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뉴욕한국문화원장 공모 공무원배제규정 전격 삭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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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공’이 ‘어공’ 이겼다

■ 문체부 뉴욕대첩승리…8년 만에 뉴욕문화원장직 재탈환
■ 8월1일 자격요건서 ‘공무원 배제규정’ 전격 삭제 재공고
■ 박보균 장관 ‘공무원 역차별은 문제’ 박진에게 변경요청
■ ‘영주권자는 영주권포기’명시, 민간인임명 물 건너간 듯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뉴욕한국문화원장 공모가 적임자를 뽑지 못해 무산되자, 10개월만인 8월 1일 다시 재공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민간인 중에 적임자를 찾기 힘들다 라며, 다시 공무원이 지원할 수 있도록 임용자격 변경을 추진할 것이라는 지난 5월초 본보 보도도 적중했다. 뉴욕문화원장 공모에 현직 공무원 및 퇴직한지 3년이 안된 공무원은 지원할 수 없다는 조항이 삭제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문체부가 8년 만에 다시 뉴욕문화원장직을 재탈환했다. 늘공[늘 공무원]이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발붙일 공간을 빼앗아 버린 셈이다. 박보균 문체부장관은 취임직후 업무보고를 받고 뉴욕문화원장 공모에 공무원의 지원을 막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판단, 그 자리에서 박진 외교부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임용자격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뉴욕문화원장 민간인 선발을 8년 만에 유야무야된 것이며 문체부는 밥그릇 늘리기에 성공한 셈이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김민선 전 뉴욕한인회장이 지원, 미국국적자의 임용이 가능한지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고, 사상 첫 민간출신이었던 오승제 전 문화원장이 응시한 사실이 알려지는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뉴욕문화원장 공모, 결국 첫 공모 10개월 동안 적임자를 찾지 못해 인선이 무산되면서 대한민국 정부는 문화원장 인사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여기저기 눈치만 보는 정부’라는 말을 자초했었다. 숱한 논란과 뒷말을 낳았던 뉴욕한국문화원장 인선이 결국 문화체육관광부의 승리로 귀착됐다. 인사혁신처장과 외교부장관은 지난 8월 1일자로, 나라일터에 ‘외교부 주뉴욕총영사관 영사 겸 문화원장 공개모집’ 공고를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1일 첫 공모 공고를 냈다가, 10월 중순 급하게 변경공고를 낸 뒤 임용후보 3명을 뽑고서도 끝내 무산됐던 임용절차가 10개월 만에 또 다시 원점에서 시작된 것이다.

문체부, 8년 만에 밥그릇 되찾아

본보는 지난 5월초 뉴욕문화원장 공모 무산전말을 보도하면서 ‘문체부가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만 임명하도록 한 현재의 공모요건을 바꾸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당시 본보는 ‘문체부가 임용후보자에 대한 역량평가 등을 실시한 결과 적합한 사람을 찾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 ‘민간인 중에서 제대로 자격을 갖춘 사람이 없다’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었다. 지난 5월 본보의 이 같은 예언은 족집게처럼 맞아 떨어졌다. 이 보도가 정확한 사실 이었음이 불과 3개월이 채 안돼 인사혁신처의 공고로 확인된 것이다. 지난 8월 1일 공고 때 명시된 응시자격요건과 지난해 10월 1일 최초 공고 및 변경공고 때 명시된 응시자격 요건이 180도 달라졌다. 당초 공고 때는 응시자격요건 두 번째 항에 최종 시험일 현재 국공립대학의 교원을 제외한 공무원은 임용이 제한된다고 밝혔었다. 또 ‘퇴직한 공무원은 최종시험일 현재 퇴직일로 부터 3년이 지나야 응모할 수 있다’는 상세한 설명도 덧붙였다. 이는 변경공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8월 1일 공고에는 이 같은 공무원 응모 제한규정이 완전히 삭제됐다. 다시말해 퇴직공무원은 물론 현직 공무원도 뉴욕한국문화원장 직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뉴욕한국문화원장직에 공무원 응모를 제한한 것은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4년 7월께였다. 2014년 6월 30일 서류지원이 마감됐으나 문체부가 파리와 뉴욕 등 2개 문화원만 민간인만 지원할 수 있도록 직제규정을 변경했고, 이에 따라 오승제 제일기획상무가 민간인출신으로는 처음으로 2014년 9월 뉴욕문화원장에 임명됐고, 2018년 11월 1일 조윤중 전 SBS 미디어넷 대표이사가 두 번째 민간인 출신 문화원장에 취임했었다.

뉴욕문화원장 자리가 신설된 이후 줄곧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이 이 자리를 맡아왔지만, 지난 2014년 9월 사상 처음으로 뉴욕문화원장에 민간인이 임명된 이후 지난 4월말 조윤중 문화원장이 퇴임할 때까지 약 8년간 문화체육관광부는 뉴욕문화원장 자리에서 배제됐었다. 문체부 직원이 해외에 파견될 수 있는 자리 중 가장 좋은 자리가 뉴욕과 파리의 문화원장직 이지만 이 자리를 민간인에 빼앗김에 따라 내부에서 불만이 폭발 직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침내 8년 만에 공무원이 지원할 수 있도록 변경됨으로써 사실상 밥그릇, 그것도 큰 밥그릇 2개를 되찾아온 셈이다.

박진 외교부장관에게 변경요청

정통한 소식통은 박보균 장관이 취임 뒤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뉴욕문화원장 공모 무산과 관련, 민간에서 공무원만한 적임자를 찾기 힘들다는 보고가 이어졌고, 박장관이 당초 개방형 직위의 취지는 민간인에게 자리를 개방하는 것이며, 공무원의 지원을 막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다. 특히 박장관은 그 자리에서 즉각 박진 외교부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공무원이 지원할 수 있도록 응시자격 변경을 요청했고, 박장관도 문제부가 주무부서임을 감안,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더이상 뉴욕과 파리의 문화원장자리에 ‘어공’이 발붙이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어졌다. 뉴욕대첩에서 ‘늘공’이 어공을 누르고 승리한 것이다. 또 박장관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박장관은 취임과 동시에 밥그릇을 늘려줌으로써 문체부 ‘늘공’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았음은 부인할 수 없다.

또 이번 응시자격 요건에는 ‘외국의 영주권을 보유한 경우 외무공무원법 제31조 및 제19조에 따라 임용 전까지 영주권 포기 필요’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이전 공고에는 ‘복수국적자는 임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했지만 이번에는 ‘영주권 포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이는 한국 국가공무원법이 외국인의 공무원 임용을 허용하고 있지만, 외무공무원법을 적용해 외국 영주권자 또는 외국인의 임용을 막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미국 이민을 가서 영주권 또는 시민권을 획득한 재미동포는 영주권 등을 포기하지 않는 한 임용이 불가능하게 됐다. 한편 뉴욕과 함께 공무원 지원불가였던 파리는 지난 2월 1일 공개모집을 했으며, 이때도 공무원 및 퇴직 3년이 안된 전직 공무원은 지원이 불가능 했다. 하지만 앞으로 3년 뒤 공개모집 때는 뉴욕처럼 공무원지원이 허용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뉴욕도 만약 지난해 10월 공개모집을 통해 임용후보로 선발된 3명중 1명이 임용됐다면 공무원지원 허용은 연기됐을지 모른다.

문체부가 적격자가 없다며 정권이 바뀔 때까지 임용자를 선발하지 않고 버텼기 때문에 오늘의 승리를 쟁취한 셈이다. ‘어공’이든 ‘늘공’이든 중요한 것은 업무능력이다. 어공이 업무수행을 못하느니, 어공이 자격이 없다느니 ‘지적질’이 많지만, 그동안 문체부 ‘늘공’들이 ‘어공’을 무시해 원활한 업무수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도 간간히 들려왔다. 그림자 취급을 했다는 푸념도 있었다. ‘늘공’이 ‘어공’을 ‘무능한 우공’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개방형직위의 취지가 공무원을 배제하라는 것이 아닌 만큼 공무원에 대한 역차별도 없애는 것이 마땅하다.바야흐로 K-CULTURE는 펄펄 날고 있다. 세계를 여행하다보면 지난해부터 한국의 위상은 정말 확연하게 달라졌다. 이제 어느 나라 사람이든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를 알아야 ‘뭘 좀 아는 축에 속할 정도’로 변했고, 서울 뿐 아니라 부산에 대해서도 장황하게 설명하는 외국인들 이 많을 정도다. ‘늘공’이든 ‘어공’이든, 이제는 정말 눈치 보지 말고 일 잘하는 적임자를 하루빨리 선발, 뉴욕에서 제대로 전초기지다운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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