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국문화원장 공모 7개월 만에 무산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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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변경공고 ‘적임자 없다’ 삐걱대더니

또 핀셋 기습인사 단행할 듯

■ 11월말 임용후보자 3명 외교부장관에 추천했으나 적격자 없어
■ 김민선 전 뉴욕한인회장-문체부 퇴직관리 등 3명 지원자 탈락
■ 조윤증 현 문화원장 연장불구 후임 못 뽑아 ‘장기공백’ 불가피
■ 문체부 ‘민간인 적격자 없다’…문체부 공무원들 정치권 줄대기

7개월 전 시작됐던 뉴욕한국문화원장 공모가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결국 무산됨으로써 또 다시 뉴욕한국문화원장 공백상태를 맞게 됐다.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10월 1일 공모에 나서 임용후보자를 3명 선정, 외교부장관에게 추천했지만, 역량평가에서 3명 모두 적격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인선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공고 뒤 자격조건을 변경하는 등 처음부터 삐걱거리다 결국 파토가 난 것이다. 미국국적자인 김민선 전 뉴욕한인 회장이 지원, 3명의 임용후보자에 포함돼 신원조회까지 통과됐지만 결국 최종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번 공모에는 박근혜 국정농단사건과 관련, 논란을 빚 었던 오승제 전 뉴욕한국문화원장도 다시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는 민간인 중에 적임자를 찾기 힘들다라며 다시 공무원이 지원할 수 있도록 임용자격 변경을 추진할 것이라는 말도 나돌고 있어 밥그릇 챙기기 의혹도 일고 있다. 어찌된 영문인지 전후사정을 짚어 보았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2018년 11월 1일 부임했던 조윤증 뉴욕한국문화원장, 조 원장의 임기는 2021년 10월말까지지만, 1차로 지난 2월말까지 4개월 연장됐고, 그 뒤 또 다시 지난 4월말까지 2개월 더 연장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조문화원장과의 계약을 6개월간이나 연장하면서 문화원장 공백사태를 막으려 안간힘을 썼다. 계약직 공무원과의 연장계약은 현행법상 6개월이 최대인 점을 감안하면, 기간을 최대한 연장한 셈이다. 하지만 결국 문체부가 연장한 계약기간 내에도 새 뉴욕한국문화원장을 선임하는데 실패, 공백사태를 맞게 됐다. 뉴욕한국문화원장 공모는 공고 중 변경공고를 내고 자격요건을 변경, 처음부터 삐걱대다가 임용후보자 3명을 선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다시 공모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10월 1일 ‘나라일터’를 통해 경력개방형직위인 뉴욕한국문화원장 공모를 내고 10월 18일까지 접수를 마감한 뒤 적임자를 뽑는다는 계획이었다.

인사혁신처의 애매모호한 규정 변경

하지만 인사혁신처는 공모절차가 진행 중이던 10월 중순 갑자기 ‘변경 공고’를 내고 접수기간을 10월 20일까지 이틀 더 늘렸다. 인사혁신처는 당초 응시자의 필수자격요건을 ‘외교공무원 법 제19조 제3항에 의거, 외무공무원은 외국의 영주권을 보유하거나 취득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으나, 변경공고를 통해 ‘국가공무원법 제26조의 3에 의거, 복수국적자의 경우 임용이 제한된다’는 규정으로 바꿨다. 공모를 시작한 뒤 공모의 가장 기본적 요건이라고 할 수 있는 자격요건을 바꾼 것은 사실상 사상 초유의 일로, 김민선 전 뉴욕한인회장이 문화원장에 공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국적자인 김 전회장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됐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김전회장의 인선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이 기회에 복수국적자의 공직임용을 철저히 검토, 적절한 선례를 마련하는 것이 김전회장을 비롯한 모든 복수국적자에 유익하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유야 어쨌건 자격요건이 변경된 상태에서 공모는 진행됐다.

그 뒤 인사혁신처는 공모지원자에 대한 서류심사를 통해 일부를 선발, 11월초 면접을 진행했고, 지난 11월 29일 임용후보자 3명을 발표했다. 임용후보자 선정은 사실상 인사혁신처의 절차는 마무리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통상 이 3명 중에서 문화원장이 선임된다. 당시 인사혁신처는 공고를 통해 ‘중앙선발시험위원회는 면접시험에 따른 임용후보자를 소속장관에게 추천하며, 추천된 사람은 역량평가와 고위공무원 임용심사위원회의 인사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1명을 개방형 직위에 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역량평가란 공위공무원단 진입 전 고위공무원에게 필요한 능력과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 평가하는 제도이며, 개방형 직위 및 공모직위의 운영 등에 관한 규정 제7조 제3항에 따라 소속장관은 중앙선발시험위원회에서 추천한 임용후보자 중에서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한 경우, 임용후보자 중에서 임용하지 않을 수 있다. 또 임용후보자 통지 뒤에도 신원조회 및 채용신체검사 등을 통해 결격사유가 발견된 경우, 임용후보자 추천이 취소될 수 있다. 즉, 인사혁신처가 임용후보자를 추천하지만 사실상 해당부처 장관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민간인 임용후보자3명 배제 이유

이처럼 이미 지난해 11월 29일 외교부장관에게 임용후보자가 추천됐지만, 무려 5개월이 지난 4월말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임용후보자 3명이 역량평가에서 탈락했는지, 아니면 외교부장관이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한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외교부장관은 후보자 3명중에서 문화원장을 찾지 못한 셈이다. 문화원장 직위의 특성상 소속장관은 외교부장관이지만 업무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소관이어서 사실상 문체부 장관의 결단이 주효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임용후보자 3명중에는 김민선 전 뉴욕한인회장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회장은 신원조회를 마치고 임용후보자로 발탁된 뒤 한국을 방문, 역량평가를 받았지만, 최종적으로 임용되지 못했다. 나머지 2명의 임용후보자 역시 문화원장에 발탁되지 못함으로써 3명 모두 부적격 처리된 셈이며, 부적격사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모기간 중에는 중요한 정치 일정이 포함돼 있었다. 외교부가 문화원장 임용을 미루는 사이 지난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선됨으로써 정권이 교체된 것이다. 즉 정권교체도 문화원장 인선무산의 중요한 변수였다고 추정하는 것이 무리가 없다. 또 하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만 임명하도록 한 뉴욕한국문화원장 공모요건을 아예 바꾸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문체부는 ‘임용후보자에 대한 역량평가 등을 실시한 결과 적법한 사람을 찾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 민간인 중에서 제대로 자격을 갖춘 사람이 없다’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깨놓고 말하면 문화체육 담당 공무원만한 적격자가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민간인 임용후보자 중에서 임용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적격자가 없음을 국민에게 알리면서 뉴욕문화원장에 공무원이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려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혹을 근거로 뉴욕문화원장 인선무산은 문체부가 밥그릇 하나를 더 챙기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 존재하는 것이다. 조윤증 문화원장은 당초 계약이 지난해 10월말까지였지만,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자 업무공백을 막기 위해 장원삼 당시 뉴욕총영사가 외교부본부에 4개월 계약연장을 건의, 승인을 받았고, 그 뒤에도 문화원장이 결정되지 않자, 다시 4월말까지 연장을 받았었다. 이는 한국정부의 숙원사업인 맨해튼 코리아센터 건립이 막바지에 이르렀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로 풀이된다. 하루라도 문화원장을 공백으로 두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6개월을 연장했음에도 후임자가 선임되지 않음으로써 결국 공백을 초래하고 말았다.
뉴욕한국문화원장 인선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조윤증 원장이 선임될 때도 인선이 늦어지는 바람에 2개월간 문화원장 공백사태를 빚었다.

오승제 전 문화원장도 원장 응모확인

전임 오승제 원장은 2018년 8월 25일 계약이 만료됐지만, 조윤증원장은 2개월 뒤인 2018년 11월 1일 부임했었다. 이때도 2018년 5월 1일 공모절차가 시작돼 2018년 6월 27일 임용후보자가 결정됐지만, 외교부장관이 최종결정을 미루는 바람에 부임이 늦어진 것이다. 이에 앞서 2015년 인선 때는 더 기막힌 일이 벌어졌었다. 2014년 11월 청와대 행정관 출신의 Y씨가 뉴욕문화원장 공모에 합격해, 발령을 내려는 순간, 문체부장관이 임용을 취소했었다. 그 뒤 이일은 국회에서도 논란이 될 정도로 큰 잡음을 냈다. 그리고 다시 공모에 돌입, 이수동씨가 합격했으나 이 씨는 신원조회과정에서 부적격 사항이 발견됐고, 언론에는 업무역량 부족으로 임용되지 못했다고 알려졌었다. 그 뒤 오승제 제일기획상무가 공모에 합격, 문화원장으로 부임한 것이다. 2명이 내정됐다가 취소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던 것이다.

특히 이수동, 오승제씨 등은 문화계 황태자로 알려졌던 차은택 씨와 송성각 전 한국컨텐츠 진흥원 원장 등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2016년 말 국정농단사태 당시 큰 논란을 빚기도 했었다. 당시 오 원장은 ‘러시아, 두바이, 상파올로 등 제일기획 입사 뒤 20여년 간 해외지사 생활을 하며, 임원까지 승진했다. 이 같은 경험으로 추천을 받았고, 영어시험, 면접 등을 거쳐 선발됐다. 차은택 씨와는 일면식이 없으며,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해명했었다. 실제로 오승제 당시 문화원장은 제일기획에서 20년간 해외업무를 담당하면서 해외홍보 등에서 탄탄한 실력을 쌓았음이 인정돼, 국정농단에도 불구하고 3년의 임기를 모두 채웠으며, 계약만료 직전인 2018년 6월 28일 문체부는 물론 한국정부의 숙원사업이었던 맨해튼 코리아센터의 첫 삽을 뜨기도 했었다. 2009년 부지 매입 뒤 9년간 표류하던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린 셈이다.

이번 공모에서 또 하나 깜짝 놀랄만한 일은 바로 이 오승제 전 문화원장이 뉴욕문화원장 공모에 지원했다는 점이다. 오 전 문화원장은 3년간 문화원장을 역임했다는 전문성을 강조하고 특히 코리아센터를 본 궤도에 올린 사람으로서 이 건물을 완공하고, 운영을 정상화시키는데 일조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승제 전 문화원장이 다시 문화원장에 지원하려 했다는 것은 이래저래 놀랄만한 일이다. 인사혁신처는 아직까지 뉴욕한국문화원장 재공모를 내지 않고 있다. 조만간 재공고가 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며 이때 김민선 전 뉴욕한인회장과 오승제 전 뉴욕문화원장이 다시 한번 재도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문화원장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공무원 지원가능하게 변경시도 소문

조윤증 문화원장은 공모절차개시부터 부임까지 정확히 6개월이 걸렸다. 이를 감안하면 재공모가 시작되면 아무리 빨라도 4개월에서 최대 6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모절차 개시일로 부터 임용후보자 결정까지 통상 2개월 정도 걸리며, 그 뒤 장관의 임용결정, 부임 전 교육 등이 뒤따르게 되므로 빨라도 4개월이 소요되며, 장관이 또 멈칫하면 6개월은 쉽게 지나간다. 이에 따라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당분간 문체부 파견 공무원인 뉴욕총영사관 공보관에게 뉴욕문화원장 대행 업무를 맡겨 코리아센터 건립 등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경력개방형 직위로 공무원은 퇴직 3년이 지나지 않으면 임용될 수 없는 뉴욕한국문화원장 직위, 고위공무원 나등급으로 중앙부처 실장급에도 못 미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는 이 자리에 앉을 사람조차 제때 정하지 못하고 있다. 문화원장 자리는 전 세계 10여개에 달하지만 뉴욕은 어디까지나 뉴욕이다. 뉴욕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음으로써 너도 나도 뉴욕문화원장을 노리고 정치권 등에 대한 줄 대기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각 정부부처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규정된 자신들의 권리와 의무를 적법하게 수행해야 나라가 제대로 돌아간다. 하지만 국무총리나 장관 자리도 아닌 고위공무원 나급에 불과한 문화원장 자리에 대한 인사조차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제때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 장관들의 현 주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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