐 2만 1268달러에 매입한 부품을 에어텍에 13만 3천여 달러에 판매, 11만 1929달러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최소 6년간 이같은 행태가 반복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임씨의 비리 적발 이후이다. 에어텍은 내부감사를 통해 지난 2020년 2월 2일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고, 임씨는 2월 4일 1만 2100달러를 회사에 토해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에어텍은 임씨가 핵심 직원이었기 때문에 해고하지 못하고 수표 등 은행관련 업무의 서명권한만 박탈한 채 계속 근무하도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 바로 에어텍의 이같은 안일한 조치가 더 큰 화를 불러오게 된다.

친동생처럼 아끼던 직원에 배신당해

이에 대해 에어텍 대표인 이진욱 씨는 ‘임씨는 내가 친동생처럼 생각했던 사람이다. 2020년 2월 적발당시 임씨의 부인이 암투병중이었다. 만약 내가 해고한다면 임씨의 의료보험이 말소되면서 병원치료 등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서 계속 고용했다’고 주장했다. 임씨는 자신의 비리가 발각된 지 사흘만인 2020년 2월 5일 자신의 동거녀인 김효선 씨명의 로 어슈어드콤포넌츠유한회사를 설립하는 등 본격적으로 자신이 재직 중인 회사와 동일한 업종의 회사를 무더기로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슈어드에 이어 2020년 10월 15일에는 센사를, 2020년 12월 14일에는 제뉴인을, 2021년 4월 21일에는 RF웨이브를, 2021년 5월 3일에는 ARC테크를, 2021년 9월 27일 한스에어로스페이스등 모두 6개의 법인을 설립했고, 이 모든 법인은 김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에어텍은 ‘임씨가 사실상 자신이 통제력을 행사한 6개 법인 중 센사, 제뉴인, RF웨이브, ARC테크 등 4개 법인을 자신과 무관한 것처럼 에어텍에 속이고 에어텍의 납품업체로 만들었고, 어슈어드와 한스에어로스페이스 등 2개법인은 에어텍의 기존고객을 대상으로 군용기부품 마케팅을 펼쳤고 일부고객은 실제로 가로채 갔다’고 주장했다. 임씨가 처음 자신이 매입한 부품의 가격을 부풀려서 회사 돈을 빼먹다가, 이 사실이 발각되자 아예 에어텍과 유사한 회사들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기에 나섰다는 것이 에어텍의 주장이다. 공교롭게도 에어텍이 임씨의 비리를 적발하고도 임 씨 부인이 암투병 중임을 감안, 계속 중용했던 것이 도리어 회사에 큰 손실을 초래한 것이다. 에어텍 역시 임씨에게 멍석을 깔아준 것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셈이다.

임씨는 비슷한 수법을 반복해서 부당한 이득을 취했고 다만 발각을 우려, 다양한 회사를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 10월 설립된 센사테크네틱스는 우편물 배달처는 뉴저지 주 포트리의 100 파크애비뉴 703호에 주소지를 두고 있으며, 이 곳은 김 씨의 전 거주지로 확인됐다. 하지만 법인등록상의 소재지는 테네시 주 멤피스로 허위기재했으며, 이는 임씨 자신의 회사임을 숨기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씨는 2020년 10월 27일 자신의 부하 직원에게 센사테크네틱스에 IC프로세스를 구입하라고 지시했으며, 실제가격이 79.60달러인 이 부품을 센사에서 1450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약 20배 정도 가격을 부풀린 것이다.

또 2020년 12월 8일에도 4561달러인 부품을 센사에서 6만 5322달러에 매입했고 15배의 바가지를 쓴 셈이다. 또 임씨는 센사테크네틱스를 통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취한 뒤, 센사에 대한 조사가 실시될 것을 우려, 2020년 12월 14일에는 제뉴인 에비에이션을 김 씨 명의로 설립했으며, 플로리다 주의 가상오피스제공회사에서 빌린 잭슨빌의 한 건물을 주소지로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는 지난 2021년 1월 8일 부하 직원에게 제뉴인에서 릴레이를 구입하라고 지시, 1월 8일과 13일 각각 3만 6천 달러씩 7만 3천여 달러를 지불했다. 하지만 이 부품의 실제 가격은 2만 2백여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고, 임씨는 3.5배의 이득을 취했다. 임씨는 2021년 3월 5일 역시 부하 직원에게 제뉴인에서 릴레이를 구입하라고 지시, 3월 5일과 3월 9일 각각 3만 5천여 달러씩 2회에 걸쳐 약 7만 천달러를 지급했으나 실제 가격은 만 9576달러로 밝혀졌다.

회사몰래 부품구입 부풀려 되팔아

임씨가 2021년 4월 21일 설립한 RF웨이브역시 플로리다 주의 가상오피스제공회사를 이용, 주피터 섬에 주소를 둔 것으로 조작됐다. 하지만 실제주소는 뉴저지 주 포트리의 5킹스코트로 임씨와 김 씨의 거주지로 확인됐다. 임씨는 2021년 5월 6일 부하 직원에게 RF웨이브에서 부품을 구입하라고 지시, 2만 7375달러를 지급했으나 실제가격은 1만 105달러로 확인돼 2.6배 부풀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임씨가 2021년 5월 3일 설립한 ARC텍도 플로리다 주의 마이애미를 주소지로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는 2021년 8월 9일 부하 직원에게 아크텍에 부품 구매를 지시했고 임씨 퇴사 뒤인 11월 30일 6만 7500달러를 지급하고 부품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실제 가격은 절반인 3만 2500달러로 밝혀졌다. 또 같은 해 8월 23일 임씨가 아크텍에 부품구매를 지시했고 10월 8일 1150달러를 지불했으나 실제가격은 260달러로, 4분의 1에 불과했다. 에어텍은 ‘임씨가 설립한 4개 법인은 2020년 10월 27일부터 2021년 8월 23일까지 약 10개월간 약 7회에 걸쳐 8만 7291달러에 매입한 부품을 에어텍에 30만 6878달러에 판매, 21만 9586달러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즉 에어텍의 기존부품 구입회사가 있지만 임씨가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 부품을 주문하는 방법으로 에어텍에 바가지를 씌운 셈이다. 10개월간 22만 달러라면, 1개월에 약 2만 2천 달러꼴이다.

에어텍은 임씨가 커미션 지급규정을 악용, 자산의 동거녀에게 부당한 커미션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에어텍은 ‘임씨가 2019년 10월 8일 EAU그룹 명의로 1만 1250달러의 커미션을 청구한 뒤 회계담당자에게 이 돈을 김 씨에게 송금하도록 했고, 실제 김 씨는 그 다음날인 10월 9일 이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약 1년 뒤인 2020년 9월 30일 임씨는 다시 EAU그룹 명의로 4만 달러의 커미션을 청구했으며, 역시 회계담당자에게 이 돈을 김 씨에게 송금하도록 지시했고, 김씨는 2020년 10월 9일 이 돈을 송금받았다’고 주장했다. 임씨는 또 2018년 2월과 10월 EAU에 커미션을 과다 지급했다고 통보해서 EAU측으로 부터 5625달러씩 2차례에 걸쳐 약 1만천달러를 돌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가 당초부터 돈을 빼돌리기 위해 고의적으로 EAU에 커미션을 과다 지급했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부품가격 부풀려 킥백 받아 챙겨

특히 임씨는 아마존에 자신의 계정을 개설하고 군용기 관련부품을 팔았고, 에어텍이 이를 구매토록 하는 방법으로 바가지를 씌운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2021년 1월 14일 에어텍에 군용기 부품을 4030달러에 팔았고, 같은 해 3월 4일에도 에어텍에 7135달러의 부품을 팔았다. 즉 에어텍은 2개 부품을 아마존에서 만 1165달러에 매입했지만, 실제 가격은 5520달러로 드러났다. 임씨가 에어텍에 2배 비싸게 부품을 팔아서 부당이득을 챙긴 것이다. 이뿐 아니다. 에어텍은 임씨가 2021년 9월 30일 갑자기 사표를 내고 회사를 그만두자 2021년 10월 21일 뒤늦게 CCTV를 검색하다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에어텍은 ‘임씨가 2021년 6월 25일과 9월 17일 회사에서 컴퓨터 2대를 훔쳐갔다’고 밝히고 ‘10월 21일 임씨에게 컴퓨터 반환을 요청하자, 임씨는 반환을 약속하고도 차일피일 미루다 12월 9일에야 이를 반납했지만, 회사기밀정보를 저장한 하드드라이브가 없어진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에어텍은 컴퓨터보안전문회사에 의뢰, 정밀분석결과 각종 부품조달처와 부품의 가격, 지난 20년간의 부품 납품내역, 거래처 정보 등 영업비밀을 몽땅 도난당했다며, 관련보고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임씨는 어슈어드콤포넌츠와 한스에어로스페이스 등 2개 법인을 통해 에어텍과 똑같은 군용기부품납품업무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에어텍은 소송장에서 ‘2020년 2월 6일, 즉 내부감사결과 부품가격 부풀리기가 적발된 지 나흘 만에 에어텍 고객인 한국의 유니원에 전화를 해서 어슈어드가 에어텍보다 저렴하게 부품을 납품하겠다고 제안해서 거래가 성사됐고, 2020년 2월부터 2021년 9월 30일까지 임 씨 자신이 에어텍에 근무하면서 유니원에 어슈어드를 통해 80만 달러어치를 주문받았다. 이는 에어텍의 자산을 가로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씨는 퇴직 사흘 전인 2021년 9월 27일 설립한 한스에어로 스페이스를 통해 지난해 11월까지 약 두 달간 에어텍고객에게 13만여 달러어치의 부품을 납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임씨는 지난해 9월 30일 에어텍에서 사직한뒤 한국을 방문, 에어텍 거래처를 돌며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에어텍은 뉴저지소재 김앤배법무법인을 선임, 이같은 소송을 제기한 뒤, 연방법원에 더 이상의 피해확산을 막기 위해 임시금지명령을 신청했고 지난 3월 15일 연방법원은 이를 전격 승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방법원은 지난 3월 15일 오후 3시 30분 임씨와 김씨, 이들의 법인 6개 등에 대해 에어텍 기존거래처 11개에 대한 접촉을 금지하고, 임씨와 관련법인의 계좌 4개를 전격 동결하는 명령을 내렸다. 연방법원은 임시금지명령에서 ‘연방민사소송 절차법 65조에 의거, 임시가 에어텍의 기밀정보 등을 절취하고, 유령회사를 설립, 사기적 거래를 했으며, 에어텍에 근무할 때 에어텍을 상대로 사기행위를 했다는 원고의 주장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밝혔다.

횡령 추궁하자 ‘내가 키운 회사’ 주장

연방법원은 또 체이스은행과 TD은행에 개설된 임 씨 명의의 계좌 2개와 체이스은행에 개설된 어슈어드 콤포넌츠 및 한스에어로스페이스 계좌 2개 등 4개 계좌의 인출, 송금 등을 모두 동결하는 명령을 내렸다. 동결 한도액은 일단 원고 측이 요청한 11만 1929달러로 한정했고, 원고 측에 은행에 임시금지명령을 송달한 뒤 동결금액에 맞먹는 금액을 연방법원에 담보금액으로 예치하라고 명령했다. 원고 측은 임시금지명령을 승인받은 15일 오후 및 16일 오전 이를 모두 송달했다고 밝히고 은행으로 부터도 임시금지명령 송달 확인서를 받았다며 연방법원에 보고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체이스뱅크 임씨의 계좌는 마이너스였고, 체이스뱅크의 한스에어로스페이스계좌는 11만 1929달러 이상, 체이스뱅크의 어슈어드콤포넌츠 계좌는 5만 5116달러였으며, TD뱅크 임씨의 계좌 잔고는 1만 4331달러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원고 측은 연방법원에 이들 잔액의 합계인 18만 1377달러 상당을 담보금으로 예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씨는 소송장을 송달받고도 답변을 하지 않다가 지난 20일 오후 ‘임시금지명령에 반대하다’는 모션을 제기하고, 4페이지 분량의 자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씨는 이 자술서에서 에어텍의 주장을 전면부인하고, 되레 에어텍을 탈세혐의로 몰아부친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는 이 자술서에서 ‘지난 2005년 25세 때 에어텍에 입사, 오전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일했으며 연매출 100만 달러업체를 수십 배나 성장시켰다. 반면 이진욱 에어텍대표는 2012년부터 회계장부에서 원가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매년 100만 달러씩 순익을 불법적으로 줄여나갔고, 이 사기에 나를 이용했다. 나를 사기혐의에 끌어들여 이를 항의하자 나를 파멸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임씨는 또 ‘2005년 첫 연봉은 4만5천 달러였으나 매년 2만 달러씩 인상됐고, 2015년 연봉이 30만 달러로 인상된 뒤 매년 1만 달러씩 추가로 인상됐다’고 주장했다. 임씨의 연봉이 2015년부터 30만 달러였고, 퇴사 무렵인 2021년에는 약 35만 달러정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인기업연봉치고는 그야말로 거액연봉이며 ‘엄청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이다. 임씨는 ‘2012년 이후 내가 매년 순이익을 100만 달러이상 벌어줬고, 2020년 내 리더십 하에 1500만 달러로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500만 달러가 순익인지, 매출인지는 명확하게 기재하지 않고 두리뭉실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는 ‘2019년 내가 피앙새를 만난 뒤, 피앙새가 나에게 이사장이 나에게 사기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회사에서 나가서 내 사업을 하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씨는 또 ‘2021년 9월 이사장이 나를 이 업계에서 더이상 일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등 협박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임씨는 유부남이지만 2019년 피앙새를 만났다고 주장한 것은 매우 특이한 대목이며, 임씨는 ‘이 씨가 허리벨트 아래의 일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에이텍 11개 거래회사 임시금지명령

임씨는 또 부품가격 부풀리기에 대해 ‘이는 순전히 실수였다. 이사장 역시 이를 알고 아무런 반대없이 승인했고, 정상적 이윤을 붙여서 판매했다. 나는 실수를 즉각 고쳤고, 돈을 회사에 반환했다. 내가 정말 회사에 사기를 쳤다면 어떻게 그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계속 일을 했겠느냐’고 말했다. 임씨는 또 ‘내가 유니원의 안윤정대표에게 에어텍이 곧 망할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는 에어텍 측 주장에 대해 안 씨가 이를 부인하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주장하고, 계좌에 대한 임시동결명령을 해제해 주지 않으면 아메리칸익스프레스카드 청구액 8만여 달러를 결제할 수 없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한마디로 임씨는 ‘나는 잘못이 없고 모두 회사 측의 잘못’이라고 주장한 셈이다. 임씨 측이 자술서를 제출하자 3월 21일 이진욱 에어텍사장, 안윤정 유니원 대표 등도 법원에 자술서를 제출, 임씨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윤정 씨는 이 자술서에서 ‘에어텍 고객사인 유니원테크의 오너로서 에어텍의 임시금지명령을 서포트하기 위해 진술서를 작성한다’고 밝혔다.

안씨는 ‘지난 3월 19일 임병찬 씨가 자신에게 접촉해서 도와달라고 요구했으며, 임씨는 연방법원명령으로 내가 최근에 주문한 것을 이행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게 말할 것이 있으며 이메일로만 연락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2021년 11월 내가 에어텍직원 스테이시 윤에게 말한, 즉 임병찬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너무 잘 알고 있고, 부품을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고 했으므로, 나는 임병찬의 새 회사에 주문을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사실이다. 또 임병찬이 에어텍이 사업상 아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사실이다’라고 진술했다. 임씨는 자술서에서 에어텍에 대해 험담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안 씨는 임씨가 에어텍에 대해 험담을 한 것도 사실이고, 에어텍의 고객사를 빼앗아 간 것도 사실이라고 진술한 것이다. 또 유니원은 연방법원의 임시금지명령상 접촉금지기업 11개사에 포함돼 있으므로, 임씨는 연방법원 명령을 어긴 셈이다. 이에앞서 스테이시 윤 씨는 지난 3월 1일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지난 2021년 11월 안 씨가 나에게 임병찬이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고,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80만 달러어치를 임씨의 회사에 주문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안 씨는 임씨가 에어텍이 사업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진욱 에어텍 사장의 진술이다. ‘임씨를 친동생처럼 생각하고 의료보험, 생명보험, 자동차, 보너스 등 약 40만 달러이상의 연봉을 지급했고, 2021년 9월말 회사를 떠날 때도 새 사업의 성공을 기원하며 20만 달러 수표를 건넸다. 하지만 컴퓨터를 훔쳐간 뒤 고객을 가로챈 사실이 밝혀져 수표지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사장은 ‘임씨가 밴더에게 연락해서 에어텍에 제시한 기존가격을 더 올려라. 그리고 에어텍 대신 나와 거래하자. 나에게는 낮은 가격을 달라. 부품번호도 다른 번호로 바꾸자, 에어텍이 알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임씨가 이 밴더사에 보낸 이메일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즉 임씨가 밴더에게 연락해 에어텍에 공급할 부품 값을 올려서 에어텍을 곤란하게 하고 대신 자신이 물건을 싸게 공급받아 기존 고객을 가로채려 했다는 것이다. 바로 이 부품을 구매하는 기존 에어텍거래처가 유니원으로 드러났다.

퇴사 직전, 소송대비 주택 급매도

한편 임씨는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기 약 보름전인 2021년 9월 17일 뉴저지 주 어퍼새들 리버소재 ’83 햄프셔힐로드’의 주택을 82만9천 달러에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씨와 부인 공동명의인 이 주택은 지난 2012년 6월 12일 79만 9천 달러에 매입, 9년 만에 약 3만 달러 오른 값에 매각했지만 세금 등 제반비용을 고려하면, 사실상 손해를 본 셈이다. 임씨가 자신의 주택을 손해를 보면서 매도한 것은 에어텍과의 분규를 미리 예상, 압류 등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돼, 사전에 치밀한 범죄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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