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업자 션고 ‘구본웅이 내 아이디어 훔쳐갔다’ 주장 소송제기
■ ‘2020년 5월 연봉 25만 달러 모든 딜의 10% 보상 약속’주장
■ ‘올해 1월까지 일했지만 마음홀딩스로부터 한 푼도 못받았다’
■ ‘쇼박스 1억천만 달러투자하자 계약대로 10% 달라’ 요구까지
삼촌을 상대로 7백억 원 상당의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구자홍 전 LS그룹 회장의 장남 구본웅 씨가 패소를 우려, 자신들이 운영하던 기업에 대해 파산보호를 신청한 가운데 새로 설립한 마음캐피탈그룹과 구본웅 씨가 미국에서 사기혐의로 민사소송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씨와 함께 사업을 했다는 션 고씨는 구씨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져간 뒤 당초 약속한 보상은 하지 않았다며 1150만 달러 상당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고 씨는 이에 앞서 올해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구씨에게 25만 달러를 요구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으며, 손해배상요구액은 당초보다 45배 이상 증액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고 씨도 다소 무리한 요구가 있는 것으로 보여 소송의 귀추가 주목된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삼촌과 재산싸움을 벌이면서 자신의 기업에 대해 파산보호를 신청한 구본웅 씨에게 불운이 겹치고 있다. 구씨가 포메이션그룹을 사실상 버리고 마음캐피탈 등 마음그룹으로 갈아탔지만, 갈아타자마자 사기혐의로 피소됐다. 18세 때부터 코히어런트라는 회사의 CEO라고 주장하는 뉴저지거주 한인남성 션 고씨, 고 씨와 고 씨의 기업인 코히어런트[KOHERENT]가 지난 8월 4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구본웅 씨와 마음홀딩스주식회사, 마음캐피탈그룹 등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본웅 씨는 지난 2004년부터 2012년까지 LS그룹 초대회장을 역임한 구자홍 씨의 아들이다.
이메일 서신 ‘법적 효력’ 논란
고 씨는 소송장에서 ‘구본웅 씨와 2020년 5월 5일 사업비밀 등의 비공개합의서[NON CIRCUMVEN-TION AGREEME-NT]를 체결한 뒤 올해 1월까지 구씨가 설립한 마음 홀딩스주식회사, 마음캐피탈그룹 등 마음관련사들을 위해 좋은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제공했지만 당초 약속과 달리, 이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마음 관련사들은 지난 4월 쇼박스에 1300억 원 상당을 투자, 관심을 끌었던 기업이다. 고씨는 ‘나는 나의 아버지와 함께 뉴저지 주 포트리의 100 올드 팰리세이드로드에 코히어런트 라는 기업을 설립했으며, 우리 가족은 고패밀리로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에 대해서는 ‘구본웅은 한국국적자지만 캘리포니아 주 팔로알토에 살고 있으며, 한국의 부유한 가정출신이며, 나의 도움으로 마음계열사 등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구본웅 씨는 지난 2004년부터 2012년까지 LS그룹 초대회장을 역임한 구자홍 씨의 아들로, LG가의 3세에 해당한다. 또 본보확인결과 코히어런트의 주소지인 100 올드 팰리세이드로드는 38층짜리 주거용아파트였다. 특히 고씨는 ‘마음엔터테인먼트/뮤직을 설립하고 최고경영자를 맡았으며 마음관련사를 통해 K-뷰티사업, 즉 한국화장품의 세계화를 추구했고, ‘샵마음’이라는 한국인전용 온라인쇼핑 사이트를 개설했으며 마음캐피탈그룹의 사장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고 씨는 마음엔터테인먼트 만 자신이 최고경영자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마음의 다른 계열사에는 ‘PRESIDENT’라고 주장, 최고경영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씨는 ‘당초 구씨가 나에 대한 보상으로 첫째, 연봉 25만 달러, 둘째, 마음 계열사 모든 딜의 10%, 셋째, 마음계열사 자산 이자의 2%, 넷째, 마음계열사 모든 지분의 10%를 주기로 합의했으며, 양측이 서면으로 기재한 것도 있다’고 주장했다.
고 씨가 보상을 서면으로 합의했다는 것은 계약서 등이 아니라 이메일로 확인됐다. 고 씨가 제출한 증거에 따르면 고 씨는 지난 2020년 5월 15일 구씨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지난 5일 내게 포메이션의 창립 파트너 및 프레지던트의 타이틀을 주기로 합의했으나, 이를 마음캐피탈로 바꾸기로 했으니 다시 확약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연봉 25만 달러, 모든 딜의 10%, 마음홀딩스의 2%등을 주기로 합의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고 씨는 이 이메일을 보내 구씨에게 확약을 해달라고 요구했고, 구씨는 ‘CONFIRMED’라는 단 한단어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합의가 법적인 효력이 있는지는 법정에서 다투겠지만 고 씨 말대로 확약을 받은 것으로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1억 8백만 달러 투자 커미션 10% 요구
고 씨는 또 ‘구씨가 지난 2020년 6월 29일 온라인투자설명회에서 나를 마음계열사들의 창업 파트너이며 공동소유자이고, 마음엔터테인먼트의 최고경영자라고 소개했다’고 강조했다. 고씨는 ‘구씨가 계약을 위반하고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하고, ‘2020년 5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일한데 대한 연봉미지급액 64만 5천 달러, 1억 8백만 달러짜리 딜의 10%인 1080만 달러 등 1145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고씨는 ‘온라인투자설명회가 열린 사이트는 아이비폰 [IVYFON–아이비패밀리오피스네트워크]로, 나와 구본웅 씨처럼 유력한 집안들의 투자네트워크’이며, 내가 구씨를 위해 이 사이트 설명회를 주선했다’고 밝혔다.
고 씨가 주장한 1억 8백만 달러 딜이란 지난 4월 15일 마음개피탈그룹 계열사인 마음스튜디오가 쇼박스에 1316억 7300만원을 투자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이 투자를 딜이라고 하고, 자신이 당초 마음계열사 모든 딜의 10%를 받는 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이 투자액의 10%를 요구한 셈이다. 하지만 당초 약속의 문구는 ‘10% OF CARRY ON ALL DEALS’라고 기재돼 있기 때문에 이를 둘러싸고 큰 마찰이 예상된다. ‘투자를 받은 딜의 10%’라고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며, 쇼박스케이스는 마음관련사가 투자를 받은 것이 아니라 투자를 한 것이기 때문에 10% 보상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상 투자를 유치하면 브로커 등에게 일정률을 보상해 주는 경우는 많지만 거꾸로 투자를 받은 것이 아니라 투자를 한 경우 보상을 해주는 일은 드물다.
당초 문구에 ‘투자를 받은 경우’라고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것이다. 또 고 씨가 ‘내가 마음엔터테인먼트/뮤직의 최고책임자이며 한국영화와 한국음악을 미국에 소개했다’고 강조한 것도, 마음스튜디오의 쇼박스투자가 당초 자신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 씨는 소송이전에 이미 내용증명성의 서한을 구씨에게 보내 적절한 보상을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 씨가 자술서와 함께 제출한 증거에 따르면 고 씨는 이미 지난 1월 25일 변호사를 통해 구씨에게 보상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 씨 측 변호사는 이 서한에서 ‘2020년 5월 구씨가 고 씨를 마음관련회사들의 창업 파트너, 사장, CEO로 임명하기로 하고 연봉 25만 달러 등을 주기로 했으므로 이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고 씨의 변호사는 ‘이 서한의 날짜로 부터 2주 이내에 25만 달러만 주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고 씨는 또 약 1개월 뒤인 2월 21일에도 변호사를 통해 구씨에게 서한을 보내 ‘마지막 선의의 제안이다. 이 편지를 받는 날로 부터 5일 이내에 25만 달러를 달라’고 요구하고 ‘만약 이행이 되지 않으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고 씨는 구씨에게 두 차례 25만 달러를 달라고 요구한 뒤 구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요구액도 당초 25만 달러였으나 구씨가 쇼박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함에 따라, 이 투자의 10%를 자기에게 달라며, 배상액을 25만 달러에서 1145만 달러로 무려 45배 정도 대폭 늘렸다. 이에 대해 구씨 측은 소송장이 채 송달되기도 전인, 지난 8월 16일 연방법원에 일찌감치 변호사 선임계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 씨가 이미 두 차례 내용증명성의 서신을 보내 25만 달러의 보상을 요구했던 만큼, 구씨도 소송가능성에 대비했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구 씨의 발 빠른 즉각 소송 대응
한편 마음캐피탈그룹은 지난해 8월 24일 델라웨어 주에 설립됐고 하루 뒤인 8월 25일 캘리포니아 주에도 법인등록을 마쳤다. 또 마음스튜디오와 마음스튜디오1이 지난해 12월 13일 델라웨어에 설립된 뒤 같은 날 캘리포니아 주에 법인등록을 마쳤으나, 이들 3개 법인의 대표이사는 고 씨가 아니라 박성수씨이며, 세크리테리는 ‘레이 영 장’으로 역시, 고 씨가 아니었다. 이처럼 마음캐피탈 등은 지난해 설립됐지만, 구씨와 고 씨 사이의 이메일을 보면 이미 지난 2020년 5월께 포메이션그룹을 마음캐피탈 등 마음관련사로 옮겨 타려고 준비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구씨가 예스코홀딩스에 대한 사기혐의가 문제될 것을 미리 알고, 일찌감치 대책을 세운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고 씨가 자신의 아버지와 자기가 설립한 회사라고 주장한 코히어런트를 인터넷에서 검색한 결과 웹사이트가 1개 나왔다. 코히어런트는 웹사이트에서 2003년 서울에 코히어런트 사무소를 처음으로 설립한 뒤 2004년 뉴욕오피스, 2008년 팔로알토 오피스를 오픈했고, 지난 20년간 약 150건, 2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업체의 투자 사실들이 보도된 언론기사 등은 찾을 수 없었다. 또 이 웹사이트에는 코히어런트의 주소가 뉴욕 맨해튼의 295 메디슨 애비뉴라고 기재된 반면 소송장에는 이 회사의 주소지 포트리의 한 아파트이며, 이는 고씨의 주거지로 추정된다. 또 주요 인물을 소개한 ‘우리의 핵심팀’에는 션 고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존 고와 션 고 본인 및 데이빗 리, 강준호 씨 등 4명이 등재돼 있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데이빗 리로, 실리콘이미지라는 세계적인 벤처기업을 설립한 사람이다.
데이빗 리가 창업파트너이며 기술파트너로서 중책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또 고 씨가 자신의 아버지라고 밝힌 존 고씨는 30년 이상 경력의 공인회계사로 딜로이트, KPMG, 언스트앤영 등에서 회계사로 일했으며, 10년 이상 이머징마켓에서 사업을 했다고 기재돼 있다. 고씨는 링크드인에서 2003년 9월부터 현재까지 코히어런트의 체어맨이라고 밝혔으며, 지난 201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코즈넥션에서 풀타임 레코딩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씨는 1985년생이므로, 18세때부터 코히어런트의 체어맨으로 일한 셈이다. 본보가 뉴저지 주 정부에 조회한 결과, 코히어런트는 지난 2010년 8월 26일 뉴저지 주에 설립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19년 8월 20일 정관 6조를 개정, 션 고 씨가 CEO란 문구를 넣고 사업장 소재지도 자신의 아버지의 알파인집에서 자신의 포트리 아파트로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 씨의 경력사항과 실제 법인서류에 기재된 내역이 일부 다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