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추적] 연방검찰, 한인2명 사기혐의 기소한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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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사설기관대출’ 통해
LA한인 21차례 사기대출 적발

■ 2016년부터 4년간 은행서류-면허증 위조 유죄인정합의서 서명
■ 면접심사 않는 온라인 사설대출기관 통해 주기적으로 사기대출
■ 150만 달러 사기대출…실업수당 허위신청으로 9만 달러 가로채
■ 한인 P씨 추징금 73만 달러 미납 땐 재수감…민사판결 날 수도

로스앤젤레스거주 50대 한인남성이 약 4년에 걸쳐 온라인대출기관들을 상대로 20여 차례에 걸쳐 약 150만 달러를 불법 대출받은 뒤 이를 갚지 않은 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남성은 유령기업을 설립한 뒤 이 법인의 은행 예금내역서, 상업용 운전면허 등을 위조해 대출을 받았으며 8만 달러만 갚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남성은 자신과 부인 등의 고용기록을 조작, 캘리포니아 주정부로 부터 6만여 달러의 실업급여를 불법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LA거주 남성은 2017년 송금사기혐의로 100만 달러의 추징금선고를 받았지만 선고직전 주택을 팔아 현금을 챙긴 뒤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아, 검찰이 자산압류에 돌입했다. 이 남성은 증권회사와 은행 등에 자산을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올해 53세로 알려진 한인남성 문아무개 씨, 한때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 아파트를 소유하기도 했던 문 씨가 지난 5월 11일 캘리포니아중부연방검찰에 대출사기 등의 혐의로 전격 기소됐으며, 이미 지난 3월 25일 유죄를 시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방검찰이 캘리포니아중부연방법원에 제출한 문 씨의 범죄기록과 유죄인정합의서 등에 따르면 문 씨는 지난 2016년 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약 4년에 걸쳐 온라인사설 대출기관 등을 상대로 대출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검찰은 문 씨가 한인은행인 오픈뱅크에 ‘9977’로 끝나는 은행계좌를 개설하고 베커, 넥스트웨이브, 온데크, 카피투스 등 6개 사설기관에서 불법대출을 받은 후 이 돈을 오픈뱅크의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돈을 가로챘다고 설명했다. 문 씨는 이미 3월 25일 유죄인정합의서에 서명했고, 검찰은 이로부터 약 1개월 뒤인 4월 25일 같은 서류에 서명했다.

온라인 사설금융기관이 표적

문 씨가 사기대상으로 삼은 사설금융기관은 소기업을 대상으로 대면심사 없이 온라인신청만으로 대출서류 등을 접수받고 대출승인을 해주는 곳이다. 서류제출에서 심사, 승인까지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서류만 위조한다면 얼마든지 대출사기가 가능한 사설금융 기관이 표적이었다. 연방검찰은 문 씨가 공모자들과 함께 지메일 등을 개설하고 임시전화를 개통, 사설금융기관과의 소통에 사용해 대출을 받은 뒤에는 이들 전자우편, 전화 등을 모두 폐쇄하는 방법으로 소통을 끊고 추적을 따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문 씨는 유령기업의 은행예금내역서등을 위조한 것은 물론 사업주가 상업용 운전면허증을 소지한 것처럼 속여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문 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무려 21차례에 걸쳐 149만여 달러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5차례 44만여 달러, 2017년 6차례 52만여 달러, 2018년 4차례 25만여 달러, 2019년 4차례 18만여 달러, 2020년 2차례 10만여 달러 등이다. 4년간 2-3개월마다 한 번씩 거액을 불법 대출받았으며, 이중 8만 4천여 달러만 갚고, 141만여 달러는 갚지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19년 10월에는 문 씨 자신이 유로디자인이라는 회사의 슈퍼바이저로서 연봉 12만 달러를 받는다고 속이고 라이트스트림랜딩에서 4만 달러를 불법 대출받았고, 2020년 1월 3일에는 메릴랜드 주 소재 래피드파이낸스에서 6만 달러를 대출받은 뒤 오픈뱅크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6개 사설대출기관 중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곳은 온덱으로 모두 8차례 63만여 달러로 집계됐고, 래피드파이낸스는 5차례 28만여 달러, 카피투스 4차례에 걸쳐 23만여 달러 등이다. 하지만 문 씨의 범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문 씨는 코로나19로 연방정부 등이 실업보험 지급을 대폭 늘리자 관련서류 등을 조작, 엉터리로 실업보험을 신청해, 캘리포니아 주정부로 부터 이를 가로챈 사실도 드러났다.

허위서류로 거액실업수당 수령

연방검찰은 2020년 5월 캘리포니아 주 고용발전국[EDD]에 자신의 부인이 직장을 잃었다고 속이고 실업보험을 신청, 1만 4408달러를 부정 수령했으며, 같은 해 6월에는 자신이 ‘금호’라는 직장에서 연봉 2만 4천 달러를 받았으나, 해고되면서 일자리를 잃었다고 실업수당신청서를 조작, 1만 6024달러의 실업수당을 불법 수령했다고 밝혔다. 또 문 씨는 같은 해 6월 ‘LP’라는 여성의 이름으로 허위실업수당을 신청, 1만 3160달러를 받게해 줬고, 같은 해 7월 ‘박중’이라는 명의로 실업수당을 신청, 1만 8360달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엉터리 서류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가로챈 실업수당이 도합 6만 1952달러에 달했다.

문 씨는 올해 5월에야 기소됐지만 연방검찰은 이미 지난 2020년 9월 문 씨의 주거지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현금 2만 7372달러는 이미 문 씨의 동의를 거쳐 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검찰은 문 씨에 대한 수사착수 경위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실업수당 사기가 시작된 지 약 3-4개월 만에 압수수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당시 압수수색에서 스마트폰 6대, 랩탑 4대, 데스크탑 3대, USB드라이브, 은행통장 사본, 세금보고서류, 유령회사 법인서류 등을 확보했고, 랩탑 등에서 대출기관에 제출한 허위 은행예금내역서 등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씨는 지난 2006년 로스앤젤레스 사우스그랜드애비뉴의 한 아파트를 매입했으나 지난 2012년 8월 81만 3천 달러 상당의 빚을 갚지 못해 집이 강제매각된 것으로 드러났다.

추징금 미납 한인 자산동결

문 씨는 불법송금, 사기대출 등 2가지 혐의를 받고 있으며, 오는 10월 19일 오후 3시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또 캘리포니아중부연방검찰은 지난 5월 13일 박 아무개 씨를 상대로 압류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검찰은 압류소송장에서 박 씨는 지난 2017년 4월 27일 연방법원으로 부터 송금사기혐의로 징역 22개월 실형과 106만 달러의 추징금을 선고받았으나, 이중 30여만 달러를 제외한 72만여 달러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추징금 미납액 72만 달러 압류판결을 받아 압류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피델리티 브로커리지 서비스와 캐피탈 원이 제 3채무자라고 밝히고 소송장 송달 즉시 박 아무개 씨명의의 자산 등을 동결하고, 10일 이내에 자산종류, 자산액, 자산의 가치 등을 보고하라고 명령했다. 이는 검찰이 박 씨의 자산이 이들 2개 금융기관에 존재함을 이미 확인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피델리티 브로커리지 서비스는 증권회사이므로 아마도 박 씨 소유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며, 캐피탈원은 은행이기 때문에 박 씨의 예금이나 CD 또는 대여 금고 등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본보확인결과 박 씨는 올해 43세로, 2016년 8월 송금사기혐의로 기소돼 2017년 4월말 유죄선고로 22개월간 복역한 뒤 지난 2019년 2월 15일 이미 석방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박씨가 106만 달러 추징금 납부의무를 어겼기 때문에 연방법원에 박 씨를 법정모독 혐의로 기소하고 재수감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박 씨에 대해 정부에 추징금 액수만큼 미지급 금이 있다는 민사판결을 내릴 수도 있다. 한편 박 씨는 지난 2011년 8월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택을 61만 달러에 매입한 뒤 2017년 2월 10일 96만 달러에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씨가 주택을 매도한 시기는 유죄판결이 내린 2017년 4월 27일보다 약 2개월 보름 앞선 시점이었다. 이처럼 박 씨가 자신의 주택을 판결 전 미리 매도하는 등 치밀하게 대응함에 따라 검찰이 남은 추징금을 모두 받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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