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억 원대 그로벌캠퍼스 학교부지 기부할 것’ 핑크빛 발언
# 부지 일정 확정도 안 된 상태서 뉴욕캠퍼스추진 성급한 발표
# ‘협조하겠다는 말을 기부로 생각하고 추진’ 논란에 한발 뒤로
아리송한 기부 의사에
카이스트 놀아난 의혹
■ 괴짜총장 이광형 ‘뉴욕동포 배희남이 뉴욕캠퍼스 기부’ 덜컥 발표
■ 빅투자그룹 배희남 회장 ‘기부 의사 아닌 참여 의사만 밝혀’ 논란
■ ‘서폭카운티 다울링칼리지- 스태튼아일랜드 신학교’부지선정 비끗
■ ‘한곳은 이미 팔렸고 한곳은 누군가와 계약 중’…실체없는 드로잉
■ 기자간담회 동영상보니 ‘배회장 기부 언급 없고 대신 협조하겠다’
■ 이총장 역시 1월 대학신문인터뷰서 ‘조속한 성사 불가능’ 한발 빼
지난해 12월 9일 이광형 카이스트총장은 깜짝 발표, ‘뉴욕동포 배희남 씨가 카이스트에 뉴욕캠퍼스로 사용될 건물과 토지를 기부 받아 글로벌캠퍼스를 설립한다’, ‘학교부지와 비슷한 규모의 서울외곽 부동산 가격을 감안하면 배회장의 기부액은 수백억 원대가 될 것’등의 기사가 한국 전 언론을 장식했다. 카이스트가 국내대학 최초로 뉴욕에 해외캠퍼스를 마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과연 뉴욕 어느 지역에 캠퍼스가 설립될 것인지, 배회장의 기부가 실현될지 여부가 국내외의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총장, 무조건 미국 방문 부지 둘러봐
본보가 카이스트가 공개한 이광형총장의 공무국외출장결과보고서를 입수, 검토한 결과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이총장이 방문한 뉴욕캠퍼스 후보지가 확인됐다. 1개 후보지는 뉴욕 롱아일랜드 서폭카운티, 또 다른 1개 후보지는 뉴욕시 스테튼아일랜드로 밝혀졌고, 이총장이 이 두 곳을 잠깐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장보고서에 따르면 이 총장은 지난해 11월 2일부터 8일까지, 뉴욕 및 실리콘밸리 등 2곳을 방문했다. 당시 뉴욕방문목적은 카이스트 인공지능경영자과정 미주지역 1기 위크숍 및 수료식 참석이었으며, 이때 처음으로 뉴욕캠퍼스를 논의했고, 실리콘밸리를 방문해서는 실리콘밸리 캠퍼스를 논의하는 등 글로벌캠퍼스 설립을 모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뉴욕도착 첫날인 2일 뉴욕캠퍼스 설립 관련 관계자 회의를 주재했고, 이때 부동산 투자업자인 빅투자그룹의 배희남회장을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총장은 뉴욕방문 한달 만인 12월 8일부터 10일까지 2박 3일간 급거 뉴욕을 방문, 현지에서 온라인기자간담회를 통해 뉴욕캠퍼스 설립계획을 발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출장목적은 ‘뉴욕캠퍼스 설립을 위한 협력 논의 및 현장실사’였다. 이 총장은 12월 8일 뉴욕 도착당일 배희남회장과 만찬을 하며 협력방안을 논의했고, 그 다음날 뉴욕캠퍼스 후보지 2개소를 ‘탐방’하고 적합성검토를 한 뒤, 같은 날 오후 배회장과 ‘카이스트뉴욕 캠퍼스설립관련’ MOU를 체결하고, 온라인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를 발표했다. 그리고는 바로 그 다음날 한국으로 출국, 11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야말로 뉴욕캠퍼스 탐방 및 발표를 위한 번개같은 출장이었다.
바로 이 출장보고서에 뉴욕캠퍼스 후보지가 드러난다. 카이스트 측은 다울링칼리지 및 세인트챨스신학교 등 두 곳이 뉴욕캠퍼스 후보지이며, 이총장이 9일 오전 이곳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뉴욕캠퍼스 후보지는 어떤 곳일까, 이총장의 발표 약 4개월이 채 안된 3월말 현재 이 2개 후보지 중 한곳은 이미 제3자에게 매각됐고, 또 다른 한곳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매입희망자와 계약이 체결중이지만, 학교건평이 6백 평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장보고서에 후보지 1로 기재된 다울링 칼리지 사이트는 뉴욕주 롱아일랜드 서폭카운티 오크데일의 150 아이들아우어불루버드에 소재한 건물로 확인됐다. 오크데일은 뉴욕 맨해튼에서 동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지역이다. 이 캠퍼스의 대지는 11.33에이커로 약 만 3870평, 건평은 23만 5450스퀘어피트, 6616평으로, 1963년 지어진 건물이다.
서폭 카운티가 평가한 이 건물은 대지감정가가 70만 5천 달러, 건물감정가가 578만 달러로, 전체 감정가격이 648만 5천 달러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학교 건물 바로 옆에 소재한 철도왕 윌리암 밴더빌트의 저택도 다울링칼리지 사이트에 포함돼 지난해 10월 8일 2500만 달러에 부동산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밴더빌트의 저택은 건평이 무려 8만 2천스퀘어피트규모로, 미국에서 15번째로 큰 개인주택이다. 방이 110개에 달하는 이 저택은 밴더빌트가 1878년 착공, 1882년 완공됐으나 1889년 화재로 전소된 뒤 다시 지은 건물이다. 학교건물은 대지가 11.33에이커 이지만, 철도왕 밴더빌트의 저택을 포함하면 대지가 25에이커로 두 배 이상 늘어난다.
학교 예정부지 이미 팔렸거나 계약 중
이 건물은 원소유주인 다울링칼리지측이 지난 2016년 8월 31일 파산한 뒤 델라웨어 주 소재 머큐리인터내셔널이 2017년 파산법원 경매에서 2610만 달러에 매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머큐리인터내셔널도 건물매입 뒤 3년간 재산세를 내지 않아 체납액이 4백만 달러에 달했고, 서폭카운티정부가 2020년 10월 압류통보를 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건물이 지난해 10월 8일 매물로 나온 것을 감안하면 이 총장은 시장에 매물로 나온 지 두 달만에 잠재적 바이어로서 이 건물을 둘러본 셈이다. 카이스트 측은 밴더빌트의 저택을 제외하고 캠퍼스만 구입하려 할지라도, 셀러 측은 실제로는 캠퍼스와 저택을 한꺼번에 패키지로 내놓았다. 이총장이 이 부동산이 캠퍼스와 저택이 패키지로 묶인 매물이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특히 이 건물은 이총장이 둘러본지 채 열흘도 안 된 12월 17일 중국 베이징소재 자산운용사인 ‘차이나오리엔트애셋매니지먼트’에 4200만 달러에 매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12월 17일 매각이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이총장이 이 건물을 돌아볼 시점에는 이미 가계약이 체결 돼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건물은 1만 5천 스퀘어피트짜리 도서관, 2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4만 2천 스퀘어피트짜리 기숙사 등도 갖추고 있는 등 대학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미 매각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총장이 염두에 둔 후보지 1번은 연기처럼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출장보고서에 후보지 2로 기재된 세인트챨스신학교사이트는 뉴욕시 5개 후보지 중 하나인 스태튼아일랜드의 209 플래그플레이스에 소재한 부동산으로, 대지는 7.97에이커로 9756평, 건평은 3만 6735스퀘어피트, 1032평으로 확인됐다.
이중 교육시설은 주방시설과 도서관, 사무실, 강의실등 건평 2만 1410스퀘어피트, 601평이며, 나머지 만 5482스퀘어피트는 부속주택으로 드러났다. 이 건물은 지난 1890년 건축됐으며, 32개의 방이 있고, 소유주는 ‘세인트챨스신학교’로 확인됐다. 신학교 측은 약 1년 6개월 전인 지난 2020년 9월 6일 이 건물을 부동산시장에 매물[리스팅넘버 20971006]로 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학교 측은 ‘비6 리얼이스테이트 어드바이저사’라는 부동산중개회사를 통해 매각금액[ASKING PRICE]으로 650만 달러를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650만 달러라면 한화 약 80억 원 정도다. 하지만 교육시설의 건평이 6백 평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중고등학교의 규모에도 못 미칠 정도로 협소한 셈이다. 하지만 ‘비6부동산자문회사’는 최근 자체 웹사이트에서 이 부동산에 대한 계약이 진행 중[UNDRR CONTRACT]라고 밝혀, 과연 누가 이 건물매입자로 나섰는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마지막 부지도 협소 학교부지로 부적절
특히 이 부동산 매매 희망가격이 650만 달러라고 밝혔던 ‘비6부동산자문회사’는 최근 가격이 재조정됐다며, 650만 달러라는 가격을 삭제하고 새 가격을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이 650만 달러에서 더 오른 것인지, 내린 것인지 알 수 없다. 또 계약이 진행 중인 매입자가 카이스트인지, 배희남회장인지, 아니면 제 3자인지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총장이 지난해 12월 9일 이 사이트를 둘러본 뒤 ‘계약진행 중’으로 바뀌면서 매입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 건물은 소유주가 비영리단체인 종교기관이므로 재산세가 면제되고 있으며, 만약 카이스트가 교육기관으로 면세지위를 인정받는다면, 재산세가 면제될 수 있다. 만약 면제지위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2022년 기준 재산세 과표가 773만 달러로 확인돼, 연간 재산세가 약 83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총장이 방문한 뉴욕캠퍼스 후보지 2개 중 1개는 이미 중국에 매각됐고, 나머지 1개는 누군가와 계약이 진행 중이지만, 교육시설이 6백 평 정도로 카이스트캠퍼스 후보지로는 다소 협소한 것으로 평가되는 등 이총장의 뉴욕캠퍼스 추진은 초반부터 삐끗한 셈이다. 특히 이 총장은 12월 9일 이 두개 사이트를 방문한 직후 같은 날 오후 온라인기자간담회를 열고 뉴욕캠퍼스설립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조급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2개 사이트 간 차량을 이용한 이동 시간만도 2-3시간이 걸린다. 주마간산으로 ‘휙’ 둘러보고 곧바로 뉴욕캠퍼스 계획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논란이 제기된 셈이다. 온라인기자간담회 발표내용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지않다. 이 총장은 이때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배희남회장이 뉴욕카이스트캠퍼스 구축을 위해 1만평 규모의 토지와 건물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는 것이 한국 언론의 보도이다.
또 카이스트 측은 ‘뉴욕캠퍼스 설립계획발표’라는 제목의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이스트 측은 ‘배희남회장이 뉴욕에 1만평 상당의 캠퍼스 부지와 건물을 제공하기로 하며 (뉴욕 글로벌캠퍼스가)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됐다. 이광형 총장과 배 회장은 12월 9일 뉴욕캠퍼스 부지후보들을 함께 둘러보며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배희남 회장은 캠퍼스토지매입 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즉 이 총장은 ‘배희남 회장이 어느 지역의 캠퍼스부지와 건물을 언제 어떤 형식으로 기부하는지 전혀 언급이 없이 두리뭉실하게 기부한다라고만 발표하는가 하면, 배회장이 캠퍼스토지매입과제를 추진한다고 언급했으며, ‘과제’ 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도 ‘기부’와는 동떨어진 표현이라는 해석도 낳고 있다. 현재 카이스트가 유튜브에 게재한 지난해 12월 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배희남 회장은 ‘기부’에 대해서는 뚜렷한 언급이 없이 ‘이런 뜻깊은 사업에 제가 적은 미력이나마 동참을 하게 돼서 제 인생에 영광입니다’이라고 밝혔다.
배희남 회장 기부 확정도 안됐는데 카이스트 성급한 발표 ‘왜’
카이스트 뉴욕캠퍼스 설립
‘실체는 없고 의혹만 있다’
배희남의 부지 기부 의사도 두리 뭉실
배 회장은 ‘세계가 4차 산업혁명시대로 접어들었고, 세계가 한 울타리에 들어있다. 세계를 이끌어 나갈 리더로 교육해야 한다. 총장님 말씀하신 이상이 맞다. 제가 몇년 전부터 글로벌리더쉽 파운데이션을 만들었으나 미치지는 못하는데 그런 차에 총장님이 비슷한 뜻을 가지고 계셔서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배회장의 인사말씀, 카이스트뉴욕캠퍼스 설립협정서 서약,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구성된 이 동영상에서 배회장이 뉴욕캠퍼스를 기부한다는 말은 하지않은 대신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말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총장도 ‘정부 협의, 카이스트 구성원과의 협의 등을 거쳐 위치를 정하면 그 다음 배희남 회장이 토지와 건물을 매입하는 절차를 거치면 아마 1년 정도 걸릴 것이고 또 수리에 1-2년 정도 걸릴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총장의 이 같은 언급은 ‘카이스트가 캠퍼스 위치를 정하면 배회장이 해당부동산을 구입해서 기부한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는 대목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배회장이 부동산 중개인으로 매입업무를 대행한다는 뜻으로 들리기도 한다. 애매한 언급이며 ‘기부’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카이스트 측은 자체 웹사이트에 ‘배희남 회장이 1만평 규모의 부지와 건물을 제공한다’고 밝혀 배회장의 기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카이스트가 공개한 기자간담회 동영상 외에 구체적 기부언급이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명확하지 않다. 한마디로 ‘두리뭉실’ 그 자체이다. 중요한 것은 이광형 총장이 밝힌 ‘카이스트뉴욕캠퍼스설립협정서’의 내용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기자간담회동영상에서 사회자는 ‘카이스트 뉴욕캠퍼스 설립협정서 서명식이 있겠습니다’ 라고 말했고, 카이스트 측은 자체 웹사이트에서 MOU, 즉 양해각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협정서이든 MOU이든 간에 중요한 것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이다. 카이스트 측은 과연 이 협정서에 배희남 회장이 만평짜리 부지와 건물을 기부 내지 제공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는지 등 구체적 내용은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카이스트 측도 이 총장 및 일부측근 외에는 협정서 내용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총장의 이 같은 기자간담회직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총장이 미국으로 출장을 간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뉴욕캠퍼스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과기정통부와 구체적 협의나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카이스트 내부에서도 ‘구체적 부지와 건물이 결정된 뒤 발표해도 늦지 않는데 이렇게 서둘러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너무 앞서갔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보도했다. 정부 부처는 물론 카이스트 내부에서도 ‘뭔가 이상하다’는 비판이 제기된 셈이다.
이런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이총장도 약간은 주춤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24일 한국대학신문이 유튜브에 게재한 이 총장 인터뷰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이 총장은 ‘뉴욕에 가서 놀다가 와라, 뉴욕에서 큰 세계를 둘러보면 글로벌한 인재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도를 가지고 뉴욕캠퍼스를 추진 중이다, 요즘 기부금 받으러 다닌다. 그런 와중에 뉴욕에서 후원자가 나타났다. 하지만 금방 되는 일은 아니다’라고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또 유튜브에 게재된 지난 2월 25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동영상 확인결과, 이 총장은 ‘꿈이 커야 한다. 어린이에게 배를 만들게 하려면 배를 만드는 기술보다 대양을 보여주면 된다. 뉴욕에 몇 달만 놀다 와라.
뉴욕캠퍼스는 큰 세상에서 놀게 하는 플랫폼이다. 코로나 19 때문에 방문을 못해서 지연되고 있다. 후원자를 만나서 뉴욕캠퍼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방문을 못해 진도가 느리다’고 설명했다. 한국대학신문인터뷰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모두 제 1후보지인 다울링칼리지사이트가 이미 다른 사람에게 매각된 이후였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지난 12월 9일 기자간담회에서 ‘배희남 회장이 1만평 규모의 부지와 건물 기부’라는 이 총장 발표에서 ‘1만평’과 맞먹는 제 2후보지인 스태튼 아일랜드는 아직 남아있지만 누군가와 계약이 진행 중에 있다. 이총장이 1만평이라고 밝힌 것은 스태튼 아일랜드의 세인트챨스신학교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배희남, 과연 기부할까’ 관심 집중
뉴욕총영사관도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가졌지만 한인사회에서 여론수렴을 한 뒤 일단 두고보자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총영사관은 지난해 12월 이총장의 발표 직후 카이스트의 뉴욕캠퍼스 설립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는 장원삼 뉴욕 총영사가 퇴임하고, 정병화 신임총영사가 부임하기 직전으로, 기부뉴스를 접한 총영사관 측이 정 신임총영사에 대한 업무보고에 카이스트 뉴욕캠퍼스 설립문제를 포함시키고 국가적으로도 중대한 일이니 만큼 공관이 적극적으로 돕는 방안을 모색했다는 것이다. 정통한 소식통은 ‘총영사관이 한인사회 각계각층에 기부자로 알려진 배희남 회장에 대한 세평을 수집하는 등 의욕적으로 나섰으나, 그 뒤 카이스트 뉴욕캠퍼스설립 및 배희남 회장 기부문제는 양측 간의 문제인 만큼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말했다.
총영사관측도 아직 모든 것이 불명확한 상황 등을 고려, 한발 빼는 모습이다. 이 같은 저간의 사정을 고려하면 괴짜총장으로 불리는 이총장의 과잉의욕이 뜸도 들지 않은 설익은 밥을 만들어낸 모양새다. 모든 일을 전후좌우 투명하게 처리해야 하지만, 여러 부분이 불확실하고 엉성해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한편 배 회장은 뉴욕한인회 회관관리, 뉴욕한인커뮤니티센터 건물매입, 연세대 뉴욕동문회 기부금 관리, 부동산 공동투자 등으로 한인사회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또 글로벌리더십 파운데이션이라는 단체 명의로 뉴욕 플러싱 등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과연 카이스트발표대로 배회장이 카이스트에 수백억 원 상당이라는 1만평규모의 뉴욕캠퍼스 부지와 건물을 언제, 어떤 형식으로 기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