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민 여권신청 때 4월부터 달라지는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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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급 갱신부터 성별 식별까지…

미국 여권이‘확’달라진다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4월 11일부터 미국시민이 여권을 신청할때 여권 신청서와 기타 문서의 성별 식별에 있어서 중성을 나타내는‘X’를 선택할 수 있게 했으며, 내년에는 다른 문서에도 해당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USA 투데이등이 보도 했다. 또한 미국도 여권 발급이나 갱신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으며 조만간 여권 수수료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많은 연구와 미 전역에 있는 지역사회 주민들의 의견을 신중하게 반영하고 고려한 후, 우리는 공식적인 국무부 양식에 나타날 X 젠더의 정의를‘지정되지 않은 또는 다른 성 정체성’으로 결론지었다. 이러한 성 정세성에 대한 정의는 앞으로 행정상의 서류에 그 의미가 더욱 구체적으로 정착되면서 개인 사생활의 존중으로 발전될 것이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성전환 증명서 없이 x표시

미 국무부는 작년 6월 여권 신청자가 성별표시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데이트 하고, 여권 신청자가 선택한 성별표시가 기존의 여권이나 기타 정부 공식문서에 기재된 성별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더 이상 의료 증명서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 국무부의 이번 발표는 세계 트랜스젠더의 날(International Transgender Day of Visibility)과 바이든 행정부가 포괄적인 성 정체성에 관한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함에 따라 이루어졌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관료에 따르면 “민간 항공사들과 교통안전청 및 국토안보부 역시 공식 미국 여권 신청시 중성 나타내는 “X” 표시 4월 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이러한 중성 여권정책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로써, 미국 역시 이들 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는 중성 여권정책에 합류했다. 작년 10월 미 국무부는 중성마크인 “X” 표시가 있는 최초의 미국 여권을 발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서에 ‘X’ 성별표시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성명을 내고 “‘X(성별중립)’ 성별 표시가 된 첫 여권을 발급했고 내년(2022)에는 이 선택권을 더 폭넓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권이나 공식 신분증에 ‘M(Male·남자)’ 또는 ‘F(Female·여자)’ 대신 ‘X’으로 표시된 여권이 발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국무부는 이 여권이 누구에게 발급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해 6월 30일 성소수자를 위한 여권 발급 절차 개정을 발표했다. 다만 광범위한 시스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며 올 연말까지 적용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달 첫 발급이 시작된 것이다. 이전에는 본래 신분증에 표시된 성별을 바꾸려면 개인이 의사로부터 ‘전환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의사 소견 없이 개인이 자신의 성별을 선택해 표시할 수 있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미국보다 앞서 ‘X’ 성별 표시를 허용한 나라는 호주, 뉴질랜드, 네팔, 캐나다 등이다.

여권 신청자 성별표시 스스로 선택

제시카 스턴 LGBTQ 인권 외교 특사는 AP통신에 “이번 조치는 이전 ‘남’과 ‘여’ 보다 더 많은 인간의 성 특징이 있다는 현실을 정부 문건에 담은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축하할 만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은 이것을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긍정하고 증진시키는 방법으로 보고있다”며 “(이번 조치가) 다른 국가 정부에도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미국은 뉴저지주를 포함한 최소 20개 주와 워싱턴 DC도 주 문서에 유사한 변경을 시행했다.

미국의 여권은 미국 국민(본토 50개 주 출신 및 괌,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속령 출생자)에게 발급된다. 미국 여권을 가진 미국인은 171개국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으며, 이는 2019년 12월 기준 덴마크, 이탈리아,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스위스, 일본, 대한민국, 아일랜드와 함께 세계 3위에 든다. 미국 여권은 미국 국무부 장관의 명의로 발행된다. 미국 국적을 가진 미국인들에게는 모두 발행 되며 미국인들은 전 세계와 똑같이 미국 여권을 소지하고 여행을 한다.
미국 국민이지만 시민권이 없어 본토에서의 권리가 제약되는(투표권 없음) 속령 출생자(예: 미국령 사모아)도 이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으며, 이들의 여권에는 미국 시민권자들과는 달리 이 사람들은 미국 시민권자가 아닙니다(THIS BEARER IS A UNITED STATES NATIONAL, AND NOT A UNITED STATES CITIZEN)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투표권 유무 외에는 미국 시민권자들이 가진 미국 여권과 차이가 없어서 타국의 비자 정책도 사실상 두 부류를 구분하지 않는다. 미국 여권으로는 북한으로 원칙적으로 여행이 불가능하다. 북한이 돈 되는 미국인의 관광을 막지는 않지만, 끊임없이 벌어지는 미국인 구금 및 사망 탓에 미국 국무부가 2017년 9월부터 특별 허가 없는 북한 여행을 금지하였다.

전과자들에겐 새버전 여권 발급

미국여권은 특이하게도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3개 국어로 적혀 있다. 미국은 연방 공용어가 규정되어 있지 않으나, 프랑스어는 세계적으로 여권의 표준이 확립된 1920년 국제연맹의 원칙에 의한 것이며, 스페인어는 1990년대 푸에르토리코를 고려해 도입되었다. 이외에 하와이, 알래스카 등 주 공용어로 지정된 원주민 언어는 사용되지 않는다. 2019년 11월부터 아동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과자들에게는 일반 여권이 회수되고 새로운 버전의 여권이 발급되었는데, 이 여권의 마지막 면에는 ‘이 여권 소지자는 아동 성범죄로 미국 법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The bearer was convicted of a sex offense against a minor, and is a covered sex offender pursuant to 22 United States Code Section 212b(c)(l)’) 라는 메세지가 적혀있다. 2021년 7월에는 남녀 외 제3성별을 표기가 가능하게 한다.

한편 한국에서 미국 여권을 발급받으려면 주한미국대사관에 방문하여 신청서를 내고 몇 가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신청서는 주한미국대사관 홈페이지 및 미 채신청 홈페이지에 기재되어 있으며, 출력 후 사전작성을 한 뒤 대사관에 제출해야 한다. 당연히 대사관 방문 시 사전예약은 필수이며, 미국 시민과로 예약해야 한다. 미 대사관은 사전예약 없이는 업무를 처리해주지 않는다.

미국 대사관에 방문할 때는 예약시간 15분 전부터 대사관 대기줄에서 기다려야 한다. 보통 미국 시민과 대기줄은 비자과 대기줄과 분리되어 있지만 모두 후문으로 들어간다. 만 16세 이상은 본인이 직접 방문해 신청할 수 있으며, 16세 미만이거나 반드시 보호자나 법정대리인과 함께 방문해야 한다. 들어가서 신청서를 제출하고 지문을 찍고 나오면 끝이다. 이때 16세 미만이나 미국 여권을 최초로 발급받는 신청자라면 2명의 보증인 서명도 추가로 가져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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