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유소 등 5개필지 대지면적 2.2에이커…매매차익은 2800만 달러
■ 부동산 에이전트, 지난해 10월 ‘커미션 2% 약속하고 안줬다’ 소송
■ 하 회장, 2월초 ‘서 씨 주장은 매매계약 관련 없다’제재 기각 요청
■ 에이전트 서씨, 하 회장 매도직전 ‘의문의 가압류 철회’ 의혹 제기
손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한다는 마이다스의 손 하기환 전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장이 웨스트 올림픽블루버드와 버몬트애비뉴 코너의 한 블록짜리 부동산을 1천만 달러에 매입한 뒤 3900만 달러에 매각, 불과 8년 만에 무려 3.6배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하 회장은 이 부동산 매각과 관련, 하 회장 측 부동산에이전트로 활동했던 앤드류 서씨에게 ‘매매액의 2%를 커미션으로 지급한다’고 합의하고도 이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피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하 회장은 서 씨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으며, 서 씨는 하회장의 부동산 매매직전에 이 부동산에 대한 가처분 금지신청을 전격 철회한 것으로 밝혔으나 그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6가 채프만 플라자와 총영사관 앞 윌셔겔러리아 몰 매각으로 천문학적 돈을 벌은 이후 10년 만에 또 한번 대박을 쳐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특별취재반>
LA최대 부동산재벌 중 한명으로 알려진 하기환 전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장. 한남체인 공동소유주이기도 한 하회장이 또 한번 대박을 터트렸다. 하 씨는 지난 2월 22일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한복판인 웨스트 올림픽블루버드와 버몬트애비뉴 교차지점의 부동산 5개 필지를 매각, 2800만 달러 상당의 매매차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8년 만에 2.3배의 수익
하 회장 측 소유인 ‘1000 사우스버몬트 유한회사’ 는 지난 2월 22일 ‘1000 사우스버몬트 애비뉴 및 1025 멘로애비뉴’소재부동산을 ‘1000 버몬트 로스앤젤레스 유한회사’에 2천만 달러에 매도했고, 디드를 2월 28일 LA카운티 클럭오피스에 등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디드를 입수, 검토한 결과 매도법인의 매니징 멤버인 한남체인USA를 대리해, 구정완 한남체인 대표이사가 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 회장 측은 이 부동산을 지난 2013년 10월 31일 210만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약 8년 만에 무려 9.5배의 수익을 올렸다. 하 회장 측 소유인 ‘1054 버몬트유한회사’는 지난 2월 22일 ‘2581웨스트 11 스트릿’소재 부동산을 ‘1000 버몬트 로스앤젤레스유한회사’에 1200만 달러에 매도했고, 등기이전 서류를 2월 28일 LA카운티 클럭오피스에 등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등기이전 서류(그랜트 디드: 이하디드)를 입수, 검토한 결과 구정완 한남체인 대표이사가 매도법인의 매니저자격으로 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 회장측은 이 부동산을 지난 2014년 5월 30일 525만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8년 만에 2.3배의 수익을 올렸다.
역시 하 회장 측 소유인 ‘1035멘로유한회사’는 지난 2월 22일 ‘1035 멘로애비뉴’소재 부동산을 ‘1000버몬트 로스앤젤레스 유한회사’에 672만7500달러에 매도했고, 디드를 2월 28일 LA카운티 클럭오피스에 등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디드를 입수, 검토한 결과 구정완 한남체인 대표이사가 매도법인의 매니저 자격으로 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 회장측은 이 부동산을 2014년 5월 14일 350만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8년 만에 1.9배 수익을 올렸다. 즉 하기환 회장은 2013년 말과 2014년 초 이들 5개 필지의 부동산을 1085만 달러에 매입, 약 8년만인 지난 2월말 3872만 7500달러에 매각, 3.6배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수익률도 수익률이지만 절대적 수익액수가 무려 28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부동산은 웨스트올림픽블루버드와 버몬트 애비뉴 교차지점에 있으며, 현재 76주유소와 4층짜리 아파트 2채, 단층짜리 오피스건물 등이 소재해 있다. 특히 이 부동산은 대지가 2.2에이커 상당, 약 2600평에 달하기 때문에 매입자가 기존건물을 모두 헐어내고 대규모 주상복합 건물로 개발할 것이 확실시된다. 당초 하회장도 지난 2018년 10월 LA시정부에 228세대 규모의 7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을 신축한다는 제안서를 제출하기도 했고 1년여 뒤인 2019년 12월 LA시의회로 부터 최종승인을 받기도 했었다. 이 부동산을 매입한 ‘1000 버몬트 로스앤젤레스 유한회사’는 지난 2020년 8월 17일 델라웨어주에 설립된 뒤 8월 20일 캘리포니아 주에도 등록됐으며,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 본사를 둔 ‘그럽펀드매니지먼트유한회사’가 100%지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에이전트에 커미션 분쟁 피소
특히 이 법인은 등록 때부터 법인의 주소지를 ‘1000 사우스 버몬트 애비뉴’라고 기재한 것으로 확인돼, 2020년 8월께 이미 하 회장 측과 매매합의를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법인은 또 지난 2021년 5월 4일 코리아타운의 ‘960 사우스 베렌도 스트릿’소재 부동산을 550만 달러에 매입했으며, 지난해 11월 말 LA시 빌딩국에 주상복합건물 신축허가를 제출하는 등 LA지역에서 부동산 개발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하회장의 부동산 대박신화의 뒤편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것으로 확인됐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하회장이 이 부동산 매각과 관련, 커미션을 떼어먹으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한인부동산중개업자 앤드류 서씨는 지난해 10월 4일 로스앤젤레스카운티지방법원에 하기환 씨 및 ‘1000 사우스버몬트유한회사’등 3개 법인과 브라이언 주코르씨 등을 상대로 손해 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 씨 측은 또 소송제기와 동시에 ‘1000 사우스버몬트 애비뉴’등 5개 필지에 대한 부동산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함으로써 이들 부동산 매각에 제동을 건 것으로 확인됐다. 서씨는 10월 4일에 이어 12월 23일 제출한 수정소송장에서 ‘2015년 6월 하기환 씨와 하 씨의 직원인 에릭 최씨가 해당부동산 구매자를 찾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매매가 성사되면 그 대가로 전체 매매금액의 2%를 커미션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이다파트너스의 브라이언 주코르로 부터 매입오퍼를 받아냈다. 나는 매도자를 대리하고, 주코르가 매입자를 대리했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2018년 8월 27일, 약 3년여의 노력끝에 마침내 구매자를 찾았고 하씨측과 커미션합의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2018년 8월 27일자 합의서에는 ‘하기환은 2.17에이커의 부동산 매매와 관련, 초이스100부동산의 앤드류 서에게 매매가격의 2%를 커미션으로 지급하는데 합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2018년 8월 28일자 합의서에는 ‘5개 필지 매매와 관련, 매도자는 하기환과 관련법인, 매매금액은 4100만달러, 커미션은 매도자의 애이젠트인 초이스100부동산의 앤드류 서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즉 매도자인 하회장이 매매금액의 2%를 에이전트인 서씨에게 지급한다는 것이다. 서씨는 ‘2015년 7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나는 여러 건의 오퍼를 받았으며, 리스팅, 마케팅, 광고 등을 통해 매입자를 물색한 끝에 주크로가 대리하는 매입희망자로 부터 정식 오퍼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가압류 됐는데 어떻게 철회?
또 ‘2019년 10월 나는 매각성사를 위해 토로페어캐피탈로 부터 2400만 달러 대출을 주선하기도 하는 등 에이전트의 기본업무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하지만 2020년 3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양측의 협상은 중단됐고, 팬더믹이 끝날 때까지 협상이 계속 중단된 줄 알았으나, 하회장이 에이전트인 자신을 배제하고 협상을 계속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밝혔다. 서씨는 ‘하 씨가 최소 4천만 달러를 받는 것을 전제로 주코르와 협상을 벌였고, 2021년 4월 서 씨를 배제하고 에스크로 개설에 합의했으나 에스크로 지시서에 나에게 2% 커미션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2021년 9월 13일 하 씨 측에 커미션 지급내용을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했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서 씨는 하 씨에게는 계약위반, 주코르씨에게는 계약관계 부당개입, 경제적 이해관계 부당개입 등의 혐의를 적용,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하 회장측은 지난 2월 9일 재판부에 서 씨의 소송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하 씨 측은 서 씨 측이 유나이티드 에스크로 측에 요청한 서류제출서피나 철회를 요청함과 동시에 서 씨에 대해 1468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제재를 가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수정소송장의 주요부분을 부분을 모두 부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 회장측은 서 씨가 계약위반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이를 명확히 기재하지 않는 등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주 민사소송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5번째 소송이유와 6번째 소송 이유 또한 불확실해서 혐의 입증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 측 변호인은 ‘앤드류 서가 매입자나 매입자의 브로커를 확보하지 않고도 부동산 매매와 관련한 커미션을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서 씨 자신이 현재의 부동산매매에 간여했음을 입증하지 못했고, 자신이 이 부동산 커미션을 받을 자격이 있는 부동산중개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지도 입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 씨는 현재 성사된 부동산매매계약과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하 씨 측에 고용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측은 ‘서 씨가 매입자나 개발업자를 찾기 위해서 고용된 사람이며, 2015년 6월 하 씨와 에릭 최가 서 씨가 매입자 또는 개발업자 등을 찾아서 계약을 성사시킬 경우 2%의 커미션을 지급한다고 합의했다.
또 서 씨가 증거로 제시한 2018년 8월 27일 합의서에서 서 씨가 물색자인지 브로커인지, 세일즈에이전트인지가 명시돼 있지 않아서 사실상 무효이며, 2018년 8월 28일 합의서는 4100만 달러에 매매될 경우에 2% 커미션을 지급한다는 것이므로 매각금액이 4100만 달러이어야만 성립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씨는 3개 소유법인 중 1000 사우스 버몬트 유한회사에만 고용됐을 뿐 1054버몬트 유한회사와 1035멘로유한회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회장의 해당부동산 매매와 관련된 서류를 확인하던 중 석연찮은 점이 발견됐다. 서 씨 측은 지난 2월 14일 해당 부동산처분금지 가처분신청을 철회한다는 서류를 제출했고, 이에 따라 하 회장측이 지난 2월 22일 순조롭게 부동산을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공 신화 뒤편의 안타까운 논란들
하회장이 소송기각을 요청하는 서류를 2월 9일 재판부에 제출하고 서 씨에 대해 벌금 부과까지 요청하는 등 극한대립을 벌였지만 그로부터 불과 엿새 만에 원고가 2월 14일 부동산 처분금지가처분신청을 철회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로스앤젤레스카운티 지방법원 소송서류를 확인한 결과 서 씨 측은 이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신청 서류는 즉각 재판부에 제출한 반면 가처분신청 철회서는 한달 보름이 지난 3월 28일까지 재판부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이 철회서는 지난 2월 16일 LA카운티 클럭오피스에는 등기된 것으로 밝혀졌다. 철회서가 LA카운티클럭오피스에는 등기된 반면, LA카운티지방법원에는 제출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앤드류 서씨는 지난 3월 28일 오후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3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했고 커미션 계약서까지 작성했는데 커미션을 받지 못해 너무나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월 14일자 부동산처분금기 가처분신청 철회서의 작성경위 등에 대해 질문하자 ‘변호사와 상의한 뒤 연락하겠다’고 말하며 즉답을 회피했다. 또 서 씨의 변호인도 전화가 아닌 이메일로 질문해 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지난 3월 28일 이메일을 통해 가처분신청 철회서에 대해 질문했으나 아직 이에 대해 답하지 않고 있다. 또 과연 서 씨는 지난 2월 22일 이 부동산을 매입한 바이어가 자신이 섭외한 바이어라고 주장했으나 하 회장측은 서 씨가 현재 매매계약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 부동산을 매입한 법인이 지난 2020년 8월 이 법인을 설립할 때 이미 이 부동산주소를 사업장주소로 기재한 것으로 드러나 최소한 2020년 8월 이전부터 부동산 매입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로 추정된다. 하 회장은 지난 1970년 맨손으로 도미한 유학생 출신으로 아메리칸드림의 주인공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1992년 LA폭동 때는 피와 땀과 눈물로 일군 소중한 터전을 잃을 수 없다며 총을 들고 시위대에 맞선 인물이기도 하다. 하 회장은 지난 2012년 윌셔갤러리아 뒷편 건물을 720만 달러에 매도했으며, 지난 2016년 윌셔갤리리아건물을 4900만 달러에 매도, 한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었다.
또 2002년 930만 달러에 매입한 채프만플라자를 2017년 3천만 달러에 매도하는 등 부동산업계의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 회장은 2013년 12월 리버사이드의 테라라고 골프클럽을 매입했고 오렌지카운티, 샌버나디노, 리버사이드카운티 와 라스베가스 등에도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또 김진수회장과 함께 한남체인을 공동소유하고 있으며, 패서디나의 저택도 현시가가 1천만 달러를 상회하는 등 최소 2-3억 달러규모의 부동산재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하 회장의 성공신화 뒤편에는 여전히 여러가지 불미스런 문제들이 수식어처럼 따라 다니고 있고 실제로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속으로 이를 갈고 있는 사람이 많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발력을 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