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바로 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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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초월한 최악의‘묻지마 총격’참사
어린이 19명 교사 2명 포함 21명 사망

‘미국이 바로 지옥이다’

■ 4학년 한 반에서 놀던 어린이 19명 포함 교사 2명 현장에서 사망
■ 뉴욕 지하철 난사사건과 버팔로 슈퍼마켓 참사 이어 올해만 3번째

텍사스주 라티노들이 많이 살고 있는 타운의 초등학교에서 24일 인근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18세 의 살바도르 라모스(Salvador Ramos)라는 고교생의‘묻지 마 총격’으로 4학년 한 반에서 놀던 어린이 19명을 포함, 교사 2명 등 모두 21명이 사망해 미국은 물론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지난 5월 14일 미국 뉴욕주 북부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 발생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으로 10명이 사망한 사건 10일만에 또 다시 벌어진 참상이다. 당시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18살 청년 페이튼 젠드런였으며 이번에도 역시 경찰에 의해 사살된 용의자 라모스가 고등학교 재학중인 18세라는 점에서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4월 12일 오전 뉴욕 브루클린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승객들을 상대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7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을 포함 올해 들어서만 대형 총기사건으로 희생된 무고한 시민만 48명이 넘고 있어 전국적으로 총기규제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미국에서만 있을수 있는 총기참사

이번 사건은 올해들어 미국의 최대 규모 총기 난사 사건이며 지난 2012년 26명의 생명을 앗아간 코네티컷 샌디훅 초등학교 참사 이래 최악의 교내 총기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현재 치명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된 이가 10여 명에 달해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총격 사건은 이날 오전 11시 반쯤 텍사스 남부 소도시(인구 1만 5000여 명) 유밸디(Uvalde)에 있는 롭 초등 학교(Robb Elementary School)에서 벌어졌다. 전교생이 600여 명인 이 학교는 2~4학년(7~10세) 전용 학교다. 사건 당시 점심시간인 데다 다음 날 방학식을 앞두고 있어 들뜨고 소란 스러운 분위기였다고 한다. 방탄복을 입고 픽업트럭을 몰고 온 18세의 라모스는 학교 안으로 들어가 여러 교실을 돌다가, 4학년 교실 한 곳에서 느닷없이 권총과 소총을 무차별 난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놀란 아이들이 창문을 넘어 도망치고 숨었지만, 총탄에 맞아 잇따라 쓰러졌다. 학생을 보호하려 총격범을 막아 서던 교사 2명도 사망했다. 현장에서 숨진 어린이는 19명으로 알려졌으며, 13명은 치명상을 입고 응급실로 실려갔다.

이날 밤늦게까지 유전자 대조 작업 결과를 기다리다 아이의 죽음을 확인하고 오열하는 부모와 가족, 이웃들이 학교와 병원 주변에 가득했다. 유밸디 당국은 이날부터 관내 모든 학교를 폐쇄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끔찍한 비극” 이라 고 했다. 총격범은 롭 초등학교 인근 유밸디 고교에 재학 중인 샐버도어 라모스(18)로 확인됐다. 라모스는 출동한 경찰과 연방수사국(FBI) 진압 요원과 대치하다 사살됐다. 그는 이날 오전 초등학교로 가기 전 먼저 자신의 할머니를 총으로 쏘고 나서 초등학교로 향했다. 할머니는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라모스는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고, 어린 시절 언어장애로 심각한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친구는 “(라모스는) 최근 몇 년간 주변에 폭력을 행사 했고, 재미 삼아 칼로 자기 얼굴에 상처를 낸 적도 있다”고 전했다. 라모스는 고교 3학년이지만, 오랫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아 졸업 요건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규제 반대 공화당에 비난 고조

그는 이달 초 텍사스 주법상 총기 구매 최소 연령인 18세 생일을 맞아 AR-15 소총과 대용량 탄창 등을 구매했다고 한다. 범행 수일 전엔 총기와 탄창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친구에게 따로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모르는 여성에게 “ 비밀을 알려줄게. 내가 뭔가를 할 거야”란 메시지도 보냈다. 라모스가 총기를 난사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날 숨진 자비에르 로페즈(10)군의 어머니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불과 몇 시간 전 아이의 우등상 시상식에 참석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일부 가족은 밤새도록 자녀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렀고, “아이가 나오면 덮어주겠다”며 담요와 인형을 안고 기다리는 부모도 있었다. 브랜든 엘로드씨는 “열 살 딸을 어디서도 찾을 수 없어 일단 장례식장으로 가는 중”이라며 울먹 였다. 백악관 등 워싱턴 DC의 모든 연방 기관은 이날도 조기를 게양했다. 불과 열흘 전인 지난 14일 뉴욕주 버펄로에서 18세 백인 우월주의자가 흑인 밀집 지역 수퍼마켓에서 총기를 난사해 숨진 희생자 10명을 애도하며 건 조기를 내리기도 전에 더 큰 총격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총기 폭력 예방 단체에 따르면, 이날까지 미 전역에서 4명 이상이 죽거나 다친 총격 사건은 총 212차례로 집계됐다. 이 중 초·중·고교 내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총격이 38차례나 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사건 브리핑을 받고 대국민 TV 연설을 했다. 검은 상복 차림의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나온 바이든은 “침대에서 뛰고 품에 안기던 자식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된 부모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총기 규제 주문

부통령 시절인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참사 수습을 지휘하고 총기 규제 입법을 추진했던 그는 “열여덟 살짜리가 총기 상점에 들어가 그냥 총을 살 수 있어선 안 된다”며 “이 고통을 의회가 행동으로 바꿔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바이든이 말한 ‘의회의 행동’은 총기 규제법 처리를 말한다.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은 총기 폭력을 ‘공중 보건을 위협하는 전염병’으로 규정하고 구매시 신원 확인 강화, 대용량 탄창 판매 금지, 부품 을 사서 직접 조립하거나 3D 프린터로 찍어내는 유령총(ghost gun) 규제, 총기 제조사 책임 강화 등 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총기 이익 단체의 반대, 총기 소지를 헌법상 권리로 보는 공화당에 가로 막혀 총기 규제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 팬데믹과 정치 지형의 극단화, 범죄 급증 등에 따른 치안 불안과 총기 규제에 대한 반발로 최근 2년간 총기 신규 구매 건수가 3배 폭증했다. 뉴욕타임스는 각종 총기 참사에 대한 비판에도 총기 제조 업체가 2000년 2222곳에서 2020년 1만 6936곳으로 급증했으며, 인구가 3억 3000만명인 미국에 현재 4억정 이상의 총기가 풀려 있다고 전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희생된 어린이와 어른, 그들의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고 했다. 각국 정상들도 애도 성명을 냈다. 한편 LA카운티와 OC카운티 세리프 당국은 즉각 관내 초등학교를 포함한 공립학교에 대한 비상 안전 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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