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 미국법인 전직원 폭로…세아 미국법인은
‘통과세만 챙기는 전형적 탈세 온상’
■ 전직원, 매매가 명시된 미국법인 무상양도 계약서 법원제출
■ 영업권 집기 등 무형자산 공짜…임대보증금만 18만달러지급
■ ‘미국법인은 주문만 해주고 거액 챙겼다’탈세 사실 전격폭로
■ 세아 ‘미국법인은 적자 회사’주장에 ‘현금 챙기는 통로회사’
연매출 2조 5천억 원이 넘는 세계적 의류수출업체 세아그룹이 오너인 김웅기 회장의 딸에게 미국 종속기업 1개를 사실상 무상으로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해고 및 차별 등의 혐의로 세아그룹과 오너의 딸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전 직원은 최근 세아 측과 오너 딸 간의 세아트레이딩 아메리카매매금액이 명시된 계약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계약서에 따르면 회사의 본업에 따른 가치는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고, 세아 측은 건물주에게 받아야 할 임대보증금과 컴퓨터와 가구 등에 대한 비용만 오너 딸에게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 직원은 오너 딸이 약 18만 달러의 임대료보증금 등을 전액 현금으로 지불했다고 주장하는 등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한편 세아상역은 2019년 말 오너 딸에게 종속기업인 세아 트레이딩 아메리카를 매도하고도 이에 따른 매매대금을 단 한 푼도 장부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오너 딸이 과연 임대보증금등도 지불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4월 28일 세아상역과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 김웅기 세아그룹 회장의 딸 클로이 김 및 사위 김재영 씨, 김 회장 딸의 회사 JD링크 등을 상대로 중재소송을 제기했다 패소한 것으로 드러난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의 전직원 빅토리아 김 씨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세아상역과 김 회장의 딸 측은 지난 6월 1일 중재소송 승소판정을 계기로 별도 소송이 제기중인 뉴욕 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기각판결을 요청하면서, 세아상역 측과 오너 딸 간의 세아트레이딩 아메리카 매매계약서를 제출했지만, 매매금액은 모두 삭제 처리하고 이를 공개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빅토리아 김씨가 지난 6월 17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기각 요청에 반대한다는 문서를 제출하면서 매매금액 등이 명시된 계약서 등을 전격 공개했다.
특히 김 씨는 같은 날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오너의 딸인 클로이 김씨가 2019년 10월 말,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 매매금액인 약 20만 달러를 전액 현금으로 세아상역 측에 지불했다’고 밝혀, 자금출처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만약 김씨 주장대로 오너의 딸이 약 20만 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했다면, 이는 은행 수표로 대금을 결제하는 미국관행과 맞지 않을 뿐 더러, 김씨가 현금 20만 달러를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만달러 이상의 현금입금이나, 현금인출 등은 의심스런 거래로 보고 모든 은행이 금융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딸이 이 돈을 은행에서 현금으로 인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며, 만약 현금으로 보관하던 것이라면, 세금 포탈의혹을 낳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아예 매매대금을 실제로는 단 한푼도 건네지 않았다면, 현금인출에 따른 의심거래 신고와 세금포탈 의혹을 모두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18만 달러를 지불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세아아메리카 오너 딸에게 무상양도
김 씨가 공개한 매매계약서를 살펴보면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는 사실상 오너 딸에게 무상양도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세아상역 측이 6월 1일 뉴욕 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매매계약서를 증거로 제출하면서도 매매금액을 모두 가렸던 것은, 바로 무상양도를 숨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매매계약이 체결된 날은 2019년 10월 21일, 매도자는 세아상역아메리카, 매입자는 오너의 딸이 100% 지분을 보유한 JD 링크이며, 약 18만 달러를 지불하고 자산과 권리 등을 모두 인수한다’고 돼 있다. 특히 매매대금 18만 달러 중 9만 5988달러는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가 입주한 빌딩의 임대보증금이며, 8만 3777달러는 컴퓨터와 사무실 집기 등 모든 유형 자산에 대한 대가로 확인됐다. 임대보증금은 JD링크가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의 사무실 임대권을 그대로 계승함에 따라, 당연히 JD링크가 부담해야 할 돈이며, 유형자산 역시 JD링크가 사용하게 되므로 그 대가를 지불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의 무형자산, 즉 영업권 등 업무등과 관련한 기존권리등도 모두 양도됐지만, 이 무형자산에 대해서는 단 한푼도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아상역이 종속회사인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의 무형자산을 공짜로 딸에게 넘긴 것이다. 사실상 회사의 가치는 컴퓨터나 사무실집기보다 영업권등 무형자산이 알짜배기다. 세아상역은 무형자산의 가치를 ‘0’으로 판단한 것이다. 세아 측은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가 지난 1995년 미국에 설립됐으며, 한국에서 진행되는 거래에 대한 지원업무를 수행한다. 시장조사와 세아의 제품을 미국바이어에게 보여주는 쇼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을 소비하는 회사였고, 영업권이라고 말할 만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직원 김씨는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나 JD링크의 업무는 세아상역의 대형거래선을 관리하면서 이들의 주문을 세아상역과 연결시키는 단순한 행정업무만 처리하고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고 강조했다. 즉 이 회사에서 근무한 직원은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가 세아상역으로 가는 주문을 자신들을 거치도록 하면서 이른바 통행세를 거둔다는 것이다. 이른바 경유만 하고 막대한 이득을 챙기는 통행세는 전형적인 오너 일가의 ‘손 안대고 코 푸는’ 부의 대물림 방법으로 꼽힌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세아 측이 김웅기 회장 딸에게 알짜배기 기업을 그대로 넘겼을 가능성이 설득력을 갖게 된다. 세아 측이야 무상양도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이득이 남는 기업이라고 해명할 수 없는 입장이다. 무조건 적자기업 내지 돈만 쓰는 기업이라서 딸에게 넘겼다고 말하는 것 외에는 해명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미국법인 매각대금 18만 달러 어디로
김 씨는 또 진술서에서 ‘내가 관리하는 기업이 콜스, 갭, 토미힐피거, 캘빈 클라인, 카하트, 탈벗, 브룩스 브라더스, 아세나리테일그룹, 익스플레스등의 어카운트를 관리했으며, 내가 관리하는 기업을 통한 REVENUE만 1억 달러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REVENE를 매출로 볼 것이냐, 수익으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가 발생하지만, 이를 수익이 아니라 매출로 본다고 하더라도, 직원 1명의 매출이 1억 달러가 넘는다면, 그 수수료는 적지 않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세아상역이 김웅기 회장의 딸로 부터 받은 매각대금이 회사장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는 세아 측 주장대로 세아상역의 종속회사로 확인됐으며, 세아상역은 2015년 글로벌세아에서 분할된 기업이다.
즉 적어도 2015년 이후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에 대한 상황은 세아상역의 감사보고서에 기재돼야 한다. 본보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세아상역의 감사보고서를 확인할 결과,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 매매계약에 근거한 매매대금 18만 달러 상당은 전혀 입금된 흔적이 없었다. 계약일자는 2019년 10월 21일, 계약서상 대금은 2020년 1월 15일 이전에 지급된다고 기재돼 있기 때문에 대금은 2019년 10월말부터 2020년 1월사이에 입금됐고, 입금시기에 따라 2019년 감사보고서 또는 2020년 감사보고서에 반영돼야 한다. 하지만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 매매대금은 전혀 반영돼 있지 않았다. 특히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세아상역 감사보고서에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가 언급된 것은 2019년 감사보고서 단 한번이며, 이때 세아상역이 세아트레이딩아메리카에 9233만원을 현금 출자했다고 기재돼 있다.
유일하게 세아상역 감사보고서에 단 한번 현금출자가 기재됐을 뿐 오너 딸에게서 받은 임대보증금과 컴퓨터와 집기 등 유형자산대금등 18만 달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 이 계약서에 세아 측을 대리해 서명한 사람은 김기명사장이다. 과연 오너딸에게 현금으로 받았던 18만 달러는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세아상역 측의 감사보고서 역시, 오너 딸이 무형자산은 공짜로 받고, 임대보증금과 유형자산등은 현금 18만달러를 준다고 계약만 작성하고 그나마 이돈도 지불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더욱 구체적으로 뒷받침한다. 9233만원 현금출자도 기재했지만, 약 2억 원이 넘는 매매대금을 누락시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너 딸의 현금지급에 따른 의심스런 거래 보고 위험과 세금포탈 의혹이 제기될 우려를 피하기 위해서도 현금은 지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고, 세아상역 감사보고서가 그 같은 의혹을 더욱 부채질한다.
‘전형적인 탈세비리 온상’ 주장
세아 측과 김웅기 회장 딸은 지난 6월 23일 김씨의 기각요청 반대의견에 대해 다시 반박서류를 제출하고, 소송이 기각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아 측은 김 씨 측의 매매계약서 공개와 오너 딸의 18만달러 현금지급주장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고 외면했다. 전 직원 김씨 측은 지난해 12월 소송장을 통해 ‘오너 일가가 전형적인 재벌비리를 저질렀다’며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위협을 가한데 이어, 이번에는 매매계약서를 공개하고 현금거래의혹을 주장하는 등 직접적인 공격에 나서고 있다. 어쩌면 재판진행과정에서 김 씨는 더욱 엄청난 내부정보를 공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현재 적당한 선에서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 공개수위를 조절하고 있을 수도 있다. 세아 측은 중재소송에서 승소함으로써 한숨 돌렸지만, 이제 뉴욕주법원에서 원고 측의 더욱 강도 높은 공격에 직면했다. 과연 세아 트레이딩아메리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는지, 아니면 오너 딸이 ‘측은지심’으로, 산타크로스 역할을 한 것인가, 흥미진진한 소송은 당분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