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만 SM소유지분매각’은 ‘내 재산 얼마’ 호기심에서 비롯돼
■ 단독협상자 CJ ENM 협상 결렬이어 카카오엔터와도 협상 깨져
■ 카카오, 19%지분 인수 8900억원 제안, SM 주가 3배 파격제시
■ 협상자 측 ‘자신 재산가치 알기위해 우리 가지고 놀았다’ 불만
지난 20일 수원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채웠던 SM타운콘서트,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일본인 15만 명을 사로잡았던 SM타운라이브의 일본 공연, 이처럼 SM은 3년 만에 한국과 일본에서 초대형콘서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엔터회사로서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SM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잡음이 일고 있다 이수만회장이 추진해 온 자신의 SM지분 매각이 CJ ENM와의 협상결렬에 이어 카카오엔터와의 협상도 사실상 파탄지경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초부터 이회장이 지분매각의사가 없이 자신의 지분의 가치가 얼마인지 떠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수만회장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이 SM의 일감을 싹쓸이하면서 수익을 독차지, 주주들이 계약서 공개 등을 요구하며 들고 일어나고 있다.
CJ-카카오 ‘농락당했다’ 비분
카카오엔터가 지난 7월 중순 SM에 최종인수제안서를 보냈지만, SM이 이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음으로써 양측의 결별통보만 남았다는 것이 엔터업계의 진단이다. 이수만 회장이 지난해부터 자신의 SM 지분을 매각을 추진하면서 CJ ENM에 이어, 카카오엔터와 협상을 벌였지만 2군데 모두 파토가 난 것이다. 카카오엔터는 이회장이 물밑에서 지분매각을 추진하던 2021년 말부터 지금까지 줄곧 강력한 매입의지를 밝혔었다. 이회장의 지분이 약 19%에 달하는 만큼 이 지분을 사들이면 SM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10월 SM이 CJ ENM을 우선협상자로 지명한 뒤 단독협상을 벌일 때도 물밑에서 끊임없이 진정한 매입의사가 있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 몰래 데이트하듯 남들 안보는 테이블 밑에서 발로 툭툭 차며 애정을 표시한 것이다.
결국 카카오엔터는 올해 2월 중순 SM과 CJ ENM의 협상이 결렬되자 곧바로 제안서를 던지고 단독협상에 돌입했다. 카카오엔터는 이수만회장이 보유한 18.9%의 지분을 890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올해 2월 SM의 주가는 약 6만2천원에서 7만 3천원 사이를 오갔다. 최대치인 7만 3천원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1조7300억 원 상당으로, 이수만 회장의 보유주식 평가 액은 약 3820억 원이다. 또 최저치인 6만2천원기준으로는 시가총액이 1조 4750억 원 상당으로, 이 회장지분 평가액은 2800억 원 상당이다. 즉 이수만 회장보유주식의 시가가 2800억 원에서 3800억 원이었지만, 카카오엔터는 이에 두 배가 넘는 8900억 원을 주겠다고 파격적 제안을 한 셈이다.
또 카카오엔터가 지분매입이후에도 이수만 회장에게 5년간 카카오엔터의 음악사업 총괄을 맡기는 것은 물론, 카카오엔터 지분투자기회도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야말로 파격적 제안이다. 1952년생인 이수만 회장은 올해 70세로, 5년 더 카카오엔터의 음악사업을 총괄한다는 것은 75세까지 그에게 지휘봉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카오이사회에서 SM의 가치와 시너지효과에 의문을 제기했고, SM이 3월말 주주총회에서 일부주주들의 강한 불신을 받고 있음이 다시한번 드러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결국 카카오는 지난 7월 인수가격을 6천억 원대로 하향조정한 제안서를 SM에 보냈고, 그 뒤 SM은 말문을 닫았다는 것이 엔터업계의 뒷얘기이다.
‘이수만, 애초부터 매각의사 없었다’
카타오 측이 인수액을 6천억 원대로 내린 것은 SM의 주가하락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SM의 시가총액은 약 1조 6천억 원 정도이며 이에 따른 이 회장 지분 평가액은 약 3천억 원 정도이다. 지난 2월 제안 때와 비슷한 배수를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일부 내부반발에도 불구하고 최초 제안과 비슷하게 후한 제안을 한 셈이지만 이수만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엔터업계에서는 과연 이 회장이 진정한 매각의지 없이 단지 내 재산이 얼마나 될까하는 호기심 차원에서 매각 운운한 것이라는 비판까지 낳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돼 단독협상을 벌이다 2월초 인수가 무산됐던 CJ ENM역시 강력한 불만을 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 측은 자신들이 최고의 조건을 제시하며 협상에 최선을 다했지만, SM 측은 마지막 결렬선언 외에는 협상과정에서 이렇다 할 구체적 제안도 한 사실도 없다며 진정성여부에 의문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역시 매각추진의 본질은 ‘이회장의 재산총액 궁금증 해소차원’이라는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회장이 과연 자신의 지분을 계속 가지고 있다고 한들 앞으로 6천억 원을 뽑아낼 수 있을까? 지금보다 주가가 2배 더 뛰어야 평가액이 6천억 원이 될 수 있다. 평가액이 6천억 원이 된다고 한들, 이처럼 많은 주식을 한꺼번에 시장에 던지면 주가가 폭락해서 6천억 원을 받아내기는 하늘의 별따기이다. 결국 이수만 회장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받아 특정회사에 주식을 넘기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한 셈이다. 가지고 있어봤자 6천억 원은 고사하고 3천억 원도 받기 힘든 것이 현실, 결국 이 같은 현실이 이 회장을 다시 협상테이블로 몰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이브를 비롯, 여러 엔터회사들이 약진하는 것을 고려하면 SM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2000년에 원사이드한 1강의 ‘1강’이었다면, 현재는 3강중 하나이며 앞으로는 더 많은 경쟁사들 중의 하나, 그저 ‘원오브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마도 이 회장은 6천억 원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에 지분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독선적 경영과 사익편취 논란
SM을 둘러싼 논란의 대부분은 오너리스크에 비롯된 측면이 크다. 특히 이 대표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의 SM 뽑아먹기는 몇년 전부터 의혹이 터지고 있지만 수습이 되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주주행동주의펀드 연합체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7월 13일 SM엔터테인먼트에 이수만회장의 사익편취의혹이 해소되고 있지 않다며, 이회장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구체적인 계약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포럼 측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 K팝한류열풍의 토대를 닦은 선구자지만, 한편으로는 독선적인 경영과 사익편취 논란으로 일반주주와 갈등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고 투명경영을 촉구했다.
특히 ‘이수만 회장이 창업자이자 최대주주라는 지위를 이용, SM과 프로듀싱계약을 맺고, 매년 SM 영업이익의 30-40%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을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으로 이전해 왔다’고 주장했다. 포럼 측은 ‘SM엔터테인먼트는 라이크기획과의 구체적 계약내용을 공개하고, 라이크기획이 SM엔터테인먼트에 제공한 용역의 내용과 가치평가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이사회와 주주를 설득할 수 없다면 즉시 라이크 기획과의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만 회장이 이른바 ‘프로듀싱’ 명목으로 막대한 돈을 챙겨가는데, 이수만 회장이 과연 SM에 어떤 서비스를 제공했고, 그 서비스의 가치가 얼마인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해보자는 것이다. 이수만회장이 라이크기획을 통해 SM엔터테인먼트의 일거리를 싹쓸이한다는 의혹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신이 대주주임을 악용,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진을 움직여,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발 절차없이 무조건 일거리를 가져간다는 것이며, 더 큰 문제는 그 일거리의 수행 대가도 객관적 평가없이 이회장이 원하는 대로 일방적으로 산정,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019년 주주자격으로 ‘SM엔터테인먼트와 라이크기획 간의 합병’을 요구했지만 SM은 이를 거절했다. 또 올해 초 얼라인파트너스가 라이크기획과의 계약해지 등을 요구했지만, 이를 또 다시 거부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라이크기획은 이수만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회사인데, SM엔터테인먼트 연간영업이익의 최대 46%를 가져갔다’고 밝혔다.
리스크 의무 없이 권리만 누려
SM 상장 이후 2000년부터 2021년 3분기까지 라이크기획이 모두 1427억 원을 가져갔다는 것이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SM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돈이 114억에 달하며, 지난해 하반기 지급한 돈이 124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돈이 약 238억 원에 달하는 것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485억 원 임을 감안하면 정확히 25%가 대주주회사에 지급된 것이다. 또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425억 원임을 감안하면 29.2%에 달했다.
한때 영업이익의 46%에 달하던 것이 특혜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나마 줄였음에도 과도하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이수만 회장은 2000년대 후반 횡령-탈세의혹으로 세무조사를 받은 뒤 2010년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회사에서 발생하는 법적 책임을 피하고 있으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임원의 보수공개의무에서도 벗어난 상태다. 하지만 이 회장은 무관의 제왕이다. 대표이사 등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 왕관을 벗은 듯 하지만, 여전히 SM의 최대주주 이다. 따라서 의무는 없이 권리만 누린다는 점에서 황제로 군림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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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ABC방송 조수희 씨에게
지난해 50억 빌라 통근 선물로 화제
대한민국 최고의 엔터기획자, 한류전도사로 불리는 이수만 회장(70)은 지난해 미국 ABC방송 동남아 지국장인 조주희 씨(53)에게 통 큰 선물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22일 서울 강남구 청남동 상지리츠빌 카일룸 3차의 전용면적 196제곱미터, 60평짜리 빌라를 조주희 씨에게 무상증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17살 나이차이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화제가 됐었다.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이 빌라를 38억9천만 원에 매입했으며, 지난해 무상증여당시, 시가 약 50억 원 상당으로 추정됐다.
한강이 훤히 보이는 초호화아파트는 2009년에 준공됐으며, 지하 3층, 지상 19층에 아파트 19채와 오피스텔 8채로 이뤄져 있다. 이처럼 아파트, 즉 주택을 20채 미만으로 지은 것은 마음대로 분양가를 받기 위해서다. 당시 규정상 20가구 미만의 주상복합 건물은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지않기 때문에 가장 비싼 아파트가 되기 위해 19채로 만든 것이다. 이 아파트는 주방용품은 독일 밀레, 가전제품은 미국 바이킹 등으로 모두 장착돼 있고, 피트니스센터, 영화관등 입주민 편의시설이 있다. 하지만 사생활 보호를 최상의 가치로 삼는 부자들의 특성을 고려하면, 과연 누가 자기 얼굴을 다 드러내면서 반바지를 입고 러닝머신을 뛸까?
과연 누가 가슴골이 드러나는 운동셔츠를 입고 바벨을 들까? 결국 피트니스센터 등 공동편의시설은 그야말로 전시용인 셈이다. 이아파트는 복층과 단층이 섞여 있으며, 제일 큰 규모는 전용면적 273제곱미터, 약 90평의 복층형 펜트하우스이다. 이 펜트하우스에는 개인 정원과 야외노천탕도 마련돼 있다. 이수만 회장은 1980년대 초반 캘리포니아주립대 대학원에 유학할 때 부인 김은진 씨를 만나 1984년 결혼한 뒤 지난 2011년 5월부터 로스앤젤레스 스튜디오시티의 단독주택을 매입해 거주하고 있었고 본지가 최초 보도한 말리부 해변가에 호화별장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부인이 암에 걸린 후 이회장이 지극정성으로 간호했으나 2014년 9월 부인이 먼저 세상과 작별,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었다. 그 뒤 이 회장은 계속 독신으로 지내다 조수희 씨를 만나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슬하에 두 아들이 있는데 수년전부터 이 회장과의 불화를 겪고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