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은 여행자수표 굴비 속에 숨겨 27만 달러밀반출하다 쇠고랑차고
■ 부인은 대원각 운영하며 일본인 관광객에 성매매 알선하다 구속되고
■ 1987년 거액 외환 밀반출 종자돈으로 뉴저지 팰리세디움 대원 창업
■ 2006년 대원 매각 뒤 사업전환–킹사우나 매입 승승장구하다 경영난
지난 1982년 6월 10일 김포공항 출국장 검색대에서 적발된 34만 달러가 담긴 가방,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27만 달러 외화밀반출이 추가로 적발됐으니, 바로 이 사건이 대원각 외화 밀반출 사건이다. 한국요정업계의 쌍벽을 이루던 삼청동 삼청각의 주인 이정자 씨와 대원각의 주인 이경자씨 남매가 미화 27만 달러를 해외로 빼돌렸다가 적발된 것이다. 검찰수사결과 이경자씨는 고총사촌 동생인 이재완 미투리양화점 대표 및 부인 안효경 씨와 짜고 1982년 1월 11일부터 5월 11일까지 암달러상으로 부터 미화 27만 달러를 사들여 미국으로 밀반출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재완 씨의 부인 안효경 씨와 이경자씨는 함께 미국여행을 떠나면서 1천 달러짜리 여행자 수표 2백여 장을 굴비 속에 숨겨서 미국으로 밀반출했다.
굴비 속에 여행자 수표 숨겨 밀반출
즉 선물로 가져간 굴비 배속에 각각 15장씩, 1만 5천 달러씩 넣었고, 이같은 달러 굴비 약 20마리를 가겨갔고, 미국에 도착한 뒤 이 돈을 뉴저지 주의 한 은행에 예금해 둔 것으로 밝혀졌었다. 이 과정에서 세일관광 전태연사장과 최명규 부사장이 이재완 씨로 부터 7백만 원을 받고, 세일관광 뉴욕지사 주재원으로 미국에 출장가는 것처럼 재직증명서 및 출장증명서를 조작, 사용여권을 발급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바로 이 사건의 주범격인 대원각의 주인 이경자씨가 현재 뉴저지 킹사우나의 실질적 오너인 이태희 씨의 부인으로 확인됐다. 이태희 씨가 중정요인출신임은 뉴욕뉴저지 한인사회에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들 부부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외화밀반출 사건의 당사자라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당시 이경자씨는 구속 한 달여 만인 8월 16일 서울지법 남부지원 박준용 부장판사의 보석결정으로 풀려나고, 이경자의 사촌 동생인 이재완도 박준용부장판사의 후임으로 재판장이 된 정명택 부장판사의 보석결정으로 9월 13일 풀려났다.
그 뒤 1982년 10월 18일 1심 선고공판에서 이경자피고인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고, 매우 특이하게도 검찰과 피고 양쪽 모두 항소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당대 최고의 요정 여주인이 거액의 외화를 밀반출하려다 적발됐는데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것도 이상하거니와, 서슬퍼런 전두환 정권 아래서 외화밀반출범이 체포 한달 만에 보석으로 풀려난 것도 놀랄만한 일이었다. 알고 보니 이 씨 측은 보석 석방을 위해 대법원장 비서관이던 강건용에게 3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전달했고 이 사실이 청와대 사정팀에 제보됐다. 청와대 사정비서관실은 이 제보를 안기부에 던졌고, 안기부는 1983년 1월 5일 수사에 착수했다. 안기부는 같은 날 사표를 제출한 강건용과 관련자 9명을 즉각 연행, 조사한 결과 강 씨가 이경자 보석청탁을 포함, 모두 8건의 사건에 개입해 4450만원의 뇌물을 받았고, 인사 청탁 2건에 210만 원 등 4660만원을 받았으며, 3만 4천 달러의 재산을 국외로 도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강 씨는 대법원장 비서관이라는 직위를 악용, 유태흥대법원장 등 대법원 판사 3명, 고법원장 1명, 지법원장 3명, 지법부장판사 2명 등에게 사건을 청탁, 대부분 관철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안기부는 수사 일주일만인 1월 12일 강건용과 외화밀반출사건 보석관련 금품수수 증거품등을 대검 중앙수사부에 이첩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그 뒤 대검 중앙수사부가 대원각 외화밀반출사건을 재수사하면서 이경자씨의 남편인 이태희 삼호개발고문 등 5명이 구속됐고 보석으로 풀려났던 이경자씨와 이 씨의 언니 이정자 씨, 이정자 씨의 남편인 한합규 기원관광 대표등도 불구속 입건됐다. 대원각 외화 밀반출사건으로, 당초 이태희 씨의 부인 이경자씨만 구속돼 실형선고를 받았지만, 대법원장 비서관을 통해 보석청탁이 드러나면서 재수사가 진행돼 이 씨의 남편 이태희 씨 역시 구속됐던 것이다. 킹사우나 주인 부부가 모두 외화밀반출혐의로 구속, 유죄처벌을 받았던 것이다.
1991년엔 이경자씨 기생관광으로 또 구속
이 뿐만이 아니다. 1982년 외화밀반출로 전 국민을 놀라게 했던 ‘대원각 사모님’ 이경자 씨는 약 9년 뒤 다시 한번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1991년 12월 28일 서울지검은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접대부를 소개한 뒤 윤락행위를 시키고 화대를 가로채 온 대원각의 주인 이경자씨를 5명과 포주 7명 등 12명을 윤락행위방지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또 일본인 관광객을 모집, 요정 등 술집에 알선해 온 고려여행사 국제부장 등 여행사 간부 2명을 구속하고 3명을 입건, 9명을 지명 수배했다고 당시 언론은 보도했다. 당시 검찰은 대원각의 실질적 소유주인 이경자씨가 1989년 성북구청으로 부터 대중 및 유흥음식점 허가를 받아 성북동 323번지와 324번지 일대에 주식회사 형태의 대원각이라는 대형 갈비 음식점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음식점 안의 전체 점포 44개중 대중음식점 허가만을 받은 40개 점포에서도 접대부 70-80명과 악사를 고용, 불법적으로 유흥음식점인 요정영업을 해온 혐의라고 밝혔다.
또 대원각의 지배인과 마담 등은 접대부를 일본인 관광객에게 소개, 윤락행위를 시킨 뒤 이들이 받은 화대 3만-4만엔 중 3만원씩을 소개비로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바로 이 기생관광 혐의로 구속됐던 이경자씨가 이태희씨의 부인 이경자씨로 확인됐다. 이 씨 부부는 1982년 외환밀반출, 1991년 기생관광 매춘주선 등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의 주인공인 것이다. 이 씨 부부는 뉴저지 주 포트리에 팰리세디움 대원이라는 대형연회장 및 식당을 오픈한 것은 지난 1987년, 이 씨 부부가 1982년 외화를 밀반출, 뉴저지 주 은행에 예금했었던 사실을 감안하면, 이때 밀반출한 돈 등이 팰리세디움 대원 인수의 종자돈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원이라는 이름 역시 자신들이 서울에서 운영하던 요정 대원각의 이름을 딴 것이다.
팰리세디움 대원은 그 규모가 무려 7만 스퀘어피트 규모에 이르렀다. 팰리세디움 대원은 호화 연회장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워낙 규모가 커서 운영이 원활하지 못했다. 손님을 어지간히 유치해서는 엄청난 관리비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결국 이 씨 부부는 2006년 8월말 스포츠센터까지 포함해 전체 부동산을 한미합작투자법인에 매각했었다. 당시 매각 금액이 3천만달러정도로 알려졌지만, 모기지등을 갚고 남은 돈으로 태권도사범출신 부동산개발업자인 김병택 씨가 설립한 킹사우나를 인수,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씨 부부는 킹사우나는 물론 포트리 르모인애비뉴에서 한인식당도 직접 운영하는 등 요식업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지만, 이 또한 경영난을 겪다가 하용화 전 뉴욕한인회장의 여동생 하은희 씨에게 매각했고, 하 씨는 채 1년도 못돼 결국 파산을 신청, 한인은행들은 대출금을 몽땅떼이는 바람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직원-채무자들, 노동부 국세청 고발봇물
이 씨 부부의 주력사업인 킹사우나는 한때 한국인은 물론 미국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식 목욕문화를 접한 미국인들이 불가마식 사우나를 극찬했고,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면서 날마다 만석일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그 뒤 뉴욕 플러싱에 워터파크형 한인 사우나인 스파캐슬이 등장하자 킹사우나도 2010년께부터 워터파크 추진에 나서 한인들로부터 투자를 받았지만, 사실상 워터파크 건설이 무산되고 투자자들의 돈을 갚지 못하는 소문이 나돌았고, 그 뒤 종업원들과 채권자들의 소송이 이어졌고 종업원들이 노동부와 국세청에 임금체불 등으로 고발을 했다는 소문이 이어지고 있다. 대원각 사모님으로 잘 알려진 이경자씨, 지난 1989년 대한민국 개인소득세 랭킹 76위에 올랐던 이 씨 부부는 한국에서 외화밀반출, 기생관광 등으로 사법 처리된데 이어, 미국에서도 임금체불, 대여금 미상환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