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미국 고물가 시대 세계화에 종지부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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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먹구름’이 아니라
불원간‘경제 태풍’직면한다

■ 다이먼 JP모건 CEO, 미국경제 불원간 ‘허리케인’ 경고
■ 연준 양적 긴축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 등 원자재 급등
■ 1970년 비해 개솔린가격 2020년에 무려 1,200% 증가
■ 인플레 잡다가 경기침체 우려 ‘위드 인플레’ 맞는 전략을

개솔린 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여름철 휴가철과 맞물려 자동차 여행이 급증하는 추세도 있지만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미국 경제계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Jamie Dimon, CEO J.P. Morgan)체이스 최고경영자가 지난 1일“미국경제가‘먹구름’ 이 아니라 곧‘경제 허리 케인’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향후 미국경제 전망에 대해 경고했다. 또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에서“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30년간 경험한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단언했다. 세계화 후퇴는 전 세계에 물가 상승을 부른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 대로 40여 년 만에 가장 높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5%대 물가는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특별취재반>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개솔린 가격이 왜 그렇게 비싼가? 캘리포니아는 세 가지 이유로 비싸다. 첫째, 그 주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개솔린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갤런당 51센트를 추가로 부과한다. 높은 세금은 비록 틀을 깨는 많은 사례들이 있지만, 높은 펌프 가격과 느슨하게 상관관계가 있다. (예를 들어, 알래스카는 가장 낮은 세율인 갤런 당 8센트를 부과 하지만, 5번째로 높은 개솔린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또한 배기 개스에 의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과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엄격한 환경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주유소는 생산 비용이 더 비싼 특수 개조된 혼합 연료를 판매 해야 한다. 이 환경 규제들을 종합하게되면 개솔린 가격은 갤런 당 76센트가 더 추가된다. 게다가, 캘리포니아는 소위 “연료 섬”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이것은 걸프 연안의 석유 정제 허브 에서 캘리포니아로 개솔린을 운송하는 파이프 라인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캘리포니아는 전체 소비량 개솔린의 약 30%만을 자체 생산하고 나머지는 개솔린 트럭과 선박에 실어 수입하는 관계상 운송비가 인상된다. 일반적으로 주유소가 정유소나 연료 파이프 라인에서 멀어질수록 운송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더 많은 요금이 부과된다. 비록 캘리포니아가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캘리포니아의 휘발유 가격을 올리는 요소들은 나머지 지역 들에서의 가격 차이를 설명하는데 도움이 된다. 더 높은 개솔린 세금, 더 엄격한 환경 규제, 그리고 더 적은 정유소나 연료 파이프라인을 가진 주에 사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주유소에서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한편 개솔린 가격은 미국 전역에서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북가주 베이 에어리어 지역 주유수 개솔린 가격은 여전히 갤런 당 7달러 선에 도달해 LA등 다른 대도시 지역보다 높다. AAA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일반 휘발유 1갤런의 평균 가격은 지난 3일 금요일 오전 기준 6.24달러였다. 전국 평균 은 최대 $4.71였다. 베이 지역 가격은 솔라노 카운티의 $6.27에서 나파 카운티의 $6.51까지 다양하다. 베이 지역의 3대 도시 중 샌프란시스코의 평균 개솔린 가격은 $6.50로 가장 높고 산호세가 $6.38, 오클랜드가 $6.37이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에서 계속되는 전쟁으로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을 계속 높게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제 많은 사람들이 여름 휴가를 떠나는 바람에 개솔린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라고 전망한다. Gas Buddy의 패트릭 드 한( Patrick De Haan)은 “다음 주 정도에 6.50달러를 볼 수 있고 가격은 어느 시점에서 계속해서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유 공장이 가동을 중단되거나 대규모 “허리케인”이 발생하면 평균이 갤런 당 7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군다나 오는 7월 1일에 캘리포니아 주유세가 발효되어 기록적인 가격에 갤런당 평균 3센트가 더 추가될 전망이다.

10달러… 개솔린 가격 현실로

CNBC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일 뉴욕에서 열린 한 금융 컨퍼런스에서 “여러분이 알다시피 (경제에) 먹구름이 끼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그 말을 바꾸겠다. 이젠 허리케인 으로 다가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열린 JP모건체이스 투자자를 위한 행사에서 다이먼 CEO는 경제에 대한 우려를 “먹구름”이라고 표현했는데, 불과 일주일 새 경제에 대한 염려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의미다. ‘월가의 제왕’으로 불리는 다이먼 CEO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리세션’(경기후퇴) 회피를 위해 강력한 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현재의 상황이 전례가 없다” 면서 “지금은 경제 날씨가 맑아 경제상황이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으며 누구든지 연준이 문제를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허리케인은 곧 닥쳐와 우리를 향하고 있다. 이 허리케인은 소형일지 ‘샌디’ 처럼 초대형일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이먼 CEO은 “JP모건은 ‘허리케인에 대비해 대차대조표를 매우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모두가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걱정하는 첫 번째 이유는 연준의 양적긴축(Q)T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런 정도의 QT를 겪어본 적이 없다. 따라서 역사책을 쓸 수 있을 정도의 뭔가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이달부터 시작될 양적긴축의 영향을 우려했다.

특히 다이먼 CEO는 지난해까지 연준의 양적완화(QE)가 “역효과를 일으켰다. 커다란 실수였다” 라고 비판하면서 “너무 많은 유동성이 풀렸기 때문에 연준으로서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연준은 투기를 멈추고, 집값을 내리기 위해 유동성 일부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 양적긴축 때와 달리 이번에는 각국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외환거래업체들이 시장에 풀릴 미 국채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도 최근 금리조정에 실패했다는 것을 자인했다. 두 번째 우려 요인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유가와 원자재 시장 영향이라고 다이먼 CEO는 지목했다. 다이먼 CEO는 “유가는 거의 틀림없이 더 오를 것”이라며 배럴당 150∼175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40년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 8%

▲ 미국 연방준비제도 청사

한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지난 3월 주주 서한에서 “러시아의 우크 라이나 침공은 30년간 경험한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단언했다. 블랙록은 10조 달러 넘는 돈을 굴리는 글로벌 큰손이다. 핑크 회장은 5년 전 주주 서한에선 브렉 시트(영국의 EU 탈퇴), 트럼프의 대중 무역 정책 등으로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위협받고 있다” 고 했는데, 더 나갔다. 애덤 포젠 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장은 최근 “점차 세계가 미국과 중국에 줄 서는 두 개의 블록으로 나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아직 세계가 완전히 갈라선 건 아니다. 그래서 세계화가 천천히 후퇴하는 ‘슬로벌라이제이션 (Slowbalisation)’ 시대로 규정하는 게 맞을 듯하다. 이 신조어는 2015년 네덜란드 경제 전문가 아지즈 바카스가 만들었는데, 영국 경제 잡지 이코노미스트가 2019년 1월 커버스토리로 다뤄 유행시켰다. 실제 무역과 자본, 정보, 인구 이동을 아울러 세계화 정도를 재는 DHL 글로벌 연결 지수는 2000년대 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 2017년 정점 이후 횡보하고 있다. 세계화 후퇴는 전 세계에 물가 상승을 부른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대로 40여 년 만에 가장 높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대 물가를 볼 것이라고 하고 있다. 5%대 물가는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슬로벌라이제이션이 글로벌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더는 ‘값싼 중국산’이 세계 물가를 낮추지 못한다. 특히 미국 중심 경제권에서 그 영향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세계화 후퇴 로 미국의 근원 물가가 최대 2% 더 올라갈 것으로 추정했다. 둘째, 석유·곡물 등 원자재 공급망도 갈라서면서 원자재 수퍼사이클(장기 상승세)이 온다는 전망이다. 영국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마크 카니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이 물가를 낮췄듯이, 이를 되돌리는 건 인플레이션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물가 급등에 놀라 누구나 쉽게 인플레이션 틀어막기를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해법은 물가 급등 뒤에 있는 슬로벌라이제이션도 고려한 고차방정식이 돼야 한다. 갈라서는 세계를 다시 붙이지 않는 한, ‘물가 때려잡기’에 올인하다가 자칫 물가도 못 잡고 경기만 침체로 빠뜨릴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세 차례 ‘빅스텝 금리 인상’을 예고한 미 연준은 연착륙이 어려울지 모른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동시에 장기 물가 상승 기대는 3%쯤이 적정할지 모른다는 신호를 주고 있다. 2% 물가 목표를 고집 하다가 올 수 있는 경제 충격을 고민하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면서도 안정 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블랙록이 제시한 올해 주요 투자 테마 중 하나가 ‘인플레이션과 같이 살기’다. 결국 미국이 ‘위드(with) 인플레이션’을 꺼낼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5월 고용이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하락했다. 3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 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보다 1.05%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63%, 2.47%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5월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는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에도 고용 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39만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에 줄 서는 두 개 블록

지난 2일 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정례회의를 열고 오는 7~9월 각각 하루 64만 8000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이번에 합의한 증산량은 기존 방침보다 50% 가량 많은 양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완만하게나마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고용이 둔화될 징후가 조금씩 나타나면서 미국 중앙은행 (Fed)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강도가 약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Fed가 지난 3월 발표한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들의 연말 금리 전망치는 1.9%로 6월과 7월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5%포인트씩 인상하는 경우 연말 목표치에 근접 한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은 9월경에는 금리인상이 일시 중단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Fed 인사들은 이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다. 2일 발표된 미국 오토메틸데이터프로세싱(ADP) 고용보고서는 5월 미국 민간부문 신규고용 건수가 12만 8000명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전월치(20만 2000명) 및 전망치(30만명)을 밑도는 수치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민간에서 고용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

기업들의 재고 증가가 이어지지 못한 것이 성장률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올해 1분기 오미크론 확산과 확진자의 증가에 따른 보건 규제 강화 등이 경제에 타격을 주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장기적인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치솟는 물가도 경제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미국 상무부는 3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0.5% 증가했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지난 2월(0.3%)보다 증가폭이 커졌으나, 시장 전문가 전망 치(0.6%)보다는 낮았다. 3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휘발유 가격 급등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인들의 휘발유 구매액은 8.9% 상승했다. 휘발유 판매를 제외하면 3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오히려 0.3% 줄어들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미국의 가계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이는 결국 미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자유롭게 소비하고 있지만, 많은 부분이 소비 증가보다는 가격 상승에 기인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계속된 봉쇄로 미국 내 저축은 크게 늘었다. 그러나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소비력은 기대만큼 크게 늘지는 않았다. 이는 소비가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국 경제에 부정 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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